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의 명소, 주전골
주전골은 설악산의 또 다른 입구로 오색약수 뒤편에 있는 계곡을 일컫는다.
여름의 짙푸른 녹음과 가을의 수려한 단풍이 전국 제일이라고 손꼽히는 곳이다.
가을이면 곱게 물든 단풍을 음미하기 위해 구름 인파가 몰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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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골 산행을 하는 방법은 오색약수 입구에서 용소폭포까지 다녀오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다.
약 3km의 짧은 구간이지만 남성적인 외설악의 웅장함과 여성적인 내설악의 포근함을 동시에 접할 수 있는,
설악산의 모든 장점을 한데 모아놓은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이번은 용소폭포에 주차 후 오색으로 내려가는 방법을 택했다.
차는 대리운전(용소폭포 주차비를 포함해서 오색약수에 주차까지 1만원)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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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의 모진 수해에도 주전골은 그 풍광을 아직 간직하고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러나 등산로 초입부터 길은 사라졌고 모래와 자갈이 가득했다.
용소폭포를 따라 내려가는 맑은 물줄기는 여전했지만 철다리는 휘어져서 벼랑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다.
폭포 아래 여기저기에는 뿌리 뽑힌 나무들이 쓰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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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한 마음 추스리기 힘들어 수혜의 모습은 담지 못했다 |
용소폭포를 지나면서 계곡으로 내려서자 계곡 아래는 온통 돌무더기로 뒤덮인 폐허였다.
맑은 물을 담은 소가 이어지던 계곡은 경사면에 굴러 내린 집채만 한 바위며 자갈들로 가득 차 있었다.
참으로 허망한 모습이 이어졌다. 그 곱던 계곡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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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하단의 검은색이 이번 수혜로 인해 발견된 동굴 |
하나의 위안이라면 계곡 우측에 수혜가 나면서 모습을 드러낸 동굴. 이 동굴에서 엽전이 발견됐다.
주전골은 외지고 골도 깊어 예부터 도적들이 위조 주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200여 년 전 전설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엽전 29개 발견됐기 때문이다. 동굴은 어른 10여명이 들어설 정도의 크기다.
동굴 주변으로는 무너져 버린 주전골의 아픔을 아쉬워하며 탐방객들이 쌓아놓은 돌탑이 가득했다.
아름다웠던 선녀탕 | |
기원... 또 기원 |
예전의 제2오색 약수 |
길을 이어 내려오다 보면 그 아름답던 선녀탕과 제2약수의 모습은 자취를 감추었다.
하늘로 솟은 단애 아래 고운 물줄기를 드러냈던 선녀탕은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흘림골 입구의 금강문 역시 캄보디아 앙코르유적의 따프롬을 연상시키듯 쓰러진 나무와 바위가 엉켜 있었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제1오색약수 |
오색의 상징인 제1오색약수터 역시 수혜로 대부분 유실됐다. 오색약수 매표소는 가건물로 세워져 있었고,
관광객들이 오색을 찾는 주요 이유가 됐던 오색그린야드호텔의 온천탕도 호텔의 지하 1,2,3층이 완전히
흙과 물에 잠겨 수개월간은 정상 영업이 불가능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100여 개가 넘던 토속음식점 및 숙박 업소들도 모두 큰 피해를 입어 복구를 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큰 피해들을 감안했을 때 오색은 향후 1년 이상 관광지로서의 기능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주전골은 내려 오면서 보았던 맑은 물줄기와 하늘을 향해 붉게 타오르는 단풍의 모습은 예전의 그것보다 더욱 빛을 발했다.
어서 세월이 흘러 천상의 조화를 다시 볼 수 있기를 기원한다.
주변볼거리 |
미천골자연휴양림
선림원이 한창 번창할 무렵, 공양쌀을 씻은 물이 20리 계곡을 흘러내렸다고 한다.
쌀뜨물로 하양게 물든 계곡은 이때부터 미천골(米川谷)이라 불렀다.
숱한 굴곡을 만들어 내는 바위를 지나 하얗게 부서지는 미천골의 물줄기는 선림원이 없어진 지금도 충분히 이름 값을 한다.
미천골자연휴양림은 오염되지 않은 미천골을 따라 서 있다. 오색에서 양양 방면으로 내려오다 구룡령 방면으로 우회전하면 나온다.
짙푸르렀던 여름날의 미천골 풍경 |
남대천
알을 낳기 위해 자신이 태어난 곳을 다시 찾은 연어. 헤엄쳐 온 바닷길이 얼만데 남은 힘을 다해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모습은
지극한 모성애 자체다. 10월 중순부터 11월 말, 연어 때가 돌아오는 남대천은 그래서 어머니의 강이라 불린다.
연어 떼가 돌아오면 양양 내수면 연구소(033-762-4180)에서는 연어 알을 인공 수정한다.
남대천과 닿은 연구소 귀퉁이 포획망에서 올라오는 연어를 몽둥이로 때려 기절시키고 컨베이어 벨트로 올려 보내는 게 첫 번째 단계다.
그런 다음 연어의 배를 가르고 연어 알을 짜낸다. 어미를 죽이고 태어난 앵두처럼 붉고 굵은 연어 알, 예쁘지만 잔인하다.
죽근 연어는 먹어 없앤다. 크기에 비해 값이 싸 비닐 통투에 담아 사가는 이들도 많다. 연구소 근처에서는 연탄불에 구운 연어구이를 판다.
하조대
하조대 해수욕장 남쪽 기암절벽 위, 아담한 정자 하조대가 자리했다.
조선의 개국공신 하륜과 조준이 고려가 기울어져 나라가 어지러워지자 이곳으로 내려와 새 왕조의 건립을 모사했다는 곳이다.
이성계가 정권을 잡은 후 그들은 벼슬길에 오르기 위해 떠났고, 이곳은 그들의 성을 하나씩 빌려 하조대(河趙臺)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그들의 한이 서려서인지 하조대 정자를 감싼 바다는 무섭도록 검다. 파도의 격한 움직임조차 용서치 않는 듯 포말조차 일지 않는다.
너무나 조용해 삭막한 바다. 하조대 앞 깎아지른 절벽 위에 자리한 등대는 그 바다를 때가 되면 밝혀준다.
낮이면 제 모습 그대로 하얗게, 밤이면 불을 밝혀 바다를 빛나게 하는 무인 등대는 삭막한 바다를 아름답게 꾸민다.
양양에서 강릉 방면 7번 국도에 자리했다.
여행정보 |
찾아가기
자가운전: 동해고속도로를 이용한다면 현남IC에서 나와 7번 국도를 타다가 양양에서 56번 국도로 좌회전하다.
오색약수는 미천골에서 한계령 방면으로 가면 나온다.
대중교통: 서울 상봉터미널이나 동서울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이용해 오색에서 하차. 양양에서 오색온천까지 30분 간격으로 시내버스가 온행된다.
30분 소요. 양양고속터미널 033-672-4100, 양양시외버스터미널 033-671-4411
숙소
오색에서 숙박을 한다면, 오색의 대표적인 숙소이자 온천인 오색그린야드가족호텔(033-672-8500)은 영업중단 상태다.
설악온천장(033-672-3849), 현대온천장(033-672-4088)은 정상영업 중이다. 주변의 양양, 주문진 등도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예쁜 펜션과 민박이 많다.
음식점
오색단지 내 통나무집식당(033-671-3523)은 일대 산채음식점 중 규모가 가장 크고, 맛도 깔끔하다. 산채와 황태가 함께 나오는 통나무집정식이 인기다.
양양 읍내 천선식당(033-672-5566)은 남태천에 사는 민물고기인 뚜거리로 탕을 요리한다. 뚜거리를 곱게 갈아 양념을 해 먹는 모양새가 추어탕과 닮았다.
천선식당의 뚜거리탕(1인분 5,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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