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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代, 이 병만은 피하자] (2) 흡연이 부르는 `폐암`

박상규 2009. 11. 30. 22:56

 

 

 

 

 


1, 2기땐 증상도 없는 폐암… 순한 담배탓, 선암 급증~!


김모(51)씨는 최근 받은 건강검진에서 왼쪽 폐 이상이 발견됐다. 정밀 검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외래를 찾았다.


김씨는 입원해 기관지내시경, 양전자단층_CT(PET_CT) 등의 검사를 받고 폐암이 의심돼 흉강경으로 폐좌상엽절제술을 받았다. 김씨는 닷새 만에 폐암 검사에서 수술까지 모두 마쳤다.


수술 나흘 만에 퇴원해 일상생활로 복귀한 김씨는 "지난 10년 간 담배를 피웠지만 3년 전부터 금연을 해 왔는데 폐암에 걸렸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조기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관민 삼성암센터 폐암센터 교수에게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무서운 암인 폐암에 대해 알아봤다.



Q 폐암이 암 사망률 1위인데 그 이유는?


A "인구 10만명당 885.5명이 암으로 사망하는데 폐암이 222.5명으로 가장 많았다(2008년 통계청 집계). 그 다음이 위암 132.8명, 간암 111.6명 순이었다. 폐암으로 인한 사망이 많은 이유는 1, 2기에 증상이 없고, 3기가 돼서야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폐암 초기에는 수술이 가능하고 완치율이 75% 이상이지만 초기에 발견하는 경우는 전체 폐암 환자의 20~25% 밖에 되지 않고 있다. 폐암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흡연 인구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Q 흡연이 가장 큰 폐암 원인인데 순한 담배는 좀 안전한가?


A "폐암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여러 원인 중 흡연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남성의 폐암 사망률은 여성의 4배가 넘는다. 남성들이 여성보다 훨씬 담배를 많이 피우기 때문이다.


담배 연기에는 4,000종이 넘는 독성 물질이 포함돼 있고 이 중 방향족아민 니트로사민 방향족탄화수소 등 40여 가지는 발암 물질이다. 이 물질들은 DNA에 작용해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면서 암을 유발한다.


흡연량과 흡연 기간이 늘어날수록 폐암도 함께 늘어난다. 하루 반 갑에서 한 갑씩 흡연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할 위험성이 남성은 14.6배, 여성은 8.3배나 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최근 흡연자뿐만 아니라 비흡연자와 여성 사이에서도 폐암의 일종인 선암이 늘고 있다.


간접 흡연이나 음식을 조리할 때 나오는 연기, 순한 담배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옛날에는 큰 기관지에 편평상피암이 많이 발생했지만 요즘에는 말초부위 폐에 선암을 많이 생기는데, 순한 담배를 피울 때 연기를 깊이 들이마시는 점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라돈가스나 석면 노출 등도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


Q 폐암 증상은 어떤 것이 있나?


A "기침 가래 혈담이 대표적 증상이다. 기침이나 가래가 3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가래에 피가 묻어 나오면 빨리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하지만 감기나 기관지염 증상과 잘 구분되지 않고, 악화해야 증상이 나타나 폐암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가슴 통증, 호흡 곤란, 쉰 목소리, 체중 감소, 팔 부종 등의 증상도 나타나는데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폐암이 상당히 악화한 것이다."


Q 폐암이 의심되면 어떤 검사를 하나?


A "가슴 X선 검사로는 조기 진단에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건강검진 시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폐암을 초기에 발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저선량 CT는 가슴 X선 검사로 알아내는 10~15㎜ 폐결절보다 훨씬 작은 3㎜ 정도의 폐결절을 발견할 수 있다. 폐암으로 의심되는 결절이 있다면 기관지내시경검사, PET_CT, 세침흡인폐생검을 한다.


폐암이 확실하면 병기(病期)에 따른 적절한 치료 방침을 정해야 하므로 뇌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기관지내시경하 림프절흡인검사(EBUS_TBNA), 비디오 종격동경 검사 등 병기를 결정하기 위한 추가 검사를 받게 된다."


Q 폐암을 어떻게 치료하나?


A "폐암은 크게 소(小)세포폐암과 비소(非小)세포폐암로 나뉜다. 임상 경과와 예후, 치료법이 다르다. 전체 폐암의 15~20% 정도인 소세포폐암은 증식이 빠르고 뇌 림프절 간 부신 뼈 등으로 잘 퍼진다.


수술보다 항암제 치료와 방사선 치료가 좋은 효과를 낸다.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재발이 잘 되고 치료가 잘 되지 않기도 한다. 폐암의 80~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은 편평상피세포암 선암 대세포암으로 구분된다. 비소세포폐암은 일찍 발견(1, 2기나 3기 일부)하면 수술할 수 있다.


수술하면 1기암은 5년 생존율이 70%, 2기는 50% 전후나 된다. 수술할 수 없는 진행성 및 일부 3기 환자는 방사선 치료와 항암제 병용 치료로 오래 살 수도 있다. 그러나 근치적 수술이나 방사선 요법이 불가능한 진행성 및 전이성(3기 일부와 4기) 환자는 완치보다 통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일부 병원에서는 폐암 수술 전후 항암제와 방사선 보조 치료를 실시하기도 한다. 최근 기존 항암제와 메커니즘이 전혀 다른 표적치료제들이 활발히 임상에 쓰이고 있다. 비흡연 여성 선암 환자군에게서 흔하게 발견되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돌연변이가 있으면 표적치료제로 치료하기도 한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