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정보

가을단풍 드라이브 코스

박상규 2009. 7. 13. 21:58

가을길 드라이브 코스 베스트 와 단풍

저기 불 붙은 산, 여기 불타는 맘 [중앙일보]
이맘 땐 여기가 최고 시기별 단풍 베스트  
 

 
 
산이 화장을 시작했다. 시작은 어김없이 설악·오대산. 하지만 이내 남쪽으로 번질 기세다. 색도 예쁠 거란 전망이 많다. 비가 적었던 지난해엔 채 물이 오르기 전에 말라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덩달아 고민도 시작됐다. 어디로 갈 것인가? 단풍은커녕 사람 구경만 실컷 하고 오기 십상인 ‘명소’는 사절이다. 작고 소박해도 호젓하게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곳, 어디 없을까?
국립공원관리공단과 트레킹 전문 여행사에서 숨은 단풍 트레킹·드라이브 코스를 각각 두 곳씩 추천했다. [중앙일보 정리=김한별 기자]

 


오대산 동피골~동대산~두로봉  
 

 
 오대산 단풍은 설악산보다 출발은 늦지만 빠르게 번진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설악산 첫 단풍(산 전체의 20%가 물들 때)이 9월 29일, 오대산이 10월 4일인 반면 절정(산의 80%가 물들 때)은 설악산이 10월 20일, 오대산이 18일이다. 지난해에도 첫 단풍은 오대산이 늦었지만 절정은 한날이었다.

오대산을 찾은 사람들은 주로 비로봉(1563m)에 오른다. ‘정상 정복’의 미련 때문이다. 하지만 비로봉 코스는 경사가 급하고 계단이 많아 오르기 쉽지 않다. 오대산을 잘 아는 사람들은 대신 동피골~동대산~두로봉 코스를 추천한다. 비로봉처럼 탁 트인 경관은 없지만 길 자체가 호젓하고 아름답다. 붉고 노란 단풍의 조화가 빼어나다.

월정사 지나 동피골 야영장에서 200m쯤 올라가면 동대산 가는 등산로 시작된다. 동대산까지 약 1시간30분, 동대산 지나 두로봉까지는 약 6시간 코스다. 차는 동피골 야영장 주차장에 세워둔다. 동대산~진고개 코스는 2011년까지 출입이 통제돼 있다. 오대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033-332-6417.


 

적상산 서문~향로봉~안국사  
 

 덕유산 북쪽의 적상(赤裳)산은 가을에 말 그대로 ‘붉은 치마’를 입는다. 산 전체가 깎아지른 암벽이고 절벽 주위로 단풍나무가 유난히 많다. 하지만 덕유산 주봉인 향적봉(1614m)과 인근의 무주 리조트에 밀려 사람들의 발길이 상대적으로 뜸한 편이다.

추천 단풍산행 코스는 서창 주차장을 출발해 적상산성 서문, 향로봉을 거쳐 안렴대, 안국사에 이르는 길. 1시간30분쯤 걸린다. 주봉인 향로봉(1029m)에 오르면 설천면·무주읍의 산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적상산성은 고려 공민왕 때 최영 장군이 ‘천혜의 요지’로 축성을 건의한 곳. 지금 남아 있는 성터는 조선조 세종 때나 그 이후에 축조된 것으로 전해진다.

단풍 절정 예상일은 10월 15일 전후.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무주IC를 빠져 나와 19번 국도를 타고 5분이면 서창 주차장에 닿는다. 아예 차를 타고 ‘단풍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무주 양수발전소를 세우며 닦은 도로가 안국사까지 연결돼 있다. 덕유산국립공원 적상산 관리소 063-322-4174.

 


영월 상동~만항재~사북  
 

 만항재는 우리나라에서 일반 차량이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1330m)다. 태백산과 함백산, 고한과 태백을 연결한다. 워낙 고지대라 한여름에도 모기가 없을 만큼 서늘하다. 가을철에는 단풍이 흐드러진다.

영월 상동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화방재, 414번 지방도로를 거쳐 만항재까지 가는 길이 1시간쯤 걸린다. 만항재에서 정암사·고한을 거쳐 38번 국도를 타면 사북까지 간다. 만항재에서 정암사 내려가는 계곡길 단풍이 특히 예쁘다.

태백시내에서 서학골, 대한고원육상경기장을 거쳐 만항재로 올라가는 길도 있다. 문곡연 앞에 이정표가 있다. 하지만 태백시내에서 서학골 가는 2~3㎞는 아직 비포장. 서학골부터는 길이 잘 닦여 있다. 이 길로 만항재를 오르다 보면 북쪽으로 매봉산 풍력발전소, 서북쪽으로 두이봉·백운산, 남쪽으로 태백산, 동쪽으로 태백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단풍 절정 예상일은 10월 중순에서 11월 초순 사이. 중앙고속도로 제천IC를 빠져 나와 38번 국도를 타면 영월에 닿는다. 영월 시내에서 상동으로 가는 길은 두 갈래. 강을 따라 가는 고씨동굴·김삿갓 묘 코스가 있고, 산을 넘는 석항 코스가 있다. 1시간쯤 걸린다.

 


구룡령~조침령~행치령  
 

 단풍이 아름다운 고개 세 곳을 한번에 둘러볼 수 있는 길이다.
우선 오대산 자락의 홍천군 명개리에 56번 국도를 타고 올라가는 구룡령(1031m) 코스. 차로 20여 분쯤 걸린다. 뒤로 오대산 비로봉과 동대사등 능선이 바라보이고, 양양 쪽으로 넘어갈 때는 설악산 대청봉, 점봉산 등 남설악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구룡령을 내려와 양양 서림에서 현리 방향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 418번 지방도로를 타면 조침령에 오를 수 있다. 40분 코스. 올여름 뚫린 조침령 터널을 지나면 진동계곡(방태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억새로 유명한 쇠나드리, 연가리골, 아침가리골을 지나 현리까지 간다.

 현리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상남을 지나 444번 지방도로로 들어서면 행치령이 나온다. 1시간15분 코스. 행치령 길은 설악산에서 서울로 가는 우회도로 중 하나인데, 주변이 단풍나무 천지라 달리는 내내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특히 행치령을 내려와 서석까지 가는 코스의 풍광이 빼어나다.

단풍 절정기는 역시 10월 중순~11월 초순. 홍천에서 451번 지방도로→미산계곡→446번 지방도로→광원리→ 56번 국도를 갈아타면 명개리에 닿는다.




충북 단양군 영춘면과 가곡면을 잇는 보발재 정상에서 내려다본 595번 지방도로. <경향신문 박재찬 기자> 

때로 도로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된다. 꽃길, 그리고 단풍길이 그렇다. 10~11월은 4~5월과 함께 가장 드라이브를 하기 좋은 때다. 드라이브로 가볍게 가을길을 즐겨보자. 
 

 

 

◇산:만항재 넘는 414번 지방도로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로 넘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는 어디일까? 강원 정선과 태백을 잇는 만항재(해발 1,313m)다. 한계령(1,004m)보다 높고, 지리산 성삼재(1,090m)보다도 높다. 38번 국도와 31번 국도를 이어주는 414번 지방도로는 자동차로 달릴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갯길이다. 

강원 정선, 사북을 지나 고한읍에서 출발한다. 초입의 정암사는 신라 자장율사가 세운 천년고찰. 절 뒤편 수마노탑에 부처의 진신사리를 봉안했다. 만항재 정상에서는 함백산이 지척이다. 함백산(1,573m)은 남한에서 6번째로 높은 산. 만항재에서 걸어서 30분이면 정상에 닿을 수 있다. 만항재 주변에는 노란색, 갈색으로 물드는 낙우송이 많아 색다른 단풍을 느낄 수 있다.

 

 

◇호수:충주호 따라 597번 지방도로



충주호를 따라가는 호반 드라이브 코스다. 남제천IC에서 청풍문화재단지까지 20여분 코스가 가장 풍광이 좋다. 얼핏 보기에도 예사롭지 않은 기암괴석이 호수 주변으로 이어진다. ‘태조왕건’ ‘제국의 아침’ 등을 촬영한 KBS 촬영장, 1985년 충주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한 문화재 1,600여점을 모아놓은 청풍문화재단지 등이 볼거리다. 

추사 김정희의 글씨가 남아있는 한벽루, 보물로 지정된 청풍석조여래입상 등을 볼 수 있다. 길은 청풍문화재단지를 지나 내륙으로 이어지지만, 드라이브를 좀더 즐기고 싶다면 상천리 방향으로 가면 된다. 옥순대교까지 호반도로가 이어진다. 맞은편 자동차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구불구불한 언덕길이니 운전에 조심할 것.

 

 

◇바다:변산반도 해안 30번 국도 

30번 국도는 변산반도의 해변도로다. 서해안고속도로 부안IC에서 연결돼 변산반도를 한바퀴 감고 돈 뒤 고창으로 가는 23번 국도와 만난다.

변산반도는 전역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풍광이 수려하다. 특히 격포항~곰소항 구간은 서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도로로 손색이 없다. 왼쪽으로 산, 오른쪽으로는 바다를 끼고 달린다. 채석강은 얇은 바윗장을 층층이 쌓아올린 퇴적암 절벽으로 유명하고, 곰소항은 젓갈 단지로 이름높다.
격포와 곰소 사이의 모항은 ‘고향’으로 삼고 싶은 작고 예쁜 어촌마을이다. 시인 안도현은 ‘모항 가는 길’이란 시에서 모항을 ‘바다를 껴안고 하룻밤 잘 수 있는 곳’이라고 쓰기도 했다. 30번 도로는 급경사나 급커브가 없어 운전하기도 어렵지 않다.

 

 

◇단풍:강원도 속살따라 424번 지방도로

이 도로를 한번 달려보면 ‘이런 것이 강원도구나’ 싶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언덕길, 커브 돌 때마다 보이는 억새, 단풍, 냇물, 슬레이트 지붕을 인 민가 몇 채가 모여있는 작은 마을…. 424번 지방도로는 강원도의 풍경을 속속들이 보여주는 도로다.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출발, 군데군데 끊겨가며 삼척시까지 이어진다. 첫 구간은 금당계곡을 끼고 달리는 풍경 좋은 길. 비포장도로에 지난 여름 수해로 곳곳이 망가졌으니 조심할 것. 가리왕산 앞에서 도로는 끊어진다. 31번, 42번 국도로 우회해 정선까지 간다. 화암리에서 몰운리까지 4㎞는 계곡과 기암절벽을 끼고 달리는 ‘정선 소금강’길이다. 댓재(845m), 들입재(345m)를 차례로 넘으면 동해 바다가 나온다.

 

 

강:섬진강 나란히 19번 국도




19번 국도는 강원 홍천부터 경남 남해까지 국토의 한가운데를 종단한다. 총연장 426㎞. 그중에서도 전남 구례군 토지면부터 경남 하동 섬진교까지는 섬진강과 나란히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다. 특히 봄철 벚꽃길로 유명한데, 벚나무 이파리가 빨갛게 물드는 가을엔 단풍길로도 좋다. 화개장터 지나 악양 들판은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 넓은 평야지대인 ‘구만들’이 펼쳐지는 곳이다. 고소산성에서는 섬진강 물길과 19번 도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꽃은 이미 지고 없지만 하동 근처의 광양 매화마을, 700여그루의 소나무가 우거진 하동 송림도 둘러볼 만하다. 

 

‘충북의 설악’ 천태산

충청북도 영동군 양산면

영동은 금강 상류의 맑은 물과 소백준령이 맞닿아 있는 고장이어서 천혜의 자연풍광을 갖추고 있으며 명찰도 자리잡고 있다. 기암괴석의 천태산은 ‘충북의 설악’이라고 불린다. 천태산은 등반코스로 적당하며 양산팔경 중 제1경인 영국사는 석탑, 탑비, 부도 등 화려한 보물을 품고 있다. 특히 천년수령의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든 광경이 볼 만하다.

신라가요 양산가의 발생지인 송호국민관광지는 금강 상류에 위치한 명승지. 선녀가 내려와 목욕했다는 강선대, 용바위 등 아름답고 풍성한 강변 풍경을 접할 수 있으며 100년 이상 된 울창한 송림 속에서 삼림욕을 즐기며 조각품까지 감상할 수 있다. 난계국악박물관에는 우리나라 3대 악성에 속하는 난계 박연 선생의 업적 등 국악 관련 자료가 전시돼 있다. 근처에 있는 옥계폭포는 충청지역에서 가장 아름답고 웅장한 폭포로 유명하다. 문의 영동군청 문화공보과(043)740-3213

 

 

 

오색단풍 환상 드라이브 코스 순창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 동계면

노령산맥의 봉우리들 중 하나인 순창 회문산은 구한말 의병들의 본거지이자 빨치산 전북도당사령부가 자리잡았던 역사의 현장이다.
회문산 자연휴양림이 문을 연 뒤로 외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임실군 덕치면 장산마을에서 천담마을과 구담마을을 거쳐 순창 동계면의 장군목으로 흘러드는 섬진강 물길은 그림처럼 아름답고 서정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이 물길을 따라가는 강변길은 억새의 은빛물결이 넘실거리고 오색단풍이 가을철에는 꿈길 같은 드라이브코스로 변신한다. 그리고 옛 고향 같은 풍경을 간직한 장군목 일대의 섬진강변은 ‘아름다운 시절’ ‘춘향뎐’ 등의 영화 촬영지로 알려져 있다. 문의 순창군청 관광과(063)650-13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