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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의 기도/동목 지소영

박상규 2009. 3. 6. 11:15

풀잎의 기도/동목 지소영

 수풀을 지나간 바람이 남긴

오늘의 자취에
애련의 숨결 걸어 시간을 훔친다
망각의 꿈은 흐트러지고
재잘거리는 요정들의 발레를 보며.. 

 이별과 만남,

세상이야기의 강
매일 운무하며 연출해도
하나 잡히지 않는 허상인가 안개골을 건너고,,
목 쉰 줄기따라

슬펐던 감촉을 버린다 

 나보다 좋은 것
내 마음보다 높은 곳
나는 당신을 세상보다 좋아한다

 어쩌다 같은 유전자로 만나
순결의 혼으로 엮어져

숙명을 따라 걷고
태양이 뜨거운 건
서로를 지키라는 인정이라고

입술 모아 되뇌었지

풀잎의 속삭임에 귀 기울여 봐
하얀 마음으로

어둠을 두리번거리며
기다리는 노래를
이슬에 젖는 가슴의 리듬을 만져 봐 

 

 서로가 닳도록 교감했다면
생명선의 길을 합쳐 봐
점점 믿어진 마음을 고백해 봐
잎진 자의 아픔을 사랑으로 교환시키며
자라지 못한 분신
쿵쿵거리는 가슴으로 쭉 늘여 봐

 소유가 아닌 책장의 전시는 하지 말자
유혹하는 마찰의

무지개 등불을 보았니
흑암의 우주보다 높고 눈부시다
당신을 이길수 없지만
당신을 마주보며 담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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