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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의나른한 피로 "야생화 트레킹"으로 날리자

박상규 2009. 9. 8. 16:53

 

 

 

여름철의 나른한 피로 ‘야생화 트레 킹’으로 날리자


일상의 무기력을 탈피하는 방법은 좋아하는 한곳에 빠져드는 것이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그 방법은 다르겠지만 산야에 피어난 들풀과 들꽃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도 좋다. 무더운 날씨로 피곤해진 몸을 이끌고 찾아간 고원분지의 들꽃단지. 그곳에 소담스럽게 피어난 야생화 군락지는 식물도감을 펼쳐 들게 만든다. 특히 고원에 펼쳐지는 천상의 화원은 지친 몸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눈 시리게 아름다운 우리강산의 고원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야생화가 시원한 바람에 고갯짓하며 반기고 있다.


태백 대덕산 금대봉-분주령-검룡소를 잇는 야생화 트레킹

▲ 덜꿩나무
자연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태백의 금대봉-대덕산(1307m)을 잇는, 해발 1300~1400m를 넘나드는 산마루의 초원지대는 우리나라 최고의 야생화 군락지. 봄부터 가을까지 온갖 풀꽃이 앞다퉈 꽃망울을 터뜨리는 금대봉 분지는 천상의 화원.

대덕산 금대봉-분주령 트레킹 코스는 강원도 정선군과 태백시 경계이자 백두대간 고개인 두문동재(싸리재, 1268m)부터 시작하면 된다. 백두대간 능선이 지나는 금대봉(1418m)을 에둘러 왼쪽 임도로 들어서면 유치원생도 걸을 수 있을 정도로 길이 매우 평탄하다. 임도는 우암산(1346m), 대덕산(1307m)을 앞에 두고 우측에 고목나무샘 가는 길로 나뉜다. 갈림길에서 조금 내려가면 아름드리 신갈나무 고목 아래 바위틈에서 물이 솟는 고목나무샘이 반긴다. 볼품없는 컵 하나가 달랑 놓여 있는 샘이지만 이곳이 한강의 진짜 발원지로 알려져 있다. 이 샘물이 땅에 스며들어 검룡소로 잇는 것이다.

숲길은 한 사람이 걸을 수 있는 오솔길로 분주령까지 이어진다. 햇살 하나 들어오지 못해 한낮에도 어둑할 정도로 활엽수가 빽빽하며 발에 치일 정도로 많은 야생화가 양옆으로 펼쳐진다. 계절에 따라 꽃은 달라지지만 감자난초, 은대난초, 구슬붕이, 앵초, 터리풀, 요강나물, 쥐오줌풀, 하늘말나리, 동자개, 퉁둥글레, 왕둥글레, 광대수염, 벌깨덩굴, 솔나리 등등.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꽃이 피고 질 것이다. 야생화에 취하고 숲 그늘에 빠져서 지루함은 전혀 없다. 제법 사람들이 살았는지 넓은 텃밭 자리를 만나는 기점이 분주령이다. 오래 전에 사람들이 떠났는지 너른 터는 풀만 무성하다. 이어 검룡소에 들렀다 나오면 되는데 걷는 데만 6시간 이상 소요된다.

산행 포인트 | 아직까지 대중화되지 않은 여행지라서 차량편이 매우 복잡하다. 두문동재에서 출발해 검룡소까지 가려면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검룡소에 차를 대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검룡소 부근에서 택시를 타고 다시 두문동재로 차를 가지러 올라와야 하는 현실. 하지만 설상가상 검룡소 부근은 통화권 이탈 지역. 가장 쉬운 방법은 여행사를 통하는 방법.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두문동재에서 고목나무샘까지 가서 주차한 곳으로 돌아나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 외 주말에는 숲 해설가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자가운전 |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 신림 나들목-주천을 거쳐 오면 제천에서 오는 38번 국도와 만난다. 영월읍에서 신동-문곡-사북-고한-두문동재(싸리재)를 이용. 또는 영동고속도로 진부 나들목에서 59번 국도 이용. 정선 읍내에서 화암팔경을 지나 사북, 고한에서 태백 쪽으로 오면 두문동재에 다다른다.

별미집 | 태성실비식당(033-552-5287, 연탄불 한우구이, 태백 시내), 경성 실비식당(한우, 태백 시내), 김서방 닭갈비(033-553-6378, 닭갈비, 태백 시내), 칼라집(033-582-7607, 연탄불 곱창구이,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다, 철암동), 할매곱창(033- 582-1601, 연탄불 돼지고기 구이, 철암동), 한서방 칼국수(033-554-3300, 칼국수와 콩국수, 통리 미인폭포 가는 길목), 산골식당(033-553-6622, 한식류, 태백산 도립공원 입구) 등이 괜찮다.

숙박정보 | 호텔 메르디앙(033-553-1266, www.merdian.co.kr), 태백산 도립공원 민박촌(033- 553-7460, minbak.taebaek.go.kr), 하늘연못펜션(033-553-3997, skypond.net), 리베라 모텔(033-552-5691), 훼미리 보석사우나(033-554-3311, 도립공원 입구의 24시간 찜질방) 등이 있다. 기타는 모텔이나 민박 이용. 태백시 홈페이지(033-552-1360, www.taebaek.go.kr) 참조.


대관령 선자령의 고원에서 부는 바람과 야생화

▲ 분주령 산길
구름도 쉬어 간다는 대관령(832m)은 백두대간 고원마을. 강원도를 영동과 영서로 가로지르는 곳으로 고개 너머 동쪽이 강릉, 서쪽이 평창이다. 한랭다우 지역으로 한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이 불고 안개가 끼는 등 기상변화가 심하다. 대관령에서 6㎞ 떨어진 지점에 있는 선자령(1157m, 평창군 도암면, 강릉시 성산면)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초원지대로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나고 겨울 설경 또한 빼어나다.

찻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정상까지 산행 거리는 2.5㎞. 거리가 짧은 데다 능선길이라 경사도가 높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트레킹하기에 그만이다. 특히 산행 중 동쪽으로는 강릉과 동해가 보이고 서쪽으로는 삼양대관령목장의 경관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산길은 새봉을 지나면서 매우 평탄해진다. 간간이 울창한 참나무 숲길이 나서는데, 그 숲 사이로 여느 고산에서 볼 수 있는 들풀과 들꽃들이 피어난다. 정상에 서면 남쪽으로는 발왕산, 서쪽으로 계방산, 서북쪽으로 오대산, 북쪽으로 황병산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 선자령 범꼬리 국사당

▲ 선자령 산자고 숲

산행 포인트 |
대관령 휴게소 뒤편에서 대관령 기상대, KT 중계소를 지나 한국공항공사 강원항공무선지표까지 차가 올라갈 수 있다. 단 주차공간이 마땅치 않다. 이럴 때는 국사당 근처에 주차하고 오르면 된다. 중간에 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이 따로 없으므로 물은 필수로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자가운전 | 영동고속도로 횡계나들목. 삼거리에 읍내 쪽으로 우회전. 가다 보면 초입 왼쪽에 양 떼목장, 선자령 팻말이 있다. 옛 영동고속도로 따라 6㎞ 정도 가면 휴게소. 대관령 관측소 돌 팻말 옆 산길을 이용하면 된다.

별미집 | 횡계 읍내에는 황태 요리를 파는 곳이 많다. 황태회관(033-335-5795)은 저렴하고 푸짐한 반찬 등으로 인기있는 곳이다. 오삼불고기로는 납작식당(033-335-5477)이 인기있다. 가스레인지 위에 구멍 송송 난 둥근 철판이 독특. 대관령 옛길 넘어 만나는 성산에서는 옛카나리아(033-641-9502)의 대구머리찜 맛이 좋다.

숙박정보 | 횡계에는 용평리조트(033-335-5757)가 있고 삼양목장 안에는 해피그린(033-336-0885-6) 등이 있다. 성산에는 대관령 자연휴양림(033-644-8327)을 이용하면 된다.
 
야생화, 산나물의 천국 인제 곰배령

곰배령(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설피마을)에 오르는 길은 세 군데 정도 있지만 가장 유순한 코스는 설피마을에서 강선마을을 통하는 방법이다. 강선마을까지 1㎞ 정도 걷고 나면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마을에서 곰배령까지 2.5㎞ 정도. 울창한 숲이 그늘을 만들어주고 시원한 계곡이 따라붙는다. 길은 한없이 위로 올라가지만 그다지 경사도가 심하지 않다. 사방팔방으로 펼쳐지는 야생화 군락지에 취하고 아름다운 폭포와 계곡 물줄기에 빠져들어 산행이 지루하지 않다.

막바지에 달할 즈음에는 약간의 숨가쁨이 느껴지면서 울창한 숲도 사라진다. 곰배령 주변엔 수천 평에 걸친 광활한 초원지대(해발 1100m)가 펼쳐진다.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이어서 키 큰 식물은 없고 모두 발목까지 오는 풀이다. 무엇보다 곰배령은 국내 최대의 야생화 군락지로 풍성한 들꽃 잔치가 펼쳐진다. 곰배령 바로 옆으로는 작은 점봉산(1295m)과 호랑이코빼기(1219m)가, 멀리는 설악산이 보이고 반대편으로는 가칠봉(1240m)이 솟아 있다. 곰배령은 백두대간의 등뼈에 해당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 곰배령 야생화 숲

산행 포인트 | 원칙적으로는 인제 현리에 있는 인제 국유림관리사무소에서 학술과 연구 등의 목적으로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이를 어기고 들어가면 벌금 20만원이 부과된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근처에서 숙박을 하면서 주인과 동행을 하거나 강선마을에 지인을 통하면 된다. 참고로 서래암(성일 스님)이라는 개인 암자가 있다. 혹은 인제읍 귀둔리 곰배골에서 올라가면 되는데 이곳은 설악산 국립공원공단이 관리하는 곳으로 상시는 아니고 수시로 순찰을 돈다.

자가운전 | 설피마을 코스 : 양평-홍천-철정검문소-451번 지방도-고석평-31번 국도-상남-방대교를 지난다. 방대교를 건너 우회전해 21㎞ 남짓 달리면 쇠나드리(바람불이)교에 이른다. 쇠나드리교를 건너 좌회전하면 설피밭으로 이어진다

곰배골 코스 : 인제읍 귀둔리 양지말 버스종점에서 곧장 마을을 가로질러 군부대 정문까지 가서 여기서부터 포장도로를 따라 1㎞ 들어가면 갈림길목이 나오며 왼쪽이 곰배골로 향하는 길이다.

별미집 | 가는 길목인 방대교에서 2㎞ 정도에 있는 고향집(033-461-7391)은 허름한 건물이지만 오래 전부터 소문난 두부집. 또 진동계곡 가는 길에 있는 두무대송어횟집(033-463-6700)이나 진동리 산채가가 있다.

숙박정보 | 방태산 자연휴양림(033-463-8590)이나 세쌍둥이네 풀꽃세상, 설피산장(033-463-8153) 등을 비롯하여 여럿 있다. 방태산 자연휴양림 근처에 있는 솔잎향기 펜션(033-463-0340)도 있다.


소백산 산정에 펼쳐지는 대규모 초지와 야생화 그리고 주목군락지

▲ 소백산 이끼계곡
소백산(1439m, www.npa. or.kr/sobaek) 비로봉은 힘겹게 산행을 해야 한다. 가는 길은 여러 곳이지만 충북 단양 코스가 가장 평탄하고 계곡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다. 단양 천동지구에서 6.8㎞ 정도 걸으면 희방사-연화봉을 잇는 길을 만나게 된다. 이내 왼편 길로 들어서면 갑자기 산정은 키 큰 나무 없이 초지가 펼쳐진다. 이런 지형을 아고산지대(1300m 이상)라고 하는데 구름과 안개, 강한 바람, 낮은 기온 등 맑은 날이 적은 지대여서 식생은 단순해지고 식물의 키가 낮아지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4~5m 정도 밖에 자라지 않는다. 소백산의 식물자원은 한반도 온대 중부의 대표적인 식생을 갖는데 정상 부근에 피어난 수많은 야생화 중에는 희귀식물인 외솜다리(에델바이스)도 자생한다.

또한 키 작은 식물 사이로 철쭉과 1000여그루의 주목군락지가 있다. 초지 위에 잘 지어놓은 건물 한 채는 1973년 6월 20일 천연기념물 제244호로 지정된 주목군락지를 보호 관리하는 곳. 정작 주목군락지는 감시 줄로 막아 두었지만 산길 오르는 동안에도 많이 만나게 된다. 비록 힘겨운 산행을 해야 만날 수 있는 평원이지만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다운 소백산이다.

산행 포인트 | 소백산 가는 길은 여러 곳이다. 각자, 동선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정상 부위는 갑자기 추워질 수 있으므로 긴 소매 옷을 준비해 가야 하며 곳곳에 물이 많아 물통만 준비해 가면 된다. 또한 각 지역마다 숲 해설을 해주고 있다. 문의는 소백산사무소(054-638-6196, 영주시 풍기읍 수철리), 소백산북부사무소(043-423-0708, 단양군 단양읍 천동리).

자가운전 |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 이용. 북단양 나들목으로 나가면 도담삼봉을 거쳐 읍내로 들어갈 수 있다. 읍내에서 단양대교 건너 직진해 고수동굴, 천동동굴을 지나면 다리안 국민관광지 주차장이 나온다.

별미집 | 단양은 강변을 끼고 있어 매운탕이 유명하다. 그 외 마늘솥밥, 묵밥, 다슬기해장국 등이 있다. 그 외에는 읍내의 음식점들을 이용하면 된다. 단 일찍 문 여는 집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 도시락 준비를 미리 해두는 것이 좋다.

숙박정보 | 단양관광호텔(043-423-9911, 단양읍 상진리), 소백산유스호스텔(043-421-5555, 단양읍 천동리), 단양대명콘도(043-420-8311, 단양읍 상진리)가 있고, 천동 입구에는 소백산에서(043-423-1997) 등이 있다.

글·사진 = 이신화 ‘좌충우돌 여행기’ 저자(www.sinhwada.com)


[주간조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