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5m·충남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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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덕사에서 시작하고 끝낸 덕숭산 산행
오후에 비가 내릴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듣고 덕숭산 산행을 서둘렀기 때문에 오전 9시30분 수덕사 금강문 안에 들어설 수 있었다. 이 날의 덕숭산 산행에는 대전상고 총동창회의 대규모 산악회인 청원산악회의 산악대장 강창권씨, 부대장 신광수 사장, 계룡산행회 총무 최윤정씨, 회원 신영순씨가 일행이 되었다.
- ▲ 만공 스님이 조성했다는 관음보살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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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천왕문 안에 들어서서 바로 앞에 있는 약수터에서 물을 받아 마신 뒤 왼편 언덕에 있는 견성암으로 올라갔다. 일엽 스님이 계셨었다는 이 비구니 암자는 예전과는 사뭇 달라 규모도 커져 있었고 조경도 잘 되어 있었다. 특히 뜰에서의 조망이 좋았다.
우리는 견성암에서 나와 포장길을 따라 위로 위로 올라갔다. 찻길은 향적당까지 이어졌다. 높은 석축 위에 세워진 향적당도 선원인 듯 조용했다. 정혜사으로 가는 길은 향적당 별채인 진영당 오른편 아래에서 이어졌다.
향적당을 나서면 바로 천연 돌다리 아래를 지난다. 높이가 2m쯤 되는 굽은 다리가 마치 사람이 다듬어 올려놓은 것 같다. 다리가 아니라 대문 위의 대들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돌다리를 지나 숲길을 더 나아가면 정혜사 아래에서 수덕사 본전에서 골짜기를 따라 올라온 길과 만난다. 정혜사 앞을 지나지만 대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조용했다.
정혜사를 지나면 얼마지 않아 산등성이에 오르게 된다. 산등성이엔 대포처럼 비스듬히 하늘로 솟은 바위와 거북처럼 생긴 큰 바위 등을 볼 수 있다. 이것들은 숲 위로 솟아 있어서 그 위에 서면 산 사이로 홍성이 보이고 오서산과 백월산, 남당리 바다도 보인다. 정혜사를 거치지 않고 만공탑에서 올라온 길과 만나고 얼마지 않아 고스락에 올라서게 된다. 고스락은 꽤 넓고 조망도 좋지만 남쪽 용봉산쪽은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고스락 아래 소나무숲 그늘이 시원하여 쉬면서 간식과 점심 먹기에 좋다.
내려갈 때는 정혜사를 거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올라올 때는 몰랐으나 정혜사쪽 길을 가시철망으로 막아 놓았기 때문이다. 정혜사를 거치지 않는 길은 정혜사 바로 아래에서 향적암을 거쳐 돌다리를 지나 올라온 길과 수덕사에서 올라온 길, 그리고 정혜사쪽 길과 만나는 사거리다. 이 사거리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공 모양의 둥근 돌을 팔각기둥 셋이 떠받치고 있는 만공사리탑을 보게 된다. 만공월면(滿空月面)과 삼보(三寶) 및 팔정도(八正道)를 나타내는 현대적인 이 사리탑이 60여 년 전에 만들어졌고, 한글로 써 있음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만공탑을 지나 가파르게 돌계단을 내려가면 이번엔 관음보살상이 나타난다. 만공 스님이 1924년 천연암석에 조성한 관음보살상이다. 개울 건너 절벽 위에 향운각이 있지만 문은 굳게 잠겨 있다.
- ▲ (좌)고스락 표석에서 직은 기념사진 뒤에 나무 사이로 가야산의 통신탑이 보인다. (우)나무 사이로 보이는 초당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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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에는 유명한 소림초당이다. 바위벼랑 위에 제비집처럼 지은 이 초당도 역시 만공선사가 1925년 터를 잡고 손수 설계하여 지은 집으로, 선사는 평생 이 초당에서 지냈다 한다. 폭포를 이루고 있는 개울 건너에서 나무 사이로 초당을 볼 수 있다.
우리는 개울에서 옆문으로 수덕사 경내로 들어가 관음바위를 지나 국보인 대웅전을 둘러보았다. 대웅전 양편의 배흘림 기둥은 언제 보아도 신기하다. 우리는 넓은 뜰을 지나 황하정 누각 아래를 지나고 사천왕문 금강문을 지나 절 밖으로 나온 다음 바로 옆에 있는 수덕여관에도 들러 고암이 새긴 암각화를 보는 것으로 덕숭산 산행을 마쳤다. 3시간이 좀 넘은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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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길잡이(마패봉 포함)
○견성암 등성이길 금강문~사천왕문~견성암~향적당~돌문~정혜암 갈림길~고스락 <약 1시간 30분 소요>
○만공탑 골짜기길 금강문~사천왕문~황화정루~대웅전~관음바위~관음불상~만공탑~정혜암 갈림길~고스락 <약 1시간30분 소요>
교통
덕숭산 접근 거점은 덕산(예산군 덕산면 읍내리,덕산면 소재지)이다. 덕산에서 홍성으로 가는 40번 국도를 타고 매헌 윤봉길 의사의 사당인 충의사 앞을 지나 첫 고개를 넘으면 바로 덕숭산과 수덕사의 들머리가 있다. 예산 또는 덕산에서 군내버스가 수덕사를 드나든다.
/ 글·사진 김홍주 소산산행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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