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그리움이 머무는 카페에서
불속에서도 타지않던
한잔의 샘물같은 가슴이었어요
아카시아 향기에 취한 카르멘의 몸부림처럼
그대 안에서 하얗도록 까맣도록 타버렸습니다
물속에서도 스미지 않던 마음
한줄기 빗물에 하염없이 젖어드는 건
작별의 어깨 너머로
한잎 낙엽이 그대 옷깃처럼 나부끼는 까닭입니다
물안개 핀 유이창에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내 사랑의 연주자여
그대는 오늘도 숨이 멎은 채 살아있군요
그리움이 머무는 카페, 저 멀리서
은은한 풍금소리가 아득히 안개처럼 밀려옵니다
슬픈 눈동자에 하얀 눈물이 고여드는 소리
그 소리에 창가의 촛불이 흔들리고
떨리는 불빛 아래에서
나는 잃어버린 편지를 읽네
흐린 사랑의 이야기
그대는 벌써 잊었겠지만..
- 이 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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