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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악산(紺嶽山·674.9m)은 한북정맥인 한강봉(530m)에서 북으로 가지쳐나간 능선 끝머리에 솟은 산이다.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연천군 전곡읍, 양주시 남면 경계를 이루는 이 산은 예전에는 관악산, 송악산, 운악산, 화악산과 함께 경기 5악으로 불린 명산이다.
- ▲ 640m봉에서 남쪽으로 본 신암저수지. 멀리 의정부 방면 불곡산 뒤로 수락산 도봉산 북한산 등이 보인다.
- 감악산은 옛날 임진강을 끼고 있는 남북 요충지로 삼국시대 이래로 한반도의 지재권을 다투던 군사적 요충지였다. 산 아래 임진강변에 흙으로 만든 칠중성(七重城·적성면 구읍3리 일원)이 길게 전개되어 있었다.
6.25전쟁 때에는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영국군 글로스터셔 연대 소속 제1대대와 제170 경박격포대대가 1952년 4월22일부터 25일까지 중공군 3개 사단을 상대로 이 산자락 설마리에서 전투를 벌여 거의 전멸하다시피한 곳으로 유명하다.
정상에는 진흥왕 순수비와 비슷한 모습인 설인귀 옛빗돌(향토유적 제8호)이 서있다. 일명 ‘비뜰대왕비’로도 불리는 이 비석은 세조실록에는 설인귀의 비석이라 기록하고 있다. 고려 헌종 4년(1014년) 거란군이 장단에 이르러 올려다보이는 이 비석을 비롯한 신사(神祠) 건물과 깃발 등을 보고 군사나 말이 움직이는 줄 알고 두려워 전진하지 못했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산행은 설마교에서 들어서는 범륜사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된다. 이 방면은 범륜사~안골~까치봉~정상, 안골~약수터~얼음골재~정상, 안골~병풍바위~임꺽정봉~정상 코스가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 유일한 암릉길인 병풍바위~임꺽정봉 코스가 가장 풍광과 조망이 빼어나다.
범륜사~안골~까치봉~정상 코스
설마교에서 3~4분 들어가면 매표소와 거북바위휴게소가 있다. 이곳에서 왼쪽 능선을 휘돌아 이어지는 길로 8~9분 오르면 운계폭포 입구(왼쪽)와 만나고, 이어 5분 더 가면 범륜사에 닿는다. 범륜사는 신라 진평왕 때 의상대사가 운계사(雲溪寺)라는 이름으로 초창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 절 아래 운계폭포는 운계사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얼음이 얼면 수직을 이루는 폭포는 겨울 빙벽훈련장으로 이용된다.
- ▲ 병풍바위 암릉에서 북동으로 본 감악산 정상.
- 범륜사에서 안골 안으로 20분이면 묵밭 삼거리에 닿고, 왼쪽 사면길로 5분이면 안부 사거리에 이른다. 왼쪽(남서쪽) 능선길은 감악산휴게소나 약수터휴게소 방면, 북서쪽 계곡길은 샛골~소맷골~감악산휴게소 방면이다. 사거리에서 오른쪽 능선길로 10분 오르면 북서릉인 쌍소나무 삼거리(440m봉)에 닿는다. 왼쪽은 선고개~소맷골을 경유하는 감악산휴게소(설마교에서 북서쪽 약 1km 거리) 방면이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북서릉으로 들어서면 아직 잔설들이 남아 있다. 20분 오르면 노송들이 그림처럼 어우러진 까치봉을 밟는다. 까치봉에서 안골 건너로 보이는 암릉(오른오른쪽)이 병풍바위 암릉이다. 그 왼쪽 암봉은 임꺽정봉이다. 병풍바위와 임꺽정봉 북사면에도 잔설은 깔려 있다. 까치봉에서 10분 더 오르면 정상이다. 설마교 기점 약 3km로, 2시간30분 안팎이 소요된다.
범륜사~안골~얼음골재~정상 코스
안골 묵밭 삼거리에서 직진하는 계곡길로 1분도 안 되는 거리에 만남의 숲 쉼터 삼거리(↑정상 1.5km, 임꺽정봉 1.7km→ 푯말)가 나온다. 이곳에서 직진하면 약수터(석간수)에 닿는다. 물맛이 일품이어서 하산하는 사람들 중에는 약수를 받아가는 이들이 많다.
- ▲ 임꺽정봉에서 북서쪽으로 본 병풍바위 암릉과 파주시 적성. 적성 뒤는 임진강.
- 약수터에서 5분 오르면 왼쪽으로 바위벽이 보인다. 암벽등반 훈련장이다. 이어 15분 더 오르면 얼음골재에 닿는다. 얼음골재에서 오른쪽은 부도골재와 임꺽정봉, 정면(동쪽) 계곡길은 봉암사 방면이다. 얼음골재에서 왼쪽 오르막으로 5분 오르면 정상이다. 설마교 기점 약 3km로, 2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안골~병풍바위~임꺽정봉 코스
안골 만남의 숲 쉼터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약 50m 가면 지능선으로 길이 이어진다. 약 20분 오르면 헬기장으로 들어서고, 전망바위와 안부를 지나 10분 더 오르면 푯말(↓범륜사 1.9km, 임꺽정봉 0.7km)이 나온다. 푯말에서 6~7분 더 가면 병풍바위 시발점인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왼쪽은 편안한 우회길, 오른쪽은 약 10m 거리 안부로 들어선다. 안부에서 남쪽 길은 탑골~신암저수지 방면이다. 안부에서 병풍바위는 왼쪽 7m 길이 밧줄이 걸린 절벽으로 올라간다. 절벽을 오른 다음 가파른 바윗길로 약 30m 오르면 지나온 우회길과 만난다.
이후 암릉을 타고 약 100m 가면 병풍바위 꼭대기에 닿는다. 이곳에서는 안골 건너 까치봉 능선이 마주보인다. 까치봉 오른쪽으로는 정상, 동으로는 임꺽정봉이 눈에 들어온다.
병풍바위 꼭대기에서 2~3분 내려가면 부도골재에 닿는다. 이곳에서 왼쪽 사면 길은 얼음골재(5분 거리), 직진하는 능선길은 임꺽정봉(10분 거리)으로 이어진다. 부도골재 남쪽 길은 부도골 능선~신암저수지로 이어진다. 설마교 기점 약 3.5km로, 3시간 안팎이 걸린다.
산 남쪽에서는 신암저수지~탑골 입구 산불감시초소~탑골~병풍바위, 또는 산불감시초소~부도골 능선~부도골재를 경유해 정상으로 향한다. 산 남동쪽에서는 봉암저수지~대웅암 굿당~산불감시초소~봉암사~얼음골재를 경유해 정상, 또는 임꺽정봉으로 향하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산 남쪽과 남동쪽 코스들은 버스정류소에서 기점까지 2~3km 걸어 들어가야 된다. 따라서 정상까지 산행거리가 7~8km가 넘어 소요시간도 4~5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교통
수도권 북서부지역→적성 서울 불광동 서부터미널에서 15분 간격(06:00~22:40)으로 운행하는 적성행 30번 버스 이용. 요금 3,500원. 1시간20분 소요.
적성→감악산 15분 간격(06:00~22:30)으로 운행하는 범륜사~신암삼거리 경유 의정부행 25번 시내버스 이용. 명진여객 031-846-3131.
수도권 북동부지역→감악산 의정부에서 15분 간격(05:40~22:30)으로 운행하는 적성행 25번 시내버스 이용, 신암삼거리(요금 1,300원)나 법륜사(1,500원)에서 하차.
의정부→봉암리 28번 시내버스 1시간 간격(05:40~22:10)으로 운행.
동두천~봉암리 1시간 간격(06:10~21:00)으로 운행하는 삼화리~어유지리행 버스 이용.
- 숙식
범륜사 입구 거북바위휴게소(031-958-5885), 법륜사휴게소(959-3670), 설마교 북쪽 계곡산장휴게소(959-3841), 약수터휴게소(958-6680), 설마교 남쪽 나무꾼식당((959-1919), 인정휴게소(959-3381) 등 10여 곳의 식당이 있다.
거북바위휴게소에서 파는 돼지뼈사골에 된장과 시래기를 넣어 끓인 시레기탕(1인분 5,000원)과 닭도리탕(4인분 35,000원)이 인기 있다.
남면 신암 삼거리에서 택시로 5분 거리인 약속가든(031-867-8566)에서 식사와 민박이 된다. 몽골 게르촌 체험장을 겸한 이 식당을 이용하는 경우 게르텐트에서 잠을 잘 수 있다. 겨울철에는 이 부근 가래비빙장과 운계폭포 빙장을 찾은 산꾼들 중 단골들이 많다.
얼음골 입구 숲속하얀집(031-861-5292)에서 식사하는 경우 의정부와 적성행 버스를 탈 수 있는 신산리 농협까지 승합차로 데려다 준다.
감악산은 법륜사 입구에서 오물수거료를 받는다. 어른 1,000원, 어린이 500원. 관리사무소 010-7128-6892(소장 김은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