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정보

등산과 무릎 3

박상규 2013. 2. 14. 18:02

 

 

스키, 축구, 등산, 패러글라이딩 등 못 하는 운동이 없던 박해신씨는 언젠가부터 무릎 통증을 달고 살았다. 결국 몇 해 전 무릎연골 절제수술을 받았고, 그는 가벼운 운동만 하라는 담당의사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하지만 그는 이 말을 무시하고 산을 올랐다가 통증으로 엄청나게 고생을 했다. 결국 그는 자신이 좋아하던 등산을 포기해야 했다. 그랬던 그가 최근 다시 산을 오르고 있다. '마더스틱 워킹'(Mother-Stick Walking) 교육을 받은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 [월간산]마더스틱아카데미 윤치술 교장.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마음으로 강의를 들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가 있을지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산에 오를 때는 괜찮은데 내리막에서는 고통스럽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마더스틱 보행법을 사용한 뒤부터 무릎 통증을 느끼지 않고 산에 다닐 수 있게 됐어요."

스틱을 사용하면 무릎 통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일설에 의하면 등산용 스틱이 무릎에 걸리는 하중의 30%를 덜어준다고도 한다. 하지만 스틱 사용 효과를 정확히 검증한 과학적인 결과는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이는 스틱 사용방법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마더스틱아카데미(www.momstick.com) 윤치술(55) 교장은 "많은 사람들이 스틱은 산행에 필요한 도구라는 사실을 알고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올바른 스틱 사용법을 배우지 않으면 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무릎 통증을 줄일 수 있는 올바른 스틱 사용법은 따로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산에 가보면 많은 이들이 스틱을 가지고 다닌다.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한 확신이 없는지, 지팡이처럼 균형을 잡는 데 사용하거나 배낭이 꽂고 다니는 이들이 더 많다.

"무릎 통증은 내리막길 산행 시 느끼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때 무릎에 걸리는 하중을 스틱으로 분산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더스틱 워킹'은 오르막에서는 뒤로 밀어서 추진력을 얻지만, 내리막에서 언제나 스틱이 발보다 아래쪽에 위치해 브레이크 역할을 합니다. 이 때 팔이 적절한 각도로 굽어지며 자동차의 '쇼크 업소버'(shock absorber) 구실을 하며 충격을 흡수하죠. 또한 독립현가장치처럼 체중을 적절히 분배해 균형을 잡아주기도 합니다."

윤 교장의 설명에 의하면 '마더스틱 워킹'은 무릎에 걸리는 하중을 효과적으로 분산시켜 통증과 체력소모를 줄이는 시스템이다. 그는 "원리가 단순하고 간단해 누구나 익힐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원칙에 충실해야 그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복잡한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스틱이나 팔의 미세한 각도와 보행법 등이 정확해야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2~3시간 교육이면 쉽게 익혀

'마더스틱 워킹'은 윤 교장이 오랫동안 연구해 이론을 정립한 등산용 스틱 사용법이다. 한국트레킹학교를 운영하며 현장에서 많은 이들을 가르치며 얻은 노하우를 정리한 것이다. 마더스틱 워킹이란 이름은 '스틱을 제대로 사용하여 어머니의 품속으로 들어가는 듯이 편안하고 여유 있는 산행을 즐기자'는 뜻에서 붙였다고 한다.

"마더스틱 워킹을 제대로 구사하면 무릎 통증은 확실히 개선됩니다. 수많은 교육생들이 실제로 현장에서 효과를 경험했어요. 한 번의 교육만으로도 체감할 수 있지만, 재교육을 받으며 숙련도가 높아질수록 효과는 커집니다. 무릎에 부담이 줄어들고 자세가 좋아지며 신체 균형이 향상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 [월간산]내리막길에서 보행법 1 몸을 약간 굽혀 스틱을 찍는다. 스틱은 약간 길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 2 자연스럽게 몸을 밀어 체중을 스틱에 건다. 3 무릎이 절대 스틱을 빠져나가서는 안 된다. 4 스틱이 직각이 됐을 때 신속히 들어서 앞을 찍는다.

마더스틱 워킹이 제시하는 내리막길 보행법의 핵심은 '스틱이 늘 무릎 앞에 위치하는 것'이다. 내리막에서는 중력에 의해 저절로 발이 아래쪽으로 움직이며 관성에 의해 속도가 붙게 된다. 하지만 내리막에서 속도를 내는 것은 치명적인 관절 손상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내리막길에서는 스틱을 브레이크로 이용한다. 속도를 제어하고, 무릎관절에 걸리는 하중을 스틱으로 분산시키는 것이다.

마더스틱 워킹은 내리막에서 발의 모양을 11자로 하고 보폭을 좁히고 걷는다. 발을 약간 벌리는 것은 가속도가 붙는 것을 막고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다. 상체는 앞으로 살짝 숙이는데, 이 때 머리가 약간 숙여져야 한다. 스틱은 두 개를 동시에 앞으로 내밀어 어깨보다 약간 넓은 위치에 찍는다. 스틱을 내밀 때, 손목의 각도를 약간 죽이고 팔목을 들면서 살짝 앞으로 밀어줘야 자연스럽다.

경사에 따라 스틱에 힘을 주는 강도가 다르지만, 스틱을 손으로만 밀기보다 상체를 앞으로 숙여 몸을 스틱에 약간 기댄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 좋다. 몸이 앞으로 나갈 때는 팔이 펴진 상태로 스틱을 밀면 안 된다. 스틱을 찍은 각도(몸 쪽으로 약간 기운다)에서 스틱이 일어서지 않게 자연스럽게 팔꿈치를 구부리며 진행한다. 이 때 팔이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몸과 스틱이 가까워지면 저절로 스틱이 일어서게 되는데, 진행 방향과 스틱이 직각이 될 때 스틱을 들어 다시 몸 앞에 던져준다. 이 때 너무 멀리 던지지 않아야 부드럽게 보행이 가능하다. 몸이 스틱을 지나치게 되면 무릎에 하중이 걸리므로 꼭 스틱을 몸 앞에 둬야 한다. 말로 설명하면 조금 복잡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단순한 동작의 반복이다.

마더스틱은 산길 걷기에 매우 효율적이며 배우기 쉬운 것이 특징이다. 특별한 동작이 아니기 때문에 2~3시간 교육 받으면 누구나 몸에 익힐 수 있다. 스틱을 몸의 움직임에 따라 부드럽게 움직여 별도로 힘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만큼 자연스럽고 동작이 아름답다. 또한 하체운동과 더불어 상체운동을 겸하는 자세를 유지해 신체를 균형 있게 만들어 준다.

"마더스틱 워킹은 쉽게 피로를 느끼거나 하산 길에 무릎 통증이 심한 사람에게 매우 유용합니다. 체력과 균형감이 급격히 떨어지는 40대 중반을 넘긴 등산인들에게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지리산 종주나 히말라야 트레킹 등 장거리 산행을 하고 싶지만 자신이 없는 분, 지병이나 사고 후유증으로 산행이 부담스러운 분들에게도 마터스틱 워킹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 [월간산]1 계단을 오르는 연속동작. 좀더 적극적으로 체중을 스틱에 의지한다. 2 계단을 내려오는 연속동작. 몸을 굽혀 스틱을 적당한 곳에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