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 노루귀
야생화다운 야생화를 식물원에서 찍었다.
노루귀...
야생과 원예의 차이가 인력의 투입 여부에 있다고 한다면
내가 찍은 이 꽃은 야생과 원예의 중간쯤이지 않을까 싶다.
모처의 식물원에서 찍었으니 당연히 원예가 아니냐고 할 지 모르지만
무릇 생물의 번식과 성장이 어찌 인력의 투입만으로 이루어지랴.
노루귀...
내 기억에 이전에 노루귀를 찍은 적이 없었다.
야생화를 찍기 위해 먼 곳으로의 출사를 할 시간이 없는 나에게는
장거리 출사라는 것이 사치스러운 희망일 수 밖에 없다.
그 대신 기껏해야 가까운 곳의 식물원을 가고 또 가고 반복하는 것이
나의 출사인 셈인데 이번엔 운이 좋았던 것이다.
주위에 출사를 같이 할 만한 지인을 만들지 못한 것은 나의 잘못이긴 하지만
사실은 홀로 다니는 것도 그런 대로 괜찮다.
아무런 구애를 받지 않음...
그것 또한 얼마나 큰 축복 중의 하나인가.
어느 정도의 실력을 쌓고, 장비를 장만하고 한 다음에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하는 내 생각이 아직은 변함이 없다.
이러다가 때늦어 동호회에 가입하여 첫 출사를 하게될 경우엔
너무 삭아버린 신입회원에 실망하는 표정들을 양산하지나 않을까도 걱정이다.
노루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보다...
모처럼 꽃을 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