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정보

가을철 등산 시 발생되는 응급상황 대처법

박상규 2009. 6. 5. 14:50

'단풍놀이'의 계절 가을을 맞아 등산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즐거운 등산을 위해서는 자신의 건강상태와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고 또 등산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요령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국내 등산인구가 1000만 명에 육박한 요즘에도 산행 시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6월 서울특별시 소방재난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산악사고 관련 구조 환자는 총 2129명에 달하며 월별로는 10월이 243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단풍철인 10월에 산을 찾는 인구가 가장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조된 등산객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추락 및 낙상 등으로 인한 부상환자가 813명(38.2%)으로 가장 많았고 길을 잃는 등의 조난사고 334명(15.7%), 가슴통증, 호흡곤란 등 급성질환이 304명(14.2%)순으로 나타났다.

중앙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김성은 교수는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추락 및 낙상으로 인한 부상의 경우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요령을 바르게 알고 처치하는 것이 더 큰 부상을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하고, "응급환자 발생을 대비해 구급상자를 준비하고 평소 고혈압 등의 질환을 앓는 사람은 자신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적절한 등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가을철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산 시 응급상황에 대한 올바른 대처요령을 알아보자.

◇ 추락 및 낙상 사고를 당했을 때
△발목 염좌= 흔히 발목을 '삐었다 ' 혹은 '접질렸다'고 표현하는 발목 염좌는 울퉁불퉁한 바위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흔히 발생하는 증상이다. 다리에 균형을 잃으면서 발목이 돌아갔을 때 걷기 힘들어지고 부위가 부어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인대의 일부 혹은 전체가 늘어났거나 파열되었기 때문이다.

가벼운 발목 염좌의 경우 따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저절로 낫게 되는 경우도 많으나 등산을 다녀온 지 2∼3일이 지났는데도 지속적으로 발목 부위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단순한 염좌라고 생각하여 방치했다가 뒤늦게 골절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인대가 손상된 경우라면 3∼4주간 석고부목고정을 하고 인대가 파열된 상황이면 4∼6주간의 석고고정을 해야한다. 발목 염좌를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다친 부위를 반복적으로 삐게 되거나 만성적인 통증에 시달릴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골절= 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을 경우에는 먼저 손상 부위를 차갑게 유지하고 부목을 대고 고정시켜야한다. 나뭇가지나 두꺼운 종이 등을 사용하여 옷가지 등으로 묶으면 된다. 골절 부위에 출혈이 있으면 직접 압박으로 출혈을 방지하고 부목을 대도록 한다.

뼈가 외부로 노출된 개방성 골절 부상을 입었다면 뼈를 억지로 안으로 밀어 넣으려 하지 말고 만약 뼈가 안으로 들어간 경우라면 의료진에게 알리도록 한다. 개방성 골절은 노출된 부위를 통해 감염이 생길 우려가 있으므로 환부를 깨끗한 가제나 수건으로 덥고 부목으로 고정시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찰과상 및 절상= 등산 시에는 날카로운 나뭇가지나 등산 장비 등에 피부를 긁히거나 베이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사소한 부상이라면 소독 후 반창고를 붙이도록 하고 만약 피가 멈추지 않거나 출혈이 심각할 때는 환부를 심장 보다 높은 곳으로 들어 올리고 피가 나는 부위는 압박을 통해 지혈하도록 한다.

◇ 조난을 당했거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질 때
△탈진= 탈진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등산을 하면서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고 쉬는 동안에는 탄수화물을 섭취하도록 하며, 알코올이나 고단백 음식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등산로에서 길을 잃고 오랜 시간 헤매다 탈진 증세가 나타날 때에는 그늘에 편한 자세로 눕도록 하고 등산화와 양말을 벗고 조이는 옷과 허리띠 등을 느슨하게 풀어주는 것이 좋다. 물을 충분히 공급하며 이때 소금물이나 염분제를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저체온증= 저체온증은 체온이 35℃이하로 내려간 상태를 말하는데 추운 겨울철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땀 등으로 옷이 젖어 있는 상태에서 바람이 불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체력이 저하되고 탈진한 상태라면 더욱 위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체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움직임이 둔화되기 때문에 스스로 정상체온을 회복하는 능력이 저하된다.

따라서 날씨가 크게 춥지 않은 가을철이라도 등산을 할 때에는 체온을 유지시켜 주는 재질의 등산복과 여벌의 옷을 준비하고 탈진되지 않도록 수분과 탄수화물을 적절히 섭취해야 한다. 만약 체온이 저하되었다면 옷이나 담요 등을 덮어 보온을 하고 따뜻한 물을 마시며 피부를 강하게 문질러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하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빨리 도움을 요청해서 따뜻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 가슴통증, 호흡곤란 등의 급성질환이 발생했을 때
등산을 하다가 극심한 가슴통증이 발생했다면 심장혈관, 즉 관상동맥의 이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가슴이 터질듯 하거나 짓누르는 듯한 통증을 느낀다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일 때 발생하는 현상일 수 있으므로 즉시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해야 하며 구조대에 도움을 요청하도록 한다. 심혈관계 이상이 있는 사람은 무리한 등산을 피해야 하며 혈관확장제를 미리 준비하여 증상이 나타났을 때 복용하는 것이 좋다.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났을 때에도 등산을 중단하고 안정을 취해야 하며 호흡을 깊게 천천히 하도록 하고 증상이 좋아지지 않으면 즉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 고혈압 및 빈혈 환자 등산 시 주의사항
평소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은 상태에서 산에 오르면 혈압이 더욱 상승하게 된다. 갑작스러운 혈압상승은 뇌출혈 등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빈혈 환자 역시 등산을 하게 되면 운동량이 증가하여 몸에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해야 하는데 이는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