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정보

제주 좋은길, 올레

박상규 2009. 9. 3. 15:32
 

9.jpg지구상에는 아직 사람들의 닿지 않아 자연 그대로 보존된 공간이 있다.

우리나라의 비무장지대는 반세기 전 시간이 멈춘 채 보존되어 있지 않은가!!

우리는 이런 곳을 ‘오지’라고 부른다.

대평포구에서 시작하는 제주 올레 9코스는

제주의 원시 모습을 간직한 오지체험코스로 이름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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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평포구의 모습 오른쪽에 보이는 절벽이 박수기정이다. (기정은 절벽의 제주도 방언 )

 

제주 올레 9코스는 대평에서 출발하여 박수기정으로 올라가서 해안절벽 위를 걷다가, 화순화력발전소 옆으로 내려가고, 안덕계곡을 따라 올라가서 다시 화순항으로 내려오는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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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평포구 공중화장실에 친절하게 붙어있는 안내판 

 

원래 박수기정으로 올라가는 길은 좃은 다리(좃으다 라는 말은 쪼으다의 제주방언)라고 절벽을 쪼아서 낸 길로 올라가는 코스였지만 토지소유자의 사정으로 출입이 불허되어 몰질 이라는 곳으로 올라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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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코스 중 몰질 

 

‘몰질’을 표준어로 하면 ‘말길’인데 옛날 고려시대에 몽고 군대가 박수기정 위의 들판에 방목해서 키우던 말을 배로 실어나를 때 마을 몰 대평포구로 내려오는 길이었다는데 사람 한명 지나가도 좁은 길에 800년 전에 말들이 지나갔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특히 이 길은 한 번도 가공된 적이 없는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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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레길 주변을 둘러보시는 할머니들 이분들이 바로 올레지기들이다.

 

몰질을 올라 숲길을 통과하니 넓은 솔숲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래로는 푸른 대평항이 보이고 머리 위로는 푸른 제주 하늘이 시간을 붙잡은듯 보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우거진 솔숲에서 발을 옮길 때 마다 제주의 원시시대로 점점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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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과 맞닿은 소나무들 

 

볼레낭 길이라 불리는 이 길을 따라 계속 시간여행을 하다보면 안덕계곡을 지나 화순항이 나오는데 그러면 총 8.81km의 제주 9코스 올레를 다 둘러본 것이다. 다른 올레 코스에 비해 비교적 짧은 코스이긴 하지만 제주도의 감춰진 원초적인 길을 보여주는 경치가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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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늘 길마다 피어난 들꽃들이 화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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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코스를 지나가다 보면 한폭의 수채화같은 제주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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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경로 (총 8.81km, 3~4시간)

대평포구 - 물질- 정낭-조슨다리 위- 볼레낭 길 - 봉수대- 황개천입구- 화순선사유적지-진모르동산-가세기 마을올레-화순 귤농장길-화순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