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정보

소매물도

박상규 2009. 7. 13. 19:20

 * 소매물도, 그 아름다움의 뒤안길 *

 


소매물도>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 이순신 장군께서 헤아릴 수 없는 왜적들을 물고기
뱃속에 장사 지냈던 그 바다 끄트머리에 절정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섬이
하나 있지요. 수많은 사진가들이 꼭 한번 가 보고 싶어하는 섬. 그 아름다움
을 카메라에 담아,홈피에 올려, 네티즌들의 눈을 즐겁게 해 주고 싶어 하는
그 섬.

“이 섬에는 번듯한 시설의 팬션이나 식당이 전혀 없다.”
“민박을 하려면 물이 부족하고 화장실이 재래식이라 무척 불편하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
“자신이 살고있는 집마저 수리하지 않는다. 비 바람만 겨우 피하고 있을뿐…”


소매물도는 수려한 자연 경관과 인공구조물 등대가 조화를 이룬 천혜의 비경.
CF와 영화 촬영지로도 매우 유명한 곳이죠. 이 덕택에 섬 여행 기사가 수없이
많고, 각 포털사이트에서 소매물도 사진을 검색하면 섬의 구석 구석을 담은 사
진들을 엄청 올라 옵니다. 소매물도에서도 특히 등대섬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많습니다.

그 섬을 다녀 오신 분들은 다 아는 이야기지만 섬의 아름다움과는 정반대로 주
민들의 주거 환경은 엄청 열악했습니다. 절정의 아름다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주민들의 생활환경에 마음이 아프기까지 했습니다.


 1980년대 말 소매물도에는 20여 가구가 살고 있었고, 이 섬을 찾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섬 사람들은 오로지 어업을 통해서만 생계를 꾸려갔고, 섬을
떠나 뭍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섬의 집한채와 땅을 팔아서는 뭍에서 월세방
하나도 얻기 어려웠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에서 낚시를 왔던 어떤 이들이 섬을 다시 찾아, 당시 한
채에 100여 만원하던 집을 1,500 만원을 줄테니 팔라고 한다. 게다가 집과 땅
을 다 팔고도 이곳에서 살고 싶을 때까지 계속 살면서 땅을 사용해도 된다는
약속까지 해주니 당시 사람들은 너도 나도 모두 팔아 버렸다. 결국 소매물도
전체는 서울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5명의 사람들에게 모두 팔렸다고 한다.

1990년대 말 IMF구제금융을 지원받는 어처구니없는 대한민국 최대의 부도위기
를 맞아, 당시 섬을 사들였던 5명 중 단 한명를 빼고는 모두 사업을 실패하여,
해외 도피등으로 사라져 버렸다. 남은 한 사람이 섬을 관리하기 힘들자, 관리
인을 정하여 섬을 관리토록 하였지만, 2년여간 이 섬의 관리를 맡았던 이는 결
국 실제 섬을 유지관리했던것은 자신이며, 정당한 보상을 받기위해 법원에 소송
을 걸어 승소하였다.

법원에 의해 경매가 진행되어 이 사람은 소매물도를 단돈 3억 8000만원에 사들
였다고 하니, 대단하면서도 어처구니가 없다. 한해 10만명 이상이 찾아드는 소
매물도는 결국 지금 살고있는 주민들의 것이 아니다.



▲포구와 남매바위▲


▲소매물도와 마을▲


▲마을의 돌담들▲


▲폐교(1)▲


▲폐교(2)▲


▲선착장▲


▲등대섬(1)▲


▲등대섬(2)▲


▲등대섬(3)▲


▲등대섬(4)▲


▲바다를 가로지르는 배들▲


▲바다와 남매바위▲


▲남매바위로 가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