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시절 춘자가 면회 왔을때, 그날밤 보낸후 아침 이불 깃에서 밤꽃 냄새가 난다고했다. 어느날, 빨래통에 던져 놓은 속옷 들추어내어 암개처럼 킁킁 거리며 코를 벌름 거리던 춘자가 밤꽃 냄새가 난다 하기도 했다. 희끄므리 흉칙한 모습 감추지 못하고, 가지마다 털이 돋아난 징그런 밤꽃을 춘자는 참 좋아했다. 밤꽃 냄새를 좋아했던 춘자.... 밤꽃 흐드러지게 피는 유월이면 춘자가 생각난다. 지금쯤, 밤꽃이 피는 유월 어디쯤에.. 그 냄새 떠올리며, 매일같이 밤나무 밑을 서성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상기된 얼굴로 바지춤 올리면서 일어서는 사내 몸에서도 밤꽃 냄새가 났다. 유월만 되면 몸 구멍구멍마다 밤꽃 냄새에 희열이 솟구친다. 춘자가 아닌, 사내를 경험한 그 누구라해도, 밤꽃 흐트러지게 만개한 그 밑을 지나치는 이세상 모든 여인들의 심금을 울리고야 마는..... 그런데 참 궁금한것이... 다른 꽃은 전부 향기라 하는데, 왜...밤꽃만 냄새라 하는지 모르겠다.........작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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