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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계곡은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중원리 중원산(800.4m)과 도일봉(864m) 사이에 구유통처럼 움푹 패어 있는 골짜기다. 이 골짜기 이름은 중원산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요즘은 이런 풍습이 대부분 사라졌지만, 옛날 산골마을에서는 삼원(三元)에 해당되는 길일에 마을 뒷산이나 성황당에서 마을에 복을 내려달라는 염원으로 산신령께 제사를 올려왔다. 삼원이란 음력 1월15일(보름)인 상원(上元), 7월 보름을 중원(中元), 10월 보름인 하원(下元)을 일컫는다. 이러한 맥락에서 중원계곡 이름은 이곳에서 삼원에 해당되는 날 제를 올리는 곳이었기 때문에 생긴 이름으로 추정된다.
중원계곡은 등산 붐이 일기 시작하던 70년대 이전부터 경기도내 여름철 납량코스로 이름을 날려온 곳이다. 더욱이 여름철에는 시원한 계곡을 기점으로 중원산이나 도일봉 둘 중 한 곳을 택해 등산을 즐길 수 있는 코스로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
수도권에서 중원계곡으로 가는 길은 편하다. 양평을 지난 용평에서 용문산으로 들어가다가 조현리 삼거리에 이르면 된다. 조현리에서 직진하는 길은 용문산으로 간다. 조현리에서 오른쪽 중원천을 거슬러 이어지는 2차선 포장도로를 따라 4~5분이면 중원계곡 주차장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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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촉촉한 물기로 바위를 적시는 중원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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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계곡 주차장에서 도보로 15분이면 우렁찬 물줄기 소리를 내는 중원폭포에 닿는다. 폭포 높이는 10m가 채 안 된다. 그러나 담으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만은 매우 알차서 끊임없이 하얀 포말을 토해낸다. 폭포 주위로는 수직절벽이 병풍을 두른 듯 기암절벽이 휘돌아 있어 절경을 이룬다. 폭포 줄기 모습은 처녀 댕기를 닮았다고도 하고, 옛날 밥 지을 때 썼던 조리를 닮았다고도 한다.
폭포는 받쳐주는 담(潭)이 그럴 듯해야 가치를 더한다. 중원폭포는 폭포 아래 담이 널찍하다. 가장자리 물빛은 옥색이고, 깊은 곳은 짙은 초록이다. 바위에 걸터앉아 폭포와 담을 보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잊는다. ‘절대 수영금지’라는 경고판은 아랑 곳 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물속으로 뛰어드는 유산객들이 많다. 견딜 수 없는 더위가 익사보다 급했던가.
배낭을 멘 등산인들은 중원폭포에 안주하지 않는다. 중원폭포를 뒤로하고 계곡 안으로 발길을 옮긴다. 7~8분 들어가면 중원산 갈림길(←중원산 2.48km, 도일봉 3.41km 푯말)이 있다. 이곳에서 왼쪽 길로 2시간 오르면 중원산 정상이다.
갈림길에서 시원한 계곡 안으로 20분 들어가면 도일봉 갈림길(↑중원산 7.78km, 도일봉 2.7km→ 푯말)에 닿는다. 이곳에서 오른쪽 길로 1시간30분이면 도일봉 정상에 오르게 된다.
도일봉 갈림길에서 직진하는 계곡길로 5~6분 가면 치마폭포가 반긴다. 높이 2m에 폭 4m에 불과한 작은 폭포지만 그 모양새가 하얀 치마를 닮아 나름대로 인기 있다. 벌써 지나온 갈림길에서 중원산이나 도명산을 오른 후 계곡으로 하산한 등산객들이 폭포 상단부 계류가에서 깔판을 펼치고 식사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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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얀 치마를 연상케 하는 치마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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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폭포를 뒤로하고 25분 더 들어가면 10m 와폭이 기다린다. 이 계곡에서 상단부 마지막 폭포이다. 지나온 치마폭포 부근보다 더욱 시원하다. 10m 와폭에서 10분 더 들어가면 중원산과 도일봉 갈림길이 있는 사거리(←중원산 6.1km, 도일봉 2.6km→ 푯말)에 닿는다.
특히 여름철 이곳 사거리는 지나온 갈림길마다에서 중원산이나 도일봉을 먼저 오른 다음, 이곳으로 하산하는 곳이다. 이곳으로 하산해야 느긋한 마음으로 중원계곡으로 하산하는 즐거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사거리 왼쪽 계류가에는 숲 터널 아래로 공터들이 몇 곳이 있다. 대부분 이곳에서 중식시간을 갖는다.
사거리에서 등산을 더 길게 잡으려면 계곡길로 약 1km 더 올라간 한강기맥상 싸리재에 오르면 된다. 싸리재에서 왼쪽(서쪽) 능선길을 따르면 중원산 북릉을 경유해 중원계곡으로 연결된다. 싸리재에서 오른쪽(동쪽) 능선길을 따르면 싸리봉을 경유해 도일봉에 오른 다음 치마폭포 아래 중원계곡으로 내려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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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서울→용문 동서울터미널(전철 2호선 강변역)에서 양평 경유 1일 32회(06:15~21:30) 운행하는 홍천행 직통 이용, 용문 하차. 요금 5,200원. 1시간30분 소요. 이 버스편은 지난 7월1일부터 직선화된 6번 국도로 운행한다. 따라서 종전처럼 용문터미널을 들리지 않고 운봉마트 앞에 정차한다.
청량리역→용문역 1일 17회(07:00~22:00) 운행. 요금 4,000원. 1시간10분 안팎 소요.
용문역→청량리역 1일 17회(03:51~22:33) 운행.
용문→중원리 버스터미널에서 1일 6회(07:10, 09:10, 11:00, 14:10, 17:30, 18:30) 운행. 요금 1,000원. 15분 소요. 직통버스가 정차하는 운봉마트 앞 정류소 경유. 17:30 발 버스는 중원계곡 주차장 종점에서 2.5km 전방 삼거리(강이대 중원교)까지만 운행하므로, 중원계곡 입구 주차장에서 용문으로 나오는 경우 이 버스 이용은 어렵다.
중원리→용문 1일 5회(07:30, 09:30, 11:20, 14:30, 18:30) 운행.
중원리~용문 택시 11,000원. 용문택시부 전화 031-773-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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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식(지역번호 031)
종점 주차장 옆 쌍둥이네민박식당(773-2188), 계곡 방면 도일봉먹거리(773-3988), 쉴터집민박(772-0516), 산골여행(773-4232), 하얀집펜션(019-289-7006) 등 이용.
쌍둥이네민박집(주인 이광순)에서 토종닭백숙(40,000원), 두부김치·도토리묵·감자전(10,000원) 등을 판다. 쌍둥이네서 직접 만드는 두부는 하루 전 전화로 예약해야 한다.
용문에서는 터미널 주차장 옆에서 10년 넘게 영업해오다가 최근 예전 터미널 건물 1층 매표소 자리로 이전한 진향기사식당(773-0162) 이용. 이 식당은 버스기사들 전용식당으로, 순두부백반·순대국밥·된장찌개백반·냉면(5,000원), 냉콩국수(4,500원), 손칼국수·잔치국수(4,000원), 라면(2,500원), 김밥(1,500원) 등을 판다.
자연휴식지 이용료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6세 이하), 단체 20인 이상 50% 할인. 주차장 전방 500m 전 마을회관 매점 앞 매표소에서 받는다. 자가용, 택시, 관광버스에 탄 승객은 모두 입장료를 낸다. 단 군내버스 이용승객과 양평군민은 입장료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