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모든것

충청남도의 산/서산 팔봉산

박상규 2009. 6. 4. 14:25

충청남도의 산/서산 팔봉산
양길리~1봉~정상~운암사터~양길리…약 5㎞ 3시간 30분 가로림만 조망 빼어난 옹골찬 산
글·사진 진우석 기자



 ◇ 합천 매화산을 연상시키는 팔봉산 정상은 빼어난 바위미와 태안 가로림만 조망이 압권이다.


팔봉산’ 하면 홍천강에 발목을 담근 홍천 팔봉산이 떠오르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서산 팔봉산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서산 팔봉산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아 서산과 태안의 산꾼들이 독식했으나 백두대간 붐에 이은 정맥과 지맥 종주 붐에 의해 숨어있는 팔봉산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서산시청에서 꾸준하게 팔봉산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작업도 유명세에 한몫했다.
매년 6월 중순에 열리는 축제인 ‘팔봉산 감자 캐기’ 행사는 올해로 5회를 맞았다.
덕분에 팔봉산과 서산 특산물 감자와 마늘이 넝쿨째 알려지게 되었다.
팔봉산은 백두대간 체계에서 13정맥 중의 하나인 금북정맥 상에 있는 봉우리다.
따라서 팔봉산에서 서쪽으로 길을 잡으면 태안의 백화산(284m)을 거쳐 정맥의 종점인 안흥진에 이르고, 동쪽으로 능선을 따르면 예산의 명산 가야산(678m)과 덕숭산(495m)을 거쳐 청양의 백월산(395m), 공주 차령, 천안의 성거산(579m), 경기도 안성의 칠현산(516m)을 지나 금북정맥의 시발점인 칠장산(492m)에 이르게 된다.
칠장산은 다시 한남금북정맥으로 이름을 바꾸어 백두대간의 속리산과 연결된다.
백두대간 체계에서 팔봉산을 정의하면 안성 칠장산에서 시작된 금북정맥이 서해를 향해 흐르면서 내포 지방에 가야산과 덕숭산이란 출중한 산을 빚어내고 그 맥을 서해에 가라앉히기 직전에 용트림하며 암릉을 빚어낸 2개의 산 중 하나로 요약할 수 있겠다.
2개 중 나머지 하나는 태안의 백화산이다.
팔봉산의 매력은 첫째 정상 부근의 빼어난 바위미와 발밑에서 장쾌하게 드러난 태안반도 가로림만의 푸르름, 둘째 산행에 부담이 없어 가족 단위로 찾을 수 있고 수도권에서 2시간 내외로 도달할 수 있는 거리, 셋째 산행 후 서산과 태안의 바닷가를 즐길 수 있는 장점 등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 팔봉산은 1봉~4봉까지 바위산이고, 5봉~8봉은 육산이다. 1봉의 바위에 고사리류 풀이 귀엽게 자라있다.


산길
팔봉산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1봉~8봉이 이어져 있다.
그 중 암봉으로 이루어진 1~4봉은 바위미가 빼어나고, 가로림만 전망도 훌륭하다.
반면 5~8봉은 야산 같은 육산으로 그다지 볼 게 없다.
따라서 1봉~8봉을 종주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으므로 산의 핵심인 1~4봉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
등산로는 팔봉산의 남쪽과 북쪽에 나있다.
남쪽은 서산~태안으로 연결되는 32번 국도 어송리, 북쪽은 양길리에 있다.
일반적으로 원점회귀 산행을 하는 대부분 등산객은 양길리 들머리를 이용한다.
정상인 3봉이 가깝고 주변 풍경이 빼어나기 때문이다.
반면 1~8봉 종주하는 등산객들은 남쪽 어중리를 주로 이용한다.
팔봉산을 찾는 등산객들은 양길리~1·2·3봉~운암사지~양길리 원점회귀 코스를 애용한다.
본지에서도 교통이 편리하고 볼거리가 많은 양길리 원점회귀 산행을 소개한다.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산은 생각보다 가깝다.
서산나들목에서 확장된 32번 국도를 타면 서산을 지나 팔봉면에 닿는다.
양길리 널찍한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등산로 초입에는 동네 아주머니들이 농사지은 감자·마늘 등으로 좌판을 벌였다.
그것들은 모두 서산·태안 특산물이다.
한쪽에서는 감자 부침개 굽는 냄새가 요동친다.
꿀꺽! 냄새의 유혹을 뿌리치고 산길로 들어서면 시원한 솔숲이 펼쳐진다.
임도가 나있는 솔밭을 15분 걸으면 거북이샘이 보이고 만세팔봉(萬歲八峰) 빗돌이 서 있는 널따란 쉼터에 닿는다.
본격적인 산행은 이곳에서 시작된다.
완만한 경사의 계단 길을 10분 오르면 벌써 능선이다.
이곳은 1봉과 2봉 사이의 안부로 사거리다.
왼쪽이 1봉, 오른쪽은 2봉을 경유 3봉 정상, 직진하는 길은 정상으로 향하는 우회로다.
나중에 이곳 우회로를 통해 하산하게 된다.
산행은 우선 1봉에 들렀다가 2봉과 3봉을 차례로 들르고, 3봉 4봉 사이로 난 우회로를 따라 하산하게 된다.
산행 방향은 험로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정상에 올라선 다음 비교적 안전한 운암사터를 거쳐 다시 안부로 돌아오는 게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우선 1봉으로 향한다.
안부에서 5분이면 바위들이 자유롭게 쌓여 있는 정상 지대에 닿는다.
바위들이 앞을 막고, 둘러봐도 고정로프가 없어 막막하지만 자세히 바위 지대를 보면 가운데 작은 틈이 있고, 그 틈을 지나 건너편으로 갈 수 있다.
건너편에서는 널찍한 바위가 많아 간식을 먹으며 쉬기 좋고 전망도 끝내준다.
우선 북쪽으로 장쾌한 가로림만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뒤로는 2봉과 정상 3봉이 우뚝하다.
362m의 높이가 믿기지 않는다.
적어도 500m는 넘어 보인다.
다시 안부로 내려와 2봉으로 향한다.
길은 제법 가파르고 철계단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철계단을 올라 10분 지나면 2봉을 은근슬쩍 넘어서고 곧 헬기장이 나온다.
헬기장에서 정상을 한번 쳐다보고 걸으면 이번에는 긴 철계단이 나타난다.
철계단 안쪽은 통천굴인데, 이 굴을 통과하면 정상이 코앞이다.
철계단보다는 통천굴을 통과하는 것이 좀 더 극적이다.
꼭 지리산 통천문을 통과하는 것 같다.
팔봉산 정상은 인접한 두 개의 봉우리가 서로 마주보고 있는데, 두 봉우리 모두 정상 비석이 서 있다.
따라서 정상이 두 개다.
정상은 마치 가야산의 매화봉을 보고 있는 듯하다.
팔봉산은 362m이고, 매화봉은 1000m가 넘는다.
팔봉산은 매화봉보다 높이는 까마득하게 낮지만 바위미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가로림만은 날이 흐려 가물가물하지만 역시 정상에서 가장 넓게 보인다.
또 남쪽으로 4봉~8봉으로 이어진 팔봉산 주릉도 잘 보인다.
정상에서 4봉으로 가는 길은 두 가지다.
두 개의 정상 사이 안부에서 내려가는 길과, 두 번째 정상에서 능선을 타는 길. 첫 번째가 쉽고, 두 번째는 암릉을 내려와야한다.
암릉길을 택해 조심조심 내려서면 3봉과 4봉의 안부에 닿고, 이곳에서 길이 갈린다.
4봉은 능선을 밟으면 되고, 동쪽(왼쪽) 길을 잡으면 운암사터를 거쳐 1봉과 2봉 사이의 안부에 이른다.
즉, 2봉과 3봉을 우회하는 길이다.
등산객들은 우회로를 타고 원점회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4봉에서 보는 3봉 조망이 좋기 때문에 4봉까지 갔다가 되돌아와 운암사터로 가는 것이 좋겠다.
안부에서 10분 발품을 팔면 역시 암봉인 4봉이다.
이곳에서 3봉의 바위미가 가장 아름답게 보이다.
전국 바위경연대회가 열린 듯,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는 바위들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4봉에서 철계단을 내려서면 다시 능선을 만나고, 이곳에서 8봉까지는 40분 걸린다.
소나무가 많은 야산 분위기로 그다지 볼 게 없다.
왔던 북쪽 방향으로 10분 능선을 밟으면 3봉과 4봉 사이의 안부에서 운암사터 가는 길을 만난다.
길은 완만한 내리막으로 운암사터까지 15분 걸린다.
운암사터는 대나무 숲이 그윽하고 팔봉산 정상이 잘 보이는 전망 좋은 터다.
분위기 좋은 이런 곳을 우리 선조가 가만 놔둘 리 없다.
운암사는 언제 폐사됐는지 알 수 없지만 기상 곧은 스님을 배출했을 것이다.
계속 길을 따르면 1봉과 2봉 사이의 안부에 도착하며 원점회귀가 된다.
하산하면서 참으로 ‘옹골찬 산’이란 말이 입가에 맴돌고, 태안의 바다가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걸음이 빨라진다.

 ◇ 팔봉산에서 가까운 구도항. 횟집이 있어 산행 후에 뒤풀이 장소로 좋다. 여름철 별미인 ‘박속밀국낙지’를 먹을 수 있다.


교통

자가용은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산나들목을 나온다.
이어 새로 확장된 32번 국도를 타고 서산 시내를 지나 태안 방향으로 진행하다 어송삼거리에서 팔봉산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한다.
이정표를 보고 어송리 팔봉산 주차장으로 향한다.
정상이 가까운 양길리 들머리로 가려면 어송리에서 팔봉면을 거쳐야 한다.
어송리에서 양길리까지 10분 걸리고 역시 팔봉산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된다.
대중교통 서울강남고속버스터미널(호남선)에서 서산행 고속버스 06:00~21:5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소요시간 1시간50분, 요금 6400원. 서울남부터미널(521-8550)에서 서산행 직행버스는 1일 37회, 06:30, 06:40, 07:05, 07:35, 07:55, 08:00, 08:20, 08:50, 09:00, 09:20, 09:50, 10:10, 10:25, 10:50, 10:55, 11:15, 11:40, 12:00, 19:10 운행한다.
2시간 소요되고 요금 은 6400원.서산버스터미널에서 팔봉면 순환 시내버스(서령버스 041-669-0555) 06:30, 06:35, 08:10, 09:00, 09:50, 10:50, 12:00, 13:20, 13:50, 14:30, 15:30, 16:35, 17:00, 18:10, 18:50, 19:30에 출발한다.
양길2리 시내버스정류장까지 가는데 순환코스 따라 30분~1시간 소요. 서산에서 어송2리(어송삼거리) 버스정류장까지는 시외버스와 시내버스 자주 운행한다.
시외버스의 경우 요금 850원, 10분 소요.

숙식
최근에 팔봉산 주변에 펜션이 많이 생겼다.
어송리에는 행복한세상(041-663-8577, hhappy.com)과 천송펜션(041-664-3536, chunsong.co.kr)이 대표적이다.
양길리에는 팔봉산민박(011-379-6531), 팔봉산에서 가까운 호리에는 호리펜션(041-664-6777, horips.com)이 있다.
산행 후에는 양길리 주차장에서 동네 아주머니들이 파는 감자전(3000원)에 막걸리로 간단하게 목을 축이고, 팔봉산에서 가까운 호리 포구에서 하산주를 하면 좋겠다.
구도횟집(041-662-6117)이 유명하다.
가로림만 개펄에서 잡히는 세발 낙지가 제철이다.
서산·태안 사람들은 박속밀국으로 먹는다.
박속과 함께 야채를 넣어 끓인 물에 낙지를 살짝 데쳐 갖은 양념을 한 소스에 찍어 먹은 뒤 국물에 밀국(칼국수)을 넣어 끓이는 밀국낙지탕은 시원하고 담백함이 으뜸이다.
여름철에는 횟집과 식당에서 맛볼 수 있다.
양길리 주차장에는 매점과 팔봉산가든(041-662-1718)이 있다.

볼거리
신두리와 학암포
태안군 원북면에는 신두리와 학암포라는 빼어난 명소가 있다.
천연기념물인 신두리 해안사구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광활한 모래언덕이다.
모래에 뿌리를 내린 해당화와 갯메꽃 등이 경이롭게 꽃을 피운다.
모래언덕에 둥지를 튼 종달새의 노래로 좋다.
사구는 드넓은 신두리해수욕장 오른쪽 해안에 있다.
태안해상국립공원에 속한 학암포해수욕장은 조용한 주위 환경과 깨끗한 물, 넓고 잔잔한 바다, 곱고 부드러운 모래로 태안반도의 많은 해수욕장 중 단연 돋보인다.
낮은 수심과 백사장 뒤로 울창한 송림은 가족들과 어울리기 적합하다.
썰물 때에는 해수욕장 앞의 소분점도까지 약 200m의 바닷길이 열리기도 한다.
팔봉산에서 신두리와 학암포로 가는 길은 호리와 팔봉면 길이 갈리는 오목내사거리에서 634번 지방도를 타는 게 좋다.
이 길은 알려지지 않은 드라이브 코스로 바닷가와 밀밭 풍경이 좋다.
어은리를 거쳐 원북면으로 향하게 된다.
원북면에서는 신두리와 학암포 가는 이정표를 따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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