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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행복

박상규 2009. 6. 15. 12:16

듣는 행복 
침상에 누워 고열로 힘들어하는 딸에게 
이해인의 시집 "엄마"의 첫장을 열어 작은 소리로
낭송해 주었다 
전날 밤 혼자 그 책을 읽을 땐 몰랐던 먹먹한 설움이 
울컥 고개를 치켜들어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쉬어야 했다
눈으로 읽을 때 미처 느끼지 못한 내 음성으로 듣는 내 귀의 
전이가 탕자의 발걸음처럼 감성으로의 회귀인듯 듣는 아이보다
읽는 내 음성이 더욱 더 간절하게 여겨졌다
읽음으로 감명받고 들음으로 움직이는 마음을 두고 
'남자는 눈으로 사랑하고, 여자는 귀로 사랑한다'고 하던가?
남자는 시선으로 첫 느낌을 간직하고 
여자는 남자의 달달한 음성과 근사한 어조에 마음을 준다고...
꿀벌의 춤에는 그들만의 언어가 있어 사랑과 먹이 그리고 위협에서
안전해질 수 있듯이 우리의 몸짓과 음성으로 부터 듣는 
삶의 다채로운 변주곡이 있다 
들을 수 있음으로 나눌 수 있는 행복
그것은 경이로운 축복이다 
  

 Mein Liebeslied ( 아! 목동아) - Monika Mart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