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정보

`같기도 기차` 타고 떠나는 `낭만 정선` 여행

박상규 2009. 7. 14. 12:52


달리되 달리지 않는 기차가 있다. 밥을 먹고 구경을 한다. 잠을 자고, 자전거 마냥 페달을 밟는다. 여느 기차와 다를 바 없다굽쇼? 천말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여기서 말한 기차는 ‘밥만’ 먹는 기차와 ‘잠만’ 자는 기차, 그리고 ‘페달만’ 밟는 기차를 말한다. 이른바, 열차펜션, 레일바이크, 기차식당….
달리든 달리지 않던 기차는 낭만여행에 빼놓을 수 없는 공식과 다름없다. 하지만 심심한 낭만은 싫다. 여기저기 기웃기웃 낭만공식을 바꿔가며 기차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강원도 정선으로 ‘낭만고양이’가 되어 떠나보자. ‘구절양장(九折羊腸: 아홉 번 굽어진 양의 창자)’에서 유래한 구절리 지명마냥 꼬불꼬불한 산길마다 숨어있는 낭만을 찾아서!


같기도 기차 하나! 꿈꾸는 열차 ‘열차펜션 해피스테이션’


  폐객차를 개조해 객실로 만든 해피스테이션 펜션

  다양한 기차의 변신을 즐길 수 잇는 정선 구절리역


달리는 기차 대신 꿈꾸는 펜션이 있다. 레일바이크로 유명한 강원도 정선 구절리역에 있는 기차펜션

‘해피스테이션’이다. 레일바이크를 타는 곳에서 철로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빨간색 펜션(?)이 자리하고 있다.

해돋이열차, 무박 열차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기차에서 맞는 해돋이, 고용한 아침 풍경에 대한 동경 때문이다.

그 로맨틱한 바람을 이뤄줄 수 있는 열차가 바로 열차펜션 해피스테이션이다. 해피스테이션은 37년간 경부선과

경춘선을 오가던 기관차 1량과 폐객차 4량을 개조해 총 10개의 객실을 만든 것이다.

한실과 양실을 선택할 수 있으며 객실 크기는 22㎡(6.654평), 33㎡(9.982평)로 다소 작은 감이 있지만,

기차 객실 분위기만큼은 확실하다. 게다가 객차 뒤쪽 송천강변 방향으로 테라스를 넓게 설치해 기차여행과

캠핑분위기 까지 확실하게 챙길 수 있다.

구절리역에서 만난 군민 이장호(47)씨는 “처음에는 기차 펜션에 누가 올까 싶었는데 젊은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

고 했다. 가족과 함께 왔다는 펜션 이용객 한지현씨는 “기차 안에서 본 창밖 풍경이 멋있다. 특히 새벽에

기차 펜션에서 바라본 풍경은 잊을 수가 없다”고 이용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기차펜션이라고 해서 ‘포기’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는 듯 보였다. 여느 숙박시설 못지않은 월풀욕조를

비롯해 컴퓨터, LCD TV, 정수기 등 최신식 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으니, 몸만 떠나면 되겠다. 단, 취사는 불가능 하다.


★ 통일 1,2호, 무궁화 2,3호는 22㎡ 양실 7만원. 무궁화호 1호는 22㎡ 한실이며 이용요금 은 7만원.

새마을 2,3,4호는 33㎡ 양실이며 이용요금은 10만원이다. (※성수기, 비수기. 주말 평일 요금 동일)

★ 예약바로가기   ★ 코레일투어서비스 1544-7786  정선지사 033-563-8787



같기도 기차 둘! ‘자전거 탄 풍경’ 레일바이크  


봄바람을 맞으며 레일바이크를 즐기는 동남아 관광객들

탄을 나르던 정선선 철길 따라


“레일바이크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빅히트 상품이다.”

정선역에서 만난 주민의 얘기였다 그렇잖아도 구절리역에 가는 길이라 하자, “최근에는 동남아관광객들도

여기(정선)에 와 레일바이크를 타곤 한다”고 덧붙였다. 자랑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그도 그럴 것이

폐광지역이었던 정선에 활력을 불러일으킨 것이 바로 이 레일바이크 이기 때문. 지난 몇 년간 정선의 대표적

 관광코스로 자리매김한 레일바이크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레일(철도)과 자전거의 약칭인 바이크의 합성어다.

코레일투어서비스의 설명에 따르면 레일바이크는 “미국 서부 골드러시 시절 부설된 철로가 그 기능을 잃자

버려진 철로에서 처음 바이크를 즐기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 레일바이크의 효시”라고 한다. 정선에서 레일바이크가

시작된 계기 역시 같은 이유다. 탄광지역이었던 정선에서 탄을 나르던 정선선이었다. 광산이 문을 닫으면서

활용빈도가 떨어지자, 정선선의 종점인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 역을 잇는 레일바이크를 시작하게 됐다.

3월부터 10월 사이에는 하루 5회,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하루 4회 운영한다. 이용권은 50%는 현장에서

50%는 예약을 통해 판매된다. 레일바이크 관계자는 “특히 주말에는 거의 만석이다. 당일 매표소에서는 2인승,

4인승 구분 없이 선착순으로 받으며 예약을 하는 편이 좋다”고 했다.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까지 레일바이크로 달리는 구간은 편도 7.2km로 마지막 1km 가량의 오르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완만한 2% 가량의 내리막 경사로 큰 힘이 들지 않는다. 페달을 밟지 않아도 절로 움직이는 구간에서는

짐짓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기암절벽들 사이로 진달래가 보이고, 봄바람이 머리카락 사이사이를 헤집고 드는 상쾌함,

근심걱정 말라는 듯 바람이 뒤에서 밀어주기까지 하는 때엔 응어리진 마음 풀리듯 “자유다!” 싶다. 터널을 구간은

에어컨을 켠 듯한 시원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 역방향의 바람이 불어와 ‘열심’으로 발을 구른 후라면 더욱 터널구간이 기다려 질 듯.


터널구간은 한여름 얼음골에 들어온듯 시원하다

  철로따라 탁 트인 시야가 마음까지 달래준다


‘이 맛에 레일바이크’를 타는 구나 싶을 즈음, 간혹 오르막도 나타난다. 오르막이 아니더라도 맞바람이 불라치면,

밟는 놀림이 느려지고 허벅지 근육이 힘들다 아우성치기도 한다. 그래도 견딜만한 수준이니 걱정은 말자.

특히 마지막 구간, 제3터널, 아리랑고개 즈음은 막바지인데다, 오르막 구간이라 아껴둔 힘을 쏟아야 하는 곳이다.

힘들단 생각 말란 뜻일까. 혹은 아리랑고개를 넘나들며 살아온 조상들을 생각하란 뜻일까. 오르막 구간인 터널

안에서 ‘정선아리랑’이 구성지게 들려온다. “아리랑 고개고개로 나를 넘겨주게”라는 자락이 흐를 때는 ‘정말 누가

이 구간을 좀 밀어서 넘겨주면 좋으련만’ 하는 얼토당토않은 마음도 든다.


“나뭇가지 앉은 새는 바람이 불까 염려요. 당신하고 나하고는 정 떨어질까 염렬세”

“앞 남산의 청송아리가 변하면 변했지, 당신하고 나하고는 변할 수가 있나”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노추산의 비경과 오장폭포를 둘러본 다음 레일바이크는 휴게소에서 잠시 멈추는데 이때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간단한 군것질을 할 수 있다. 강원지역의 가뭄이 이어진 터라 오장폭포의 물이 많지 않다. 송촌계곡을 지나 철길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기암절벽이 잠시 고집스런 자태를 보이는가 하면, 뒷짐 진 촌로들이 거니는 농촌마을의

모습에서는 은 평화가 한가득 느껴지기도 한다.

레일바이크를 타고 아우라지 역에 도착한 후에는 노란색 ‘풍경열차’를 타고 페달을 밟느라, 미처 보지 못했던

주변 풍경을 여유 있게 보면서 돌아올 수 있다. 레일바이크이용객에 한해 이용이 가능하다. 수원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왔다는 이은하(24)씨는 “브레이크만 잡아도 되는 구간이 가장 신났다”며

“사진으로 찍어 두지 못한 게 아쉽다”고 신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봄날, 레일바이크가 오가는 구절리 역 풍경. 자그마한 역과 누군가의 사랑 약속이 걸린 열쇠고리, 레일바이크.

★ 레일바이크 요금(1대당)은 커플용(2인승) 일반 18,000원, 단체 16,200원이며 4인승은 26,000원,

단체는 23,400원이다. 성수기 주말은 이용객이 많아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3월~10월 운행시간은

9:00 11:00 13:00 15:00 17:00, 1일 5회 운영한다. 11월~2월에는 17시 운행을 하지 않는다.(1일 4회 운영)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편도는 7.2km 이며 소요시간은 약 50분이다.

(돌아오는 풍경열차를 이용할 경우 총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 레일바이크 예약 www.ktx21.com  ☏ 1544-7786  / 033-563-8787



같기도 열차 셋! 밥 먹는 열차, 차 마시는 열차- 여치카페, 어름치 카페


구절리역에 있는 밥먹는 열차, '여치의 꿈'

 아우라지 역에 있는 차 마시는 열차 '어름치의 유혹'


‘이 오묘한 자세는 무엇인고?’

레일바이크가 오가는 구절리역에는 빨간색 기차펜션 외에 눈길을 끄는 기차가 또 있다.

두 마리의 ‘너무도’ 다정한 여치 두 마리가 바로 문제의 기차다. 이름하여 여치의 꿈. ‘폐객차를 개조해

 2마리의 여치가 어우러지는 모습을 형상화한 카페’라고 설명되어 있지만, 엄밀히 말해 멋쩍게 포개진

모습이다. 자세히 보니 녀석들 더듬이까지 달고 있다. “허허” 민망한 웃음 한번 날려주고 여치의 꿈 입구로

 들어서자 실내는 영락없는 기차다. 여치의 꿈 1층은 스파게티 전문점으로 스파게티 외에도 돈가스,

우동 등을 판매하고 있다. 2층은 카페로 쓰인다. 구절리역, 레일바이크를 타기위해 온 관광객들이 주요 고객이다.

레일바이크의 출발역에 여치의 꿈이 있다면 종착역인 아우라지 역에는 ‘어름치의 유혹’이란  카페가 있다.

어름치 유혹과 첫 대면은 퍽 인상 깊다. 아우라지로 진입하는 레일바이크가 마치 어름치(카페)의 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어름치 두 마리가 나란히 입을 벌리고 있는

이 모습은 천연기념물 제 259호로 지정된 어름치가 산란하는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다.

패스트푸드 점으로 음료와 아이스크림, 치킨, 햄버거 등을 판매한다.


같기도 기차 넷! 작지만 진짜 기차 - 증산 정선간 두량짜리 열차


‘정선아리랑 유람열차’란 게 있었다. 정선선 증산역에서 아우라지 역까지 오가던 두 칸짜리 꼬마열차로 이름그대로 ‘유람’을 하도록 개조한 열차였다. 객차 실내를 개조해 창밖을 바라보며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만든 것.
하루 두 번 운행하는 열차였지만, 외관의 동화 같은 도색과 아기자기한 실내는 기차여행의 낭만에 한줌 추억을 더해줬다.
하지만 2008년을 마지막으로 이제는 역사속으로 사라진 열차가 됐다.


역사 속에 사라진 ‘정선아리랑 유람열차’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소박하고 조용한 유람을 하기엔

현재의 무궁화 열차도 탈만 하다. 증산역과 아우라지역, 제천역과 아우라지 역을 오가는 이 열차는 통근호였던

‘정선아리랑유람열차’ 대신 무궁화호가 되어 같은 구간을 달린다. 아쉽게도 실내는 여느 기차와

마찬가지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온 상태.

그럼에도 단장한 외관과 두 칸짜리 객차는 기차여행의 낭만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시속 300km의 KTX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철컥철컥” 규칙적인 기차의 음계와 나른한 차창 밖 마을풍경은

평온함 그 자체. 황금빛 노을이 폭신폭신한 쿠션이 된 듯 창가에 머리를 기대어도 마냥 행복해 진다.


★ 아우라지역 출발 기차는 하루 두번 있다. 아우라지역 출발 10:45 증산도착 13:08 / 17:30 제천도착 19:24

아우라지역을 출발한 열차는 정선역, 선평역, 별어곡역, 증산역, 나전역을 지나며 요금은 2,500원이다.

아우라지역에서 따로 승차권을 발매하지 않으며, 기차에 올라타면 승무원이 객차 안에서 발매해 준다.


 같기도 기차 다섯! 정선 5일장 관광열차


 

‘정선 5일장 관광열차’는 총 9량 중 관광객이 탑승할 수 있는 객차 6량과 카페칸 1량 그리고 MTB를 적재할

수 있는 화물객차 2량을 연결해 운행하는 레포츠형 관광열차 상품이다. 5일장 열차는 주말(토요일)과

정선 5일장이 서는 매월 2, 7일이면 오전 7시 10분 서울역을 출발해 청량리역, 원주역, 예미역, 증산역을 거쳐

정선역에 낮 12시 06분에 도착한다. 정선 5일장과 가리왕산 동상 민둥산 코스 등에서 자전거 등반을 즐길 수 있어

산악자전거 동호인들과 재래시장의 향수를 느끼고 싶어 하는 도시민들에게 인기가 많다.


★ 정선 5일장 관광열차는 매년 4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한다. 정선 5일장 자유여행은 주중(월~목요일)

요금은 성인 29,000원, 소인 27,000원이며 주말(금~일요일, 공휴일) 31,000원 이다.

서울역에서 7시 10분에 출발해 12시04분에 정선역에 도착하며 18시 25분에 정선역을 출발해 23시10분에

서울역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청량리역 22시 46분 도착)  
★ 문의 코레일투어 서비스 1544-7786  
www.korailtours.com   ★ 정선역 033-563-7788  서울역 1544-7788

 


기차가 아니더라도 정선에는!


아우라지 

아우라지는 레일바이크의 종착역이자, 정선아리랑의 발상지로 정선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막상 도착하면 ‘넓디넓은 강’이 전부 인가 싶지만, 이곳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고 설명을 듣고 보면 달리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양수인 송천과 음수인 골지천이 만나 ‘어우러진다’는 뜻의 아우라지는 한양으로 목재를 운반하는 뗏목이 출발하던 곳이다. 하천변에는 정선아리랑의 가사 속에 등장하는 임을 기다리는 처녀상과 정자각(여송정)이 있으며, 강 건너편에 정선아리랑 전수관이 있다.      
★ 아우라지 자세히 보기
 


아라리촌


정선아리랑이 흐르는 아라리촌. 강원도 정선의 전통가옥을 조성해 두었다. <양반전>의 장면을 조형물로
꾸며 놓아, <양반전>의 내용을 따라 가다보면 아라리촌을 한바퀴 돌 수 있도록 만들어 놨다.
 


아라리촌은 정선의 민속촌, 민속테마마을 이라 생각하면 된다. 전통기와집과 굴피집, 너와집, 저릅집, 돌집,

귀틀집 등 강원도 정선의 전통가옥 6동과 주막, 토속 매점 등이 조성되어 있다. 주막에서는 식사와 파전 등을

직접 판매한다. 예전에는 없었던 양반전을 소재로 아라리촌 곳곳에 이야기가 이어지도록 등장인물 조형물을

설치해 흥미를 더했다. 지금은 보기 드문 물레방아와 통방아, 연자방아, 서낭당, 농기구 공방,

방앗간 등의 시설도 볼 수 있다. 입장료는 없다.                                            

★ 아라리촌 자세히 보기
  ☆문의 033-560-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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