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은 들어서자마자 숲 우거진 가운데 급경사 오르막이 한동안 이어진다. 20분쯤 지나면 턱진 능선 사면을 올라선 다음 곧 헬기장을 거쳐 무명봉(약 510m)에 올라선다, 무명봉을 넘어서면 능선은 좁아지면서 군교통호가 어지러이 나타나다 뚝 떨어진다. 안부(약 440m)를 지나면 다시 오르막이 한동안 지속되다 고흥 유씨묘에 다다른다. 이곳에서 뒤돌아서면 나뭇가지 사이로 힐끗힐끗 보이던 입암산을 비롯한 내장산 국립공원 일원이 시원스럽게 바라보인다. 여기서 오른쪽 능선길을 따르면 정읍시 입암면 연월리 신월 마을로 내려선다. 전주와 정읍 등산인들이 하산로로 즐겨 이용하는 산길이다.
묘를 지나 바윗덩이가 거칠게 박혀 있는 능선을 잠깐 올라서면 734m봉 정상이다(갈재 1.8km, 신월리 3.2km). 등산로 오른쪽에 튀어나온 정상 바위에 올라서면 방장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산허리를 감싸고 휘돌며 휴양림으로 이어지는 임도, 그리고 수도저수지의 푸른 물빛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을 내려서는 산길을 따르노라면 734m봉 직전까지의 산세와 달리 바위산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능선이 이어진다. 잡목과 조릿개 구간에 이어 그늘을 드리울 정도로 커다란 바위를 지나 짤막한 내리막을 내려서면 산길은 오른쪽으로 굽어지다 다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능선 등날에 올라선다. 여기서 능선길을 계속 따르면 2m 높이의 침니바위를 내려서야 하고, 왼쪽 우회로를 따르면 침니바위 아래로 내려선다.
침니바위를 지나면 곧 조망이 뛰어난 너럭바위에 다다른다. 산길 왼쪽으로 삐져나온 이 바위에 올라서면 남사면뿐 아니라 등 뒤로 장성갈재 남쪽으로 곧게 뻗은 호남고속도로와 뱀이 기어가듯 구불거리는 국도가 현재와 과거의 모습을 극적으로 대비하여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방장산을 바라볼 때 세번째 봉이 고창 산악인들이 주봉으로 삼는 봉수대이고, 그 뒤에 솟은 둔중한 봉이 최고봉이다. 너럭바위를 지나면 제법 아슬아슬한 슬랩바위를 내려선 다음 안부로 뚝 떨어진다. 해발 600m의 안부까지 거의 100m나 떨어지는 내리막이다. 잡목에 가려 눈에 들어오는 것의 별로 없지만, 한 길 높이의 조릿대를 스치는 기분이 괜찮게 느껴진다.
안부를 출발, 두번째 봉을 넘어서면 갈림목에 다다른다.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은 급경사 능선을 따르다 용추~소갈재 임도를 거쳐 고창군 신림면 신평리 신기 마을로 내려선다. 등로보다는 하산로로 이용하는 게 바람직할 만큼 상단부 구간이 가파른 능선길이다.갈림목을 지나 급경사 오르막을 100여m 따르면 널찍한 봉수대 정상에 올라선다. 풀밭이 곱게 조성돼 있는 가운데, 조망이 뛰어나 일단 앉으면 여간해서 일어설 마음이 생기지 않는 곳이다. 봉수대는 원래 500m 남서쪽에 솟은 742.8m봉보다 높았으나 6.25때 폭격을 맞아 높이가 낮아졌다고 한다. 봉수대에 올라서면 최고봉에 비해 높이가 낮다는 것을 곧바로 느낄 수 있다.
봉화대에서 북사면이 절벽을 이룬, 웅장한 정상으로 가려면 문바위재로 내려섰다 다시 올라야 한다. 길지는 않지만 장성갈재를 출발한 이후 제법 걸은 뒤라 체력이 떨어진 사람은 능선길을 따라 20분쯤 내려가면 닿은 장성고개에서 왼쪽(남쪽) 길을 따라 휴양림으로 내려서도록 한다. 오른쪽 길은 용추계곡을 따라 용추동을 거쳐 신기 마을로 이어진다. 장성고개에서 휴양림 관리사무소까지는 20분 정도면 내려선다. 장성고개에서 벽오봉 직전 안부까지는 남사면의 완경사 편백나무숲을 거친다. 편백향이 그윽하고 고즈넉한 산길이다. 편백나무숲을 빠져나와 오르막을 올려치면 벽오봉 직전의 활공장에 올라선다. 부드러운 봉우리에 널찍하게 조성돼 있는 활공장은 고창 조망대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고창읍내와 벌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활공장과 벽오봉 사이의 갈림목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100m쯤 내려가면 능선 상에 유일한 샘인 '방장샘'이 나타난다. 10여 년 전 방장산악회 회원들이 우물처럼 닦아놓은 것이다. 샘을 마주보고 오른쪽 길을 따르면 상원사로 내려선다. 급경사 내리막길이어서 등로보다는 하산로로 이용되고 있다. 벽오봉 정상(석정온천 3km, 방장산 4.4km)에서 방장사까지는 부드러운 능선길로 떡갈나무숲을 따르다 능선 삼거리에서 오른쪽 서릉으로 접어들면 월암리 수월 마을 고창종합운동장 앞으로 내려선다. 고창 군민들은 이 능선을 등로로 이용, 벽오봉에 올라섰다 미륵사로 내려서는 코스를 산책로 삼아 이용하곤 한다. 초반부는 경사가 급하지만 완만한 능선이 이어진다.
능선 삼거리에서 왼족 능선을 따라 안부로 내려서면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은 휴양림 방향이고, 오른쪽으로 조금 내려서면 거대한 절벽 아래 자리잡은 방장사에 닿는다. 법당과 요사채 한 동이 전부지만 뒤편의 절벽과 작은 앞마당, 그 아래 조망 등이 잘 어우러져 산사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사찰이다. 봄철 앞마당에 홍도화가 활짝 피었을 때는 분위기가 더욱 화사하다. 방장사를 내려서서 오른쪽 숲길을 좇으면임공사를 거쳐 석정온천 조성단지로 떨어지고, 왼쪽 주등산로를 따르면 밀알탑과 나무계단길을 거쳐 양고살재로 내려선다. 밀알탑은 고창 밀알회가 97년 4월 초 동백나무를 심은 다음 주변 돌멩이를 하나 하나 쌓아 올린 돌탑이다. 장성갈재 - 방장산 - 벽오봉 - 양고살재 산행은 6시간 정도 걸린다. 벽오봉 부근의 방장샘에 이르기 전에는 물을 구할 곳이 없으니 한낮의 열기가 대단한 6월 이후에는 식수를 충분히 준비하고 산행에 나서야 한다.
휴양림 기점 원점회귀 코스 ( 3시간 거리 단란한 가족산행 코스 )
휴양림 기점 원점회귀코스는 산림휴양관 옆 운동시설 지구에서 급경사 사면을 타고 방장사 위 능선에 올라선 다음 능선을 타고 벽오봉을 거쳐 정상에 오른 다음 다시 고창고개로 되돌아왔다가 왼쪽(남쪽) 산길을 따라 휴양림으로 내려서는 코스가 가장 적합하다.운동시설지구에서 급경사 사면길을 거슬러 10분쯤 오르면 방장사, 벽오봉 갈림목에 닿는다. 능선을 넘어서면 방장사로 떨어지고, 왼쪽 능선을 따르면 벽오봉으로 올라선다. 이 코스는 휴양림 입구에서 1km쯤 떨어진 양고살재에서 시작하기도 한다. 또한 휴양림에서 시작, 정상에 올랐다 벽오봉을 거쳐 양고살재로 내려서기도 한다. 3시간30분 소요. 짤막한 산행을 원하면, 맨 위쪽 산막 직전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곧바로 고창고개로 올라선 다음 742.8m봉을 거쳐 봉수대에 올랐다가 다시 고창고개를 거쳐 하산하는 식의 산행을 한다.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양고살재 기점 코스 ( 절묘하게 절벽에 걸려 있는 방장사 일품 )
전남, 전북의 도경계이자 고창, 장성군의 군경계인 양고살재는 병자호란 때 누루하치의 사위인 양고리가 고창 출신 무장인 박의가 쏜 화살에 눈을 맞아 죽었다는 얘기가 전해지는 고개로, 방장산에서 인기 높은 산행 기점이다. 고창쪽에서는 장성 방향으로 향하다 석정온천을 지나자마자 첫번째 삼거리에서 왼쪽 15번 지방도로를 따라야 하고,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나들목에서는 서쪽으로 뻗은 15번 지방도로를 따라 7km쯤 거슬러 올라야 한다.
양고살재에서는 다양하게 코스를 잡을 수 있다. 방장사를 거쳐 능선에 올라선 다음 벽오봉 - 고창고개 - 정상을 거쳐 장성갈재로 내려서는 종주 코스가 가장 길고, 고창고개에서 휴양림으로 내려서는 코스가 인기 있다. 고창 산악인들은 방장사와 벽오봉 사이의 능선 삼거리에서 월암리로 하산하거나 벽오봉에서 상월(5.5km, 3시간)로 내려서는 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고창고개에서 용추계곡을 거치거나 봉수대 너머 삼거리에서 서쪽 지능선을 따라 신림면 신평리 신기 마을(7km, 4시간)로 내려서기도 하는데, 신기 마을에서 고창이나 정읍으로 가는 노선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아 교통이 불편한 점이 흠이다.
고창읍내 상월, 월암 기점 ( 벽오봉을 중심으로 오르내리는 코스)
고창읍내에서 시작하는 코스는 상월과 월암 마을 기점 코스가 대표적이다. 두 코스를 잇는 원점회귀 산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경사가 완만한 상월 마을 기점 코스로 벽오봉에 올라섰다 급경사 길로 상원사로 내려선 다음 진입도로를 따라 월암 마을로 빠져나오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고창 산악인들은 대개 양고살재에서 출발, 벽오봉으로 올라선 다음 상월이나 월암 마을로 내려선다. 월곡리 상월 마을 기점 코스는 도로변에서 미륵사까지 1km 구간은 차량으로 진입할 수 있다. 본격적인 산행은 미륵사를 100m쯤 앞두고 왼쪽 임도로 들어서면서 시작한다(상월 1km, 미륵사 0.1km, 벽오봉 2.5km 안내판). 임도로 들어선 다음 닭, 개 축사를 지나면 곧 숲 분위기 고즈넉한 오솔길로 들어서고, 200m쯤 더 가면 길 오른쪽에 '方丈山門' 이라 적힌 선바위를 지나 개울물을 건넌다. 이후 산길은 물줄기를 오른쪽에 두고 계속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미륵사 입구 삼거리 이후 약 20분간 완만하게 이어지던 산길은 물줄기 합수지점을 올라선 다음부터 가팔라지고, 곧 임도 갈림목(벽오봉 1.2km, 상원사 2km, 미륵사 1.3km)에 올라선다. 왼쪽은 과수개발지역으로 들어서고, 오른쪽 길을 따르면 능선 사면을 따라 상원사로 향한다. 갈림목을 지난 이후 산길은 더욱 가팔라지지만, 20분 정도면 벽오봉 서릉에 올라선다. 서릉 직전의 갈림목에서 왼쪽으로 빠지는 길 역시 고창읍내로 이어진다. 갈림목에서 서릉을 따라 10분쯤 오르면 벽오봉 북쪽의 활공장에 올라선다. 상원사로 하산하려면 활공장과 벽오봉 사이의 안부에서 서쪽으로 100m쯤 내려서면 나타나는 방장샘에서 서쪽으로 떨어지는 길을 따라야한다. 상원사에서 공설운동장까지 2km 구간은 차량으로 진입이 가능하다.
용추동 기점 (고창에서 가장 수량이 풍부한 계곡)
용추계곡은 수림이 울창하고 수량이 풍부한 골짜기로 특히 여름철에 찾는 이가 많다. 골짜기를 따라 고창고개까지 올라선 다음, 정상 - 문바위재 - 봉수대를 거쳐 봉수대 너머 삼거리 갈림목에서 왼쪽(서쪽) 지능선을 타고 다시 용추동으로 하산하는 식으로 코스를 잡는 게 좋다. 용추동은 고창읍에서 23번 국도를 따라 정읍 방향으로 3km쯤 진행하다 자동차정비소가 있는 삼거리에서 오른쪽 지방도로로 진입한다. 지방도는 곧 두 가닥으로 나뉘는데, 왼쪽 798번 지방도 대신 오른쪽 마을길을 따라야 곧장 신기 마을로 갈 수 있다. 신기 마을에서 아스팔트 도로 오른쪽 마을길을 따라 1km 들어서면 용추교 앞 임도에 다다른다.
다리 직전 임도 안내판(갈촌 4km, 용교리 8km, 반룡리 2.5km, 월곡리 3.5km)에서 골짜기 오른쪽 숲쪽을 바라보면 산길이 나타난다. 이 길이 고창고개까지 이어진다. 승용차로 접근할 경우 다리 부근의 공터에 차를 세워놓고 산행에 나서면 된다. 봉수대에서 용추동으로 내려서려면 장성갈재 방향으로 내려서다 첫번째 안부 삼거리에서 왼쪽(서쪽) 길을 따른다. 이 길은 급경사 능선을 따라 뚝 떨어지다 묘 2기를 지난 다음 왼쪽 사면으로 내려선다. 솔향기 그윽한 소나무 숲길을 따르노라면 곧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실계곡을 왼쪽으로 끼고 내려오게 되고, 지그재그 길을 거쳐 용추동~성내면 용교리 간 임도로 내려선다. 임도 갈림목에서 왼쪽 방향으로 5분쯤 내려서면 용추교 앞에 다다른다.
용추동 - 용추계곡 - 고창고개 - 정상 - 봉수대 - 서릉 - 용추동 산행은 3시간 정도 걸린다.
[등산코스]
○ 장성갈재 기점 종주코스:장성갈재 - 방장산 - 벽오봉 - 양고살재 ( 6시간 )
○ 휴양림 기점 원점회귀 코스: 3시간 거리 단란한 가족산행 코스
○ 양고살재 기점 코스 ( 절묘하게 절벽에 걸려 있는 방장사 일품 ):방장사를 거쳐 능선에 올라선 다음 벽오봉 - 고창고개 - 정상을 거쳐 장성갈재
○ 고창읍내 상월, 월암 기점 ( 벽오봉을 중심으로 오르내리는 코스)
○ 용추동 기점 (고창에서 가장 수량이 풍부한 계곡):용추동 - 용추계곡 - 고창고개 - 정상 - 봉수대 - 서릉 - 용추동 ( 3시간)
[주변 볼거리]
○ 석정온천
겨울철에도 개울물이 따뜻해 목욕했다고 전해지는 고창읍 석정리에 개발된 석정온천은 프랑스의 루르드 온천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발견된 게르마늄 온천이라고 온천 관계자는 밝힌다. 게르마늄 온천수를 편안한 마음으로 천천히 마시고 목욕을 즐기면, 질병에 대한 자연 치유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게르마늄 성분 외에도 인체 내의 노화된 부분을 회생시키는 고단위 토코페롤 영양소 세르늄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고혈압, 당뇨병, 신경통, 만성류마티스, 관절염, 협심증 등 각종 성인병에 뛰어난 효능이 있다고 한다.
○ 고창읍성
방장산 산행시 꼭 답사할 만한 곳이 고창읍성(사적 제145호, 고창읍 읍내리)이다. 조선시대 전국에 쌓은 읍성은 19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수많은 전란과 도시 발전에 밀려 개부분 사라져 버리고 전체적인 형태를 확인할 수 있는 읍성은 고창읍성을 비롯, 수원성, 진주성, 동래읍성, 낙안읍성, 해미읍성 등 10개소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고창읍성은 조선 단종 원년(1453년)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장태봉(180m) 능선을 다라 원형으로 축성한 자연석 성곽이다. 모양성(牟陽城)이라고도 불리는 이 성은 나주 진관의 입압산성과 연계되어 호남 내륙을 방어하는 전초기지로서 잘 보존되어 있다. 1965년 4월1일 사적 제145호로 지정된 이 성의 둘레는 1,684m, 높이 4~6m, 면적은 5만여 평으로, 동,서,북문과 3개 옹성, 6개 치성을 비롯해 성밖의 해자 등 전략적인 요충시설이 두루 갖추어져 있다.
성내에는 동헌, 객사 등 22동의 관아건물과 2지(池) 4천(泉)이 있었으나 전화로 소진되고 상곽과 공북루만 남아 있던 것을 1976년부터 옛 모습대로 복원해 오고 있다. 지금가지 22동 중 동헌, 객사, 풍화루, 공북루 등 14동이 복원됐고, 성밖 외곽도로를 말끔히 정비해 철쭉과 백일홍 등 꽃나무를 심어 꽃길로 가꾸어 놓았다. 고창읍성 성밟기는 이미 잘 알려진 민속행사로, '한 바퀴 돌면 다리병이 낫고, 두 바튀 돌면 무병장수하고, 세 바퀴 돌면 극락승천한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읍성밟기는 저승문이 열리는 윤달에 해야 효험이 높다 하고, 같은 윤달이라도 3월 윤달이 제일 좋다고 한다. 또한 엿샛날이 '저승문이 열리는 날' 이라 하여 '초엿새', '열엿새', '스무엿새' 날에 답성 대열이 절정을 이룬다. 성을 돌 때는 반드시 손바닥 만한 돌을 머리에 이고 성을 세 바퀴 돌아 성 입구에 다시 그 돌을 쌓아두도록 되어 있다. 성밟기 행사는 매년 음력 9월9일 중앙절에 열리는 모양성제 때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