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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악산[進樂山 금산] : 지도,정상석 사진,산행코스

박상규 2009. 8. 14. 15:59

금산읍 계진리와 남이면 성곡리, 석동리, 상금리를 끼고 있는 해발 732m의 진악산은 높은 산이 많지 않은 충남에서 최고봉인 서대산(904m)과 계룡산(845m)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산이다. 주릉에 펼쳐지는 기암괴봉의 경관이 아름다우며 금산 쪽으로 깎아지른 낭떠러지는 아찔하기만 하다. 진악산을 감싸고 있는 숲도 무성하며 영천암과 원효암 골짜기의 개울도 매우 맑고 좋다.

 

단청도 칠하지 않은 무채색의 일주문 안으로 들어서면 쭉 뻗은 전나무 길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오대산 월정사나 능가산 내소사 입구에 펼쳐진 전나무 숲보다 길은 좁지만 웬지 정겹기만하다. 시원한 눈맛과 더불어 향긋한 솔잎 냄새까지 풍기는 길이 얼마나 상쾌한지 모르겠다. 조금 안으로 걸어 들어가자, 임진왜란 때 승병장이 되어 왜적과 싸우다 전사한 영규대사의 충혼을 기리고자 세운 의병승장(義兵僧將) 비각이 나타난다. 숙종 5년(1839) 5월 금산군수 조취영이 세운 비로 영규대사의 생애와 활동상이 적혀 있다.1940년, 일제가 비각을 부수고 비를 땅에 묻어버린 것을, 해방 후에 찾아서 다시 세워놓은 것이라 한다.

 

특히 진악산 북편 관음봉 일대의 암애와 암봉들, 원효암 일대의 기암괴봉과 폭포는 일품이다. 명물 명소로는 보석사 입구에 전나무숲과 천연기념물 365호인 1.122년 수령의 은행나무가 있고, 천년사찰 보석사와 영천암, 원효암이 있으며 이밖에 영천암의 영천약수, 도구통바위, 봉화대, 관음암과 관음굴, 원효폭포, 물골의 바위굴은 명소로써 훌륭한 가치를 지니고 있 다. 진악산 정상에서는 속리산과 서대산 천태산, 민주지산, 덕유산의 장쾌한 산줄기를 모두 볼 수 있으며, 운장산의 특이한 모습도 보이고 계룡산도 보인다.

 

진악산에는 봉화대 자리(지금도 석축터가 남아 있다.)가 있으며, 조선시대 임진년 8월(1592)의 금산벌 싸움에서 중봉 조헌 선생과 함께 싸우다 순국하신 기허당 영규대사는 진악산 남쪽 기슭에 있는 보석사에서 수도를 했고 그 인연으로 보석사 내의 의선각에 영규대사의 영정이 모셔져 있으며 보석사 들머리에 영규대사의 충혼을 기리는 위병승장비가 세워져 있다. 보석사는 신라 헌강왕 때에 조구대사에 의해서 창건된 절로 예전엔 호남의 많은 절들을 통괄했던 31본산 중의 하나이다. 또한 개삼터가 있는 비실(성곡리) 위 물골에 있는 굴은 한때 조국의 광복을 꾀했던 젊은 의혈청년들의 은신처이기도 했다 한다.

 

선공암 - 빈대바위 코스는 진악산에서 가장 가파른 북사면이기 때문에 건각들이 아니면 다소 힘든 코스다. 그러나 1977년부터 이 지역 등산인들이 해발 370m인 수리넘어재에서 북서릉을 타고 크게 힘들이지 않고 정상으로 향하는 코스를 이용하면서 지금은 계진리 코스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수리넘어재는 금산읍 음지리와 남이면 하금리를 넘나드는 고개로, 최근 음지리에서 고개를 넘기 직전 오른쪽에 넓이 수백 평에 달하는 주차장과 휴게소가 생기면서 승용차를 이용, 이곳에서 진락산을 찾는 등산인구가 더욱 많아졌다.

 

수리넘어재 - 북서릉 - 정상 코스
금산읍에서 수리넘어재로 가는 길은 노선버스가 없기 때문에 택시를 이용한다. 고개를 넘기 직전 주차장 입구 왼쪽으로 진악산 등산 안내판이 있다. 안내판 뒤 바위로 이뤄진 계곡 상단부로부터 물을 끌어오는 검은색 플라스틱 파이프에서 깨끗한 물이 나오고 있다. 산길은 물이 나오는 파이프 왼쪽 급경사 바위로 오르면서 시작된다.

 

바위지대를 올라선 다음, 오른쪽 능선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돌밭지대를 지나면서 왼쪽으로 굽돌아 계곡을 왼쪽 아래로 끼고 이어진다. 이 산길을 따라 20분 가량 오르면 동쪽 이래로 음지리와 금산읍이 내려다보이는 북서릉 사거리 안부에 닿는다. 사거리 안부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북서릉을 타고 8~9분 오르면 정면으로 수석처럼 암골미를 드러내는 진악산 북사면이 펼쳐진다.

 

전망장소를 뒤로하고 5~6분 더 오르면 10여 평 공터를 이룬 무명봉을 밟는다. 여기서부터 북서쪽 멀리로 대둔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공터를 내려서서 바위와 소나무가 어우러져 경치가 그만인 암릉길을 타고 30분 거리에 이르면 게진리 선공암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를 뒤로하고 4~5분 더 오르면 '빈대굴 130m, 원효암 650m, 정상 60m' 라고 쓰인 안내판이 있는 삼거리다.

 

이 안내판에서 서쪽으로 갈라지는 암릉길 아래로는 약 50m 길이 밧줄이 설치되어 있다. 안내판 앞에서 주능선을 타고 7~8분 더 오르면 30여 평 넓이 헬기장인 진락산 정상이다. 헬기장 오른쪽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왼쪽에는 삼각점(군산 28)과 함께 어른 키 높이의 정상비석(금산산악회 설치)이 있다. 조망은 막힘이 없다.

 

북으로는 금산면 추부면과 군북면 들판지대 너머로 육중한 서대산이 보이고, 그 오른쪽 아래로는 금산읍내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금산읍 뒤 멀리로는 영동군 천태산도 시야에 와닿는다. 남으로는 전북 운장산과 구봉산이 함께 시야에 와닿고, 서쪽 남이면 너머로는 대둔산 정상이 뚜렷하다.

 

정상비석이 있는 진락산 높이는 1대 50,000 지형도에 732.3m로 되어 있고, 이 자리에 진락산이 인쇄되어 있다. 그러나 같은 지형도상에 남동쪽 주능선으로 1.3km 거리에 있는 737m봉이 있다. 그래서 금산산악회는 안내판에 정상비석이 있는 곳을 '진락산 주봉' 으로 쓰고, 737m봉에는 별도로 '최고봉' 이라 표기하고 있다. 이와같이 실제의 정상표기가 잘못된 이유 중 하나는 금산읍에서 737m봉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진락산의 특이한 산세 때문에 737m봉은 남쪽 석동리나 동쪽 성곡리 등 어디에서 보아도 정상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산은 남동쪽 737m봉을 경유하여 석동리 보석사로 내려서는 코스가 정석이다. 남동릉으로 발길을 옮겨 약 40분 거리에 이르면 737m봉을 밟는다. 737m봉에서 계속 남동릉을 타고 10분 거리에 이르면 높이 6m에 폭 2m 가량 되는 도구통바위가 반긴다. 적갈색 자연석인 이 바위의 이름 '도구통' 은 충청도 말로 절구를 일컫는다. 도구통바위를 뒤로하고 남쪽 급사면을 내려서면 100여 평 공터에 무덤이 있는 곳을 만난다. 무덤을 지나 숲터널 아래 계곡길로 10분 거리에 이르면 산중암자인 영천암이 나타난다. 영천암은 신라 정강왕 원년(886년) 조구대사가 창건한 고찰로, 건물 구조가 거의 옛모습 그대로인 고풍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다.

↑진악산 정상의 표지석

↑ 진악산 최고봉인 737봉
↑ 멀리 구름에 묻힌 대둔산과 운장산
↑ 금산읍내 너머로 보이는 천태산
↑ 남쪽에서 바라본 도구통바위

↑ 천연기념물 제365호 은행나무

↑ 영규대사의 의승장비

영천암을 뒤로하고 계류를 따라 20분쯤 내려서면 영천암과 같은 해에 창건된 고찰 보석사가 반긴다. 보석사 맞은편 은행나무도 볼거리다. 수령 1122년으로 높이 49m, 밑둥 둘레 16.5m나 되는 천연기념수다. 보석사를 내려서서 아름드리 전나무 숲길을 빠져나오면 석동초교 앞 주차장이다. 수리넘어재~북서릉을 경유하여 732.3m봉에 오른 다음, 737m봉 - 도구통바위 - 영천암 - 보석사를 경유하여 석동리 주차장에 이르는 산행거리는 약 7km로, 3시간30분~4시간 소요.

▶족실(금산읍 계진리) 또는 위어돌굴(금산읍 음지리)-선공암 -골짜기길-기도터-관음봉-주릉-732봉-고스락(2시간 30분 소요)
▶석동초등학교-보석사-골짜기-영천암-억새발- 도구통바위-고스락 (737m)(2시간 30분 소요)
▶성곡리(금산읍, 일명 비실)-골짜기-도구통바위(1시간 30분 소요)
▶원효암 입구-원효암-바위능선-고스락(2시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