백년도 못사는 인생인데
한 사나이가 위대한 스승에게서 가르침을 받다가
세속 생활이 그리워 산에서 내려왔다.
그는 어찌어찌하다가 사형 집행을 하는
간수가 되었다.
어느 날 그는 사형수 한 사람을 데리고 형장으로
가고 있었다.
그 사형수는 개를 잡아다 파는 사람이었다.
마침 그들이 형장으로 가는 도중 길 앞으로
살이 통통하게 찐 개 한 마리가 지나가자
고개를 푹 숙이고 가던
사형수는 갑자기 눈에 생기를 띠며
간수를 돌아보고 말하였다.
"저 개를 잡아오면 내가 금화 두 냥에 사겠소."
간수는 어이가 업성 사형수를 꾸짖었다.
"십 분 후면 이 세상에 남아 있지도
못할 놈이 무슨 허튼 소리를 하고 있는 거냐!"
사형수는 입을 씰룩거리며 말했다.
"그렇고 말굽쇼!
그리고 삼사십 년 후면 당신도 이 세상에
남아 있지 못할 거구요!"
순간 간수는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
그는 사형수를 그 자리에서 놓아 둔 채
그곳을 도망쳐 버렸다.
그리고는 그가 버리고 떠나 온 스승에게로 돌아가
다시는 세속에 대한 욕망을 일으키지 않았다.
- 좋은글 中에서 -
가을엔 맑은 인연이 그립다
서늘한 기운에 옷깃을 여미며
고즈넉한 찻집에 앉아
화려하지 않은 코스모스 처럼
풋풋한 가을 향기가
어울리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차 한 잔을 마주하며
말없이 눈빛만 바라보아도
행복의 미소가 절로 샘솟는 사랑
가을날 맑은 하늘빛처럼
그윽한 향기가 전해지는 사람이 그립다
찻잔속에 향기가 녹아들어
그윽한 향기를
오래도록 느끼고 싶은 사람
가을엔 그런 사람이 그리워진다
산등성이의 은빛 억새처럼
초라하지 않으면서 기품이 있는
겉보다는 속이 아름다운 사람
가을엔 억새처럼 출렁이는
은빛 향기를 가슴에 품어 보련다.
이런 가을을 한번정도 느껴보시는
여유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 ♬배경음악: 꽃을바치나이다 /법능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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