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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여행

박상규 2009. 7. 14. 12:38

[명당여행]나와 궁합이 딱 맞는 곳은 어디일까?

명당은 움직인다


지기(地氣)는 감응하는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르다. 고로 명당은 원래 있던 자리가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찾는 것이다 성격, 취미, 레저, 상황에 따른 나만의 명당을 찾아간다.


사람들은 터를 고를 때 자신의 성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예컨대 정치 성향이 강한 사람은 높고 널따란 터를 선호하고, 양순하고 소극적인 사람은 골짜기의 아늑한 양지 쪽을 좋아하는 식이다. 좋은 땅과 나쁜 땅을 가리는 것이 풍수가 아니라 맞는 땅과 맞지 않는 땅을 가리는 지혜가 바로 풍수다.

객관적인 조건이 좋은 땅이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길지는 아니라는 얘기. 각자의 성격과 성질에 따라 누구에게는 좋은 땅이 될 수 있고, 누구에게는 해가 될 수도 있다.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아늑한 곳, 건조한 일상을 탈출하고 싶다면 바다나 높은 산이 좋을 것이다. 이렇듯 각자의 성격과 상황에 따라 선호하는 산수가 따로 있다는 것은 감탄스러운 자연의 조화다. 자, 그렇다면 각각의 스타일과 상황에 딱 맞는 ' 나만의 길지'를 찾아나서 보자.
:: 호연지기(浩然之氣)

Yes 관악, 설악 등 악(岳) 자가 들어가는 산이 좋다.
Yes 바람받이 절벽 위에 서면 기분이 좋아진다.
Yes 거친 파도가 이는 갯바위 낚시를 즐긴다.
서울의 북악산, 인왕산, 계룡산 그리고 양주시 천보산은 이성계가 사랑한 산이다. 이런 산들은 깎아지른 듯한 암벽이 정상을 압도하는 풍광을 자랑한다. 한편으론 냉랭한 살기가 산 전체에 흐르고 강골의 기맥이 서려 있다. 좋은 의미에서 전형적인 무골(武骨)이라 표현할 수 있는 산이다. 바닷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는 절벽 위나 갯바위 낚시를 즐기는 사람 또한 도전과 진취적인 성향을 보인다.

When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도전적인 목표를 세울 때, 신년 여행을 떠날 때 등.
:: 안빈낙도(安貧樂道)

Yes 평평한 능선이 이어지는 산이 좋다.
Yes 폐쇄된 공간에 들어서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Yes 호젓한 호수나 연못에 가면 마음이 편해진다.
서울의 대모산, 청계산, 무주의 덕유산은 후덕한 용모를 풍기는 산이다. 오목한 분지형 지형에 들어가면 사람은 마음이 차분해지고 아늑함을 느끼게 된다. 연못을 좋아하는 사람은 '뭔가를 한없이 기다리는' 성향을 갖고 있다. 이들에게 휴식을 취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공간은 외부로부터 가려져 있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고 훤히 드러나 있으면 휴식을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이 타입의 특성이다.

When '절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 지치고 힘들어 의욕이 없을 때 등.
:: 낙화유수(落花流水)

Yes 평소 말수가 적은 편이다.
Yes 분지 안에 형성된 오붓한 계곡이 좋다.
Yes 명산보다 아늑한 공원이나 산책로가 좋다.
이른바 '작업'하기 좋은 땅이 존재한다는 것은 청춘 남녀에게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고요한 무덤 사이를 산책하는 것은 사람을 사색에 잠기게 한다. 죽은 자의 영혼이 서린 땅은 산 자에게는 내면의 무엇을 토해내게 한다고 풍수학자들은 말한다. 망우리 공원 묘지는 서울 시내 그 어느 곳보다 고요하고 사색적인 공간이다. 내성적인 사람이 연인에게 고백하기 좋은 장소다.

When 이성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싶을 때, 말수 없는 사람이'낙화유수'와 같은 달변이 필요할때 등.
:: 독야청청(獨也靑靑)
Yes 주위의 충고보다 나의 판단력이 우선이다.
Yes 비 오는 날, 눈 오는 날에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Yes 주로 혼자 여행을 다니는 스타일이다.
성질이 급한 사람은 그것을 눌러줄 수 있는 부드러운 땅을 찾는 게 좋다. 풍수학자 최창조 씨는 그것을 '어머니의 품'이라고 말한다. 사실 우리나라의 산과 계곡은 모두 어머니의 품이라고 할 수 있다. 급한 성질을 다스리는 데는 오목한 분지형의 계곡이 좋다. 인제의 아침가리, 삼척의 덕풍계곡, 동해의 무릉계곡은 이런 기운을 발산하는 곳이다.

When 급한 성질을 다스려야 하는 상황, 주변 사람과 관계가 원만하지 않을 때 등.
:: 애이불비(哀而不悲)

Yes 일상의 소소한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성격이다.
Yes 분지 안에 형성된 오붓한 계곡이 좋다.
Yes 산이나 바다보다 섬이 좋다.
실연 후에 여행을 떠날 때에도 각자의 성격에 맞는 적절한 곳이 있다고 한다. 대개 두 가지 스타일이 있다. 하나는 전망이 확 트인 바닷가를 찾는 경우, 아픈 기억을 빨리 잊고 상황을 반전시키고 싶은 사람이다. 다른 한 가지는 실연의 아픔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그 짐을 서서히 덜어내는 스타일이다. 후자에 적절한 여행지는 제주도 외도, 울릉도 등이다. 보통 허무주의자가 섬을 좋아한다.
When 실연의 상처를 이겨내고 싶을 때.
:: 심기일전(心機一轉)

Yes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나도 같은 걸로'스타일.
Yes 매사 잘 안 풀린다.
Yes 평소 '박카스 국토대장정'을 동경해왔다.
불 같은 성격을 누그러뜨릴 때는 '어머니의 품'이 좋다. 반대로 강한 기운이 흐르는 땅은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성격을 보완해준다고 볼 수 있다. 깎아지른 명산도 좋지만, 이럴 때는 백두대간 종주나 지리산 종주를 떠나는 것도 좋다. 바람과 물이 거세게 요동치는 백두대간 정맥은 풍수상으로 강한 기운이 흐르는 곳이다. 이런 곳에서 하룻밤 야영은 보약이 될 것이다.

When 소심한 성격을 보완하고 싶을 때, 사업에 실패했을 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