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시,문학

아버지 장에 가던 날 / 서판교

박상규 2009. 7. 6. 16:41
아버지 장에 가던 날 / 서판교 일여덟 살 어린나이 철부지 시절에 보따리 멘 아버지 오일장 가던 날 동구 밖 구비길 돌아갈 적에 싱긋한 웃음으로 사탕 사러 간다던 길 해질녘 굽이길로 울 아버지 언제 오나 어린 맘 조바심에 눈길 주어 기다릴때 웅성이는 골목길에 귀에 익은 목소리들 울 아버지 너털 웃음 어찌나 반갑던지 한달음에 쪼르르 소매 잡고 동동 걸음 호롱불에 풀어 놓는 아버지의 장 보따리에 눈길 고정 찾아봐도 사탕 봉지 간 곳 없어 시무룩 눈가에는 눈물 방울 뚝뚝뚝 빙그레 바라보던 아버지 주머니에 찐득이 녹아 붙은 동글 사탕 몇 개 꼭꼭 그 안에 들어 있는 울 아버지 자식 사랑 철부지 때장이 그때는 몰랐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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