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 글방

등 굽은 소나무 / 이상원

박상규 2009. 4. 23. 12:35

 


등 굽은 소나무/ 이상원 
죽음보다 무서운 삶
그 산의 침묵을
흐느낌으로 채우며 살았네.
세월에 뒤틀린 몸으로
허공을 기어오르고
찬 이슬로 허기 달래며
제 스스로 불사르던
외로움은
끝내 꿈 밖에 이르지 못하고
언제나 밤하늘에 떠도는 별이 되었지.
아픔이
가슴 파고드는 처연한 그 아픔이
흔들리는 가지 끝에
봄마다 
숨 멎도록 고운 연둣빛으로 피어나고.

죽을 때까지
비워야만 살 수 있느니
꽃 피고 산새 노래하는
아름다운 봄의 산울림조차
볼 수 없고
들을 수도 없는 
삭정이 같은 몸뚱아리 열고 열어
한마디 말도 없이 
평생을 늙어가는 바위처럼
하늘에 피어나는 하얀 구름
홀로 산 넘어가는 자유로운 바람 소리
이제서야
가슴으로 보고 듣는다.
아무도 몰라도 좋은
설레임으로 맞는  
아침 햇살 가득한 눈물겨운 세상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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