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정보

등산과 무릎 1

박상규 2013. 2. 14. 17:58

 

 

요즘은 등산로 정비가 잘되어 있어 산에 계단이 많다. 계단은 무릎에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적이다. 무릎이 아프면 계단을 올라가기도 힘들지만 내려올 때 더 힘들다. 하중이 무릎에 집중되며 통증이 커지는 것이다. 이럴 때 통증을 줄이며 운행하는 법은 스틱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무릎에 체중이 실리지 않도록 스틱을 잡은 팔에 최대한 체중을 싣고 오르내려야 한다.






↑ [월간산]1, 2 알파인 스틱을 이용한 오르막길에서의 연속동작. 3, 4 알파인 스틱을 이용한 내리막길에서의 연속동작.

일반적인 알파인 스틱 사용법은 평지에서 뒤로 밀어주는 것이다. 스틱의 끝이 전진하는 발보다 20~30cm 뒤에 짚어서 밀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무릎 통증이 있을 때는 발 앞쪽의 땅을 먼저 짚어 디딜 때 무릎에 실릴 하중을 팔로 분산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스틱의 길이는 평지는 짧게, 오르막은 중간, 내리막은 길게 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무릎 통증이 있을 땐 평지 역시 중간 길이로 하여 체중을 적당히 실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오르막에서는 먼저 두 개의 알파인 스틱을 모두 같은 높이의 위쪽으로 짚고 다리를 올린 다음, 팔을 접어 상체와 스틱을 가깝게 하고 상반신의 몸무게를 스틱에 기대듯이 의지한다. 그 다음 올려진 다리에 힘을 주고 일어서면 무릎 통증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내려갈 때는 스틱 두 개를 아래쪽에 짚고 스틱의 손잡이 윗부분을 손바닥으로 누르며 살며시 상체의 무게를 스틱에 기댄다. 이때 무릎 통증을 줄이기 위해 너무 무리하게 기대면 스틱이 휘어질 수 있다. 체중과 지형을 고려해 적당한 조절이 필요하다. 이렇게 체중의 일부를 스틱에 기대면 무릎에 전달되는 체중의 부담과 충격을 줄여 사뿐하게 착지할 수 있다. 이때 스틱 손잡이의 끈은 손에 딱 맞도록 조절해야 체중을 실어 안정적으로 내리막길에서 사용할 수 있다.

아무리 스틱을 잘 사용한다고 해도 무릎이 안 좋은데 등산을 자주 하는 건 좋지 않다. 나이가 들면 다리 근력이 떨어지고 민첩성도 떨어진다. 골격 또한 약해진다. 우리나라 55세 이상 인구의 80%는 퇴행성관절염으로 고생한다고 한다. 너무 산행을 자주 하면 무릎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나이에 맞게 산행 강도와 횟수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일주일에 두세 번 이상 산행하면 무릎 통증이 올 수 있다. 무릎 통증이 있는 상황에서 산행을 할 때는 가급적 계단이 없는 코스로 잡아야 한다.

팔자걸음은 무릎에 좋지 않아

당연한 얘기지만 무릎 통증을 느끼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먼저 평소에 체중 관리를 해야 한다. 체중이 1kg 늘어나면 계단을 내려올 때 7~8배의 하중이 늘어난다. 즉 1kg 늘어날 때마다 7~8kg의 충격이 늘어난다. 체중 조절 후에 등산을 하는 것이 무릎 건강에 좋다.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거나 배낭 착용법이 잘못된 경우도 무릎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우선 멜빵끈을 잡아당겨 조인다. 배낭이 아래로 처지면 짐의 무게가 어깨로부터 멀어져 지렛대 작용으로 더 무거워진다. 그 다음 허리벨트를 채우고 배를 약간 압박할 정도로 조여 무게를 골반으로 분산시킨다. 이렇듯 배낭을 올바르게 착용하고 불필요한 짐을 줄여 무게를 줄이는 것이 무릎을 지키는 예방책이다.

등산화의 선택도 빼놓을 수 없다. 산의 규모에 맞지 않게 너무 무겁고 큰 등산화를 신었다거나 등산화 밑창 마찰력이 떨어지면 무릎 충격이 커진다. 등산화를 선택할 때 가고자 하는 산에 적합한 등산화를 신어야 한다. 큰 산 겨울산행은 중등산화를, 걷기길이나 짧은 산행은 경등산화를 택한다.

마찰력도 중요하다. 잘 미끄러지지 않아야 체력 소모를 줄이고 무릎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한 하산할 때는 등산화 끈을 바짝 조여야 부상위험을 줄이고 무릎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느슨하면 발이 앞으로 밀려 발가락이 아프고 민첩성이 떨어져 넘어질 위험이 있다.

또한 올바른 보행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 팔자걸음은 무게 중심이 진행방향에서 벗어나 좌우로 불필요한 힘을 쓰는 걸음이므로 11자로 걸어야 한다. 진행방향에서 조금씩 어긋나는 걸음이므로 무릎관절에도 좋지 않다. 산행 전에는 스트레칭을 하여 부상을 예방하고 무릎을 충분히 풀어줘야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무릎이 아픈 사람은 계단이 많은 코스를 피하는 게 좋은 예방책이다. 등산을 무리하게 해서 다리 근력이 떨어지면 터벅터벅 내려오게 되어 무릎 충격이 더 커진다. 힘든 산행을 피해 체력의 3분의 2만 사용해서 산행해야 한다.





↑ [월간산]코오롱등산학교 원종민 강사.

다리 근력을 강화하면 무릎 충격을 줄일 수 있다.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운동법은 스쿼트다. 스쿼트는 서서히 앉았다가 서서히 일어나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다. 앉을 때 무릎이 앞으로 나오지 않도록 해야 적당히 힘든 운동 강도를 유지할 수 있다. 자신의 체력으로 연속해서 15번을 할 수 있다면 3분의 2인 10번만 실시한다.

등산화 바닥 뒤꿈치에 충격 흡수용 깔창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등산화 밑창은 보통 비브람 소재의 딱딱한 창이라 뒤꿈치에 충격 흡수용 깔창을 사용하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무릎이 아플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보조장비가 무릎 보호대다. 그러나 보호대를 착용하면 장단점이 있다. 무릎 보호대가 압박을 주기 때문에 민첩성에 제한을 주고, 혈액순환에 방해가 된다. 무릎에 땀도 나고 덥다. 물론 무릎 통증을 완화시켜준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통증이 심할 땐 쓰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건 예방이다. 무릎 건강을 유지하려면 하산 습관이 중요하다. 하산할 때 뛰어선 절대 안 된다. 우리의 무릎 관절은 무쇠가 아니므로 빨리 산행을 끝내려는 마음을 버리고 마지막까지 느긋한 페이스를 지켜야 무릎을 지킬 수 있다. 당장 뛰어 내려가는 사람이 하산은 몇 분 더 빠르겠지만 늦게 내려가는 사람이 산행을 몇 년 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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