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말 없이 가르쳐주는 산악인의 스승
산은 단순히 흙과 바위, 돌과 초목만으로 이루어진 자연의 소산은 아니다.
산을 바라보거나 산을 오르는 사람에 따라 산을 생각하는 시각이나 생각도 제각기 틀리다.
산을 배우는 등산객이나 산악인의 마음가짐에 따라 산은 하나이지만 그 인상이나 감회는 천태만상일 것이다.
만일 산이 단순한 하나의 물체에 불과하다고 하면, 오늘날과 같이 많은 등산객이나 산악인이 생겨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뜻에서 산은 분명히 존재하는 실재 그 이상의 무엇을 우리에게 베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기에 수많은 등산객들이 틈만 생기면 산을 찾게 되고 산에 오르는 것을 즐기게 된다.
산은 묵중하다.
말이 없으면서 산은 묵직하다. 그것은 그 산이 높은 산일수록, 험한산 일수록 그리고 아름다운 산일수록 더욱 그렇다.
옛날부터 ‘어질고 착한 사람은 산을 즐기고(仁者樂山也),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즐긴다(智者樂水也)’라고 했다.
그만큼 산은 조용하고 정적이다. 실제로 산에는 바람소리하나 없고, 물소리 하나 없는 깊고 고요한 산속에서는 도토리 하나가
나무에서 떨어져도 먼 발치에서 소리가 들려올 만큼 산은 오직 조용할 따름이다.
말없이 가르쳐 주는 산
산은 그 같이 말도 없고 조용하지만, 그러나 그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묵시적으로 가르쳐 주고 있다.
그것은 산에 오르는 사람의 생각이나 마음가짐에 따라 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소중한 발견이고 교훈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뜻에 따라 산에 대해 느끼고 깨닫고 그리고 배울 것이 너무나 많다.
산에 대해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놀이터로만 생각하거나, 아니면 등산을 하더라도 그 스스로 깊이 사색하거나 생각을
가다듬지 않고 한다면 산을 통해 얻는 것은 너무나 단순한 것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러나 산을 즐겨 대하면서 생각을 깊이하며
산행을 하게 되면 산은 말없이 우리에게 갖가지 느낌을 주고 생각을 주고 깨달음을 주게 된다.
그런 뜻에서 산은 우리의 마음의 거울이며, 동시에 큰 스승이 될 수 있다. 산이라는 스승과 산악인이라는 제자가 마음속으로
서로 상통하여 일체화가 될 때 소중한 교훈과 철학과 진리를 깨닫게 할 것이며, 그렇다면 말 없는 산이 우리들 등산가나
산악인에게 주는 귀중한 가르침이란 무엇일까?
산은 묵직하다
산을 바라보는 순간 우리의 마음이 착 가라앉으며 차분해 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첫째, 산은 묵직하다. 그러기에 우리들 인간은 자연의 위대하고도 근엄한 자세 앞에서 압도 되게 마련이다.
산은 변화가 없다 심한 바람이 불고 장대비가 퍼붓고 번개도 치고 뇌성이 온 산을 진동시키며 눈보라가 치더라도 그것은
산의 표면에서 생겼다 끝나는 하나의 기후변화일 뿐 산 그 자체는 요지부동으로 추호의 흔들림이나 동요가 없다.
그야말로 산은 영원히 그 모습 그 자태를 간직하고 있다. 그 같은 대우주의 오묘한 섭리 앞에 소우주인 우리들 인간은
스스로 보 잘 것 없는 존재임을 자인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마음가짐이나 태도도 태산과 같이 의젓해야 한다. 우리는 그 어떤 외부의 충격에도 스스로의 자주성을 잃지 않고
자기의 판단, 자기의 선택에 의한 자기 실행을 스스로 책임을 다하는 자세가 요청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특히 산악인에게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등산하는 사람은 그 같은 근엄하고 의젓한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배워야 한다.
산은 정직하다
둘째, 산은 정직하고 거짓이 없다. 그만큼 산은 순수하기 때문이다. 산악인은 물론 많은 등산 애호가들은 때 묻지 않고
순수 무구한 산을 찾아 찌든 심신의 피로를 풀고 위로를 얻기 위해서일 것이다.
산은 위선도 없고 허세도 없다. 자연 그대로를 거침없이 우리에게 노출시키고 있다. 우리들 산악인도 솔직하고 정직해야 한다.
그리고 순수해야 한다. 우리들 인간이 정직하고 순수한 인간으로 자기회복을 한다는 석은 곧 우리가 자연으로 회귀함을 뜻한다.
특히 산악인은 앞장서서 자연으로 그리고 참다운 인간으로 환원돼야 한다. 그렇게 되면 이세상은 보다 참되게 착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수놓아지게 될 것이다.
산은 인자하고 평화롭다
셋째, 산은 인자하고 평화롭다. 세상의 그 어떠한 것보다 산은 너그럽고 만인에 대해 사랑을 공평하게 베푼다.
설사 잘못을 저지른 사람, 큰뜻을 이루려다 실패한 사람, 사랑을 하려다 실연한 사람, 건강관리를 잘못해 심신이 병든 사람,
몹쓸 죄를 지은 사람까지도 산은 따스하게 품어주며, 훈훈한 어머니의 품속처럼 우리를 어루만져주고 감싸준다.
산은 모든 사람을 가슴속에 품어준다. 그 얼마나 큰 관용일까?
산악인도 그래야만 한다. 산의 관용을 배우고 인자함을 터득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모든 인간관계와 사회관계 그리고 심지어는
국제관계까지도 너그러워 질 것이다.
산은 땀 흘린 보람을 가르쳐 준다
넷째, 산은 우리에게 땀 흘려 성실히 노력하는 보람을 만끽하게 한다. 무거운 짐을 지고육중 한 다리를 이끌고 먼 길을 걸어
오른 끝에 무리는 마침내 산꼭대기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있어 산정에 오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정상을 향한
산길을 재촉하면서 한발 한 발 더 높이 올라 설수록 우리의 시야는 넓어지고 경치는 더욱 가관이 된다.
그만큼 땀 흘려 인내하면서 스스로의 시야를 높였기 때문이며, 산밑에서나 또는 낮은 산등성이에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정경이 되며, 산행에는 에누리가 없다. 노력한 만큼 땀 흘린 만큼의 대가가 뒤따르게 됨을 산은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다.
천신만고 끝에 높은 산정에 도달한 순간 산악인이 느끼는 감회란 무엇일까? 그것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상쾌함 바로 그 것이다.
주위사방을 바라보는 순간 “정말 해냈구나” 하는 성취감을 만끽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그 동안의 피로와 고통을 참고 이겨 낸 끝에
얻어낸 소중한 영광이고 기쁨 그것임에 틀림없다. 정상정복은 그 같은 성취감뿐만 아니다. 거기에서 바라보이는 시야는 한없이
넓고 멀다. 우리는 보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 먼 곳을 바라 보아야 전체적인 연관성을 파악할 수 있데 된다. 모든 것은 전체적인
맥락에서 파악되고 이해 되어야 한다. 그것은 산을 관망하는 데에서도 그대로 통용되는 진리가 된다. 그 같은 진리를 산과 등산은
우리에게 엄격하게 교육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 산악인 들은 그것을 하나의 진리로 생활의 철리(哲理)로 겸허하게 수용해야
하며, 정당한 노동에 대한 응분의 대가처럼, 산은 무언중에 삶과 생산에 있어서의 땀의 대가라는 참된 의미를 터득하게 된다.
산은 과장과 허세가 없다
다섯째, 산은 겸허하다. 거기에는 그 어떤 과장도 없고 허세도 없다. 그러기에 산을 가볍게 보거나 산에 대해 경망하게 행동하는
사람을 산은 용납하지 않는다. 해마다 적지 않은 사람이 등산사고로 귀중한 생명을 잃게 된다. 그러나 따져볼 때 그 같은 산 사고나
희생이란 결코 산 그 자체의 본뜻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산사람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 겸손하고 신중하고 세심해야 할 등산객이나
산악인이 산이 간직한 근엄하고 중후함을 새기지 못하고 그 뜻을 저버림으로써 불행을 자초하는 결과를 자초하게 된다.
산악인은 언제나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산을 대함은 물론 산을 통해 배우고 깨닫고 그것을 거울 삼아 스스로의 인격을 도야해야 한다.
그뿐 아니라 산에 도전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연과의 조화와 균형을 통해서 일체화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산을 대할 때 산은 그야말로
어머니처럼 따뜻한 품을 열고 우리를 사랑스럽게 안아줄 것이다.
산악인 스스로가 오랜 등산을 통해 산이 간직한 그 같은 진리를 깨닫게 될 때 산악인은 스스로 한 단계 높은 등산객으로서의 인격과
품위를 갖추게 될 것이다.
언제나 산은 나의 스승이라는 마음가짐은 산을 위해서 나 등산가인 자신을 위해서나 소중한 기초 인식이 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등산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보산행시 가장 기본적으로 챙겨야 할것. (0) | 2010.05.18 |
---|---|
오르막길 숨차면 해 보세여..! (0) | 2010.05.18 |
단체 산행시 지켜야할 수칙 (0) | 2010.05.18 |
산행에 필요한 스트레칭 (0) | 2010.05.18 |
*하산시 무릎 아프신 분* (0) | 2010.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