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도시는 세월을 살았다
둘, 그들은...
둘인 그들은..
그 땅과 그 태양을 사이에 두고
어디로 가서
어느 즈음에 만날까
파란 하늘가에 심던 꿈
앞이 보이지 안을때까지
손을 잡고 먼 길을 달려 왔다
돌아 보면 쓸쓸함, 빈 손
도시는 소년의 봄을 반추하며
흐려지는 눈을 비빈다
저 별이 너일까
소년은 떨리는 손과 발에
목양말 두르고
별빛으로 도시를 내리고
밤마다 편지를 쓰고
바람이 자는 밤
하늘의 고요한 노래가 들리면
하얗게 바랜 머리 위로
더듬거리는 지팡이 소리
이따금씩 기다림의 창에 생채기 내는 파열음
귓전에 부딪는다
*
*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그때에는 손전화라는게 없었어요
그래서 우체부 아저씨를 기다리며
손편지를 받고
예쁜 편지지에 연필로 꼭꼭 눌러 쓴
답장을 보내곤 했지요.
긴 시간 되돌아가 예쁜 소녀가 되어봅니다.
해맑은 눈빛의 소년이 걸어 옵니다.
나를 기억합니다
입가에 쳐진 주름 부끄러워 하지 않고
손을 잡습니다.
우리를 지켜준 작은 그리움의 끈하나 있어
이렇게 웃을 수 있노라고...
마음에 담아둔 기억
꺼내어 보고싶은 날입니다.
봄의 입김이 유혹하는
풀 숲으로
기다림을 찾아 걷노라니
하얀 구름이 어께를 안아 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