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석모도…붉은 노을 머무는 포구 이 세 개의 산에서 삼산면이라는 지명이 유래했다. 삼산면은 간척사업으로 석모도를 비롯한 9개의 섬을 연결했다. 이곳에서 꼭 봐야 할 겨울철 명물은 갯벌 진흙을 붉게 물들이며 바다로 떨어지는 핏빛 낙조다. 낙조를 기다리는 동안 다른 명소를 먼저 둘러보자. 해명산과 상봉산 사이에 위치한 보문사에 관광객의 발길이 머문다. 동이 틀 무렵 절 앞 바다에서 들리는 파도 소리와 눈썹바위의 마애관음 보살상을 듣고 보기 위해서다. 과연 강화8경으로 손꼽히는데 손색이 없다. 보문사 관광은 일주문에서부터 걸어 경내의 석굴법당을 보고, 윤전대를 지나 눈썹바위 마애불상까지 발품을 팔아 올라가는 코스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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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장을 하다가 5년 전 발견한 시욕장은 지하 700m에서 분출되는 자연 해수온천이다. 시설은 미흡하지만 짠맛에 쓴맛까지 가세한 뜨거운 온천수에 반신욕을 즐기고 나면 관광으로 뻣뻣해진 다리가 금세 풀린다. ‘웰빙’이 따로 없다. 찬물이 전혀 없어 오래 즐기는 건 무리. 섬의 서쪽 끝으로 가면 민머루 해수욕장이 나온다. 민머루 해안에서 보는 낙조가 가장 아름답다. 지는 해가 바다를 걷는 여행 동반자들을 아름답게 장식해준다.
뭐하고 즐기나 볼거리: 동막해수욕장, 강화도 갯벌 센터, 강화역사관, 초지진, 강화성당, 고려궁지, 적석사 낙조대, 마니산, 백련사 먹거리: 통나무식당(꽃게탕, 032-932-3261), 연꽃마을(해물찜, 032-933-3247), 별천지(병어조림, 032-932-9936), 금정횟집(자연산 장어, 032-932-8799), 곡촌(보리밥, 032-937-7868), 갑곶돈대숯불장어구이(숯불장어구이, 032-932-2580) |
파주 헤이리…문화 향기 그윽한 마을
헤이리 예술·문화 마을에 가면 디자인의 힘이 느껴진다. 또 우아한 문화의 향기가 그윽하다. 격조 높은 레스토랑의 별미도 향기롭다. 15만 평 단지 안에 작가, 미술인, 영화인, 건축가, 음악가 등 370여 명의 예술인이 살림집과 작업실, 미술관, 박물관, 카페 등의 공간을 꾸리고 있다. ‘헤이리’는 파주 지역에 전해지는 전래 농요인 ‘헤이리 소리’에서 따온 이름이다. 아무 뜻 없는 순 우리말이 마을 정경만큼 아름답다.
헤이리의 길은 바둑판 모양으로 반듯반듯한 신도시와는 다르다. 지형을 따라 이리 구불, 저리 구불 휘어진다. 천천히 차를 몰거나 산책하면서 저마다 다른 모양의 건축물에 눈길을 주기 좋은 길이다. 이곳에서 새로 건물을 지으려면 주민들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마을 전체 조화를 거스르거나 지형의 풍경에 반해서는 안 된다. 건물 외관 빛깔도 심사 대상이다. 너무 튀어서도 안 되고 천편일률적이어도 안 된다.
조화, 그것이 이곳 헤이리 마을에 주어진 가장 큰 화두다. 눈으로 디자인의 힘을 확인했다면 직접 건축물 안으로 발걸음을 떼 보자. 단지 중심에 자리한 북 하우스(031-949-9305)는 도서출판 한길사 대표인 김언호씨가 운영하는 책방 중심의 문화 공간이다. 뒷산 능선을 모티프로 삼아 외관이 주변 경치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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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타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방’이라는 뜻이다. 나뭇결 모양의 노출 콘크리트 건물이 투박해 보이지만 실내로 들어서면 안온한 분위기의 공간에 클래식 선율이 흐른다. 한향림 갤러리는 단지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은색, 갈색이 어우러진 지붕과 도자기처럼 은은한 곡선미가 돋보이는 건축물이다. 한국 근대 옹기와 현대도예를 테마로 한 전시품을 볼 수 있다. 갤러리 2층 카페 리모즈에서 차를 마시며 아내와 함께 헤이리 풍경을 되뇌어 보는 것도 좋다.
레스토랑을 겸한 식물감각갤러리(031-957-3123), 북 카페 반디(031-948-7952), 인물미술관 93뮤지엄(031-948-6677), 영화자료박물관인 씨네팰리스(031-957-7763) 등도 놓치기 아까운 예술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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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고 즐기나 볼거리: 통일동산, 오두산 전망대, 반구정, 임진각, 화석정, 자운서원 먹거리: 지향메밀막국수(막국수, 031-944-0555), 명품설농탕(설렁탕, 031-945-6265), 통일동산 두부마을(순두부, 031-945-2114), 프로방스(테마 레스토랑, 031-945-0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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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 조안면 송촌리에 있는 운길산. 소개하지 않아도 될 만큼 유명한 여행지다. 강변 카페촌 드라이브 길에 이렇게 멋진 곳이 있다니. 그래서일까? 운길산으로 향하는 길은 늘 기쁘고 생동감이 넘친다. 송촌리 동구 앞에서 북쪽으로 꺾어 들어 운길산 길을 2km 정도 올라가면 아담한 옛 절, 수종사가 반겨준다.
비포장 도로는 시멘트 포장으로 바뀌었지만 일부러 트레킹을 하는 여행객이 많다. 군데 군데 숲길이 남아 있어 걷는 길이 지루하지 않다. 트레킹하는 동안 뒤를 돌아보면 멀리 양수대교와 북한강, 남한강이 한눈에 보이는 풍광이 가히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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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잡아끄는 것은 대웅전 옆에 있는 들과 허름한 불이문이다. 진리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인 불이문 옆에는 키 40m, 둘레 7m가 넘는 은행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세조가 심었다는 얘기가 전해지는데 그 전설대로라면 은행나무의 수령은 500년이 훨씬 넘었다는 얘기다.
가을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 때나 우수수 낙엽이 떨어질 때 그 운치가 멋지다. 절 앞마당에서 바라보는 양수리의 모습에 반한 사람들이 “막힌 가슴이 뻥 뚫린다”고 이구동성으로 내뱉는다. 절에 있는 찻집에서 그윽한 다향에 취할 수 있는 것도 수종사를 찾는 이유다. 찻집을 지키는 보살의 잔소리가 거북살스럽기는 하지만 아름다운 경치와 어울리면 그조차도 정겹다.
▶(좌)가파른 돌 계단 위의 수종사가 운치 있다. |
지난해 개관한 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도 새로운 명소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안내원이 커피의 역사, 일생, 문화에 관해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커피 매니어가 아니더라도 호기심을 자아낼 정도로 멋진 설명이다. 절로 ‘지적 충만’을 만끽하게 된다.
옥상에 마련된 커피 재배 온실에서는 붉은 열매가 다닥다닥 달린 커피나무를 볼 수 있다. 매주 금요일 밤에 열리는 클래식 음악회는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하다. 음악회가 끝나고 열리는 와인 파티에서 부부의 사랑이 더욱 깊어진다.
뭐하고 즐기나 볼거리: 수종사, 서울종합촬영소, 다산 정약용 유적지, 두물머리, 팔당유원지 먹거리: 개성집(냉면·오이소박이 냉국수, 031-576-6467), 죽여주는동치미국수(동치미국수, 031-576-4020), 왈츠와 닥터만 커피(코스요리·원두커피, 031-576-0020), 오데뜨(바비큐·스파게티, 031-772-60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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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의 스파 여행. 좋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차가운 바깥 공기에 얼굴을 맡기면 어느새 기분이 상쾌해진다. ‘스파’는 벨기에 리에주에 있는 온천 도시의 이름이자 ‘광천’을 뜻하는 말로 ‘물로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는 포괄적 의미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몇 년 사이 시설 좋은 스파가 속속 생겨 겨울 관광 명소로 인기다. 서울에서 가까우면서도 오래되지 않은 스파로 이천시 테르메덴(031-645-2000)과 광주군의 스파랜드(031-760-5700)를 꼽을 수 있다.
두 곳 모두 서울과 가깝다는 것이 이점이다. 늦게 개장한 신흥 스파임에도 그 이름이 귀에 익숙하다. 매체에 여러 번 소개된 탓이다. 테르메덴은 각질을 제거해주는 ‘닥터 피시’ 탕으로 유명하다. 시설도 편리해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룬다. 부부가 조용히 스파를 즐기려면 퇴촌의 스파랜드를 찾는 것도 좋다.
이곳의 첫 느낌은 실망스러울 수 있다. 회색빛 건물 한 동. 제법 규모가 크긴 하지만 고급스럽진 않다. 게다가 산을 개간해서 주차장부터 구릉 지대다. 그럼에도 스파 명소로 알려진 데는 이유가 있다. 야외 정원 족탕과 불가마 찜질방, 노천 아쿠아탕이 훌륭하기 때문이다.
우선 불가마 찜질방과 연결된 야외정원에서는 찜질복을 입고 족욕을 즐길 수 있다. 탁 트인 하늘과 맑은 공기는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 또 노천 아쿠아 탕에는 다양한 이벤트탕이 있다. 이 정도는 어느 스파나 갖추고 있는 시설일 수 있지만 마치 산속에 푹 파묻혀 있다는 독특한 기운은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기분이다. 탕 만큼 깊은 하늘과 숲이 펼쳐지니 싱그러움이 한껏 밀려든다.
마치 핀란드식 사우나를 즐기듯 산속의 청신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니 기분도 한결 좋아진다. 다양하게 열리는 계절별 행사도 관광객을 끈다. 별관인 허브 그린랜드에서는 허브 비누, 피자, 케이크, 쿠키 등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고 2월 18일 창립기념일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스파로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나면 배가 고프다. 퇴촌∼양평을 잇는 국도변은 오래전부터 소문난 카페촌이다. 그중 양평 힐사이드 앞에 있는 미소정원(031-774-0192)은 웰빙 한정식 전문점으로 깔끔하게 사철 꽃을 심어 놓은 자그마한 소정원이 눈길을 끈다. 내놓는 음식에는 정성이 가득하다.
메인 요리를 먹고 나면 나오는 밥반찬도 직접 만들어 손 맛이 담겨 있다. 지금도 궁중 요리를 배우고 있는 여주인 김래옥 씨 솜씨다. 음식 맛을 아는 단골 손님이 주로 찾는데 그 맛은 언제나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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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가나 경로: 중부고속도로→광주 나들목→퇴촌 방면으로 우회전→도마삼거리에서 우회전→천진암 사거리→88번 지방도, 1시간~1시간30분 소요 INFO: 스파그린랜드 031-760-5700 뭐하고 즐기나 볼거리: 천진암 성지, 바탕골 예술관 먹거리: 정안가든(게장백반, 031-774-6620), 화천갈비(숯불구이, 031-771-24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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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최동단에 위치한 여주에는 빼어난 여행지는 없다. 대신 사계절 내내 고만고만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매력이다. 여주 사람들이 ‘여강’이라 부르는 남한강은 주변 풍경이 수려해 오래전부터 문장가들이 그냥 지나친 적이 없었다고 한다.
특히 신륵사의 강월헌, 서쪽 언덕 위의 영월루 정자, 황포돛배가 강변과 어우러지면 한 폭의 수채화를 빚어낸다. 수로가 발달했던 때는 황포돛배가 강변을 그림처럼 수놓으며 떠다니곤 했다.
지금의 조포나루터 앞에는 그때를 재현한 돛단배가 관광상품이 되어 강변을 넘나든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찾는 이가 없어 돛단배는 그저 강 위에 둥둥 떠다니지만 조각배를 타고 물고기를 잡는 어부가 합세하면 밋밋한 겨울 강의 경치가 한결 빛난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100년 전으로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 듯 착각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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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를 모시는 사당인 극락보전과 극락보전 앞에서 신륵사의 중심축을 지키는 다층석탑, 목은 이색의 문학비, 흙 벽돌로 쌓은 다층전탑 등도 볼거리다.
무엇보다 절 앞 강가 절벽에 세워놓은 강월헌과 무명석탑이 신륵사 관광에 마침표를 찍는다. ‘달을 낚는 정자’라고도 불리는 강월헌에 오르면 남한강의 물굽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른 아침 물안개가 피어 오르는 여강의 모습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나무 서리에 나뭇가지가 하얗게 변하는 날에도 오리떼들은 하늘하늘 피어나는 물안개 사이로 강변을 배회한다. 신륵사 강 너머에 있는 금모래 은모래 유원지는 야영도 가능해 관광객이 붐빈다.
강을 사이에 두고 신륵사가 한눈에 들어오니 그 웅장함을 또 한번 느낄 수 있다. 그저 중년의 부부들이 한갓지게 여행을 즐기기 좋다. 여행이 힘들다면 잠시 여주 참숯마을(031-886-1119)에 들러 찜질을 즐기자. 2005년에 개장한 숯가마는 시설이 편리하고, 터가 넓어 쉬기에 좋다.
식당에서 직접 구워 먹는 돼지고기 바비큐도 일품. 이글이글 타오르는 숯불에 몸을 지지고, 달큰하고 구수한 군고구마를 구워 먹으면 일상의 스트레스는 봄눈 녹듯 사그라진다.
뭐하고 즐기나 볼거리: 목아불교박물관, 세종대릉, 명성황후 생가, 고달사지, 이포나루, 파사산 먹거리: (구)보배네집(만두·보리밥, 031-884-4243), 고명갈비(돼지갈비, 031-883-9922), 조선옥(한정식·여주 쌀밥, 031-883-3939), 만다린(중식, 031-885-07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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