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더욱 아름다운 산인 주왕산을 여름에 이렇게 다녀왔다.
좀더 시간이 흐르면 울긋불긋 때때옷으로 가라입을 이 산이지만 아직은 푸르름이 가득한 주왕산의 모습도 보기 싫은 것은 아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편안한 산행을 지금부터 시작해보자.
▲ 주왕산 국립공원 입구
조금은 복잡한, 어느 유명한 산에서나 볼 수 있는 각종 음식점들로 약간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모습이 내가 본 주왕산의 첫 이미지이다. 너무나 기대감이 컷던 탓일까?
주왕산이 나에게 줄 커다란 선물을 개봉도 하기 전에 벌써부터 모든 것을 판단해 버린양 그렇게 출발하는 내 자신이 그 당시에는 정당함 그 자체였다.
그렇게 한참을 올라갔을까? 북적거리던 가게들도 하나둘씩 줄어들고 푸르름만 눈 앞에 들어왔을 때 주왕산의 모습이 여기서 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주왕산 탐방코스는 크게 3가지로 나누어져 있다.
먼저 1. 상의리에서 출발하여 제1폭포에서 3폭포를 거쳐가는 코스와 2. 주산지 입구의 절골탐방센터에서 올라가는 코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3. 월외리에서 달기약수탕과 달기폭포를 거쳐 올라가는 코스이다. 물론 중간중간에 샛길들이 많아 무수히 많은 등산코스는 있지만 시작지점을 기준으로 정리해 본다.
그중에서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상의리 코스를 오늘 여행의 시작점으로 제1폭포와 2,3폭포까지의 여행이다. 여행사에서 단체로 오는 관광객들은 상의리에서 제1폭포까지만 구경하고 돌아오는 코스로 정해진 곳이 많다.
▲ 대전사와 주왕산의 기암
국립공원 입장료가 없어진 만큼 대전사에서는 문화재관람료라는 명목으로 입장료를 징수하고 있다.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질 만도 한데 찾아오는 사람들은 2,000원이라는 금액으로 하루의 평온함을 잃어버리기는 싫은듯 혼잣말로 넘어가는 듯 하다.
주왕산의 상징인 기암과 대전사의 모습은 가히 기억에 남을만큼 인상적이다.
푸르른 하늘과 함께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풍광이다.
그리 비중을 두지는 않았지만 이왕 이곳을 거쳐가는 김에 대전사에 대해서도 잠시 알아보자.
대전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인 은해사의 말사이다. 672년 (신라 문무왕12) 의상이 세웠다는 설과 919년 (고려 태조12) 눌옹이 창건했다는 설도 있다. 절이 있는 산과 절의 이름은 주왕의 설화에서 유래한다.
<주왕내기>에 따르면, 중국 당나라의 주도라는 사람이 스스로 후주천왕이라 칭하고 군사를 일으켜 당나라에 쳐들어갔다가 크게 패하고 신라로 건너와 주왕산에 숨었다. 이에 당나라가 신라에 주왕을 없애달라고 부탁하자 마일성 장군 오형제를 보내 주왕의 무리를 죽였다고 한다. 그 뒤부터 주왕이 숨었던 산을 주왕산이라 하고, 절은 주왕의 아들 대전도군의 이름을 따서 대전사라 하였다는 것이다. 절 이름은 나옹화상 혜근이 붙였다고 한다. 또한 신라의 주원왕이 수도했던 산이라서 주왕산이라고 부른다는 설도 있다.
창건 이후의 자세한 역혁은 전해지지 않는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주방사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임진왜란 때는 사명대사 유정이 승군을 훈련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조선 중기에 불에 탄 것을 다시 중창하여 오늘에 이른다. 부속 암자로는 백련암과 주왕암이 있다.
이 중 백련암은 주왕의 딸 이름에서 유래하며, 옛날에는 이 암자에 큰 종이 걸려 있어 아침 저녁으로 은은한 종소리가 울려펴졌다고 하나 지금은 걸려 있지 않다. 주왕암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나오는 주방사로 추정되며, 나한전과 가학루, 산령각 등이 남아 있다.
주요 건물로는 보광전과 명부전, 산령각, 요사채 등이, 유물로는 보광전 앞 삼층석탑과 사적비, 부도 등이 남아 있다. 이 중 보광전은 정면3칸의 다포계 맞배지붕 건물로, 내부에 임진왜란 당시 이여송이 유정에게 보냈다는 친필 서신을 목판으로 음각한 것이 보관되어 있다. 보광전 앞의 석탑은 근처에 흩어져 있던 석탑재를 짜맞춘 것이다.
절 오른쪽 밭에는 우물을 메운 자리가 남아 있는데, 이 우물에 얽힌 전설이 전한다. 본래 이 절에서는 부처에게 올리는 물을 매일 냇가까지 가서 길어오곤 하였다. 이를 귀찮게 여긴 승려들이 조선 중기에 앞뜰에 우물을 파고 그 물을 길어서 청수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곧 불이 나서 전각이 불에 타고 말았다.
뒷날 한 도사가 와서 불이 난 이유를 설명하기를, 이 절의 지세는 배가 바다에 떠서 다니는 부선형인데 우물을 판 것은 마치 배 바닥에 구멍을 낸 것과 같다고 하였다. 이 말을 듣고 다시 우물을 메웠다 한다. 이밖에 노루가 우물에 빠져 죽은 뒤 메웠다는 설도 있고, 이 물을 마신 승려들의 힘이 넘쳐 난폭해지는 바람에 인근 주민들의 원성이 많아지자 메웠다는 이야기도 있다.
(두산백과사전)
자, 이렇게 대전사에 대해서 조금 둘러보고 다시 산행으로 들어가 보자.
우선은 제1폭포를 목표지점으로 잡는다. 중간중간 정상으로 향하는 샛길들이 많이 보이지만 목표는 무조건 제1폭포 방향이다.
▲ 제1폭포로 향하는 길은 편안한 길로만 되어 있다.
▲ 물이 얼마나 깨끗한지 물반 고기반.
▲ 들어가지 말라는 표지판에도 들어가 있는 아줌마들
주왕산의 계곡은 철저한 보호속에 관리되고 있다.
길 가장자리에는 출입을 금지하는 울타리가 쳐져 있으며, 항상 순찰하는 관리인들이 오토바이를 이용해서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보인다.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힘일까?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 경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기어이 계곡으로 내려가 발을 담그고 노는 사람들을 발견했다. 중간중간 신고 전화가 걸려 있어 쉽게 신고할 수도 있지만 이내 관리인들에 의해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 이쯤에서 주왕산에 대해서 잠시 알아보자.
주왕산의 이름에 대한 유래는 앞서 대전사에서 잠시 언급했으므로 패수!!!
주왕산은 태백산맥 지맥에 위치한 경북 청송군과 영덕군에 걸쳐 있고 1976년03월30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면적은 105,582 Km2이다. 이 지역의 지형은 화강암과 화강편마암으로 형성되어 차별침식과 암석절리에 의한 산세와 기암괴석, 폭포 및 소 등이 조화를 이루어 빼어난 경관미를 보여주며, 경북 제1의 절경지로 손꼽힌다. 또한 왕거암에서 별바위에 이르는 13Km의 숲은 미답의 원시림을 방불케하며, 희귀식물인 망개나무, 내주왕 계곡의 난티나무와 복장나무, 월외동의 자작나무 군락, 소나무 군락 등 식생이 풍부한 산이다.
이곳에는 주왕산 수달래의 전설이 전해온다.
수단화 또는 수달래라는 이 꽃은 다른 지방에서는 좀처럼 구경할 수 없는 꽃으로 여기 주왕산 계곡에서만 피는데 이 아름다운 꽃에는 남모르는 서러움이 숨어 있으니 그 옛날 주왕이 마장군의 공격을 피하여 주왕굴에 숨어 지내던 어느날 굴 입구에 떨어지는 물로 세수하다가 마장군의 군사가 쏜 화살에 맞아 죽을 때 그의 피가 냇물에 섞여 붉게 흘러 내렸는데 그 이듬해부터 이 꽃을 주왕의 피가 꽃이 되어 핀 것이라 해서 수단화라고도 하였다 한다. (주왕산국립공원)
물론 필자가 방문할 당시에는 수달래를 볼 수 없는 계절이라 아쉽게 볼 수 없었다.
△ 주왕산의 수달래 (인터넷발췌사진 : 주왕산국립공원)
▲ 산책로 중간에 발견한 <자하성>
제1폭포를 향해서 올라가다 보면 왼편으로 수많은 돌무더기를 발견할 수 있다.
아무런 설명이 없다면 그냥 지나쳐도 모를 그 곳은 바로 돌로 만든 성의 모습이다.
자하성이라고 불리는 이 성은 주왕이 신라 군사를 막기 위해 대전사 동편 주왕암 입구에서 나한봉에 걸쳐 가로막은 돌담으로 길이가 약12Km (30여리)에 달하였다 한다. 이 성은 주왕굴을 중심으로 사방을 방어할 수 있는 요새로 돌문과 창고 등이 있었으나, 지금은 성의 형체는 거의 사라지고, 곳곳에 부서진 성터의 자취가 이끼와 칡넝쿨 등에 덮여 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사진으로는 다 표현할 수도 없는 맑은 하늘과 이름모를 웅장한 바위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곳 저곳을 다 둘러봐도 보물창고 같은 기분이 든다.
▲ 주왕산의 <급수대>
이제부터 이름이 붙어 있는 이상한 주왕산의 암석들을 알아보도록 하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급수대의 모습이다.
급수대는 신라 37대 왕인 선덕왕이 후손이 없어 무열왕(29대왕)의 6대 손인 김주원을 38대 왕으로 추대하엿으나, 때마침 그가 왕도인 경주에서 200리나 떨어진 곳에 있었고, 홍수로 알천이 범람하여 건너올 수 없게 되자, 대신들이 이는 하늘의 뜻이라 하여 상대등 김경신을 왕으로 추대하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김주원은 왕위를 양보하고 이곳 주왕산으로 피신하여 대궐을 건립하였는데, 당시 산위에는 샘이 없었으므로 계곡의 물을 퍼올려 식수로 사용하였다고 전한다. 그 후로 이곳을 급수대라 이름하게 되었다.
▲ 주왕산의 <시루봉>
시루봉은 그 생김새가 떡을 찌는 시루와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측면에서 바라보면 마치 사람의 옆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시루봉에는 옛날 어느 겨울에 한 도사가 이 바위 위에서 도를 닦고 있을 때 신선이 와서 불을 지펴 주었다는 전설이 전해 오고 있으며 바위 밑에서 불을 피우면 그 연기가 바위 전체를 감싸면서 봉우리 위로 치솟는다고 전한다.
▲ 주왕산의 <학소대>
하늘을 찌를듯이 솟은 절벽 위에는 청학과 백학 한 쌍이 둥지를 짓고 살았다하여 학소대로 불린다. 어느 옛날 백학이 사냥꾼에게 잡혀 짝을 잃은 청학은 날마다 슬피 울면서 바위 주변을 배회하다가 자취를 감추었다는 슬픈 사연이 전해 오고 있다. 지금 학은 간데 없고 그들의 보금자리 터만 절벽 위에 남아 옛 주인을 그리워하고 있다고 전한다.
▲ 제1폭포 주변 경관
이렇게 볼 것많고 구경할 것 많은 주왕산의 산책길을 걷다보면 드디어 제1폭포에 도달하게 된다. 물이 많지 않은 계절이라 그런지 폭포 자체는 자그마하지만 그 주변 경관에 이내 모든 것이 압도되어 버린다. 웅장하다는 표현이 이럴때 쓰는 구나 싶을 정도이다.
▲ 주왕산 <제1폭포>
여기서 잠시 자연의 대단함을 몸으로 느낀 후에 다시 2폭포를 향해서 올라가보자.
여행사에서 주관하는 단체 관광객들은 이곳의 웅장함만 맛본 후에 다시 아래로 내려가야 한단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코스로 오는 관광객들은 이 곳 말고도 주산지와 여러군데를 둘러보아야 하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에 돌아보려면 궁여지책으로 정해진 장소만 가야하기 때문이란다.
물론 편하고 저렴하게 온 여행지만 주왕산의 일부분만 보고 돌아가야 하는 아쉬움은 얼마나 클까?
▲ <제2폭포> 가는 길. 길이 약간 울퉁불퉁 하다.
<제2폭포>와 <제3폭포>의 간격은 그리 멀지 않다. 약400M 정도의 거리 차이로 떨어져 있다.
<제2폭포>가 좁은 길 사이로 발견한 오아시스라면 <제3폭포>는 계단을 통해서 어렵게 구경할 수 있는 긴장감이 도는 곳이다.
▲ <제3폭포>의 모습
▲ 하산길에 만난 주왕산의 모습
이렇게 주왕산의 폭포들을 모두 구경해봤다. 하지만 주왕산의 모든 면을 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터. 이 외에도 무장굴, 촛대봉, 주왕암, 주왕굴 등 볼 것이 수없이 많지만 처음부터 자신의 체력에 맞는 선택을 해야만 가벼운 여행이 될 것이다.
평소 산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필자도 쉽게 갔다 올 수 있는 주왕산 여행.
주왕산은 그렇게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 다른 모습을 우리들에게 보여주었다. 주왕산은 오는 가을에는 또 어떤 때때옷으로 우리들에게 보여줄까 내심 기대해본다.
▶ 드라이브 메모
위치 : 경북 청송군 부동면 상의리 444-1번지 (054-873-0014)
주왕산 등반코스 중 가장 일반적인 상의지구 코스 기준으로 설명을 하려 한다.
서울에서는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에서 진출하여 34번국도를 이용하여 안동댐 방향으로 진행하다 영덕방향으로 오다보면 주왕산 이정표를 발견할 수 있다. 이때 발견하는 주왕산 이정표는 바로 상의지구이다. 부산방면에서는 경주IC에서 진출하여 안강, 기계 방면 31번 국도를 이용하다 청송에 도착하면 주왕산 표지판을 발견할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시 동서울터미널에서 주왕산으로 향하는 직행버스가 있다.(1일6회) 물론,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대도시에서 직통으로 도착하는 연계버스가 운행중이다.
입장료 : 2,000원.(문화재관람료) 자연경관이므로 24시간 찾아가도 된다.
주차료 : 5,000원.(1일)
▶ 여행 TIP
1. <제1폭포>까지 가는 길과 <제2폭포>의 길의 평탄도는 조금 다르다.
제1폭포 까지 가는 길은 잘 닦여져 있어 유모차와 초보자들에게도 좋은 평탄한 길이나 그 곳을 통과하고 나면 조금 울퉁불퉁한 길로 되어 있다. 물론 여느 산길과 같이 힘든 코스는 아니지만 유모차나 휠체어가 이동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2. <제1폭포> 가는 길 중간에 <주왕암>을 통해 가는 길로 통해보자.
상의지구 입구에서 제1폭포로 향하다 보면 중간에 자하성터를 만나고, 여기에서 길이 양갈래로 나눠진다. 바로 폭포로 향하는 좋은 길과 주왕암을 통해서 가는 우회도로인데, 주왕암쪽으로 가는 우회도로의 길도 택해보자. 도로는 산길이고 경사도도 높아 조금 힘들지 모르지만 산 중턱에서 바라보는 풍광과 그 골바람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 참고사이트
1. 주왕산 국립공원 : http://juwang.knps.or.kr/
▶ 주변관광지 (청송군관광)
주산지[158호] → 주왕산국립공원 → 달기약수터 → 달기폭포 → 얼음골 → 송소고택
→ 신촌약수탕 → 신성계곡 → 백석탄 → 풍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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