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모든것

천관산 천관사 - 전남 장흥군 관산읍

박상규 2009. 8. 30. 15:26
천관산의 천관사
전남 장흥군 관산읍 농안리 

              어제 밤 늦게 시작한 봄비 
              늦은 아침까지 계속된다.

              보리가 파릇한 들판을 끼고 낮은 구름이 산을 휘감아 도는 관산읍내를 지나 천관사를 찾아 간다. 시멘트로 포장된

              길을 구불거리고 한참을 오르다 보니 포장도로는 끝이 나고 밤새 내린 봄비로 촉촉해진 흙길은 자동차의 바퀴를

              마다 한다. 우산을 쓰고 조용히 내리는 봄비를 맞으며 사박사박 천관사를 찾아 오르고 또 오르는데.....

              사방은 짙은 구름속에 쌓여 뿌옇고, 지난 겨울 까치가 남겨 놓은 빗방울 머금은 청미래덩쿨의 열매는 길가에서

              영롱하다.
              낮지 않은 산 모퉁이의 어느 성질 급한 나무는 파릇한 싹을 튀워 봄마중을 나왔는데...... 

              ◈ 천관사 백과사전 설명 보기 클릭 

              강진의 마량리에서 관산을 거쳐 장흥으로 향하는 23번 도로변 어느 모텔에서 바라 본 관산의 봄





              콧노래, 산새와 산죽, 매화나무 가지에 달린 빗방울의 반짝임과 함께하며 한참을 올라 만나게 되는 천관사의 종루





            천관사 - 정 안양화(99.10.8.금요일)

            구비구비 돌고 또 돌아 
            가지런한 자태의 바윗돌은
            경전책을 펼쳐 보이듯 올려놓고

            천년 세월에
            삭아내린 석탑 사이로
            영롱한 햇살은
            대웅전에 머물러라 

            온화한 미소인듯
            오랜 친구인듯
            그리고 어제 만난 너 인듯

            인정 흐르는 그 자태에
            어느새 내 눈에
            선량함이 가득하여라.
 

              보물 795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삼층 석탑




 





            실 바람 소리 - 정 안양화 2002년 7월 27일

            실 바람 소리 스치는 자리에
            묻어둔 지난 추억이
            어느새 살포시 날개짓을 합니다.

            우리가 처음 만나 걸어가던
            저만큼에 거리도
            그저 짧기만 했습니다. 

            마주잡은 두 손은
            그리움에 스며
            하얀 그림을 그립니다.

            수줍은 내 마음은
            당신의 큰 눈망울에
            살며시 내려 앉습니다. 

            이제 지난날의 그 약속은
            실 바람에 홀로 남겨두고

            오랜 세월을
            마주보며 서있는
            그 큰 은행나무 처럼

            만남의 약속을 그리워하며
            보이지 않는
            실 바람 속으로
            사뿐히 걸어갑니다.






 




 





               봄

             시작하는 계절이라
             화원에 꽃만 봐도 두근거렸는데.

             무얼 심을까 들여다보지만
             아무래도 올해는
             선뜻 손이 안가네.

             이집에서 얼마나 살지 몰라서
             다시 지으면
             이런 고민도 못하겠지 하면서.

             작은 땅이라도 늘 옆에 있어 
             뭐가 있나 들여다보면서
             호미질 한번이라도 하는게
             좋았는데.

             정을 떼야지 
             이것도 이별이라 마음을
             정리해하지 싶네.

             그래도 빈땅으로 자꾸
             곁눈질 하면서
             작년에 있던 해바라기랑 
             고추랑, 머위나물이랑
             올해도 보고싶어지네. 

 



 




               천관산에 이르는 시작 길 - 키를 훨씬 넘기는 시누대 사잇길로 환희대(2.3km)를 간다고 쓰여 있다





             고향에는

            어릴적 살던 시골에는 
            감나무가 무척 컸었고 
            마루가 너무 높아서
            끝에 매달리곤 했었어,

            마당에서 마루까지 
            뛰어 가려면
            어느새 수탉이 쫓아 와서
            나를 괴롭혔었고, 

            소죽쑬때는
            메뚜기도 구워주시고
            아플땐 물떠와라 하시며
            왕사탕 주시던
            할아버지가 계시던 곳이었는데

            이젠 
            다 떠나시고 
            나도 어른이 되어
            아련한 기억속에서
            맴도네

            가끔은
            이쁜 손녀라고
            꿈에서 책을 감당못할 만큼
            안겨 주시던 할아버지......

            유난히 맑은날
            벗꽃바람에 고향생각에 
            여기까지 와 있네


                       매화



                        매화





              꿈길 - 윤은향

              껍질뿐인 육신은
              욕망을 따라 계단을 바삐 오른다

              창가에 먼지 두께만큼
              널려 있는 광고물 스티커들은
              자신의 기준에 따라
              존재를 알리려고 아우성치고
              질서와 배열을 무시하고 있다

              어깨너머로 배운 진리 앞세우고
              상승을 위한 날개를 펼 때
              올이 풀리지 않는 촘촘한 그물
              전신을 감고 에워 싸려고
              한마리 괴조처럼 달려 오고 있다

              파란 자명종 소리에
              방황하던 의식은 계단을 내려 온다

              눈 앞에 잿빛 안개가 걷히면
              신호등은 초록색 미소를 보내고
              창 밖에서 부르는 솔향기
              삶의 메시지되어
              새로운 하루를 정답게 동행한다

                   영주공공도서관 주부독서회 글동네 열한번째 이야기


                         청미래덩굴




                        청미래덩굴





                          장흥군 유치면 보림사로 가는 길목

                탐진강에 탐진댐을 건설중으로 일곱,여덟식구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았을 초가삼간,
                이제는 모두 떠났다. 무너진 헛간에는 헤진 고무신 한짝 딩구는데...
                다시는 보지 못할 경치들
                산 중턱 붉은 표지는 
                저곳까지 물이 가득 찬다(수몰)는 표시이다.
                머잖아 이 경치도, 아름다운 시골길도, 작은 오두막집도, 미류나무 가지 끝의 까치둥지도,

                물 밑으로 가라 앉는다는데........




                탐진댐 수몰지역 발굴현장 - 발굴작업이 한창이다. 안내판 없다.



[진달래 명산 천관산]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풍경 한폭 수묵화…일출도 장관
2002년 04월 04일 (목) 10:25

노령산맥 끝자락이 바다를 향해 달리다 마지막 용틀임을 하며 거대한 조각작품으로 변한 장흥 천관산은 봄이면 부드러운 능선과 기암괴석 사이를 연분홍 물감으로 흩뿌린듯 한 진달래 군락으로 유명하다.

내장산 월출산 능가산 두륜산과 더불어 호남의 5대 명산으로 불리는 천관산 산행의 묘미는 해발 723m의 정상을 오르면서 고도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그려지는 다도해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천관산에서 뜨는 해와 달도 성산 일출봉과 영암 월출산에 버금가는 장관.

천관산은 대덕에서 보면 정상 능선이 평평한 부드러운 산으로 느껴지지만 천관사 쪽에서 보면 기암괴석이 불끈불끈 솟은 바위산이다.역광에 실루엣으로 빛나는 정상의 기암괴석이 한폭의 수묵화를 연상하게 한다.

산행의 기점은 천관사와 탑산사,관산읍의 장천재와 장안사 등 4곳이지만 워낙 산이 크고 골이 깊다 보니 산을 오르면서 등산로가 거미줄처럼 이어져 산행코스는 모두 13개로 나눠진다.기암괴석과 진달래를 동시에 감상하려면 탑산사에서 올라 구정봉이나 연대봉을 거쳐 장천재로 하산하는 종주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장흥읍에서 23번 국도를 타고 회진 방면으로 20km쯤 달리면 대덕읍이 나타나고,푸른 보리밭 사이로 난 농로와 마을을 지나면 탑산사로 오르는 산길이다.최근에 이곳 주민들이 정성스럽게 쌓은 수십개의 돌탑이 탑산사까지 이어진다.

탑산사 왼쪽 계곡을 따라 구룡봉까지 이어지는 등산로는 기암괴석으로 이름난 바위지대.

구룡봉은 아홉 마리 용의 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구룡봉에 서면 두륜산과 월출산 무등산이 한눈에 들어온다.특히 북쪽은 천길 낭떠러지로 거센 바람에 금방이라도 날아가 버릴 것만 같은 공포감을 느끼게 한다.멀리 탐진강 녹색물과 득량만 푸른 바다가 햇빛을 받아 은비늘처럼 반짝인다.

구룡봉에서 북서쪽 능선을 따라 10여분 오르면 구정봉과 연대봉으로 갈라지는 부드러운 능선길이 나타난다.주봉인 연대봉에는 장흥의 억불산과 강진의 수인산을 연결하는 조선시대 봉수대가 복원돼 있다.봉화대 불꽃 대신 타오르는 진달래가 산과 골을 이으며 연락을 주고받는 듯 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환희대에서 구정봉을 거쳐 장천재로 하산하는 코스와 연대봉에서 장천재로 하산하는 코스의 중간사면이 연분홍으로 물든 진달래 군락지로,구정봉 코스로 하산하면 천관사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기암괴봉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다.

◇ 교통·숙박=고속버스가 하루 3회 서울∼장흥을 운행한다.광주에서 장흥까지는 수시로 운행되는 직행버스가 편하다.장흥 공용버스정류장(061-863-9036)에서 산행 들머리인 탑산사까지 가려면 대덕읍에서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승용차는 광산IC에서 13번 국도를 타고 오다 나주에서 23번 국도로 갈아타면 관산읍.회진 방향으로 계속 직진하다가 대덕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탑산사가 나온다.관산읍내 천관산 자연휴양림에 산막과 야영장이 있다(061-867-6974).

장흥=박강섭기자 ks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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