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플레쉬

잊혀진 계절처럼.......

박상규 2008. 10. 17. 13:46
 잊혀진 계절처럼 잊고 싶은 그대라지만
 서서 길을 걸어도
 앉아서 커피를 마셔도
 도무지 잊을 수 없는 그대는
 마르지 않는 강물처럼
 가슴에서 쉴새없이 흐릅니다.
 잊고 싶다는 것은
 아직 잊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끝내 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잊혀진 계절처럼 잊고 싶은 그대라지만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다 못 채운 사랑의 가장자리는
 슬픔조차 진공되어 눈물을 가다듬습니다.
 계절은 저만치 배를 타고 흘러 가는데
 그대가 남기고 간 추억은 
 계절 밖에 멈춰 서서 
 쓸쓸한 가슴 뒤척이며 나를 묶어 버립니다
 잊혀진 계절처럼 잊고 싶은 그대라지만
 먼 훗날 정말 까맣게 잊었다면
 그대를 털어 내고 비워진 가슴에
 무엇으로도 채울 것이 없습니다.
 차라리 잊지 못하여 
 가슴깊이 묻어 둔 채
 밤마다 별로 뜨는 그리움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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