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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삶을 배운다! 자연의 품에 안겨 기르는 호연지기

박상규 2010. 7. 27. 22:01

 

산에서 삶을 배운다! 자연의 품에 안겨 기르는 호연지기

따사로운 햇빛과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기분 좋은 6월, 본격적으로 산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계절마다 시시각각 색다른 매력을 선보이는 산이지만, 특히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산에 올라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자 하는 것. 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두 발로 뚜벅뚜벅 걸으며 싱그러운 공기를 마시고, 꽃과 나무가 건네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등산은 그저 취미생활이 아닌 ‘삶의 일부’로 여겨지게 될 거라고. 이번 주말에는 가까운 산을 찾아 푸르른 자연의 품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
산악동호회 천지(http://cafe.naver.com/solo2040)에서 활동하고 있는 심재영 대장은 매주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산에 오른다. 서울 시내와 근교 산은 물론이고 설악산 등 국내 곳곳의 명산을 찾아다니며 산을 통해 즐거움을 얻고 인생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2004년 동호회를 결성한 뒤로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주말마다 배낭을 둘러메고 집을 나선다.

“원래는 사진 찍기, 특히 풍경이나 야생화 찍는 것을 좋아해서 혼자 자주 산에 올랐어요. 어느 날 오르막을 오르다 넘어져서 바위 틈 사이에 끼어버리는 작은 사고를 겪은 뒤로는 대학 친구와 함께 동호회를 만들어 사람들과 함께 산을 오르고 있어요.”

호젓하게 혼자 오르는 산도 좋지만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찾는 산 또한 여러모로 즐겁다. 힘들 때는 서로 의지하며 기운을 얻을 수도 있고 혼자서는 보지 못했던 자연의 아름다움을 같이 발견하기도 한다. 또 좀 더 먼 산으로 원정을 떠날 때 역할 분담이나 경비 절약 면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다만, 여러 사람과 함께할 때는 분위기에 휩쓸려 무리하게 산행을 진행하지 않도록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 자신의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이 관건.

“이제껏 수많은 산행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이 바로 자신의 체력 조건이나 생활 환경을 고려해 무리 없는 산행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저나 저희 산악동호회 인솔자들은 절대로 ‘목표’나 ‘속도’를 강요하지 않아요. 산행의 정답은 없어요. 자신이 좋은 만큼, 좋은 것들을 보면서 즐기면 돼요.”

최근 4, 5년 사이 등산 인구가 부쩍 늘어나면서 산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조금씩 달라졌음을 느낀다. 예전에는 등산을 그저 여러 운동 중 하나로만 생각하고 기록이나 시간에 집착하던 것에 비해 요즘은 산 자체를 느끼고 즐기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또한 중·장년층의 취미로 인식되던 등산이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인기 있는 여가활동으로 인식이 확산되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심 대장은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산에 오르며, 함께하는 이들과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도 품어본다.

산에서 삶의 자세를 배우다
사시사철 달라지는 자연의 풍경에 취해보는 것도 등산의 크나큰 즐거움 중 하나라는 심재영 대장. 봄은 봄대로 화려하고, 여름은 여름대로 쾌감이 있고, 가을은 가을대로 볼거리가 많아 좋지만 그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눈 덮인 겨울산이다.

“제가 워낙 꽃을 좋아하니까 봄에는 아기자기한 꽃들을 발견하느라 완전히 정신이 팔려요.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에는 땀을 뻘뻘 흘려가며 뜨겁게 달궈진 바위 능선을 따라가는 매력이 있고요. 가을은 평소 등산을 즐기지 않는 분들도 한 번쯤은 산을 찾을 만큼 단풍도 곱게 물들고 시선 둘 곳이 많아 좋죠. 하지만 진짜 산을 오르는 묘미는 겨울에 있는 것 같아요. 겨울에는 근교 산도 좋지만 설악산같이 멀리 떠날 때가 많은데 야간에 한계령에서 대청봉을 향하다 보면 저희 일행뿐만이 아니라 각지에서 모여든 수십여 명이 함께해요. 서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헤드랜턴을 비추면서 한 발 한 발 올라가는데, 능선 중턱에서 뒤돌아보면 정말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큼 멋있어요. 또, 나무나 풀 등으로 가려져 있던 길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갈 길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어떤 깨달음 같은 걸 느끼기도 하고요.”

산을 다니면서 얻게 된 것은 활력과 건강뿐만이 아니다. 이처럼 삶에 대한 자세를 배우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게 된다. 숨이 차도 묵묵히 발걸음을 옮기며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일상생활 속에서도 나 자신이 조금씩 변화하게 됨을 느낄 수 있다.

“진정한 산의 매력을 잘 몰랐을 때는 그저 열심히 정상까지 올라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경치 앞에서 사진 찍는 게 등산의 전부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제는 멋진 나무, 아름다운 꽃, 시원한 계곡 물 등을 있는 그대로 보면서 느끼고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그러다 보니 점점 허리를 숙이게 되더라고요. 자세를 낮추고 반 보만 늦게 걷다 보면 아름다운 것들이 눈에 더 많이 들어와요. 그렇게 여유와 겸손을 실천할 수 있게 된 것이 산이 제게 준 가장 큰 가르침이에요.”

산행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안전수칙 10가지
1 자신의 능력을 벗어나는 곳은 오르지 않는다.
2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다.
3 필요한 지식, 기술, 경험을 배운다.
4 최소한 3명이 함께 간다.
5 필요한 장비, 의류, 식량을 휴대한다.
6 통신수단을 확보한다.
7 자기 위치를 확인하며 오른다.
8 체온을 유지한다.
9 등산 중에 술을 마시지 않는다.
10 일행과 떨어지지 않는다.


>> 등산, 건강하게 즐기자
등산이 주는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무가 따른다.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는 기본 체력을 기르는 일부터 준비물까지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너무 ‘가볍게’ 혹은 ‘무리하게’ 생각한다. 충분한 스트레칭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빨리 산을 오르는가 하면, 날씨가 따뜻하다는 생각에 체온을 유지할 만한 옷 한 벌 갖추지 않은 상태로 길을 나서기도 한다. 허리와 다리를 튼튼하게 하고 심폐 기능을 향상시키며 스트레스까지 날려주는 최고의 운동인 등산. 이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더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1. 충분한 준비운동을 한다. 등산은 운동 시간이 길고 열량 소모도 큰 운동이다. 빨리 산에 오르고 싶은 마음에 무턱대고 등산을 시작했다가는 금방 지치는 것은 물론 부상의 위험도 따를 수 있다. 모든 운동은 시작하기 전 워밍업을 해야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법. 등산 전에도 스트레칭 등의 충분한 준비운동은 필수다. 준비운동은 본격적인 운동 시작 전 체온을 높여줘 신체 각 부분이 활성화되고 대뇌 흥분지수가 높아져 힘든 운동을 하더라도 덜 힘들게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다. 등산은 강도 높은 운동은 아니지만 평지와 달리 가파른 경사를 오르는 것이므로 평지에서 걷는 것에 비해 약 6배 정도 체력 소모가 많다. 따라서 산길을 오를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을 비롯한 온몸의 큰 근육들을 부드럽게 풀어주면서 신체에 ‘시동을 걸’ 준비를 철저히 하도록 한다. 산을 내려온 다음에도 허벅지와 종아리를 가볍게 주물러 근육을 이완시키며 정리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2. 처음에는 최대한 천천히 걷는다. 여러 사람과 모여 등산을 시작하면 꼭 ‘마음만 벌써 정상에 올라가 있는’ 이들을 보게 된다. 특히 등산 시작 초반에는 체력과 의욕이 충만한 상태이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운동은 심장에 부담을 줘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 산에서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을 겪은 환자들을 살펴보면 등산한 지 30분 안에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산행 초반에는 평상시 자신의 보행 속도의 1/2 정도로 걷는 것이 좋다. 자신보다 보행 속도가 빠른 이들이 자신을 앞질러가더라도 조급해하지 말고 20~30분 동안은 그 속도를 유지하도록 한다. 너무 천천히 걸으면 운동 효과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 부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전문가들은 등산을 할 때 ‘숨이 턱까지 차올라 헉헉대는 정도’로 운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하체 근력이 약해지므로 초반부터 무리하지 않도록 한다.

3. 바른 자세로 걷는다. 가장 크게 하는 실수가 울퉁불퉁한 길이다 보니 발의 앞부분만을 사용해 걷는 것이다. 하중을 앞으로만 싣게 되면 다리에 무리가 가고 체력 소모도 심해진다. 아무 생각 없이 걷지 말고 되도록 등산로에서 발 전체를 내딛을 수 있는 곳을 골라 발바닥 전체가 닿을 수 있게 걷는 습관을 들인다. 또 뒷발을 쭉 펴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 발을 내딛는 것도 무척 나쁜 자세다. 특히 빨리 산을 오르려는 사람들이 주로 이렇게 많이 걷는데 이때 뒤쪽 다리는 계속 긴장 상태에 있게 된다. 리듬을 타고 걷는다는 생각으로 뒤쪽 발을 쭉 펴고 내딛는 발에 체중을 실어 걸음을 옮기도록 한다. 발끝과 무릎이 일자가 되도록 걷는 것도 중요하다. 팔자걸음으로 걷게 되면 무게중심이 왔다 갔다 하게 되므로 에너지 소모가 더욱 크다. 평지에서는 운동부하가 적기 때문에 큰 무리가 없지만 산에서 팔자걸음을 걷게 되면 몸의 중심축이 흔들려 자신도 모르게 힘을 더 쓰게 되기 때문이다. 또, 경사가 심한 곳에서는 보폭을 작게 하는 것이 좋다. 경사진 곳에서 보폭을 크게 하면 체중부하가 심해져 허리와 관절에 무리가 가고 몸의 중심이 흐트러질 수 있다.

4. 휴식은 최대 5분을 넘기지 않는다. 등산가들 사이에서는 ‘쉴 때 배낭을 벗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이는 휴식을 길게 가지면 안 된다는 뜻이다. 인간은 뇌가 발달해 몸 전체 혈액순환 비중의 40%가 머리에 사용된다. 하지만 운동을 할 때는 몸을 사용하게 되므로 혈액을 몸 쪽으로 내려줄 필요가 있다. 이는 운동을 하다가 몸이 점점 힘들다는 것을 인식하면 저절로 바뀌게 되는데 이 순간 휴식을 취해버리면 몸으로 내려오던 혈액이 다시 위로 올라가게 된다. 맥박이 한 번 떨어지면 다시 심장이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므로 되도록 5분 이상 쉬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몸의 부조화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너무 잦은 휴식도 삼간다. 보통 자신의 심폐능력의 한계까지는 휴식 없이 진행하는 것이 좋다. 운동이론에서 말하는 ‘사점(Dead Point)’ 근처까지 갔을 때를 말한다.

5. 오르막과 내리막에서 주의할 점이 다르다. 오르막에서는 발 앞꿈치를 구부리며 체중을 싣고 걷는 것이 좋다. 경사가 심할 때는 손을 사용해 다리에만 무게중심이 쏠리는 것을 막는다. 상체를 살짝 앞으로 굽히되 목과 허리는 똑바로 세우고 눈은 5~6m 앞을 바라보며 걷는다. 계단을 오를 때는 특히 발 전체로 걷도록 신경 써야 한다. 근육의 특정 부분에만 하중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내리막길은 오르막길에 비해 상대적으로 힘이 덜 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지만 등산 후 다리가 쑤시는 등의 근육통은 내리막길에서 제대로 걷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래 사람은 근육이 수축된 상태에서 강한 힘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일상에서 수축성 근육은 충분히 연습되어 있다. 하지만 근육을 늘린 상태에서 힘을 쓰는 경우는 드물어 발달되어 있지 않은 데 비해 내리막길에서는 허벅지 앞쪽 근육을 늘리며 걷게 된다는 것이 문제다. 이 경우 근육세포가 다치기 쉬우므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 내리막길에서 엉덩이부터 주저앉듯이 걷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몸의 균형이 깨져 위험하므로 체중을 발 끝에 골고루 싣고 걷기를 권한다.

<■ 글 / 이연우 기자 ■ 사진 / 강은호 ■ 도움말 / 원종민(코오롱등산학교 강사) ■ 의상 협찬 / 라푸마> setFontSiz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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