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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산
박상규
2009. 6. 4. 14:22
불암산 508m
위치:
서울시 노원구-경기도 남양주시화접리
코스:
불암동-불암사-폭포-안부-암릉-정상-석천암-불암사(불암사 코스)
상계역-공원관리사무소-정암사-안부-정상-북릉-덕릉고개-수락산(정암사 코스)
당고개역-천보사-정상(천보사코스)
교통:
석계역에서 45-2번버스나 803번 탑승, 종점에서 하차
지도:
불암산 산행지도
문화재와 볼거리:
석씨원류경판(보물), 마애불
사진:
불암산화보
산행:
<> 사진, 별도화보, 지도(산행기텍스트포함) -->그래픽판
남양주시 화접리 불암사로 들어가면서 본 불암산은 끝이 뾰족하고 정상부가 유난히 하얀 삼각형 암봉으로 다가설수록 신비스러운 느낌에 가까운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불암산은 서울의 주요산 가운데 가장 낮은 507m에 지나지 않으나 사람들을 매혹하는 빼어난 암봉임이 여기서도 확인된다. 상계동쪽에서 볼 때 조금은 펑퍼짐해 보이는 넓은 슬랩지대와 암봉이 화접리에서 불암사로 들어가는 길에서 보면 날카로운 첨봉으로 보인다. 처음 찾는 사람은 푸른 하늘아래 높이 솟은 저 하얀 암봉에 서면 내마음은 한마리의 새처럼 느껴지겠지... 뭐 이런 생각이라도 하면서 다가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러번 오르는 사람들은 거기에서 햐얀 넓은 슬랩과 화강암 암릉이 줄 수 있는 바위와의 끈끈하고 상큼한 교감을 느끼거나, 바위가 발에 쩍쩍 들어붙는구나 하고 느끼며 경쾌하게 암릉을 타는 자신을 그려보거나 아니면 정상에 오르는 순간 낮은 산이란 느낌은 사라지고 광활한 조망이 전개된다는 언제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기대감을 느끼거나 초보자가 암릉에서 쩔쩔매는 것을 보며 나도 한때는 저랬지하면서 스스로 흐뭇해하며 날다람쥐처럼 사쁜사쁜 소나무 우거진 바위암릉을 올라가며 불암산의 재미를 만끽할지도 모를 일이다.
사진:정상에서 본 수락산과 북쪽 암릉
유스호스텔을 지나 조금 올라가면 불암사 일주문이 보이기 시작한다. 곧 이어 주차장이 나오고 그 다음은 불암사의 당우들이 눈에 띈다. 불암사는 신라의 헌덕왕때(서기 824년) 지증국사가 창건하고 도선국사와 무학대사가 중창한 절로 전해진다. 조선조 세조때 4대 원찰(왕가에서 부처에 빌 일이 있을 때 명복을 빌었던 절. 궁에는 내원당이 있었음)을 정했다는데 이때 동불암(불암사), 서진관(진관사), 남삼막(삼막사), 북승가(승가사)로 정해졌다는 것이다. 불암사의 문화재로는 조선조 현종 14년에 판각한 석씨원류경책목판 212판(보물 591호)과 지장경언해 30종 379판(유형문화재)이 있다.
불암사경내에는 불암산 능선 방향으로 큰 바위에 마애불이 새겨져 있다. 근년에 새긴 마애불로 말하자면 현대 마애불이다. 우리나라 마애불의 전통을 이으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경내에 들어서기전 조그마한 개울을 건너 언덕위에 높이 얹혀있는 바위쪽으로 나 있다. 이 큰 바위에는 일종의 벽감같은 홈이 여러개 형성되어 있어서 기묘한 느낌을 준다. 이곳을 지나 올라가면 길이 나뉘는데 오른쪽으로 가는 길은 불암산 정상으로 바로 올라가는 길과 석천암쪽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 길은 폭포옆으로 난 길이다. 석천암쪽 길과 뒤에 말한 길은 나중에 능선 아래서 합쳐진다. 그러나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세미클라이밍이 필요한 길인 듯 길의 모양으로 보아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은 모양이다.
폭포는 줄잡아 20m는 훨씬 넘을 듯한 규모가 큰 폭포이지만 워낙 계곡의 규모가 작아 수량이 시원치 않다. 그러나 이 폭포를 보면 불암산이 바위산이라는 것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한 여름 장마철에 오면 그런대로 볼만한 폭포를 구경할 수 있을 듯하다. 폭포위쪽은 밋밋한 육산 산사면으로 바위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소나무숲이 나오면서 경사가 급해진 뒤 마루턱을 올라서면 주능선이다. 봉화대가 있는 불암산 남봉격인 420m봉과의 안부에 해당되는 능선이다. 이정표가 서 있는데 여기서 용천약수가 300m, 불암산 입구가 700m라고 적혀 있다. 이 안부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북한산, 도봉산이 서쪽 하늘 아래 스카이라인을 이루고 있고 상계동의 아파트지대가 산아래 보인다. 북한산-도봉산에서 수락산-불암산까지 사이의 들판은 모두 아파트지대로 변모하였다. 안부에서는 불암산 정상과 정상보다 조금 낮은 북쪽 암봉이 나란히 솟아 있는 것이 소나무숲 위로 보인다.
조금 올라가면 화강암 암릉 사이사이로 소나무가 서있는 슬랩지대다. 불암산의 바위잔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서쪽에서 올라왔다면 엄청난 규모의 슬랩을 이미 경험했겠지만 불암동에서 올라왔다면 여기서 본격적인 바위가 시작된다. 경사는 비교적 완만하여 초보자라도 조금만 익히면 금방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경사가 급해지면서 당황해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이럴 경우 조금 완만한 쪽을 선택하여 올라가면 된다. 문제는 그 다음 나타나는 본격적인 암릉길. 왼쪽 아래는 비스듬한 슬랩지대이지만 단애를 이루고 있고 오른쪽은 오른쪽 대로 가파른 경사암반이어서 조금 신경이 쓰이는 곳이다. 여성등산객들이 긴장하면서 내려오는 것이 보인다. 이곳 코스의 발디디는 곳은 마치 샌드 페이퍼로 갈아 놓은 것처럼 화강암의 미세한 알갱이가 모래를 이루고 있을 정도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니면 바위가 이렇게 마모될 수도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이곳을 지나면 정상 바위군아래를 횡단하여 바위사이로 들어서서 약간의 세미클라이밍(초보자는 도움을 받아야 한다)끝에 정상아래에 설 수 있다. 정상은 다시 바위를 깎아 발 디딜 데를 만들어놓은 대로 계단식으로 올라가면 된다. 아니면 릿지화나 암벽화라면 암사면을 그냥 올라설 수도 있다. 그러면 정상이다. 불암산 주변에는 큰 산이 없고 넓은 산간분지나 평야지대가 많아 전망이 좋다.
평일인데도 많은 사람이 올라와 있다. 대부분이 중늙은이들인데 초로의 노인들임에도 바위위를 걷는 것을 보면 여간 날렵한 게 아니다. 불암산을 두고두고 오르내리는 분들임을 알 수 있을 듯하다. 그만큼 불암산은 시민과 가깝다. 강풍은 아니나 바람이 꽤 분다. 날씨는 조금 뿌옇게 흐려 공기가 투명하지는 못하다. 그럼에도 바람이 차가운 것을 보면 이제는 방풍의 없이 산행을 하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음을 짐작케 한다. 멋모르고 땀 들인다고 셔츠차림으로 서 있다가는 영낙없이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 불암산 정상을 이루고 있는 바윗덩이들은 하얀 화강암으로 그 형상이나 색깔이 수려하지만 이름을 새긴 자국이 숱하게 남아 있어서 아쉬움을 더하게 한다. 그리고 무슨 현상인지 모르지만 바위색깔이 마치 검은 물감을 흘려놓은 것처럼 이 귀퉁이 저 모서리가 거무스럼해지는 것은 대기오염 탓인가 싶다. 어쨌거나 불암산 정상, 바위위에 앉아 동서남북으로 둘러보는 재미는 산행의 클라이맥스를 즐기는데 손색이 없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정상에서 북쪽 암릉의 동편에 발달한 슬랩지대를 자일없이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산악구조대원들이 훈련하는 것이라고 한다. 수락산-불암산이 보통산인가. 온통 바윗덩이로 무장하듯한 암봉들인데 불암산을 지나고 봉화대를 넘어가면서 숫기는 사라지고 바위는 흔적이 없고 널부러진듯한 형세로 네 다리를 뻗은 듯 펑퍼짐한 언덕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 남으로 보인다. 바위산에서 울창한 송림으로 뒤덮인 불암산의 꼬리격인 낮은 구릉지대를 보고 있으니 상전이 벽해가 되는 시초도 처음엔 저렇지 않았나 싶다. 한가지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것은 그 밋밋한 꼬리라도 그대로 두고 평야지대로 이어지게 한 배려(?)이다. 저런 곳에다 골프장을 내거나 아파트를 짓는다고 축대를 쌓거나 능선을 뭉텅 잘라냈다면 불암산은 꼬리잘린 호랑이 신세가 되었을 것이다. 현재 그곳은 태릉 선수촌이 아닌가 싶다. 하산길은 교통편을 생각하여 어느 길이든지 원하는대로 잡을 수 있다. 불암사쪽으로 다시 내려온다면 석천암을 지나 내려올 때 동굴형 암자를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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