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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로 떠나는 새해 첫 가족 여행

박상규 2009. 7. 13. 23:26

산사로 떠나는 새해 첫 가족 여행

새해가 밝았다. 온 가족이 오붓하게 고즈넉한 산사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때로는 낭만적인 여행도 좋고, 때로는 즐기는 여행도 좋지만, 1월에는 가족끼리 서로를 위로하고 함께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산사로 떠나 희망찬 한 해를 시작해보자.

 

새해,희망을 다시 품다
경제 위기와 생활고로 사회가 꽁꽁 얼어붙었지만 어김없이 기축년(己丑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매스컴마다 올해도 여전히 경제 불황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떠들어댑니다. 새해가 밝았는데도 좀처럼 마음이 들뜨지 않는 것도, 새해를 맞는 기대가 덜한 것도 그 때문인 듯합니다. 더 춥고 시린 날들이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덜컹 겁부터 납니다. 후~ 긴 한숨을 내쉬어도 마음은 편치 않고 무겁기만 합니다. 그러나 더 이상 앉아서 한숨만 쉴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아무리 근심이 깊고 어둠이 짙어도 희망까지 꺾여서는 안 되겠지요. 늘 곁에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에 희망을 충전하러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발길을 재촉합니다.
새해 첫 여행, 곰곰이 생각해보니 문득 산사 풍경이 그리워집니다. 북적거리는 이름난 여행지보다는 단아한 마음으로 차분히 새해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산사가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꼭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경건한 사찰을 찾아 새해에는 좀 더 많은 사랑을 베풀기를 바라며 손을 모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여행이 아닐까 합니다.

 

낮은 범종 소리에 마음의 때 훌훌 벗겨내다.
한반도의 서쪽 끝 변산반도. 눈앞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이 보인다는 김제·만경 평야가 펼쳐지고, 등을 돌리면 드넓은 칠산바다가 여유롭게 떠 있습니다. 산은 골짜기가 즐비하고 기암절벽이 깎아지른 듯 당당합니다. 전북 부안 변산반도 동쪽 끝, 바로 그곳에 개암사가 정갈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눈길을 의식하여 화려하게 치장해 놓은 여느 사찰처럼 번잡스러움도 없습니다. 순박한 아름다움의 향기가 가득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절집입니다.
산사를 찾은 날 마침 운이 좋았습니다. 새하얀 눈이 산사를 뒤덮어 덤으로 은빛 설경도 마음 한가득 담을 수 있었거든요. 아름답지 않은 사찰이 없다지만 특히 개암사는 겨울에 그 빛을 발휘하는 듯합니다. 어느 절이나 산문에서 경내로 이르는 길은 저잣거리의 연을 끊고 부처님의 세계로 귀의하는 비감함과 청정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으나, 그런 분위기로는 겨울 개암사도 결코 모자라지 않을 듯합니다.
능가산 개암사라 쓰인 큼직한 현판이 걸린 일주문으로 들어서니 양쪽으로 의젓하게 늘어선 전나무 숲은 한창 눈 터널입니다. 그 모습이 마치 겨울 산사를 찾은 중생에게 욕심을 떨쳐버리라 가르치는 듯합니다. 경내로 향하는 눈길을 한걸음 또 한걸음 걸을 때마다 헝클어졌던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가볍게 비워짐을 느낍니다.

 
문득 적막을 깨는 청명한 독경 소리가 나지막이 들려옵니다. 겨울바람에 풍경이 잔잔하게 울리는 소리도 뒤따라옵니다. 길 끝으로 난 오래된 돌계단을 조용한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올라섭니다. 절 마당에 들어서면 이상하리만큼 아늑한 느낌이 듭니다. 마치 부모님의 품 안에 안겨 있는 듯한 푸근함이 온몸을 감쌉니다.
다른 절과 달리 개암사는 찾아오는 이들을 압도하지 않습니다. 비바람과 눈보라의 세월 속에서 모나고 각진 구석이 전부 닳아 버린 까닭일까요? 나무 속살이 그대로 드러날 정도로 퇴색해 버린 단청의 연륜 때문일까요?
대웅전의 빛바랜 기와와 나직한 담장에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한겨울의 산사. 아름다운 경관을 눈으로 담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그 고즈넉함, 매서운 겨울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마음이 한없이 고요하고 따뜻해집니다. 가끔 오가는 몇몇 사람의 나지막한 목소리만 간간히 들려올 뿐 모든 것이 겨울잠에 빠진 듯 고요합니다. 댓돌 위에 가지런히 놓인 스님들의 낡은 고무신도 참 예뻐 보입니다. 새하얀 백구 한 마리가 짖기는커녕 우리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친근감을 나타냅니다. 개도 절에 살면 순해지기 마련인가 봅니다.
문득 낮은 범종 소리가 들려옵니다. 바로 비움의 소리입니다. 비우지 않고는 낼 수 없는 맑고 고요한 울림입니다. 어느덧 제 마음도 묵은 때와 사사로운 욕심들을 비워내고 있는 듯합니다. 남편의 승진이나 아이의 성적 향상을 기원하는 것은 내 마음의 욕심임을 깨닫습니다. 그저 올해도 내년만 같기를, 가족의 건강을 소망해봅니다.
산사 여행은 무엇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비우기 위함이라지요. 시린 손을 비비며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 그것만으로 이미 충분합니다. 함께 손을 모으고 희망을 기다리는 가족이 있다는 게 행복임을 비움으로써 비로소 느낍니다.

 

 

 

템플스테이 Q & A


템플스테이 참가 문의는 어디서 하나요?
템플스테이를 원한다면 템플스테이 공식 홈페이지(www.templestay.com, 02-2011-1970~5)를 방문해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이 있는 사찰을 찾아본다. 지역별, 테마별 템플스테이에 대한 정보가 자세히 나와 있다. 연말연시에는 경건하게 한 해를 시작하려는 사람들로 붐비므로 한적하게 템플스테이를 경험하고 싶다면 이 시기를 피하는 것이 좋다.

 

식단, 샤워장, 화장실 등의 시설은 어떤가요?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사찰은 대부분 현대식 샤워장과 수세식 화장실을 갖추고 있으며, 대형 식당이 마련되어 있다. 잠자리 또한 현대식 시설을 갖추고 있어 불편하지 않다. 다만 남녀가 같은 방을 쓸 수 없다. 단, 가족은 절에 따라 같은 방을 사용할 수도 있다.

 

불자가 아닌 사람도 가능한가요? 참가하기 전에 미리 알아두어야 할 것들이 있나요?
사찰의 기본 예절과 수행법을 배우는 것이므로 불자가 아니라도 참여할 수 있다. 그리고 두 손을 모으고 다니기, 기도할 때처럼 손바닥을 모으고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합장, 절 등 절에서 지켜야 할 기본예절을 미리 알고 가면 좋다. 또 스님들의 수행법 중 말을 하지 않고 화두를 생각하는 묵언, 가부좌를 하고 앉아 명상하는 참선 등이 일반적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갈 필요가 있다.

 

아이를 데려갈 경우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아이를 위한 상비약은 꼭 챙긴다. 또 템플스테이는 자율 시간이 많기 때문에 동화책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 프로그램 일정과 참가비는 사찰의 사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자료제공 : |리빙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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