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정보

맑은 물에 발 담그고, 심신의 찌꺼기도 싹 씻어내는 거창

박상규 2009. 7. 13. 19:06

    맑은 물에 발 담그고, 심신의 찌꺼기도 싹 씻어내는 거창

    지역 :경남
    일정 :1박 2일
    계절 : 여름
    위치 : 거창군
    주요 포인트 : 수승대, 월성계곡(빙기실계곡), 거열산성, 가조온천
    코스 : 대전통영고속도로 지곡IC → 수승대 → 월성계곡(빙기실계곡) → 거열산성 → 가조온천


    계곡은 시원해서 좋고, 산성은 그늘이 있어 좋고, 온천은 깊숙한 심신의 피로를 싹 씻어내려 주니 더 시원하다. 거창 수승대를 기점으로 시작되는 거창여행은 계곡과 산성, 온천까지 이어지는 `똑똑한 여행코스`다.


    맑은 물, 이채로운 바위, 바라보고 선 수승대

    수승대는 위천면 황산리 황산마을 앞에 자리잡고 있다. 수승대는 삼국시대에 `수송대`라 불렸는데, 백제에서 신라로 가는 사신을 송별하던 곳이었기 때문에 `근심 수(愁)`자와 `보낼 송(送)`자를 써서 `수송대`라 했다는 것.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이 수송대의 풍경이 근심을 털어버릴 정도로 아름답다는 뜻으로 변화되었다. 또 조선 중종 때 신권 선생이 이곳에 은거하면서 구연서당을 건립해 제자를 양성했는데, 퇴계 이황이 안의현 유람차 내려왔다가 수송대에 들르지 못하게 되면서 `이름이 아름답지 못하다`며 고칠 것을 권유해 `수승대`로 전해 내려오게 되었다.

    수승대에서 현수교를 건너면 왼쪽으로 야영장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원각사, 요수정, 구연교 등이 있다. 구름다리처럼 생긴 구연교 앞에 서면 바로 거북바위의 형상이 눈에 들어온다. 거북바위의 형상은 말할 것도 없고, 주변에 늘어선 바위마다 거대하고 이채롭다. 거북바위에 촘촘하게 새겨진 것은 선비들이 새겨놓은 글귀들이다. 옛 사람이나 지금의 사람이나, 세월이 흘러도 남아있는 흔적을 새기고 싶어하는 것이 인지상정인 듯하다. 또르르 구르듯 암반 위에서 내려와 소(沼)에 모여든 물은 맑고 투명하다. 무엇이 바쁜지 요리로, 조리로 몰려다니는 작은 물고기들까지 이 수승대를 아름답게 만드는 유산이 아닐까. 물 속에 뛰어들어 노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지니 어른들도 냉큼 손을 담그고 싶어진다.

    수승대에서 37번 지방도로 이동하면 멀지 않은 곳에 월성계곡이 있다.


    바위 위에 서면 그 자리가 쉼터가 되는 곳, 월성계곡

    월성계곡은 넓은 편은 아니다. 폭이 좁은 데도 불구하고 계곡을 둘러싼 풍경은 남덕유산의 풍모를 보여주는 데다, 계곡으로 흐르는 물에서는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묘한 소리가 난다. 계곡물이야 어디서든 그렇게 흐르지 않겠나 마는 그 맑음에는 단연 `다름`이 있다. 작은 폭포가 있는가 하면 종알거리는 소리를 내며 여울로 흘러내리는 물이 있고, 맑음을 자랑하듯 모여들어 계곡바닥을 선명히 보여주는 소(沼)도 있다. 물은 갈계리를 거쳐 수승대쪽으로 내닫는다. 그러니 수승대에서 보자면 월성계곡이 한참 상류인 셈이다.

    멋들어진 모양의 바위가 군데군데 사람들의 쉼터까지 만들어주고, 파라솔 하나만 들면 어느 바위 위에서도 간이정자가 만들어진다.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할 만한 곳도 많아 평화롭기 그지없는 계곡의 피서가 더 여유로워진다. 상류 쪽에는 빙기실계곡이 있고, 그 아래쪽에는 장군바위와 분설담 등이 눈에 띈다. 빙기실계곡은 바위가 사선으로 선 바위 사이를 흐르는 물들이 작은 폭포를 이루어내고, 원시적인 숲의 풍경이 이채로움을 더한다. 이름부터 어딘지 모르게 계곡수의 맑은 기운이 느껴지는 이곳에선 한나절을 놀아도 더 머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37번 지방도를 타고 수승대를 거쳐 거창읍 쪽으로 가다 보면 24번 국도가 나오고, 마리3거리에서 건계정 쪽을 택하면 거열산성으로 들어가는 3번 국도를 만날 수 있다.


    백제부흥운동의 흔적, 거열산성

    계백이 이끄는 5천 명의 결사대가 결사항전을 내세운 가운데, 김유신의 5만 군사는 황산벌에서 계백의 결사대를 격파했다. 서기 660년 7월, 웅진으로 피란을 떠났던 의자왕은 결국 사비성으로 돌아가 항복을 하게 되었고, 이것이 기원전 18년에 온조왕이 세운 백제의 멸망으로 기록된다.

    중국의 남조, 일본 등과 문화를 교류하면서 정치•군사적으로는 삼각체제로 주변 국가들을 경계했던 백제는 그 찬란한 문화를 뒤로 한 채 종지부를 찍었다. 백제의 멸망은 곧 고구려를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후에 신라가 한반도의 중심국가가 되는 이른바 `삼국통일`의 단초가 되었다. 하지만 백제인들은 문화적 자긍심이 큰 사람들이었다. 백제부흥운동이 전개된 것은, 단순한 애국심이라기 보다는 문화적 자긍심과 역사적 사명감이었다. 그런 백제부흥운동의 한 줄기, 역사적으로는 임존성을 중심으로 복신, 흑치상지, 도침 등이 주축이 된 부흥운동이 큰 줄기를 이루었다고 설명되고 있다. 그러나 가야의 퇴뫼성이었던 거열성(건흥산성) 역시 백제를 재건하려는 충신열사들의 격전장으로 기록된다. 당나라가 고구려를 공격하며 고구려정복에 힘을 기울일 무렵, 신라는 곳곳에서 일어난 백제부흥군과 싸웠다. 덕유산과 지리산을 근거지로 한 거창의 거열성, 남원의 거물성, 구례의 사평성, 장수의 덕안성 등은 신라와 치열한 격전을 거듭하며 백제민의 나라사랑이 불타던 곳이다.

    높이 563미터의 건흥산을 배경으로, 산록의 지형을 활용해 축성된 거열성은 주변의 건계정, 상림리 석조관음입상, 조각공원 등과 함께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건흥산 동쪽에 남아 있는 기우단과 기우샘은 토속신앙의 흔적으로, 산책 삼아 걸을 수 있는 코스이다. 또 강변로를 따라서는 건계정까지 조각공원과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군립공원에서 거창IC를 뒤로 하고, 24번 국도를 타고 산포에 이르면 가조IC 방면의 1099번 도로를 만날 수 있다. 1099번 도로를 타고 가조IC 방면으로 가다 보면 여행의 끝자락에서 가조온천을 만날 수 있다.


    휴가철 거칠어진 피부, 가조온천에서 `관리`해 주는 센스!

    시원한 계곡만 찾아 다녀도 모자란 터에, 무더위에 웬 온천장이냐고 한 소리 할 지 모르겠다. `이열치열`이라는 말로도 설명이 가능하지만, 굳이 가조온천관광지를 찾는 것은 `휴가철 피부 관리`의 일환이다. 가조온천에는 백두산천지온천장(대중온천)이 있는데, 특히 여성들의 기미를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곳이다 보니, 햇빛에 그을리고 거칠어진 피부를 생각해서 한번쯤 들러주는 것도 `플라시보` 이상의 효과가 있을 듯.

    온천수는 알칼리성으로, 유황성분과 불소성분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천장에는 한방사우나를 비롯해 옥사우나, 야외 노천탕 등의 탕 시설이 마련돼 있다. 덥다고 찬 것만 즐기는 여름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건강과 피부를 생각한 휴가여행 정리에까지 신경을 써 준다면 더 똑똑한 휴가를 보내는 셈이다.


    [문의처]
    거창군청 문화관광과
    055-940-3081~7
    가조온천관광지
    055-94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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