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모든것

봉화 청량산

박상규 2009. 6. 4. 17:40

 
▲ 낙타 혹 같은 기암무리를 등지고 자리잡은 응진전.

봉화 청량산  >>>
봄이면 더욱 빛나는 바위 명산

바위산 청량산(淸凉山·870.2m)은 봄이면 화사하게 빛난다. 온통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산은 신록이 물들면서 환해지고 생동감이 넘친다. 주세붕이 명명한 ‘6·6봉(峰)’과 ‘12대(臺), 3굴(屈)’로 표현되는 바위산인 청량산은 산 밖에서 보든 안으로 들어서든 절승의 경관에 감탄케 된다.

최고봉인 의상봉의 높이래봤자 해발 870.2m이고, 맞은편의 축융봉(祝融峰·845.2m) 남쪽 안동땅까지 합친 도립공원 총면적이 48.76㎢에 불과하며, 암봉이 밀집해 있는 면적만 놓고 본다면 그 1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오지 중 오지라는 봉화에서도 가장 후미진 곳에 있으면서도 예로부터 문인들이 이 산을 찾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들어서면 떠날 줄 몰랐다. 신라 명필 김생을 비롯해 최치원, 이황, 주세붕 등 걸출한 인물들이 이 산을 탐했고, 고려 공민왕은 홍건적의 난을 피해 들었다 빼어난 경관에 극찬을 했다. 청량사 유리보전과 응진전을 비롯한 20여 개 절터와 청량정사(淸凉精舍), 김생굴, 풍혈대(風穴臺) 등이 선인들이 머물던 흔적들이다.


▲ 어풍대에서 바라본 청량산.
말년에 청량산인(淸凉山人)이라 호를 짓고 아예 산중턱 오산당(吾山堂)에 지내면서 글을 읽고 후학을 가르친 퇴계는 무릉도원 같은 청량산이 바깥 세상에 알려지지 않기를 바라는 소박한 욕심을 ‘청량산 육육봉을 아는 이 나와 백구(白鷗) / 백구야 훤사(喧辭)하랴 못 믿을 손 도화(桃花)로다 / 도화야 뜨지 마라 어주자(魚舟子) 알까 하노라’라는 시를 통해 밝혀놓기도 했다.

자소봉~탁필봉~연적봉 코스에 한해 산행 가능

▲ 자소봉. 유청량산록에 ‘봉우리 옆에 수십 명이 앉아 쉴 암반이 있다’고 한 그대로다.
청량산은 높이도 야트막하지만 덩치도 작기 때문에 산행 코스 또한 단순하고, 짤막하다. 봄철 산불예방기간이 끝나는 5월15일까지는 내청량 중심인 자소봉을 정점으로 하는 모정~청량사~오작교~자소봉, 모정~청량사~뒤실고개~연적봉~탁필봉~자소봉, 입석~응진전~금탑봉~김생굴~자소봉 세 코스에 한해 산행이 허용된다. 따라서 암릉길인 경일봉~자소봉 코스와 최정상인 의상봉 코스 외의 탐승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세 가닥의 코스 중 맨 위쪽 입석 기점 코스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모정~청량사 길은 급경사 콘크리트길이므로 등로보다는 하산로로 적당하다. 단, 어느 코스를 따르든 스님들이 ‘구름으로 산문을 지은 청정도량’이라 자랑하는 청량사를 끼워 넣도록 한다.

▲ 청량사 위쪽에 있는 김생굴. 신라 명필 김생이 10년간 글씨 공부를 했다는 곳이다.
입석~자소봉~청량사 코스는 청량산만의 독특하고 신비감 넘치는 산세와 더불어 어풍대와 김생굴 같은 산 안의 명소와 연꽃 속에 자리 잡은 듯한 절집들을 탐방할 수 있는 코스다. 청량산 최고의 조망대로 꼽히는 어풍대를 지나 청량사로 내려서지 말고, 신라 명필 김생이 10년간 수련했다는 김생굴을 거쳐 내청량 주봉격인 자소봉에 올라 조망을 즐긴 다음, 탁필봉과 연적봉을 지나 뒷실고개에서 청량사로 내려서도록 한다.

입석 부근에 차를 세워두었다면 어풍대 아래 허릿길을 따라 입석으로 되돌아가는 게 바람직하다(약 3시간 소요).

입석~응진전~청량사~모정 코스는 산허리 길을 따르지만, 청량산 탐승에 부족함이 없는 코스다.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이란 간판이 붙어 있는 안심당(安心堂)에서 차 한 잔 마시며 봄바람과 봄 햇살을 실컷 누린 다음 입석으로 돌아와도 2시간이면 넉넉하다.

도립공원사무소 전화 054-679-6321~2, 홈페이지 http://bonghwa.go.kr/potal/ Mountain. 집단시설지구 내의 청량산박물관에는 봉화홍보실과 청량산전시실이 조성돼 있다. 매주 월요일과 추석·설 연휴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 문의전화 054-672-6193.

교통

수도권에서는 일단 안동이나 봉화까지 간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안동행 중앙선 열차 1일 16회 운행. 구의동 동서울시외버스터미널(02-446-8000)에서 안동행 직행버스가 1일 34회(06:00~ 20:30, 심야 23:00, 일반 15,400원, 심야 15,400원), 봉화 경유 춘양행 직행버스는 1일 6회 운행(요금 15,200원).

경상권에서는 안동에서 진입하는 게 편리하다. 안동까지는 중앙선 열차를 이용하거나, 인천 버스터미널(032-430-7114), 대구 북부시외버스정류장(053-357-1851~3), 대전 동부시외버스정류장(042-624-4451) 등지에서 노선버스를 이용한다. 

봉화 시외버스터미널(054-673-4400)에서 청량사행은 1일 4회(06:20, 09:20, 13:30, 17:40 요금 3,500원), 안동 시외버스터미널 부근 교보생명 버스정류장에서 청량사행 버스는 1일 6회(05:50m 08:50, 10:00, 11:50, 14:50, 17:50 요금 2,000원) 운행(경안여객 054-821-4071. 동춘여객 821-2102, 안동버스 859-4571)한다. 청량사 버스종점인 집단시설지구(도립공원 관리사무소)에서 모정까지는 2km, 모정에서 입석까지는 800m 거리다.

숙박

공원 관리사무소 부근의 집단시설지구 내에 식당과 숙박업소가 여럿 있다. 홈페이지(http://bonghwa.go.kr/potal/Mountain) 참조.

맛집

봉화읍에서 청량산 방향으로 약 10km 떨어진 봉성면 소재지는 돼지고기 축제가 열릴 정도로 돼지고기 요리로 이름난 마을이다. 양념구이도 맛있지만, 식당 주인들은 대개 솔잎을 깐 석쇠에 숯불로 구워낸 소금구이를 추천한다. 갖은 야채와 구수한 된장찌개가 곁들여 나온다. 500g당 숯불구이 10,000원, 양념구이 12,000원. 청봉숯불구이 전화 054-672-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