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깎아지른 듯한 바위며, 박아놓은 듯한 바위, 해남 달마산 |
ⓒ2007 서종규 |
"10여 년 전에 처음 달마산 미황사에 도착했을 땐, '이런 절도 있었다니'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산과 절이 너무나 좋아서 나 혼자만 고이 간직하여 보고 싶었답니다. 호주머니 속에 꼭꼭 숨겨 놓고 두고두고 꺼내보고 싶었다니까요. 그래서 달마산과 미황사는 잘 가지 않았어요. 너무 아까워 자꾸 가서 보면 닳아질 것 같았거든요."
▲ 바위를 타는 재미에 마음까지 깨끗하게 씻어주는 봄바람, 그리고 삼면으로 내려다보이는 남해바다의 아스라함까지 산행의 멋을 한껏 즐기면서 나아갔다. |
ⓒ2007 서종규 |
달마산은 전라남도 해남군 땅끝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위치한다. 완도대교를 지나 땅끝으로 차를 몰다보면 오른쪽 산 능선에 쭉 펼쳐진 기암괴석으로 어우러진 바위 능선들의 아름다운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바로 이 바위 능선으로 쭉 이어진 산이 바로 달마산이다.
▲ 호주머니에 숨겼다가 꺼내보고 싶은 달마산과 미황사 |
ⓒ2007 서종규 |
신라 경덕왕 8년(749년) 인도에서 경전과 불상을 실은 돌배가 사자포구(지금의 갈두상)에 닿자 의조 스님이 100명 향도와 함께 쇠등에 그것을 싣고 가다가 소가 한 번 크게 울면서 누운 자리에 통교사를 짓고, 다시 소가 멈춘 곳에 미황사를 일구었다고 한다. 어여쁜 소가 점지해준 절인 동시에 경전을 봉안한 산이라는 뜻이다.
▲ 달마산은 전라남도 해남군 땅끝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위치한다. |
ⓒ2007 서종규 |
달마산 산행은 종주인 경우 송촌마을에서 관음봉에 올라 바람재, 불썬봉(489m), 문바위, 떡봉, 도솔봉까지 대략 13km 정도의 능선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황사에서 불썬봉을 올라 도솔봉까지 가거나, 미황사에서 불썬봉을 올라 대밭삼거리로 내려가는 길을 택하거나, 미황사에서 불썬봉을 올라 송촌마을까지 가는 코스를 택한다.
▲ 달마산 바위 능선 양 옆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남해안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
ⓒ2007 서종규 |
상의는 흥건하게 땀이 배어있었다. 가파르게 오르는 산길에 많은 땀을 흘린 것이다. 대부분의 산행이 그렇듯이 처음에 능선까지 솟구쳐 오르는 것이 힘들다. 능선까지 가파르게 올라가면 그 때부터는 오르락내리락 산행의 즐거움이 더해지지만 능선까지 오르는 과정은 항상 힘이 든 것이다.
오르는 길에서 만난 진달래꽃은 대부분 떨어지고, 꽃잎이 떨어진 자리에 연록의 새 잎이 솟아나고 있었다. 산 능선마다 모자이크 찍어 놓은 듯 점점이 하얗게 박혀있는 산벚꽃들도 꽃잎을 밀어내고 솟구쳐 나오는 새잎들로 차츰 연록으로 물들고 있었다.
▲ 달마산 바위를 오르내리는 재미는 설악산 공룡능선을 타는 것 같았다. |
ⓒ2007 서종규 |
양 옆으로 이어지는 끝없는 바위 능선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남해안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한 발이라도 내딛으면 곧 닿을 것 같은 완도 상황봉이 가깝다. 차로 건널 때에는 긴 다리로 여겨지던 완도대교도 한 뼘 밖에 되지 않는다.
완도의 반대편으로 어란항구의 모습도 보인다. 우리나라 중요한 김 생산지인 어란항이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물김을 그대로 배에 싣고 와서 공판을 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어란항도 그저 가깝게 보인다.
▲ 아직도 바위 틈틈이 피어 있는 붉은 진달래며, 하얀 산벚꽃들이 떨어지지 않는 발을 내려가지 말라고 더욱 붙잡는다. |
ⓒ2007 서종규 |
달마산 능선에 서면 새로운 기운을 느낀다. 남해바다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기운이 그대로 바위 능선을 타고 와서 겨드랑에 파고드는 것이다. 더구나 이제 갓 솟구쳐 나오기 시작한 새잎들의 푸름은 몸과 마음을 그대로 새롭게 만들고 있다. 그냥 그 기운이 신선하다.
우리들은 큰금샘을 찾으러 도솔봉 쪽으로 향하였다. 하지만 한 시간여 방황하다가 결국은 포고하고 다시 대밭삼거리로 되돌아 왔다. 큼금샘을 찾지 못하고 그 많은 바위 능선만 밟고 돌아온 것이다. 허기진 배를 채울 수밖에 없었다.
▲ 달마산 능선에 서면 새로운 기운을 느낀다. 남해바다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기운이 그대로 바위 능선을 타고 와서 겨드랑에 파고드는 것이다. |
ⓒ2007 서종규 |
작은금샘도 찾지 못하였다. 그냥 계속 바위 능선만 오르내렸다. 어느새 문바위도 지나쳤다. 사실 문바위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바위를 오르내리다 보니 지났다는 이정표가 앞에 서 있었던 것이다. 바위를 타는 재미에 마음까지 깨끗하게 씻어주는 봄바람, 그리고 삼면으로 내려다보이는 남해바다의 아스라함까지 산행의 멋을 한껏 즐기면서 나아갔다.
▲ 보통의 산행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더 많은 산행이어서 그런지 바위 능선을 지나는 발걸음이 자꾸 멎는다. |
ⓒ2007 서종규 |
3시에 불썬봉에 도착하였다. 봉수대를 다시 고쳐 놓았다는 안내판이 보인다. 멀리서 보면 평범한 돌탑을 쌓아 놓은 것 같았는데, 그것이 바로 봉수대라는 것이다. 우리들은 봉수대에 앉아서 사방을 바라다보았다. 미황사의 모습이 편안하게 다가왔다.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산사의 모습은 너무 평화로웠다.
관음봉을 지나 송촌마을로 향하였다. 보통의 산행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더 많은 산행이어서 그런지 바위 능선을 지나는 발걸음이 자꾸 멎는다. 아직도 바위 틈틈이 피어 있는 붉은 진달래며, 하얀 산벚꽃들이 떨어지지 않는 발을 내려가지 말라고 더욱 붙잡는다.
▲ 달마산 산행은 종주인 경우 송촌마을에서 관음봉에 올라 바람재, 불썬봉(489m), 문바위, 떡봉, 도솔봉까지 대략 13km 정도의 능선이다. |
ⓒ2007 서종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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