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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산청.하동.구례.남원] 지리산(智異山) 등산지도, 산행안내

박상규 2009. 11. 25. 15:04
 
 
 
 

지리산국립공원(智異山國立公園) 1916.77m

(전남 구례군, 전북 남원시, 경남 함양군, 하동군, 산청군)

지리산 천황봉 정상석

지리산(智異山) 산행정보
지리산 국립공원(智異山國立公園)

지리산(智異山 1916.77m)은 신라 5악의 남악으로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하여 지리산(智異山)이라 불렀고, 또 "멀리 백두대간이 흘러왔다"하여 두류산(頭流山)이라고도 하며, 옛 삼신산의 하나인 방장산(方丈山)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리산을 중심으로 하여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경남 산청군·하동군 함양군 등에 걸쳐 있는 국립공원으로 면적 438.9㎢, 공원보호구역 8.3㎢이다. 1967년에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되었다.

국내 최대(해상공원 제외)의 규모를 자랑하는 지리산국립공원은 산세의 웅장함에 있어서도 으뜸이어서 천왕봉(天王峰 1,915m), 반야봉(般若峰 1,752m), 노고단(老姑壇 1,507m)의 3대 주봉을 비롯하여 해발고도 1,500m를 넘는 고봉들(帝釋,烟霞,三神,촛대,靈神,德坪,明善,토끼봉 등)이 많다.

해발고도 1,000m 이상 되는 준령이 20여 봉, 그 밖에 수많은 대소 산봉이 서로 어우러져 거대한 산악군(山嶽群)을 형성한다. 천왕봉에서 노고단에 이르는 주능선의 길이가 42km이며, 10km 내외의 대소 능선도 15개를 헤아린다.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피아골을 비롯하여 뱀사골, 칠선(七仙), 한신 등 4대 계곡 외에 심원(深院), 대성동(大成洞), 백무동(白武洞) 등 20여 개의 크고 작은 골짜기가 특색을 자랑한다. 불일, 구룡, 용추, 칠선·차발목·삼홍소 등 이름 있는 폭포들이 계곡을 따라 산재한다.

한국 5대악(大嶽)의 하나인 지리산은 울창한 자연림과 운무로 뒤덮인 영산(靈山)이기도 하여 그에 어울릴 만한 유서깊은 고찰·국보·보물 등의 문화재도 풍성하게 모여 있다.

천황봉으로 오르는 바윗길
지리산 남서쪽의 제1관문 화엄사(華嚴寺)는 신라 때 연기조사(緣起祖師)가 창건한 고찰로 알려져 있는데, 그곳에는 각황전(覺皇殿:국보 67), 사사자(四獅子) 3층석탑(국보 38), 석등(石燈:국보 12), 대웅전(국보 299), 동5층석탑(국보 132), 서5층석탑(국보 133) 등이 있다.

연곡사동부도(국보 53), 연곡사서부도(보물 154), 연곡사북부도(국보 54), 연곡사3층석탑(보물 151), 연곡사현각선사탑비(玄覺禪師塔碑:보물 152) 등이 있고, 그 밖에 천은사(泉隱寺), 실상사(實相寺), 쌍계사(雙磎寺) 등이 모두 신라 때 세워진 고찰로 전해진다.

화엄사 지장암 옆에 있는 수령 300여 년의 올벚나무(천연기념물 38)가 있다. 지금까지 조사된 바로는 지리산국립공원에는 824종(목본 245, 초본 579)의 식물과 421종(짐승 41, 조류 165, 곤충류 215)의 동물이 분포, 서식한다. 명산을 찾는 많은 등산객들을 위한 등산로가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고 지리산은 철따라 산 모습을 달리한다.

명승과 비경을 열거한 지리산 10경(景)이 있는데, ① 노고운해(老姑雲海) ② 피아골 단풍 ③ 반야낙조(般若落照) ④ 섬진청류(蟾津淸流) ⑤ 벽소명월(碧沼明月) ⑥ 불일폭포 ⑦ 세석(細石) 철쭉 ⑧ 연하선경(烟霞仙景) ⑨ 천왕일출(天王日出) ⑩ 칠선계곡 등이다.

주요 봉우리 : 종석대(1360.9m), 노고단(1507m), 차일봉(1048m), 덕두산(1,149m), 바래봉(1,165m), 다름재(1,044m), 정령치(1,172m), 고리봉(1,034m), 세걸산(1,207m), 삼정산(1,182m), 창암산(923m), 두류봉(1530m), 하 봉(1,782m), 왕등재(935m), 만복대(1,433m), 고리봉(1,248m), 중 봉(1,732m), 반야봉(1,151m), 삼도봉(1,499m),토끼봉(1,534m), 명선봉(1,586.3m), 형제봉(1,452m), 벽소령(1,340m), 덕평봉(1,521m), 칠선봉(1,558m), 영신봉(1,651m), 촛대봉(1,703m), 삼신봉(1354.7m), 연하봉(1730m), 제석봉(1,806m), 천왕봉(1,915m), 중 봉(1,874m), 써리봉(1,652m), 국수봉(1,037m), 간미봉(728m), 상복골재(715m), 원사봉(578m), 차일봉(1,008m), 종석대(1,356m), 불무장등(1,446m), 통꼭봉(904m), 삼신봉(1,288m), 구곡산(957m), 월령봉(749m)

뱀사골 코스(아름다운 소와 담이 많은 명소)
반선리(전적기념관 2㎞)-제3야영장 (2.5㎞)-병풍소,탁용소(1.5㎞)-제승대(1.5㎞)-간장소(4.5㎞)-뱀사골산장(0.2㎞)-화개재(약 4시간)
뱀사골 계곡은 반야봉과 명선봉 사이의 울창한 수림지대를 맑은 계류가 기암괴석을 감돌아 흐르면서 아름다운 소(沼)와 명소(名所)를 일구어놓은 경치가 빼어난 계곡 중 하나이다. 가히 폭포라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계곡이지만 수없이 많은 명승지를 안고 있는 계곡인데 철다리 10여 개가 중간중간에 가설돼 있고 경사 급한 곳도 없는 넓은 등반로가 차라리 산책로에 가깝다.

징담의 명소와 재미있는 전성리 많아 등산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코스다. 봄,여름,가을,산행이 좋으며 겨울철,악천후에는 조심해야 할 코스다. 남원군 산내면 반선리에서 화개재까지 12 km의 완만한 계곡을 오르는 코스이다.

뱀사골 계곡은 반야봉과 명선봉 사이의 울창한 수림지대를 맑은 계류가 기암괴석을 감돌아 흐르면서 아름다운 소(沼)와 명소를 일구어놓은 경치가 빼어난 계곡 중 하나이다. 가히 폭포라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계곡이지만 수없이 많은 명승지를안고 있는 계곡인데 철다리 10여개가 중간중간에 가설돼 있고 경사 급한 곳도 없는 넓은 등산로가 차라리 산책로에 가깝다.

때문에 가족단위의 행락객들이 안심하고 찾아올 수 있는 곳에 해당된다. 다만 연중 등반객의 70% 이상이 여름철에 몰려 오염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될 정도로 번잡스럽다. 가을철 단풍도 훌륭하여 많이 소개되고 있는 편이고 겨울철에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때를 이용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어느 계곡보다도 유역면적이 넓은 이곳 뱀사골계곡에서의 야영은 세심한 주의를 요구한다. 특히 깊은 소에서 물놀이하다 익사하는 사건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므로 호기는 금물이다. 뱀사골 등반로가 잘 다듬어진 이유는 옛 도벌꾼들의 산판도로가 상류까지 나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끔 지도상에 삼차, 막차라는 지명이 나오기도 하는데 모두 산판차량이 드나들던 당시의 명칭이다.

뱀사골 등반로의 기점이 되는 반선에는 지리산 전적기념관(戰蹟記念館)이 있는데 과거에 뱀사골과 반야봉, 심원계곡 일원이 빨치산 근거지로 널리 알려져 있고 또 여순사건의 주모자인 김지회, 홍순석을 반선마을에서 사살했기 때문에 여기에 세웠다고 한다.

과거 같은 동족끼리 살점을 뜯고 피를 흘리며 싸워야 했던 비극적 역사의 한 단면을 상기시켜주는, 지리산 주변에서는 그나마유일한 곳이다. 단지 안타까운 점은 전시된 자료와 기록들이 대부분 군경 토벌대측의 전승에 관한 것들이라 근래에 수기류 등으로 출간된 빨치산측의 여러 문제제기에 부합되지 않는 것도 많이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은 보다 객관적인 민족사의 한 페이지로 새롭게 정리되어야만 할 것이다. 그런 후에 이곳을 불행한 역사 속에서 비운에 숨져간 군경은 물론 빨치산까지, 그리고 당시 양민들의 억울한 죽음까지도 최소한 진혼할 수 있는 화합의 공간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명소 즐비한 계곡 뱀사골은 지리산에서도 탐승객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이름난 골짜기의 하나이다. 전북 남원군 산내면 반선리에서 주능선의 화개재에 이르는 12km의 뱀사골 코스 또한 등산객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뱀사골계곡에는 아름다운 징담의 명소가 즐비하고, 재미있는 전설도 많아 탐승객에게 즐거움을 안겨준다.

이 계곡 코스는 비교적 완만하게 이어져 있어 산행도 수월하게 할 수 있고, 쇠다리 등의 안전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다. 그러나 한여름철에는 피서객들이 너무 많이 집중되어 큰 혼잡을 이루는 경우가 많고, 익사 사고도 자주 일어나고 있어 주의가 요청된다.

뱀사골이란 이름에 대한 전설이 국립공원 관리공단이 세운 안내판에 씌어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그 전문은 다음과 같다.
'지금으로부터 1,300여년 전 현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전적기념관과 함께 있슴) 자리에 송림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지금의 실상사보다 100여년이 앞선 대찰로 1년에 한번씩 스님 한 분을 뽑아 칠월백중날 신선바위에서 기도드리게 하면 신선이 되어 간다 하여 이 행사를 해마다 계속하는데, 이를 기이하게 여긴 고승(高僧)이 임금님께 상소한 바, 극약을 묻힌 비단옷 한 벌을 하사하신 다음 그 옷을 입고 신선바위에 올라 기도를 드리게 했다. 그날 새벽 괴성과 함께 기도 드린 스님은 간 곳이 없고, 날이 밝자 계곡내 용소(龍沼)에는 용이 못된 이무기가 죽어 있었다.

그 후 이 계곡을 뱀이 죽은 골짜기라 하여 뱀사골계곡이라 하며, 스님들의 반은 신선(神仙)이 되었다 하여 마을 이름을 반선(伴仙)이라 부른다. 글쎄,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이러한 출처 불명의 전설을 안내판에다 써놓아도 좋을는지는 의문이다.

위의 내용과는 다른 전설도 있는데, 서산대사와 연관을 가지고 있다. 같은 송림사(松林寺)에서 그 이야기가 시작된다. '송림사의 주지스님은 매년 칠월칠석날 밤이면 어딘가로 사라지고 없어 주민들은 스님이 부처가 되어 승천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서산대사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단정, 칠석날을 맞아 장삼 속에 비상(극약) 주머니를 달아 주지 스님에게 입히고는 예년과 같이 독경을 하도록 했다. 새벽녘이 되자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큰 뱀이 송림사에 왔다가 계곡을 거슬러 올라갔다. 서산대사가 뱀을 뒤따라 가보니 용이 못된 이무기가 뱀소에서 죽어 있었다.

그 이무기의 배를 갈라보니 주지스님이 시체로 발견되었다.'송림사는 실상사보다 건립 연대가 100여년이 앞선 대찰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뱀사골이란 이름의 유래는 현재의 석실(石室) 건너편에 배암사란 사찰이 있었던 데 따른 것으로 ,배암사골이 변해진 이름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배암사 역시 정유재란 때 불타버리고 없는데, 골짜기 이름은 뱀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다. 옛 모습 흔적도 없어 뱀사골 입구인 반선마을은 10년 쯤 전만 해도 쓰러져가는 오두막 몇 채가 을씨년스러운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또 인월(引月)에서 들어오는 진입 도로 역시 1차선의 비좁은 비포장 상태였다. 현재는 집단시설지구가 형성되고 대규모의 주차장과 야영장들이 조성돼 있다. 옛 모습은 이제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옛 송림사가 있던 자리에는 지리산에선 유일한, 빨치산 토벌을 기린 전적기념관 및 전적비가 세워져 있다.

한때 남로당 전북도당과 통신대가 자리했던 곳에 지난 79연 11월 23일 2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이 건물과 조형물을 세운 것이다. 전적기념관은 유물 전시내용도 빈약하고 규모도 초라하다. 다만, 이 전적기념관에서 처절했던 당시의 유혈 상황을 짐작해 볼 수는 있다.

뱀사골계곡은 '한국의 명수(名水)'로 선정되어 그 표지판이 입구에 세워져 있다. 한국자연보존회가 유평계곡과 함께 뱀사골 계곡을 지리산 가운데 명수로 지정했다. 이 계곡에는 명당이 많은데 용이나 뱀과 관계되는 이름을 달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요룡대, 탁룡소, 뱀소 등이 그것이다.

그 밖에도 소금장수가 발을 헛디뎌 소금가마니가 빠졌다는 간장소를 비롯하여 병소, 병풍소 등의 색다른 이름들이 있고, 삼차, 막차라 불리는 곳도 있다. 삼차, 막차라는 지명은 지난날 도벌 차량들이 드나든데 따른 당시의 호칭이었다.

이 골짜기도 빨치산과 토벌대의 격전에 이어 도벌꾼이 날뛰던 곳으로 그 상흔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뱀사골은 지난날 차량이 드나들었던 만큼, 지금도 상당 구간은 도로를 따라 간다. 우선 들머리 입구부터 폭3~4m의 시멘트 포장도로가 계속 이어진다. 주변에 울창한 숲이 없다면 이 도로가 퍽 지루하게 생각될 것이다.

석실 부근의 제 3야영장부터 비로소 산길을 걸어오르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암벽이 병풍을 두른 듯 계곡 입구에서 2km의 거리의 석실은 집채같은 바위에 커다란 굴이 있다. 감나무가 10여 그루 서 있는 곳에는 제3야영장이 자리하고 있다. 석실과 정진암(岩)을 둘러보며 계곡의 경관을 살펴본 뒤 다시 산길을 따라오르면 되겠다.

여기서 얼마 올라가면 용이 머리를 흔들며 승천하는 모습과 같다는요룡대(搖龍臺)가 나타나고, 다시 얼마를 더 오르면 반야교를 건너가게 된다. 길이 약 10m, 폭 2m의 쇠다리이다. 이 다리를 건넌 얼마 후에 탁룡소(濯龍沼)를 만난다. 긴 암반위로 폭포를 이루며 흐르는 물줄기가 장관을 연출한다.

탁룡소에서 금포교를 건너면 용이 못된 이무기가 살던 곳이라는 뱀소가 나요고,병(甁)모양의 병소와 암벽이 병풍을 두른 듯한 병풍소 등 기묘한 모습의 소(召)가 연이어 나타난다. 다시 천장이 아치형인 명선교와 옥류교를 거쳐 개울가로 철제 난간이 30여m나 계속되는 곳에 정진 스님이 산신제를 올리던 곳이라는 제승대가 있다.

여기서 1.5km를 더 오르면 소금장수가 소금가마니를 빠뜨렸다는 간장소에 닿는다. 계곡 입구에서 7.5km를 오른 지점이다. 여기까지는 길이 넓고 평탄하여 누구나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간장소를 지난 뒤에는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돌밭길로 변한다. 뱀사골 상류의 이 일대를 '들돌골(擧石谷)'이라고 한다.

여기서 부터 큰 계곡을 벗어나게 되며, 작은 지류와 합쳐지는 곳이 몇 군데 나타나고 경사도도 차츰 높아지기 시작한다. 삼차, 막차라 불리는 곳을 통과하기 위해 꽤나 땀을 흘려야 한다. 이 일대는 반야봉과 명선봉으로 이어지는 불확실한 사잇길이 더러 눈에 띄는데,빨치산과 도벌꾼들이 다녔던 길이다. 어느 길도 불확실하기 때문에 함부로 따라들지 말아야 한다.

여기서는 뱀사골 산장으로 이어진 선명한 등산로를 따라가는 것만이 상책이다. 고목이 나뒹굴기도 하는 등반로를 한참 오르면 계곡이 세천(細川)으로 바뀌고, 울창한 숲 속에 그림처럼 자리한 뱀사골 산장이 나타난다. 옛 사람 사연 깃든 화개재 천왕봉∼노고단의 지리산 주능선 가운데 해발고도가 가장 낮은 곳이 화개재(1,360m)이다.

높은 뫼의 고개라는 뜻인 '재'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곳도 화개재가 유일하다. 령(嶺)이나 치(峙)가 아닌 순우리말의 재라고 불리기 때문에 노루목, 장터목 등의 이름과 함께 아주 정겨운 이름이다. 화개재는 화개(花開)가 바라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데, 지난날 화개장터를 연결하던 지리산 고개로서의 명성이 이런 이름을 낳게 한 것 같다.

화개재는 천왕봉에서 서쪽으로 35km, 노고단에서 동쪽으로 10km의 거리에 있고, 동서(東西)로 각 2km의 거리에 있는 토끼봉(1,533m)과 삼도봉(1,550m)의 비슷한 높이의 두 봉우리 사이에 있다. 화개재는 경남과 전북의 도계(道界)이자 하동군 화개면과 남원군 산내면의 경계지점에 있다.

옛 사람들은 화개장터에서 등짐을 메거나 지게를 지고 연동골을 따라 이 고개로 올라 북쪽의 뱀사골을 따라 남원으로 넘나들었다. 화개까지 배로 날라 부려놓은 소금 가마니와 해산물 등이 남원 내륙으로 이 고개를 넘어 운반되었을 것이고, 남원 쪽에선 삼베를 비롯한 농산물이 이 고개를 거쳐 화개장터로 날라졌을 것이다.

그 사실은 화개재에서 뱀사골을 따라 내려가면 처음 마주치는 큰 소(沼)의 이름이 간장소이고, 소금가마니를 빠뜨렸다고 하여 연유된 이름이란 전설이 뒷받침해 준다. 뱀사골을 따라 오르는 등산객들은 옛 사람들이 하이킹용 배낭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짐을 메고 오르내린 사실을 얼마나 떠올려 볼 것인지 의문이다.

어쨌거나 화개재는 지난날 우리 선인들의 수많은 사연이 깃든 장소임이 틀림이 없다. 그런데 이 '화개재'란 이름이 국립공원 관리공단이 세워놓은 이곳의 이정표에는 아예 사라지고 없다. 화개재란 이름 대신 '뱀사골 정상'이라고 써놓았다. 골짜기의 정상이란 말 자체가 어색하기 짝이 없다.

천왕봉을 '칠선계곡 정상'이라고 부를 수 없는 이치와 다를 것이 없다. 순수 우리말인 '재'를 버리고 '뱀사골 정상'으로 고쳐쓴 까닭도 납득하기 어렵다. 이곳의 이름은 예부터 불려오던 '화개재'로 바로 잡아야 옳다. 뿐만 아니라 화개골 주민들은 오랜 역사와 선조들의 발자취가 서려있는 화개재에 얽힌 전설이나 덕담, 미담 등을 찾아내어 이곳을 지나가는 오늘의 등산객들에게 알려주어 옛날의 숨결을 느끼게 해줄 당연한 의무가 있지 않을까?

잃어버린 '화개재'의 이름, 이 어처구니 없는 사실에 잠깐이라도 주목해 본 등산객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지리산 등산로는 이름난 것만 꼽아도 대략 20개쯤 된다. 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 동서로 뻗은 100리길을 근간으로 해서 남북으로 혹은 엇비뚜름하게 난 계곡이나 지릉 등의 등산로를 이리저리 조합하면 200개 이상의 산행코스를 잡을 수 있다. 여기다가 웅석봉에서 천왕봉, 노고단에서 덕두산까지 이은 태극능선을 계산에 넣는다면 그 숫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난다.

종주코스
◐ 화엄사 기점 지리산 종주코스 ( 56km , 약 21시간 소요)
화엄사→(3시간 40분)→노고단→(1시간 20분)→임걸령→(1시간 30분)→반야봉→(1시간 50분)→토끼봉→(2시간)→연하천 산장→(1시간 20분)→벽소령→(1시간)→덕평봉→(2시간)→세석산장→(2시간)→장터목 산장→(1시간 10분)→천왕봉→(3시간30분)→중산리(또는 백무동. 대원사)
◐ 화엄사가 아닌 성삼재에서 등반시작 약 17시간 (순수한 보행시간임,산장은 연하천 산장 이용)
성삼재→노고단→연하천→세석→장터목→천왕봉→장터목→백무동
※ 교통 : 서울 출발→경부고속도로→대전고속도로→88고속도로→지리산IC→백무동 주차장도착 (약 4시간 30분)
◐ 코스 이동 소요시간
백무동 주차 후 택시 대절 출발→(60분)성삼재→(50분)→노고단산장→(80분)→임걸령샘(80분)→삼도봉 경유 화개재→(30분)→토끼봉→(총각샘,명선봉 경유 90분)→연하천산장→(형제봉 경유 90분)→벽소령산장→(60분)→덕평봉 선비재→(칠선봉,영신봉 경유 120분)→세석산장(120분)→장터목(60분)→천왕봉(240분)→장터목 경유, 백무동 주차장. 순수 보행시간 약 17시간 (인원과 체력에 따라 약간의 시간상의 가감이 있음)
◐ 주능선 종주길(노고단→천왕봉)
※ 직선 도상거리는 25km로 표시되나 오르막과 내리막등 실제 산행거리는 그 보다 더 길며 약간의 차이가 있다.

지리산 산행의 가장 대표적인 코스인 주능선 종주는 지리산 전체를 조망하며 산행할 수 있어 인기있다. 구례에서 성삼재를 지나 달궁까지 도로가 포장되기 전에는 능선종주 기점을 화엄사로 잡았지만 이제는 차량을 이용해 성삼재까지 오른 후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체력과 시간소모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성삼재에서 노고단대피소까지도 양호한도로가 나 있어 쉽게 오를 수 있다. 노고단 정상부는 자연휴식년제 구간으로 현재 생태계 복원작업이 진행중이다. 노고단 동쪽으로 노고단과 이어진 능선마루에 올라서면 본격적인 지리산 능선종주가 시작된다.

노고단대피소에서 돼지평전, 임걸령을 지나 노루목까지 약 2시간30분 거리. 이곳에서 북쪽으로 지리10경중 하나인 반야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반야봉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나 있다.

전남과 전북, 경남이 만나는 지점이라 하여 정상에 화합의 탑을 세운 삼도봉에서 북동쪽의 능선을 따라가면 화개재가 나온다. 예전에 능선 북쪽의 뱀사골쪽 사람들이 화개장터로 가기 위해 넘었던 고개다. 고개마루에서 북쪽으로 200m 아래에 배사골대피소가 위치하고 있다.

화개재에서 명선봉 북쪽 연하천대피소까지는 토끼봉과 총각샘 부근만 제외하면 그다지 가파른 곳은 없다. 아담한 크기의 연하천대피소는 언제나 시원한 물이 솟아나는 샘터가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어 타는 목을 달래며 쉬어가기 좋다.

수용인원이 50 여 명으로 규모가 적어 성수기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기 힘든 대피소다. 지리산 능선은 다른 산에 비해 샘과 대피소가 많아 종주산행에 편리한 점이 많다.

임걸령과 뱀사골, 총각샘, 연하천 등 대피소와 샘터가 적당한 간격으로 배치되어 있어 목이 마를 때쯤이면 어김없이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이 나타난다. 연하천에서 등산로를 따라 1시간30분이면 벽소령대피소에 닿는다.이곳에는 빨치산 토벌을 위해 닦은 도로가 나 있는데 차량통행은 불가능하다.

벽소령에서 덕평봉, 칠선봉, 영신봉 등 세 개의 봉우리를 넘어서면 세석대피소가 나타난다. 2시간 가량 걸리는 이 구간은 지리산 능선종주 전체 구간 중 가장 지루하고 힘든 구간이다. 들쭉날쭉 오르내리며 계속해 고도를 높여가기 때문에 적잖이 힘이 드는 곳이다.

세석평전은 철쪽꽃으로 이름난 곳이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철쭉제가 열렸는데, 최근들어 꽃의 개체수나 색조가 예전같지 않다는 평이다. 이곳에는 단일 대피소 규모로는 국내 최대라는 세석대피소와 수량이 풍부한 샘터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머물 수 있다.

세석부터 천왕봉까지는 시야가 탁 트여 능선 종주하는 맛을 만끽할 수 있는 구간이다. 봉우리를 올라설 때마다 손에 잡힐 듯 가까운 천왕봉의 모습에 이제 다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실상 계속되는 고도상승으로 쉽지만은 않다.

제석봉 아래에 있는 장터목대피소는 백무동, 중산리, 세석 등에서 올라온 등산인들로 항상 붐빈다. 대피소 바로 아래의 산희샘은 수량이 적어 항상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곤 한다. 질서를 지키며 불편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 장터목을 지나 가파른 능선길을 오르면 고사목으로 유명한 제석봉에 이른다.

여기서 약 50분 정도면 천왕봉 정상이다. 마지막 관문은 정상 바로 아래 있는 통천문. 지금은 철계단이 설치되어 안전하게 오르내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산행시간은 1박2일정도 걸린다.

종주파들이 최고로 꼽는 주능선 종주길
노고단→천왕봉간 35 km의 주능선은 종주 산행의 야전 교범으로 등산꾼들 사이에 정평이 나있다. 지리산 전체를 조망하며 산행 할 수 있어 인기가 높은데다, 예전에는 화엄사를 기점으로 해서 코가 땅에 닿을 정도의 급경사인 코재를 올라서 종주를 했지만 지금은 성삼재 도로가 생긴 뒤로는 대부분 차량으로 성삼재까지 오른 다음 산행에 나서기에 전보다 조금 수월해 졌다.

대개 노고단→세석, 세석→천왕봉→중산리(또는 백무동) 2개 구간으로 나누어 1박2일로 시도하는데, 천왕봉 일출을 목표로 한다면 장터목대피소에서 머무는 게 유리하다. 보행 능력에 따라 2박3일이나 3박4일로 일정을 잡아도 좋다. 중간에 노고단, 연하천, 벽소령, 세석, 장터목 등에 대피소가 있다.

천왕봉에서 하산은 중산리( 3시간 30분소요), 백무동(4 시간) 또는 중봉→써리봉→치밭목대피소를 거쳐 대원사(5시간30분)로 한다. 91년부터 자연휴식년제로 지정해 복원사업을 펼쳐온 노고단 탐방은 5~10월에 한해 1일 4회(10:00, 13:00, 14:30, 16:00), 매회 100명씩 허용한다.

삼도봉 직전 노루목에서 왼쪽 길을 따르면 지리10경 중 하나인 반야낙조로 이름 높은 반야봉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지리산 주능선을 조망할 수 있고, 5월 초에는 철쭉꽃으로도 이름난 봉이다.

지리산 주능선은 단일 산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고 높은 등산로여서 초보자에서부터 전문 산악인까지 다양한 코스로 즐길 수 있다. 도상거리 25.5km의 주능선에는 숙박이 가능한 대피소 6개를 포함해 2~3시간 간격으로 샘터가 있고, 이정표와 표지기가 많아 초행자 또는 혼자서도 산행이 가능하다.

2시간 남짓의 탈출로도 많다. 대피소는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www.npa.or.kr)에서만 예약 가능하며, 노고단·벽소령·세석·장터목은 1인 1박에 7000원, 뱀사골·연하천·치밭목은 각각 5000원씩이다.

모포 대여료는 장당 1000원이다. 여름 휴가철엔 대피소 예약이 일찍 마감되는 수가 있으므로 산행 예정일 15일 전부터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예약이 모두 끝났을 경우엔 숙박 예정지인 대피소에 도착해 현장 대기자로 등록한다.

인원이 많으면 부득이 노숙을 해야 할 경우도 생기므로 비예약자는 만약을 대비해 비박장비를 챙겨가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가져간 쓰레기는 모두 되가져 와야 한다. 노고단을 제외한 모든 대피소엔 쓰레기통이 없다. 일부 대피소에는 잔반통도 없으므로 음식물을 적당히 조절해야 한다.

◐ 산길 첫째날 화엄사→노고단→토끼봉→연하천
화엄사(입장료 3800원) 버스정류장에서 산행 초입까지는 약 25분 정도의 아스팔트 길이다. 그후에야 자연관찰로로 꾸며진 정규등산로를 만나는데 노고단대피소까지는 약 3시간 남짓 걸린다. 대체로 잘 정비된 등산로며 산행 중 좌우로 조그만 계곡을 만날 수 있다.

그렇지만 식수는 산행 전 미리 챙겨가는 게 좋다. 노고단대피소는 시중과 물품 가격이 같다. 이곳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본격적인 주능선 종주에 나서면 되는데, 임걸령 샘터까지의 1시간 10분은 비교적 평탄한 오솔길 수준이다.

임걸령에서 다시 식수를 보충하고 반야봉 갈림길인 노루목으로 올라선다. 노루목까지는 제법 땀을 빼야 할만큼 가파르다. 노루목에서 반야봉 갈림길은 왼쪽이고 천왕봉은 곧바로 내려선다. 노루목에서 25분 걸으면 삼도봉이다.

삼도봉은 바위 암릉이어서 전망은 좋지만 그늘이 없는 것이 흠이다. 삼도봉에서 화개재까지는 약 550여 개의 계단을 내려서야 하므로 관절이 안 좋은 사람들은 첫날 이 코스에서 가장 많이 고생한다.

화개재에서 뱀사골대피소는 약 200m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바로 토끼봉을 치고 오른다. 토끼봉까지는 40분 걸린다. 토끼봉에서 연하천에 닿는 1시간 30분간은 약간 지루한 편이다. 연하천은 식수가 풍부한 대피소다. 물품 가격은 시중보다 2~3배 비싸고 1박에 5000원씩이다. 첫날 이동거리는 약 17.5km다.

◐ 산길 둘째날 연하천→벽소령→세석→장터목
연하천에서 벽소령까지는 대략 1시간 40분이 걸리는데 암릉이 많아 전망도 좋고 길도 쉽다. 두 개의 암봉으로 구성된 형제봉은 이 코스의 중간 지점이다. 안전에 유의한다면 형제봉(동생)에 올라가 조망을 즐기는 것도 좋다.

벽소령은 식수 구하기가 힘들므로 아침에 연하천을 떠나면서 충분히 물을 채워두는 게 좋다. 벽소령에서 약 15분간 오솔길이 이어지다가 그후 선비샘까지 30분은 오름길이다. 점심은 벽소령과 세석도 괜찮지만 선비샘에서 먹는 게 시간적으로 제일 적당하다.

단 취사가 금지된 지역이므로 간단한 행동식과 도시락으로 대체한다. 식수가 풍부하고 물을 뜨러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선비샘→세석 구간은 2시간으로 지리산 주능선 중에서도 가장 힘든 구간으로 꼽힌다. 봉우리의 오르내림이 심한데다 영신봉 막판에 설치된 계단도 걸음을 힘들게 한다. 세석대피소에서 충분히 쉬고 1시간 40분 거리의 장터목으로 이동한다.

이 코스는 의외로 쉽고 전망이 좋다. 연하봉 부근의 고사목도 볼만하다. 연하봉을 넘어서면 장터목은 금방이다. 장터목은 1박 7000원이고 모포는 1000원이며 판매물품은 시중보다 2~3배 비싸다. 둘째날 이동거리는 약 13.3km다.

◐ 산길 셋째날 장터목→천왕봉→치밭목→유평(새재)→대원사
장터목에서 천왕봉은 1시간이 걸리지만 일출을 보려면 해뜨는 시간보다 1시간 30분 먼저 대피소를 나서는 것이 좋다. 제석봉까지는 잘 정돈된 돌길이고 통천문을 지나면서 계단 서너 개를 힘들게 올라서야 한다. 천왕봉~대원사 코스는 그 길이도 여타의 등산로에 비해 길지만 등산로 자체도 다른 코스와는 좀 다르다.

육산에선 보기 드문 암릉이 많기 때문. 철계단도 많고 코스도 길어 마지막 날 자칫 긴장이 풀려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중봉과 써리봉 구간에 오르막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내리막 코스가 주를 이룬다. 치밭목에서 늦은 아침 겸 이른 점심을 먹는다.

천왕봉에서 치밭목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린다. 여기에서 유평까지는 2시간 10분이 걸리는데, 하산 도중 새재마을로 내려서면 약 30분(1.4km)정도 산행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새재에는 차편이 드문 것이 흠이다. 유평에서도 대원사 버스정류장까지는 시멘트 포장길을 1시간 가량 걸어야 한다. 유평까지는 13.7km고 대원사 정류장까지는 약 4km를 더 간다.

※ 참고
◐ 종주 제1일차(성삼재→세석산장. 40km, 약 13시간 소요)
성삼재→(3.5km/1시간)→노고단산장(아침식사 20분)→(4km, 1시간 20분)→임걸령→(3.5km/45분)→노루목→(2km/20분)→삼도봉→(2km/45분)→화개재,토끼봉→(4km/1시간20분)→총각샘→(3km/1시간)→명선봉,연하천산장(점심식사 1시간)→(6km/2시간)→형제봉,벽소령산장→(6km/1시간)→선비샘,덕평봉→(6km/2시간)→칠선봉,영신봉,세석산장

◐ 종주 제2일차(세석산장→천왕봉→백무동or중산리. (21.5km, 10시간 소요)
세석산장→(1km/20분)→촛대봉→(3.5km/1시간10분)→연하봉→(2km/40분)→장터목산장(아침식사 1시간)→(0.7km/15분)→제석봉→(1.8km/30분)→통천문→(0.5km/15분)→천왕봉→(3km/1시간 30분/휴식시간포함)→장터목산장→(6.8km/2시간40분)→망바위,참샘(점심 40분)→(2.2km/30분)→하동바위→(40분)→백무동

※ [여름철 지리산 종주 요령]
- 우중산행에 철저히 대비하라
산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해봤을 법한 혹은 해보고 싶을 법한 지리산 주능선 종주는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가장 포괄적으로 만나는 방법이다. 동서로 길게 드리워진 지리산 중심에 서면 남북으로 뻗은 지능선과 계곡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고단에 서서 가야 할 천왕봉을 바라보고, 천왕봉에 서서 걸어온 노고단을 굽어보는 일은 종주를 끝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이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왕일출’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설령 그렇지 못한다 해도 아쉬울 게 없는 산행이 된다.

성삼재 도로가 개통되면서 종주 일정이 대폭 줄어들긴 했으나 화엄사에서 시작해 대원사로 나서는 사흘간의 일정이라면 좀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밥알을 꼭꼭 씹어먹듯 지리산 종주에 앞서 꼼꼼히 체크할 사항들을 명심하라. 얼마나 어떻게 준비했느냐에 따라 지리산 산행의 싱그러운 맛은 백 가지 천 가지 모습으로 다가설 것이다.

- 종주산행, 대피소 예약이 관건
피아골과 치밭목을 제외한 지리산의 모든 대피소는 예약제로 운영되므로 숙박 예정일 15일 전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www.npa.or.kr)에서 필히 사전 예약해야 한다. 1인당 최대 3인까지 가능하며 예약자 모두 실명으로 기입한다. 대피소에서는 신분증 확인후 숙박이 가능하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영 대피소는 1인 1박 7000원이고 그외 개인이 운영하는 곳은 5000원으로 이번 7월부터 일제히 인상됐다. 모포는 장당 1000원에 대여하므로 굳이 침낭을 갖고 갈 이유가 사라졌다. 다만 예약을 하지 못하고 갔을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저녁 7시에 비예약자들을 모아 현장에서 대기자 등록을 한다. 방학과 휴가가 겹치는 7~8월의 지리산은 그야말로 사람이 산을 이루기 일쑤다. 이때는 대기자 등록도 별 의미가 없으므로 아예 비박 장비(매트리스/침낭/침낭커버)를 챙겨 가는 게 상책이다. 지리산 전 구간은 야영 금지여서 무거운 텐트는 갖고 가지 않는 게 좋다.

- 취사도구는 기본
산중에서 2박을 해야 하므로 기본적인 취사도구와 부식거리는 필수다. 각 대피소마다 즉석비빔밥/햇반/컵라면 등을 판매하지만 노고단을 제외하곤 시중보다 2~3배 비싸고 종류도 다양하지 않다. 무엇보다 체력소모가 많은 한여름 종주산행을 인스턴트 식품만으로 버텨내기는 힘들다.

부식 외에 산행 중간중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이나 행동식의 섭취도 중요하다. 지리산 9개 대피소 중 노고단을 제외한 모든 대피소엔 쓰레기장이 없다. 출발 전 불필요한 것들은 버려두고 내용물만 넣어가는 것이 좋다. 여분의 비닐봉지를 챙겨 산행 중 발생하는 쓰레기를 담아두면 편하다.

개인이 운영하는 뱀사골/피아골/연하천/치밭목대피소에는 잔반통도 없으므로 식단을 짜는데도 신중해야 한다. 지정된 장소 외에는 취사가 금지돼 있어 대피소가 아닌 곳에서 식사를 할 경우엔 미리 도시락을 준비하거나 행동식으로 대체한다. 지리산 전 구간은 금연이며 세제 사용도 금지돼 있다. 설거지는 물티슈나 두루마리 화장지로 닦아내는 것으로 족하다.

- 여름산행의 최대 적, 비(雨)
지리산은 유난히 비가 많은 산이어서 해마다 인명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지난 1998년 대원사계곡에서만 23명이 귀중한 목숨을 잃었다. 능선에서야 폭우 때문에 목숨을 빼앗길 일은 없겠지만 쾌적한 산행을 위해선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일단 배낭 안에 김장용 대형비닐을 넣고 그 속에 패킹을 해두는 것이 좋다. 속옷이나 여벌 옷 등은 한 번 더 비닐에 싸둔다. 젖은 등산화에 마른 신문지를 넣어두면 다음날 산행이 수월하다. 비닐봉지를 여러 개 갖고 가 젖은 옷을 따로 넣어둔다.

떠나기 전 일기예보를 점검하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태풍이나 폭우가 내릴 경우 입산통제에 들어가므로 관리공단 사무실에 문의를 해봐야 한다. 통제시 무리한 진행은 안전사고를 유발하므로 꼭 공단직원의 안내에 따른다.

여름산행을 힘들게 하는 게 어디 비 뿐일까마는 지리산 주능선에는 2~3시간 간격으로 샘이 있어 더위와 식수 걱정은 덜하다. 계곡에는 위험 구간마다 안전시설물이 설치돼 있다. 통제만 아니라면 산행은 가능하다.

- 체력을 다스려라
2박 3일의 장기산행은 속도에 승부를 걸어선 안 된다. 배낭 무게는 몸무게의 1/3을 넘지 않도록 조절하고 뜨거운 햇살을 막아줄 모자와 썬크림도 기본이다. 간혹 일사병을 이기지 못해 쓰러지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주능선은 해발 고도 1000m가 넘는 고산준령을 꾸준히 오르내리는 코스여서 체력 소모가 심하다. 자칫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면 남은 일정을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른다. 쉴 때마다 조금씩 행동식을 먹고 땀으로 빠진 만큼의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주능선에는 삼도봉~화개재 구간의 550여 개의 계단을 비롯해 영신봉 부근에도 그에 못지 않은 계단길이 버티어 섰다. 삼도봉에서 내려서는 계단과 달리 영신봉 계단은 체력이 떨어질 때쯤 올라가는 곳이어서 간혹 추락 사고가 발생한다. 철계단의 경우 스틱이 끼거나 빗물에 미끄러지는 사고도 발생하므로 체력이 떨어졌을 경우엔 난간을 잡고 오르내리는 것이 좋다.

[지리산 등산코스-종주]

01.

지리산 종주코스 (56km, 약 20시간 소요)

화엄사→(3시간 40분)→노고단→(1시간 20분)→임걸령→(1시간 30분)→반야봉→(1시간 50분)→토끼봉→(2시간)→연하천 산장→(1시간 20분)→벽소령→(1시간)→덕평봉→(2시간)→세석산장→(2시간)→장터목 산장→(1시간 20분)→천왕봉→(2시간)→중산리

02.

화엄사→뱀사골 코스,(약 10시간 소요)

화엄사→(3시간 40분)→노고단→(1시간 20분)→임걸령→(1시간 20분)→화개재→(3시간 40분)→뱀사골

03.

중산리→백무동 코스(약 9시간 소요)

중산리→(1시간 10분)→칼바위→(2시간 40분)→천왕봉→(5시간)→백무동

중산리→중산리 회귀 코스(약 6시간 30분 소요)

중산리→칼바위→로타리대피소→법계사→개선문→천왕봉→제석봉→장터목대피소→중산리계곡→중산리

04.

화엄사→참샘→중재→집선대→무냉기→노고단 (10km, 3시간)

05.

반선→뱀사골 산장→토끼봉→명선봉→세석평전→장터목→천왕봉→백무동 (54km, 3박4일)

06.

반선→뱀사골 산장→반야봉→임걸령→노고단→화엄사 (36km, 1박2일)

07.

달궁→심원→노고단→화엄사 (19km, 1박2일)

08.

달궁→정령치→선유폭포→구룡폭포→육모정 (20km, 1박2일)

09.

육모정→구룡폭포→정령치→만복대→노고단→반야봉→뱀사골산장→반선 (50km, 2박3일)

10.

육모정→구룡폭포→정령치→만복대→노고단→반야봉→토끼봉→세석평전→천왕봉 (71km, 4박5일)

11.

반선→뱀사골 산장→토끼봉→명선봉→세석평전→장터목→천왕봉→백무동 (43.3km, 3박4일)

12.

육모정→구룡폭포 (3㎞, 당일)

13.

정령치→만복대→성삼재 (8.5㎞, 당일)

14.

운봉→바래봉→세걸산→정령치 (12.4㎞, 당일)

15.

성삼재→노고단→임걸령→피아골 코스(5~6시간, 단풍산행 코스)

16.

피아골→임걸령→뱀사골 코스(6~7시간)

1. 백무동→함양군 자연휴양림→벽소령 군사도로→벽소령
2. 백무동→국립공원관리사무소→하동바위→참샘→장터목산장→세석산장→벽소령
3. 백무동→국립공원관리사무소→한신계곡→세석산장→벽소령
※ 참고로 벽소령 제일 빠른코스는 제 1코스이며 2시간30분 정도면 오를수 있고 장터목산장이나 한신계곡을 이용하여 벽소령을 등반할 경우는 능선종주시간만 4시간정도 더 걸린다.

[지리산 종주코스]
01. 지리산 종주코스 (56km , 약 20시간 소요)
화엄사→(3시간 40분)→노고단→(1시간 20분)→임걸령(1시간 30분)→반야봉→(1시간 50분)→토끼봉→(2시간)→연하천산장→(1시간 20분)→벽소령→(1시간)→덕평봉→(2시간)→세석산장→(2시간)→장터목산장→(1시간 20분)→천왕봉→(2시간)→중산리
02. 화엄사→뱀사골 코스 (약 10시간 소요)
화엄사→(3시간 40분)→노고단→(1시간 20분)→임걸령→(1시간 20분)→화개재→(3시간 40분)→뱀사골
03. 중산리→백무동 코스 (약 9시간 소요)
중산리→(1시간 10분)→칼바위→(2시간 40분)→천왕봉→(5시간)→백무동
04. 화엄사→참샘→중재→집선대→무냉기→노고단 (10km, 3시간)
05. 반선→뱀사골 산장→토끼봉→명선봉→세석평전→장터목→천왕봉→백무동 (54km, 3박4일)
06. 반선→뱀사골 산장→반야봉→임걸령→노고단→화엄사 (36km, 1박2일)
07. 달궁→심원→노고단→화엄사 (19km, 1박2일)
08. 달궁→정령치→선유폭포→구룡폭포→육모정 (20km, 1박2일)
09. 육모정→구룡폭포→정령치→만복대→노고단→반야봉→뱀사골 산장→반선 (50km, 2박3일)
10. 육모정→구룡폭포→정령치→만복대→노고단→반야봉→토끼봉→세석평전→천왕봉 (71km, 4박5일)
11. 반선→뱀사골 산장→토끼봉→명선봉→세석평전→장터목→천왕봉→백무동 (43.3km, 3박4일)
12. 육모정→구룡폭포 (3㎞, 당일)
13. 정령치→만복대→성삼재 (8.5㎞, 당일)
14. 운봉→바래봉→세걸산→정령치 (12.4㎞, 당일)
15. 성삼재→노고단→임걸령→피아골 코스 (약 4~5시간, 단풍산행 코스)
16. 피아골→임걸령→뱀사골 코스(약 6~7시간)

피아골 못지 않게 뱀사골 단풍도 볼 만하다. 피아골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피아골산장을 거쳐 주능선 임걸령에 올라 뱀사골로 하산한다. 임걸령에서 반야봉을 올랐다가 뱀사골로 하산할 수도 있다. 1박 2일로 잡고 버스종점인 직전부락에서 민박을 한 후 이 코스를 잡으면 여유가 있다. 버스종점인 직전부락을 지나면 숲이 울창한 비포장 도로가 이어지고 선유교를 건너면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이어 담과 소와 나타난 다음 삼홍교와 구계포교를 건너면 피아골 대피소까지 계속 골짜기 왼쪽으로 길이 나있다. 피아골 대피소에서 계곡의 절경은 끝나고, 계속 골짜기를 따라 10분쯤 오르면 용수암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계곡길을 따르면 용수암을 거쳐 삼도봉 서쪽 안부로 올라서고, 왼쪽 지능선 길을 따라가면 임걸령 서쪽 안부 삼거리로 이어진다. 임걸령 방향길이 삼도봉 서쪽 안부길에 비하면 잘 다듬어져 있지만 줄곧 턱 높은 계단이 연속돼 힘이 많이 들고 지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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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남정맥] 지리산(智異山)구간 등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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