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정보

신비의 섬 <울릉도>

박상규 2009. 7. 13. 18:11
신비의 섬 <울릉도> 보라, 저 숨막히는 생명의 이글거림을!

독도에서 솟는 일출 장관

눈오는 12ㆍ1월엔 더 황홀

더덕ㆍ호박엿ㆍ오징어요리…

입안에서 사르르…

청정 화산섬 특유 약수도

한모금 톡 쏘는 맛 ‘캬~’

눈이 소복히 쌓인 그 곳. 천지개벽 바로 직전의 고요함에 비견될 만큼 조용하고 고즈넉하다. 속세에 짓눌려 더러워진 눈길도, 쉴 새 없이 떠드는 겁쟁이들도 찾아볼 수 없다. 움직이는 것이라봐야 바닷가에 천천히 밀려드는 파도밖에. 바라보는 모든 게 정지되어 있었다. 머릿 속의 모든 잡념도 빙하에 갇힌 듯 멈춰 버린다. 마음의 주문에 따라 발길을 이끈 울릉도와 독도. 그 곳은 우리에게 속세를 잠시 잊고 무념무상에 빠지게 한다. 그리고 곧 행복함과 감동을 안겨준다.

한 해가 벌써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매년 이맘 때면 늘 반복된다. 이제는 병이 된 걸까. 1년 내내 바쁜 일상을 핑계로 보고 싶은 생각을 하지도 않고, 봐도 별 영감을 얻지 못했던 해돋이와 해넘이가 왜 그리도 보고 싶어지는 지. 울릉도와 독도. 그 곳은 이런 마음을 기대 이상으로 충족시켜 준다. 아름다운 주변경치와 어우러진 일출과 일몰이 유독 인상적인 데다, 춥고 헐벗은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볼거리와 먹거리 등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울릉도의 관문 도동은 경상북도 울릉군의 행정중심지일 뿐 아니라 울릉관광의 출발점이기도하다. 이곳엔 울릉도와 독도를 아우르는 공간이 있다. 바로 해발 340m의 망향봉 정상에 자리한 독도 해돋이 전망대다. 전망대까지는 가파른 울릉도의 지형을 보완하기 위해 놓인 직선거리 512m의 독도 해돋이 전망케이블카가 운행되어 편하게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오른쪽으로는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이, 뒤로는 울릉도의 주봉인 성인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날이 맑으면 이곳에서부터 87.4㎞ 떨어진 독도를 육안으로도 볼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면 두개의 전망 포인트로 길이 나뉜다. 건물을 등지고 왼쪽으로 이어지는 길은 망향봉 정상의 전망대와 앞쪽으로 이어지는 해안전망대이다. 해안전망대는 지난 10월에 완공된 것으로, 사계절 해돋이를 볼 수 있도록 바다 쪽으로 더 나가 있는 것이 특징.

이 전망대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는 때는 독도 뒤에서 솟아오르는 일출을 만날 수 있는 12월과 1월이다. 많은 사람들이 겨울에 이곳에 오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전망망원경으로 독도를 바라보면 이글거리며 솟아오르는 독도의 태양을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을 정도다.

전망대로 오르는 케이블카는 전망대에서 일출과 일몰 이후 바다에 피어나는 어화(漁火.고기잡이하는 배에 켜는 등불이나 횃불)를 볼 수 있도록 일출부터 일몰까지 운행된다. 이용료는 어른 7500원, 어린이 5000원이다. 쉬는 날은 없다.

내수전 전망대도 훌륭한 일출 포인트. 울릉도 개척 당시 김내수라는 사람이 밭을 일구고 살았다 하여 내수전이라 불린다. 이곳은 지형이 가파르고 험해 아직도 울릉순환도로가 닿지 못한 곳이다. 이곳에서 북면으로 가려면 섬 한 바퀴를 돌아가거나 내수전과 석포를 잇는 옛길을 걸어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전망대까지는 도로가 이어져 있어 내수전마을까지 군내버스가 다닌다. 마을에서 일출전망대까지는 사람이 많을 때만 버스가 올라간다. 평상시에는 마을에서 30여분을 걸어 올라야한다.

이런 수고로움에도 불구하고 이른 새벽부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은 내수전 앞바다에 떠있는 북저바위 옆으로 솟아오르는 태양의 장쾌함 때문. 일출이 끝난 후 가로등을 밝힌 내수전해안도로와 저동항 풍경도 아름답다.

해돋이가 있으면 해넘이도 있는 법. 나고 그리고 지고…. 이것은 자연의 법칙이다. 한해를 마감하는 울릉도의 해넘이는 서면에서 이루어진다. 해가 긴 여름철의 해넘이는 태하등대 쪽에서, 해가 짧은 겨울의 해넘이는 남서 일몰전망대 쪽에서 이루어지는 것.

남서 일몰전망대는 울릉농협 호박엿공장이었던 (주)도담원 뒤편에 가파르게 솟아있는 남서리 산꼭대기에 자리하고 있다. 남서리 입구에서 전망대까지는 도보로 약 40분이 소요된다. 군내버스를 타고 이동할 경우 조금 일찍 도착해 울릉도 호박엿공장 견학을 하고 전망대로 오르는 것이 편하다.

남서 일몰전망대에서 내려와 통구미 해안으로 이동하면 해넘이 후의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거북이가 통 안으로 기어들어가는 모양의 바위가 있다한다. 그래서 통구미라 부린단다. 이 남양 구암마을 선착장을 배경으로 태양이 하늘에 그려놓은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그곳에 울릉도의 특산품인 울릉도더덕 총판장이 있다. 배가 도동항에 닿을 때부터 할머니들이 멀미를 가라앉혀주는 특효음료로 권하는 그 더덕이다. 물 빠짐이 좋은 산비탈에 자리한 통구미 마을은 이 더덕의 주생산지이다. 연중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아 눈이 쌓여 수확하지 못하는 날을 제외하고는 일 년 내내 더덕 수확을 할 수 있다고. 울릉도 전역에 공급되는 통구미의 더덕은 육지의 더덕에 비해 향이 덜하고 아삭하며 심지가 없어 질기지 않고 물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특산물 많은 울릉도에서 울릉도만의 맛을 체험하는 미각여행은 필수. 그 첫 번째는 뭐니 뭐니 해도 오징어요리다. 어느 곳에서나 조그마한 틈만 있어도 대나무에 끼워 널어놓은 오징어를 만날 수 있는 이곳에서 오징어를 손꼽는 것은 직접 잡은 오징어를 바로 손질해 먹는 신선함과 다양한 요리방법 때문. 오징어의 내장을 손질해 끓여내는 오징어 내장탕, 곱게 채 썬 오징어 회를 듬뿍 얹어 내는 오징어회덮밥, 붉은 고추장양념에 재워내는 오징어불고기가 그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성인봉 아래 나리분지에서 맛보는 울릉도의 산채이다. 부지깽이, 삼마눌, 미역취 등 다양한 나물과 기근이 들 때 울릉도 사람들의 목숨을 이어주었다는 명이나물은 울릉도의 특산품이 되었을 정도다. 명이나물과 함께 먹는 울릉도약소불고기도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이다. 울릉도자생약초를 먹고 자라 쫄깃한 육질과 자연적으로 형성된 마블링이 일품이다.

울릉도 바다를 가득 담은 자연산 홍합과 따개비로 짓는 홍합밥과 따개비밥은 고소한 참기름과 쫄깃한 해산물이 어우러져 흔치않은 바다의 맛을 선물한다.

그 무엇보다도 울릉도를 대표하는 맛은 물이다. 어떤 음식이든 물맛이 기본이기 때문. 울릉도는 섬전체가 화산이 폭발하여 만들어진 조면암(粗面岩)으로 이루어졌다. 덕택에 섬 전체가 불순물을 제거하는 필터역할을 한다. 자연히 가정으로 공급되는 수돗물도 잘 정화된 석간수(石間水)다.

이런 울릉도에서도 약수라고 불리는 물이 따로 있다. 바로 도동 약수와 내수전 약수다. 이 물은 철분이 많이 섞여 톡 쏘는 맛을 내는 것이 특징. 약수터 가장자리가 붉게 물드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성인봉아래 신령수도 물맛으로는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울릉도 천연원시림에서 만들어진 달콤한 물맛이 산행전후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준다.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울릉군청= www.ulleung.go.kr

○ 문의전화

-울릉군청 문화관광과= 054)790-6393

-독도 해돋이전망 케이블카= 054)791-7160

○ 숙박정보

-대아리조트: 울릉읍 사동리. 02)518-5000, www.daearesort.com

-추산일가: 울릉군 북면 추산리. 054)791-7788, www.chusanilga.com

-황제모텔: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 054)791-8900

○ 식당정보

- 울릉도호박엿 : (주)도담원, 서면 남양리. 054)791-4787

- 울릉호박빵 : 울릉옥천식품, 울릉읍 사동리. 054)791-7714

- 산채정식 : 산마을식당, 북면 나리분지. 054)791-4643

- 울릉약소 : 암소한마리, 울릉읍 도동리. 054)791-4898

- 홍합밥 : 보배식당, 울릉읍 도동리. 054)791-2683

- 따개비밥 : 99식당, 울릉읍 도동리. 054)791-2287

- 오징어 회 및 불고기 : 우성회센타, 울릉읍 도동리. 054)791-3127

○ 축제 및 행사정보

- 제1회 울릉도눈꽃축제: 2008년 1월 25일~27일, 북면 나리분지. 054)790-6396

○ 주변볼거리

- 독도박물관(054)970-6423, www.dokdomuseum.go.kr), 향토사료관, 울릉분재식물원( 054-791-9922), 좌안산책로, 행남등대, 태하등대, 황토굴

김이지 기자(eji@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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