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모든것

금대봉~대덕산 르포

박상규 2009. 6. 8. 17:29

금대봉~대덕산 르포
야생초화 위에 달빛이 서리처럼 내려앉네
두문동재~금대봉~분주령~대덕산~창죽동 주차장 12km 답사
해발 1,300m 고갯마루에서 막영 후 초가을 초원능선 걷기

달맞이는 높은 데서 해야 제 맛이다. 달까지의 실제 거리야 장장 40만km에서 얼마나 더 가까워지랴마는, 사람들은 하다못해 옥상에라도 올라가 달맞이를 하려 한다.


그런데, 옥상이라도 올라가면 달은 수십만km 저편에서 순식간에 눈앞에 다가와 있다. 진실로 달까지의 거리는, 옥상이라도 올라가보려는 사람에게는 수만 분의 1 이하로 줄어드는 것이다.


기왕이면 욕심을 한껏 내어 저기 해발 1,300m가 넘는 태백의 싸리재(일명 두문동재)까지 올라가 밤을 보내며 달을 맞아 보기로 했다. 언젠가 거기서 본 보름달 풍경은 단 한 번 보았을 뿐인데도 여러 생을 두고 보아온 것인 듯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 보라색 둥근이질풀꽃과 노란 짚신나물꽃이 만발한 싸리재~금대봉 간 헬기장 주변의 풀밭. 이곳까지는 길이 확실해 달밤에 야생화와 달빛이 어울린 풍광을 찾아와 즐길만하다.

그것은 싸리재에서 동쪽 내리막 중간의 널찍한 공터에서 본 풍경이다. 해발 1,300m대의 초가을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아서 한밤중인데도 감청색 푸른 기운이 돌았다.


그 하늘 한가운데 떠오른 보름달은 해가 아닌 달임에도 불구하고 오래도록 빤히 바라보기가 어려울 만큼 눈부시게 빛났다. 그렇듯 광채 찬란한 달빛 아래 산릉들은 부드러이 어깨를 드러낸 채로 다소곳했다. 그 달이 동편 산릉 위로 떠올라 서편 산릉 아래로 가라앉을 때까지의 풍광을 막영하며 바라보기로 한 것이다.


▲ 금대봉 정상 산불감시초소에 올라 바라본 서쪽 풍경. 왼쪽 저 멀리 하이원스키장의 슬로프가 바라뵌다. / 마타리가 만발한 8월 중순의 싸리재~금대봉 구간.

매달 한 번씩 어김없이 반복 연출되는 그 풍경을 다시 보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보름에 즈음하여 그곳으로 올라가면 되는 것이다. 문제는 날씨 운이다. 이제 기상청을 믿을 수는 없고, 그야말로 운에 기댈 수밖에 없다.


기상청이 전국적으로 비가 올 것이라 예보한 8월11일. 태백 산꾼 김부래씨는 오늘 절대 비가 오지 않을 거라고 호언했고, 놀랍게도 이 날 밤만큼은 싸리재에 비가 내리지 않았다. 그 날 구름장과 희롱하는 달 풍경은 보름만 같지는 않았지만 산중 막영 분위기를 돋우는 데는 모자람이 없었다.



“금대봉 산행, 삼각대는 빼놓고 가세요”


▲ 금대봉 지나 1348m봉 전 안부로 내려가고 있는 취재진. 길가 양쪽엔 동자꽃이 만발했다.

싸리재는 백두대간을 이루는 함백산 북쪽 은대봉~금대봉 능선 중간의 고개다. 예전에 이 고갯길은 태백과 정선을 잇는 요로여서 매일 수많은 차량들이 고개를 넘나들었다. 그러나 7~8년 전 두문동재터널이 뚫린 이후 싸리재는 거의 하루 종일 정적 속에 잠기곤 한다.


싸리재 고갯마루 근처의 세 군데 막영터 중 제일 아래인 너덜샘 공터에 자리 잡았다. 한낮에는 뙤약볕을 그대로 받는 곳이지만,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만 머물 작정이면 무난한 막영터다. 해발고도가 1,100m를 넘는 곳이라 서울이 열대야로 찜통인데도 이곳 싸리재의 밤에는 섬뜩한 한기에 긴팔 옷을 찾아야 했다.


달이 은대봉 정수리께로 떠오를 즈음 우리는 싸리재~금대봉 능선 중간의 헬리포트로 가 달빛을 완상하기로 했다. 차를 타고 일단 싸리재 고갯마루로 오른 다음 관리소 옆 널찍한 임도를 따라 조금 걷자 오른쪽으로 평평한 헬리포트가 있다. 헬리포트 주변 풀밭은 야생초화로 화사했다. 아직 보름을 며칠 앞둔 반달이나마 고지대의 맑은 대기 속에서 달은 휘영청 밝디 밝았다.


달빛 아래 야생초화들은 한결 고혹적이었다. 연노랑 달맞이꽃, 진노랑 마타리꽃, 주황색 동자꽃, 혹은 보랏빛 둥근이질풀꽃 같은 야생초화 위에 달이 내뿜는 은빛 광채가 서리처럼 내려앉았다.


싸리재에서 시작하는 산행은 남쪽의 은대봉~함백산과 북쪽의 금대봉~대덕산 양방향으로 가능하다. 우리는 지난 밤의 정취를 떠올리며 금대봉~대덕산 산행을 결정했다. ‘백두대간 두문동재’란 커다란 검은 표지석이 선 싸리재 고갯마루에 올라 함백산쉼터에서 더위를 쫓는다는 칡즙을 한 잔씩 든 뒤 초소에서 입산신고를 했다.


▲ 줄기에 혹이 달린 혹쐐기풀.

“삼각대는 안됩니다.”


초소의 산림청 직원은 그러면서 일행의 배낭을 주욱 살핀다. 어리둥절한 사진기자에게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삼각대를 세워놓고선 요모조모 야생화 정밀 촬영을 한다면서 한 바퀴 빙 돌거든요. 그러면서 주위를 모조리 짓밟아놓습니다. 그래서 삼각대 가진 분들은 못 들어가게 하는 겁니다. 아무튼 이해할 수 없는 분들 많아요. 자기가 찍고 나서는 그 예쁜 야생화, 남들 찍지 못하게 꺾어서 버리고 가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 마음으로 꽃 사진은 왜들 찍는건지….”


8월 중순의 금대봉 가는 길은 그대로 주황색 동자꽃길이다. 길 양쪽으로 일부러 심어두기라도 한 것처럼 동자(童子)의 애달픈 전설이 어린 동자꽃이 줄지어 만발했다. 초소에서 500m쯤 들어간 지점에서 임도 오른쪽으로 백두대간 능선길이 갈라진다. ‘이 지역은 야생화 보호구역입니다’란 팻말이 선 곳이다. 당연히 오른쪽의 금대봉 정상쪽 길을 택했다. 목제 기둥을 세우고 굵직한 동앗줄로 울을 한 등산로가 숲속으로 이어진다. 숲이 짙어지자 정작 야생초화의 가짓수는 줄어든다. 넓적돌을 여섯 개 가지런히 놓아둔 숲속 쉼터엔 바람 한 점 없지만 워낙 고지대인 데다 날씨가 흐려 별로 더운 줄 모르겠다.

 

감미로워라, 대덕산 초원의 바람이여


곧 앞이 훤히 트인다. 금대봉 정상이다. 철골 구조물로 만들어둔 산불감시초소가 정상 표지로 우뚝 서 있고, 그 앞으로 사북과 고한읍내, 그 위 하이원 스키장의 대패질하듯 한 슬로프 선들이 그어진 산릉들이 조망으로 펼쳐진다. 동쪽으로는 여덟 개의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세워진 매봉산릉이 바라뵌다.


산불감시초소 바로 옆길은 백두대간 길. 우리는 왼쪽 직각 방향으로 꺾어 대덕산쪽 길을 찾아 내려갔다. 좁고 가파른 길을 얼마간 내려가자 아까 버렸던 임도가 다시 나선다. 널찍한 임도를 따르던 김부래씨는 1348m봉 전의 안부에서 오른쪽 소로로 내려선다. 1348m봉 동사면을 가로지르는 그 길 중간에서 우리는 고목나무 샘을 만났다. 움푹하게 꺼진 듯한 곳에서 아주 조금씩 물줄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강 발원지’라는 작은 팻말에 모두들 새삼스레 물맛을 음미해본다.


▲ 야생초화들로 화려한 화원을 이룬 1348m봉 안부 근처의 조망처에 나섰다가 발길을 되돌린 취재팀. 싸리재~금대봉~대덕산 구간은 먼 산 조망과 야생초화가 어울린 풍경을 완상하는 길이다.
▲ 짚신나물 꽃이 만발한 대덕산 정상 초원길을 취재진이 걷고 있다. / 비가 오락가락 하는 가운데 대덕산 정상에서 내려가고 있는 취재진.

산비탈을 가로지르던 길은 오래지 않아 펑퍼짐하니 넓은 산죽 능선으로 올라선다. 이제는 숲속으로만 분주령까지 길이 이어질 것이라 한다. 시원한 고산지대이고 주로 내리막인 데다 간혹은 어두컴컴할 정도로 숲이 짙어서 나른한 졸음기마저 느껴진다.


숲그늘이 좋은 널찍한 공터를 지나 울창한 낙엽송림으로 접어든다. 김부래씨가 갑자기 큰 소리로 이른다.


“다들 손들어, 하고 가세요.”


▲ 고목나무샘 지나 분주령으로 이어진 숲길.
▲ 두문동재 동쪽 기슭 너덜샘 야영장의 아침.

옛적에 화전민들이 살던 곳이라는 이 낙엽송림 아래는 혹쐐기풀이 그득하게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반팔 차림으로 자칫 작은 이파리라도 하나 스쳤다가는 자지러질 듯한 따가움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짚신나물꽃이 만발한 분주령은 금대봉과 대덕산의 세가 만나는 곳. 해발 1,080m대로 결코 낮은 고도가 아니지만 주위에 비해 푹 꺼진 곳이고 마침 구름장 사이로 햇살마저 쏟아지며 흡사 사우나속인 듯 무덥다. 얼른 시원한 초원으로 올라가자며 김부래씨는 일행을 이끈다.


▲ 짚신나물꽃이 만발한 분주령 초원.

그러나 분주령에서 1266m봉 남사면을 길게 가로질러 난 길은 여전히 짙은 숲속이다. 오래지 않아 굵은 빗줄기가 뿌리기 시작했지만 숲속에 정체된 무더운 공기에 질린 일행은 반팔 차림으로 그대로 비를 맞는다. 완경사의 길고 지루한 숲길이 어느 순간 환해진다. 눈앞에 대덕산 정상~1266m봉 간 안부의 널찍한 초원이 펼쳐졌다.


8월11일의 이곳은 짚신나물꽃의 초원이다. 거의 모든 풀이 짚신나물인 모양이다. 그러나 9월 들면 산비장이꽃이 이곳의 주인이 될 것이라고 김부래씨는 말한다. 지대가 높아서인가, 가을꽃인 자주꽃방망이가 이미 꽃을 보이고 있다.


비지땀을 흘리며 숲길을 10분 남짓 걸어 오른 끝에 이윽고 1,307m 대덕산 정상에 올랐다. 산정에 오른 맛이 이렇듯 감미로운 산이 어디 다시 있을 것인가. 광대한 초원 능선을 바라보며 마시는 시원한 물 한 모금과 서늘한 바람 한 줄기에 온몸이 쾌감으로 휘감긴다.


▲ 매봉산 능선에 조성된 태백풍력발전단지. 주변 조망이 좋고 바로 옆에 이색적 풍광의 고랭지 채소밭도 있어 새로운 관광명소로 여러 사람이 찾고 있다. / 두문동재 서쪽의 함백산록에 위치한 정암사 수마노탑. 정암사는 신라 자장율사가 부처의 진신사리를 가져와 모신 5대 적멸보궁 가운데 하나다. 작지만 정갈한 분위기로 사람들을 끈다.

짙은 안개가 온 산비탈을 메웠다가는 다시 순식간에 걷히기를 반복한다. 그러다 운무는 이윽고 먼 산 저편에서부터 천둥 소리를 몰아온다. 행장을 수습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마타리와 동자꽃과 둥근이질풀과 투구꽃들이 굵은 빗방울의 세례에 몸을 떤다. 장대 같은 빗줄기 속에서도 대덕산 초원은 아름답다.


초원 경계에서 숲속 급경사 길로 접어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 계곡으로 내려선다. 다시 비가 뚝 그치더니 하늘을 가린 울창한 낙엽송림의 시원스런 공간을 참매미의 요란한 울음소리가 채우고 든다. 참매미의 울음은 계곡 중간 남한강의 진정한 발원지인 검룡소 가는 길목을 지나 산행 끝지점인 주차장에 이를 때까지 끊이지 않고 뒤따랐다.


▲ 너덜샘에서 맞은 일출. 동쪽 저편, 풍력 발전기들이 늘어선 백두대간 상의 매봉산 능선 위로 해가 떠오르고 있다.

 

 

명소


태백석탄박물관
석탄의 모든 것 보여주는 흥미진진한 전시관


옛 탄광도시 태백에서 꼭 들러볼 곳 중 하나다. 지구의 탄생 비밀을 밝혀둔 지질관부터 시작해 석탄의 생성과 한국의 탄전 분포, 탄광 개발사 등을 여러 조형물과 장비들로 여실히 보여주는 석탄의 생성ㆍ이용관, 채탄과정에서 생기는 사고, 광부들의 고생스러웠던 모습 등을 보여주는 광산안전관, 광산장비 전시 및 휴식 공간, 태백지역관, 지하전시실(체험 갱도), 광산정책관, 광산생활관 등 탄광에 관계된 모든 것을 보여주는 곳이다. 전시물의 수집에서 전시까지 매우 깊은 정성을 들였음을 돌아보고 나면 알 수 있다. 진폐증에 걸려 죽은 광부의 검게 변한 허파도 전시돼 있다. 태백산 입장료 2,000원을 내면 이곳은 무료로 구경할 수 있다. 전화 033-552-7730.



검룡소(儉龍沼)
남한강 발원된 신비의 연못


▲ 남한강 발원지 검룡소. 오랜 세월 물이 흘러넘치며 용틀임 무늬가 바위에 깊이 패였다.

대덕산 하산 후 꼭 들러볼 명소다. 하산길의 삼거리에서 개울 건너 짙은 숲이 우거진 시원하고 넓은 탐방로를 따라 600m쯤 들어가면 그 끝에 514km 남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가 있다.


검룡소는 지름 약 5m쯤 되는 작은 못을 이루었다. 그 못 바닥 한 켠에 지름 50cm쯤 되는 굴이 나 있는데, 거기서 물이 솟구치고 있다. 그 양이 적지 않아서 하루에 2,000~3,000톤의 물이 솟아나온다고 한다. 소에서 흘러넘친 물은 함지박 모양의 돌확을 여러 개 연달아 꿰어놓은 것 같은 형상의, 두툼하게 검초록 이끼가 낀 암반 고랑을 희게 포말지며 소리져 흐른다. 장구한 세월을 흐르며 암반에 그런 형상의 깊은 고랑이 패인 것이다.


수온이 9℃밖에 안 되는 차디찬 지하수이고 물맛이 좋아 수통에 물을 담아가기도 한다. 서해바다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려고 물을 거슬러 올라 마지막 몸부림을 친 흔적이 지금의 바위 고랑으로 남았다는 전설이 전한다.



황지
낙동강 1,300리의 발원지


▲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

태백시 한가운데엔 1,300리 낙동강의 발원지인 자연용출하는 커다란 못인 황지(黃池)가 있다. 하루에 5,000톤이나 되는 물이 지하에서 솟는다고 한다. 둘레 100m쯤 되는 상지(上池)에서 물이 솟아 중지, 하지로 하여 흘러내린다. 상지와 중지 사이에 걸쳐놓은 다리에서 내려다보면 개울물처럼 흐르는 모습이 뵌다.


이 황지가 태백시의 중심에 앉게 된 것은 이 연못이 주민들의 식수원이었기 때문이다. 옛적부터 자연스레 이 못 주변에 가장 먼저 마을이 형성되었던 것이다. 리어카에 드럼통을 싣고 와 여기 황지물 받아서 사방 탄광지대로 물 팔러 다니던 물장수들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의 황지는 시민들이 편히 쉬는 휴식처이자 관광지로 구실하고 있다. 못 주변에 나무를 심고 벤치도 놓아둔 한편 야간 조명도 훤하여 밤이면 젊은 연인들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황지 바로 옆 커피숍 메르디앙(033-553-9619)에서 내려다보는 황지의 야경이 아름답다.



산행길잡이


야간 달빛 산행은 금대봉까지만 왕복


싸리재에서 금대봉~분주령~대덕산~창죽동 주차장에 이르는 길은 약 12km에 5~6시간이면 된다. 금대봉 정상, 그리고 1348m봉 전 안부에서만 조금 신경을 기울이면 길을 잘못 들 염려가 거의 없다. 설혹 길을 잘못 든다고 해도 크게 위험할 것 없는 산이다.


이 싸리재~금대봉~대덕산 산행은 달맞이 막영과 더불어 9월의 시원스런 초원길이 백미다. 그러므로 분주령까지 가서 힘이 좀 든다고 해서 그냥 오른쪽 계곡길로 하산하지 말고 정상까지 반드시 가보도록 한다.


전구간을 야간 달맞이 산행을 하기는 어렵고, 금대봉 정상까지 왕복하는 정도로 만족한다. 싸리재 고갯마루 초소엔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직원들이 나와서 입산신고를 받는다.


막영할 만한 터로는 싸리재 정상 부근에 세 군데 있다. 고갯마루 바로 위, 동쪽(태백쪽) 1km 아래 도로변, 그리고 동쪽 3km 아래 너덜샘 근처 공터, 이렇게 세 군데다. 고갯마루 공터는 도로 북쪽에 바로 면하여 있다. 북쪽 금대봉 방면 등산로 입구의 안내초소 왼쪽 바로 옆에 공터 입구가 있다. 찻길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일단 안에 들어서면 제법 넓다. 공터 한쪽엔 말끔한 화장실도 갖춰져 있고, 식수 구하기도 편하다. 하루 종일 나무그늘이 지기도 한다.


정선쪽 도로 건너편에 컨테이너박스로 만든 간이식당 함백산쉼터 바로 옆에 항상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가 설치돼 있다. 다만 이 공터는 주말의 경우 백두대간 구간 종주자들이 주차장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음을 감안한다. 텐트 바로 옆에 남의 차가 주차하게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또한 공터 밖으로 나무들이 서 있어서 공터에선 달을 보기 어렵고, 공터 밖으로 나와야 한다.
 
고갯마루 동쪽 1km 아래 공터는 휑하니 빈 터이고 앞에 가리는 능선이나 숲이 없어 달 구경을 하기에 최적인 곳이다. 다만 샘터가 없어서 고갯마루나 아래의 너덜샘에서 큰 물주머니로 물을 받아와야 한다. 또한 나무그늘이 없어 낮에 머물기는 어렵다.


너덜샘 근처 공터는 널찍하고 깨끗한 자갈을 깔아두어 막영하기에 편하다. 동쪽으로 조망이 특히 좋아서 달맞이나 일출맞이 모두 좋다. 싸리재 일대 3개 공터 중 가장 나은 곳이다.


싸리재로 오르는 길목은 두문동재 터널 동서 양쪽에 각각 한 군데씩 있다. 고한, 사북을 지나 태백 방면으로 갈 경우는 두문동재터널 입구 전 300m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두문동재(싸리재) 오름길목이 뵌다. 이 길목으로 나와도 곧바로 좌회전이 안 되므로, 나중에 서울로 갈 경우는 일단 태백 방면 길목으로 빠져나가 용연동굴 앞에서 동굴 쪽으로 일단 좌회전한 다음 상행선 방향인 두문동재2터널을 지나도록 한다.


태백쪽에서 갈 경우는 일단 두문동재2터널을 지난 다음 곧바로 유턴, 두문동재터널쪽으로 올라가다가 우측의 고갯마루로 가는 길로 접어들면 된다.


▲ 두문동재(싸리재) 고갯마루의 함백산쉼터 아줌마. 여름엔 국산 콩을 쓴 콩국수로 등산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함백산쉼터  함백산 북쪽 싸리재 고갯마루엔 옛 국도 시절부터 있었던 함백산쉼터가 여전히 남아 있다. 일부러 이 고갯마루를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3월 말부터 11월 초순경 눈이 내리기 전까지의 기간 동안 영업한다. 주말엔 대개 오전 7시부터 문을 열고 오후 8시에 닿는데, 등산객 손님이 늦게까지 있을 것 같으면 8시 이후까지도 영업한다. 콩국수(4,000원), 김밥(2,000원), 생칡즙(2,000원), 그외 동동주, 감자전, 도토리묵, 그리고 닭백숙까지도 한다. 전화 010-2977-3889.



교통


두문동재(싸리재)에서 막영하려면 자가용 차량을 가져가야 한다. 서울 출발의 경우, 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 서제천 나들목~제천~영월~태백의 순서로 찾아간다. 38번 국도의 영월~신동 간, 그리고 사북~고한 외곽도로가 4차선으로 확포장되며 한결 길이 빨라졌다. 그러나 현재 계속 공사 중인 곳은 길이 매우 험하므로 안전 운전에 유의해야 한다. <특별부록 함백산 타이벡지도 참조>



숙박(지역번호 033)


태백시내에 수십 개 여관이 있다(태백시 홈페이지 taebaek.go.kr 숙박편 참조). 고운정여관 552-5485, 그랜드장 552-1737, 대현장 552-3040, 동경여관 552-3454, 삼호장 552-4500, 연화여관 552-3334, 황지장 552-4230.


태백고원 자연휴양림  태백시에서 직영하는 휴양림으로 산림문화휴양관을 비롯해 독립식 숲속의 집 등을 7·10·14·27평형 등을 여러 동 구비하고 있다. 평일이나 비수기(9월1일~6월30일) 주말의 경우 여러 명이 이용하기엔 일반 숙박업소보다 훨씬 저렴하고 편하다. 홈페이지 forest.taebaek.go.kr 예약 문의 582-7440, 582-7238.


태백산 민박촌  태백시 직영의 콘도식 민박시설. 예약은 태백시청 홈페이지(taebaek.kangwon.kr)에서 인터넷으로만 받는다. 9·15·32평형이 있으며, 시즌과 사람 수에 따라 25,000~95,000원. 문의 553-7460, 553-7440.



먹거리


▲ 태백산 입구에 최근 새로 생간 한우직판장 ‘태백하늘소’.

태백하늘소  태백산 입구에 최근 새로 생긴 초대형 한우 전문점. 태백, 영주 등지에서 1~1++급의 육질이 좋은 거세 한우만을 사와 직접 도축해서 쓴다는 업소다. 20마리 분량을 냉장보관할 수 있으며, 최소 10일 정도 숙성시켜 맛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판매대에 내놓는다고 한다. 등심의 경우 1근(600g)에 39,000원이며, 옆의 구이집에 가져가면 1인당 3,000원씩 받으므로 1인당 16,000원 정도 드는 셈이다. 태백시내 한우 전문점이 대개 200g당 21,000원(3인분 63,000원) 받는 데 비하면 한결 싼 편이다. 맛도 좋은 편인지 식사 후 고기를 사가는 사람들도 많다. 033-552-9393.


맛나분식  만두와 쫄면 전문인 30년 전통의 서민적 별미집이다.  2인분부터는 태백시내 어디든 배달해준다. 쫄면 3,500원(곱배기 4,500원), 꿩만두 5,000원, 김치만두 4,500원, 김밥 2줄 3,000원(전화 552-2806).


태평식당  외양은 허술하지만 실속 있는 업소다. 김치, 된장 등을 모두 직접 담근 것을 쓰며, 감자탕(소 10,000원), 삼겹살(300g 5,000원) 등의 양도 가격 대비 푸짐하다(553-2289).


24시해장촌  밤새도록 하는 해장국 전문집. 뼈다귀·선지·우거지·콩나물해장국 각 5,000원(전화 553-3337).


너와집  120년 된 너와집을 해체, 복원한 것으로, 95년 개업 후 태백의 명물이 되었다. 화전민들이 쓰던 나무김치독, 뒤주, 설피, 반다지, 멧돼지창 등의 생활도구들도 전시돼 있다. 10여 가지 반찬이 나오는 돌솥밥이 권할 만하다(7,000원). 전화 553-4669


[아주작은나의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