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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봉산 [點鳳山] : 지도,정상석 사진,산행코스

박상규 2009. 8. 14. 16:57

-한반도의 산하-- 국립공원 > 도립공원 > 군립공원 > 한국의 명산  

 

점봉산(1,424m)은 설악산의 주봉 대청봉과 함께 남북으로 이웃해 있는 거대한 육산이다. 비록 설악산이란 이름으로 같은 국립공원지역에 묶여 있지만

대청봉과는 독립된 산세를 이루고 있다. 때문에 일출맞이 산행지로 인기가 높다. 점봉산 정상을 갈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인 한계령 - 망대암산 - 정상

코스는 휴식년제에 묶여 있다.그러나 백두대간의 일부 구간인 만큼 종주자들이 사전에 신청만 하면 대개 허락을 해준다는 설악산관리사무소측의 말이다.

 

비록 휴식년제로 묶여있다고 해도 겨울 적설기에는 훼손될 우려가 거의 없어 잠정적으로 통행이 묵인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외의 계절에는 사전 신청을

해야 하며, 봄 가을 산불 예방기간에는 설악산 거의 전 지역이 엄격히 통제되므로 산행을 피하도록 한다. 또한 오색에서 점봉산 산 넘어 남쪽 마을인

진동리와 귀둔리에서도 오르는 코스가 여럿 있다. 진동리에서는 단목령을 거쳐 백두대간을 타고 오르는 코스, 가는골로 올라 오색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는 지점에서 합류하는 코스, 강선리를 거쳐 곰배령으로 올라서서 작은점봉산을 거쳐 오르는 코스가 있다. 귀둔리에서는 곰배골을 거쳐 곰배령 -

작은점봉산을 거쳐 오르는 코스와 용수골을 거쳐 망대암산 - 점봉산 사이 능선으로 올라서는 코스가 있다.

 

[점봉산 산행코스]

20년만에 개방된 흘림골 코스

남설악자락 오색 주전골 바로 위에 있는 흘림골은 2004년 9월 20일 20년만에 자연휴식년제에서 풀어진 계곡 산행길. 특히 한계령에 서 가까워 접근이

쉬운데다 산행길이 트레킹이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험하지 않아 단풍시즌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폭포와 기암과 소 등 비경의 연속이다. 한계령휴게소

에서 양양방향으로 2㎞내려오다보면 왼편으로 승용 차 10여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이 공간은 70년 대까지만 해도 흘림골로 들어가는

신혼부부들을 내려주고 태우던 간이주차장이였다.

 

다시 이 공터에서 길을 건너 밑으로 30m정도 내려가면 흘림골입구가 나온다. 흘림골 탐방로라고 적힌 표지판이 나온다. 개방된 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

입구가 도로변에 있어 자칫하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매표소 입구에서 여심폭포까지 이르는 길은 20년동안 묻혀두었던 자연의 모습 그대로이다. 등산로를

가로막는 수백년 수령의 전 나무, 살아천년 죽어천년을 산다는 거대하고 기괴한 모양의 주목 들이 등산로 옆에 자라고 있다. 아이 하나가 충분히 들어갈

만큼 큼직한 구멍을 내고도 살고 있는 주목군락들 바위마다 붙어있 는 푸른색 이끼들 20년동안 감추고 살았던 흘림골의 첫 인상이다.

 

점봉산 출발점은 흘림골이지만 이곳에는 주차 공간이 없다. 그러므로 한계령휴게소에 주차한 다음 오색 방향으로 내려가는 차량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등산로 또한 희미하므로 여심폭포까지 세심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헷갈릴 수 있다. 특히 등선대 안부에서 그냥 지나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좌측으로 이동하여 암릉을 타고 등선대에 올라야 한다. 등선폭포에서 역시 자칫 잘못하면 그냥 계곡으로 빠져들 수 있으므로 주의하지 않으면 어려운

곤경에 빠질 것이다. 주전골 갈림길목을 지나 점봉산 주능선과 점봉산 정상까지는 큰 어려움은 없다.

 

정상에서는 반드시 남쪽으로 직진해야 한다. 좌측의 동쪽 방향은 백두대간 길로서 단목령으로 곧바로 하산하는 길이다. 진동리 다락산방 앞에서 500m

계곡으로 진입하여 갈림길에서 좌측계곡 방향으로 올라가면 단목령이다. 단목령에서 44번 국도 상의 갈길교까지는 등산로를 이탈하지 않는 한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점봉산 정상에서 단목령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홍포수막터를 지나 능선으로 오색으로 하산할 수도 있다.

 

오색 - 홍포수막터 코스

연중 구애를 받지 않고 오를 수 있는 코스는 오색에서 남쪽으로 곧장 치달아 오르는 코스다. 이 길은 점봉산 - 단목령간 백두대간 능선으로 올라서기

까지는 매우 급한 능선길이다. 그러나 아름드리 송림이 산행 분위기를 돋구고, 서쪽으로 펼쳐지는 한계령 일대 침봉군의 경관이 매우 뛰어나므로 누구든

한번 가보기를 권하고픈 멋진 길이다. 산행 들목은 두 군데다. 오색약수터 식당가 중간의 신토불이식당 왼쪽 옆으로 하여 고개를 넘어도 되고, 오색 집단

 민박촌인 안터 마을 끝에서 올라가도 된다. 일단 산길로 접어든 뒤로도 한동안은 널찍한 농로가 이어진다.

 

계곡 오른쪽으로 주욱 이런 넓은 길을 따라 오르노라면 길은 이윽고 급경사 능선으로 이어진다. 능선 양쪽 또한 급경사여서 길을 잘못 들래야 들 수 없다.

경사는 어떤 곳은 코가 닿을 만큼 가팔라서 팥죽같은 땀방울이 흐르게 하지만 능선 중간에 드문드문 자리잡고 있는 송림지대의 솔바람 소리는 그만큼 더

시원하다. 소나무숲 오른쪽 저편으로는 수십 개 침봉이 하늘을 향해 꼿꼿이 고개를 쳐들고 있는 모습이 멋지다. 이 능선 길을 오르는 데는 걷는 시간만

잡아도 2시간 걸린다. 일단 능선 위에 올라선 뒤로도 여전히 오름길이지만 경사는 한결 덜해진다.

 

이후로는 송림 대신 촘촘한 참나무숲이 반긴다. 능선 위로 올라선 뒤 1km쯤 정상을 향해 간 지점에는 야영터 겸 겨울에도 물이 솟는 샘터인 홍포수막터가

있다. 완만한 능선 상의 길 옆에 흰색의 '천연보호림' 팻말이 서 있고, 그 팻말 하단부에 왼쪽에 샘터가 있음을 알리는 자그마한 글씨가 씌여 있다.

이 팻말에서 20m쯤 내려가면 북쪽과 서쪽이 두루 능선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평지가 나온다. 이곳이 홍포수막터다. 홍포수막터 이후로 능선길은 다시

급해진다.거리는 얼마 되지 않지만 거의 1시간쯤 걸어야 비로소 정상에 닿을 수 있다.

 

한계령 - 망대암산 코스

한계령에서 점봉산 가는 길은 중간에 경치도 멋지고 아기자기한 재미도 있는 암릉지대가 자리해 인기다. 산행 시작지점은 한계령휴게소에서 도로를 따라

오색쪽으로 약 100m 내려가면 나오는 필례약수터쪽 갈림길의 둔덕 너머다. 도로를 낼때 생긴 절개지 아래에 쳐둔 철책을 따라 고개를 넘어가면 철책이

끝나며 산길로 접어드는 길목이 보인다. 이 길로 하여 일단 작은 지릉 위에 올라선 다음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백두대간 주릉 위로 올라서면 뚜렷한 길이

나온다. 여기서 방향은 오른쪽(남쪽), 뚜렷이 발자국이 난 능선을 따라 500m쯤 가면 한계령 - 점봉산 구간에서 가장 절경이라고들 말하는 암릉 구간이

바라뵌다.

 

멀찌감치에서 보기에는 높은 암봉이 위압적이지만 밧줄이 매어져 있다. 길은 주로 암릉의 오른쪽(서쪽)으로 우회하게끔 나 있다. 서쪽 사면이 동쪽 사면에

비해 한결 완경사이기 때문이다. 위급시 탈출도 이 서쪽사면으로 하는 것이 좋다. 검은 암벽면 밑둥을 따라 걷다가 암릉 바로 위를 넘기도 하며 전진하는

도중 두 번 더 밧줄이 매어진 지점을 지난다. 마지막 지점은 높이 약 10m쯤 되고 우회할 구석이 없어서 간혹 백두대간을 오가는 대인원의 팀들이 마주치게

되면 1시간씩 서서 기다리기도 해야 하는 곳이다. 그 너머로는 급경사임에도 불구하고 밧줄이 매어져 있지 않아서 초심자는 크게 겁을 먹게 될 바위면을

내려서면 길이 순해진다.

 

길은 줄곧 뚜렷하고 표지리번은 연속해 매달려 있지만 안내 팻말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가물에 콩나듯 나무줄기에 간이안내판이 매달려 있을 뿐이다.

오른쪽으로 필레쪽 갈림길목, 이어 주전골 십이폭포쪽 갈림길목(휴식년제로 출입금지)까지는 산죽밭 내리막으로 이어지다가 이후로 다시 오르막이

망대암산을 거쳐 점봉산 정상까지 이어진다. 망대암산까지는 1.5 km 이상 연속된 긴 오르막길이지만 경사는 완만한 편이다. 망대암산 정상은 왼쪽이

절벽으로서, 흡사 큰 짐승이 동쪽을 향해 앉은 것같은 형상의 봉우리다. 산 북쪽의 주전골은 과거 동전을 주조하던 곳이었고, 이 산은 그 주전골의 동태를

감시하던 봉우리라 하여 그렇게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아무튼 이 일대에서 보는 설악산 서북릉의 풍광은 드물게 장엄하다. 망대암산 정상부 암릉을 지나면 다시 숲길이다. 일단 안부로 내려선 다음 긴 오르막을

숨가쁘게 30분 이상, 수목들마저 모진 바람에 고개를 돌린 듯한 자세로 선 급경사 비탈을 쳐오르면 이윽고 점봉산 정상이다. 네모난 표석이 있고 작은

돌탑들이 여럿 선 이곳 정상 주변에는 키 큰 나무도 없어 사방으로 조망이 기막히다. 한계령 - 점봉산 - 오색 코스는 해가 짧은 겨울이라도 러셀만 되어

있다면 당일 주파가 가능하다. 건각일 경우, 동틀 무렵 한계령이나 오색에서 출발하면 해지기 전에 산행을 끝낼 수 있다. 그러나 만의 하나, 길을 잃거나

발을 삐거나 하는 위급 상황에 대비, 최소한의 비박 장비는 갖추고 산행해야 한다.

 

여름에는 해가 길어서 당일 주파에 별 문제가 없다. 당일 산행을 하려면 아침 일찍 한게령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어차피 설악산 근처까지

가서 1박 해야 하며, 이때 권할 만한 숙박지는 오색이다. 노선버스는 한계령휴게소에서 정차하지 않는데, 오색에서는 민박 손님을 한계령까지 차로

태워다주는 집들이 여러 가구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색 일원의 등산인들 조난시 헌신적으로 봉사해온 남설악적십자 구조대원들의 업소를 이용하면

등산로 상황에 대한 조언도 들을 수 있으므로 일거양득이다.

 

오색초교 - 단목령 코스

오색 집단시설지구에서 양양쪽으로 약 3km 가면 오색초교가 있는 마을이 나온다. 여기서 도로 건너편으로 작은 계곡이 보이는데, 이 계곡을 따라 오르면

단목령에 이르게 된다. 도로에서 계곡으로 내려서서 오색천 주계곡을 건너면 단목령으로 오르는 계곡으로 길이 나있다. 약 400m쯤 들어서면 민가가 한 채

나오고, 이후로는 오르막이 고갯마루까지 이어진다. 오를수록 계곡이 가팔라지고 협곡처럼 패이지만 길은 매우 뚜렷해 다른 곳으로 빠질 우려는 없다.

 

또한 1시간 30분 정도면 단목령 고갯마루에 닿을 수 있어, 도로가 통과하지 않는 백두대간상의 마루금에 오르는 코스로서는 비교적 가까운 코스다.

단목령에서 오른쪽으로 난 가파른 능선을 탄다. 약 15분 정도 오르면 가파른 구간은 끝나고 둔덕지대가 펼쳐진다. 오색에서 올라오는 삼거리까지 약 1시간

30분 정도 이런 둔덕지대가 지속된다. 능선과 계곡이 어지러이 형성돼 있어 이전에는 독도에 애를 먹던 구간이지만 요즘은 백두대간을 타는 산악인들 덕에

길이 잘 나 있다. 이후로는 오색에서 오르는 홍포수막터 코스와 같다.

 

진동리 - 단목령 코스

진동리 삼거리 마을에서 계속 주계곡을 따라 약 1시간 정도 널널한 길을 따라 오르면 단목령에 닿는다. 단목령은 오래전부터 진동리에서 재배한 약초와

산나물을 오색으로 지어 나르던 고갯길이어서 길이 뚜렷하다. 이후로는 오색초교에서 단목령을 거쳐 오르는 코스와 같다.

 

가는골 - 홍포수막터 코스

진동리 삼거리 마을에서 약 100m 오르면 왼쪽으로 묵밭이 나타나고 계곡이 안쪽으로 들어서는 길이 보인다. 이 계곡을 가는골이라 부르는데, 초입에 있는

집터를 지나 약 40분 정도 들어서면 다시 계곡이 갈린다. 오른쪽의 작은 계곡을 버리고 큰 계곡을 따르면 숲으로 들어찬 자연림 속으로 들어서면서 점점

길흔적이 희미해진다.될 수 있는대로 계류를 놓치지 말고 약 30분 정도 오르면 게곡이 두 갈래로 나뉘는데, 오른쪽으로 능선이 가깝게 여겨지는 쪽

계곡으로 들어선다. 왼쪽 계곡은 홍포수막터에서 내리는 계곡이지만 길이 없다. 오른쪽 계곡으로 들어서서 약 20분 정도 오르면 오른쪽 능선에 바짝

다가서게 되고 이 능선으로 붙으면바로 오색에서 오르는 삼거리에 닿는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는 오색에서 오르는 홍포수막터 코스를 따르면 된다.

 

강선리 - 곰배령 코스

진동리 삼거리에서 찻집 못미처에 있는 왼쪽의 넓은 밭으로 난 길로 들어선다. 강선리 계곡 초입에 집이 한 채 보인다. 집을 지나면서 매우 호젓한 길이

이어진다. 저봉산 산행이 아니더라도 이 길은 반드시 걸어보라고 권하고 싶도록 호젓한 사색의 길이다. 특히, 가을 단풍 시기에는 더없이 좋다.

강선리까지 줄곧 같은 분위기로 약 40분 동안 이어진다. 강선리에 닿으면 민가 너댓 채가 반긴다. 마지막 민가(암자)를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된다. 계곡은 줄곧 북서방향으로 이어지다가 나서 벙향으로 크게 휘돌면서 점점 가팔라지기 시작해 곰배령에 이르러서 그 절정을 이루는데, 그렇다고

깔딱고개라 부를 정도는 아니다. 강선리에서 곰배령까지는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천상의 초원'을 이루고 있는 곰배령에서 오른쪽(북서쪽)으로 솟은 작은점봉산을 향해 30분 정도 오르면 주목이 여러 그루 자생하고 있는 작은점봉산

전상에 이른다.여기서부터 키 큰 나무가 없어 조망이 탁 트이는 널널한 능선길을 따라 약 40 분 동안 오르면 점봉산 정상에 닿는다. 또 하나 염두에

둘 것은 진동리로 들어오는 버스편이 삼거리에서 약 10km 아래인 진흑동까지밖에 들어오지 않으므로 자동차를 가지고 들어서지 않으면 매우 불편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자동차를 가지고 들어오면 강선리 - 곰배령 - 정상 - 단목령(또는 가는골) 코스로 원점회귀산행을 하는 것이 편하다.

 

귀둔리 - 곰배령 코스

귀둔리 곰배골 마을에서 곰배골로 들어선 다음 곰배령을 거쳐 오르는 코스로 아마도 점봉산 정상을 가장 손쉽게 오를 수 있는 코스일 것이다. 귀둔리

양지말에서 곰배골 마을까지는 도로를 따라 걸어서 약 30분 정도 걸린다. 마을 마지막 민가를 지나면 오른쪽 둔덕으로 교회가 보인다. 계속 계곡을 향해

직진하면 좁은 도로가 끝나면서 곧 계곡길이 이어진다. 길이 줄창 계곡 왼쪽으로 나 있고 뚜렷해 길 잃을 염려가 없다. 봄이면 산채꾼들이 다니는

길이어서 항상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약 1시간 20분 정도 오르면 삼거리에 닿는데, 주계곡으로 향한 길은 희미한 반면 왼쪽으로 꺾여 오르는 가파른

길은 뚜렷하다. 여기서 왼쪽 길을 따라 약 10분 정도 오르면 산채막이 나타나고, 다시 10분 정도 오르면 곰배령에 닿는다. 이후 작은점봉산을 거쳐

점봉산으로 오르면 된다 (이후 강선리 - 곰배령 코스 참조). 식수는 산채막에서 보충한다.

 

귀둔리 - 용수골 - 점봉산 코스

용수골 - 점봉산 산행은 계곡산행과 능선산행의 묘미를 함께 맛볼 수 있는 좋은 산행 코스다. 골짜기가 유순하고 능선길이 뚜렷한 이 코스는 여름 휴가철,

내린천 피서를 겸한 가족산행지로 권할 만하다. 인제군 기린면 귀둔리 마을에서 동쪽 비포장도로를 따라 들면 도로가 두 갈래로 나뉜다. 여기서 곧장 가면

용수골 입구, 오른쪽 소로를 따르면 곰배골 초입이 나온다. 주계곡을 '큰골'이라 부르는 용수골은 산길이 잘 나 있는 편이다. 골 초입부에서 비개골,

중단부에서 늘미기골 등 지계곡이 나타나지만, 지계곡이 나타날 때마다 곧게 뻗은 왼쪽(북쪽) 골짜기를 따르면 별 탈 없이 계곡 상단부까지 이를 수 있다.

 

개용소, 참용소 등 숲속 계곡에 나타나는 절경을 바라보며 3시간쯤 오르면 은은한 분위기의 숲길을 지난 다음 물줄기가 거의 끊어지면서 약초꾼들의

움막터가 나타난다. 제단도 마련돼 있는 넓은 개활지다. 용수골이 길이 잘 나 있는 것은 바로 이곳을 기점으로 약초와 산나물을 캐는 약초꾼들 때문이다.

움막터를 지나면 산길은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붙다가 해발 1,300m대에서 왼쪽 사면으로 방향을 튼다. 이후 나타나는 너덜지대는 옥수골을 비롯해 점봉산

서쪽 일원과 서북릉 등 설악산 일대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전망이 뛰어난 곳이다. 사면 트래버스 길은 점봉산 북릉으로 이어진다. 능선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을 따르면 점봉산 정상, 왼쪽 길을 따르면 망대암산이다. 용수골 산행은 점봉산 정상까지 5시간 정도 걸린다.

 

주전골 코스

설악산국립공원 남쪽 지역의 주봉인 점봉산 북사면에는 주전골이란 이름의 깊은 계곡이 있다. 옛 화폐인 엽전을 찍어내던 곳이라고 하여 주전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그렇듯 은밀한 작업을 하기에 적합했던 이 깊은 골은 '단풍 제1경' 설악산국립공원 가운데서도 특히 단풍빛이 곱기로 이름 높다.

이 주전골의 단풍은 계곡 전체가 골고루 붉고 노란 잎으로 화사하게 물든다는 특징이 있다.설악산 백운동계곡이나 수렴동계곡, 그리고 주전골 이외에

색감의 조화가 이만큼 뛰어난 곳은 다시 찾아보기 어렵다. 그리고 백운동이나 수렴동과 달리 주전골은 차도 바로 옆이어서 쉽사리 들어설 수 있다.

그리고 명경지수같은 소와 담, 시원스런 폭포 물줄기가 그 멋진 단풍빛에 보태어진다.

 

때문에 노약자를 동반한 가족들이 단풍 탐승을 하기에는 최적이라 할 것이다. 주전골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때는 대개 10월 초순경. 계곡 전체가 붉고

노란 잎으로 연중 가장 화사한 빛을 띤다. 단풍철 아닌 한여름 녹음이 짙을 때의 경관, 그리고 한 겨울에 흰 눈이 뒤덮였을 때도 물론 장관이다. 사철두고

느긋이 설악산 산수미의 정수를 뽑아놓은 듯한 절경을 즐길 수 있는데가 바로 주전골인 것이다. 주전골 나들이는 오색 집단시설지구에서 시작한다.

오색약수터 바로 아래에 걸쳐진 콘크리트 다리인 약수교 북쪽으로 널찍한 길이 이어진다. 약수교에서 15분 가면 상국사로서, 이곳부터 계곡 양쪽으로

무너질듯 솟은 절벽이 연이어진다.

 

길왼쪽 아래의 계곡에는 고운 옥빛을 띤 물이 흐르며 주변 절벽의 그림자가 어리기도 한다. 그중 검은 바위벽들이 병풍을 두른 한편 널찍한 소를 이룬

선녀탕 일대가 주전골 경관지중 손꼽을 만하다. 길은 계류를 여러 번 건너며 이어지지만 모두 쇠다리가 놓여 있어 폭우때라도 별 염려 없다. 오름길의

경사도 그리 급하지 않다. 경관이 조화롭기로는 오색약수에서 약 1시간이면 이르게 되는,계곡이 크게 둘로 갈라지는 지점이 가장 뛰어나다. 사방으로

기암벽이 솟았고, 그 암벽 중턱이나 밑둥 근처에는 숲이 적절히 펼쳐져 있다. 가을이면 물론 페르시아 융단같은 화려한 단풍빛이 펼쳐진다. 이곳에서

양쪽으로 갈라지는 두 지류중 왼쪽 지류 하류부에 걸쳐진 쇠다리를 건너 그 위의 또다른 다리쪽으로 가보면(약100m 거리)골 안에 높이 10m쯤의

용소폭포가 보인다.

 

물줄기 아래는 커다랗고 깊은 소를 이룬 이 용소폭포에서 뒤돌아보는 경관 또한 뛰어나다. 발길을 돌려 다시 두 개의 쇠다리를 건넌 다음 오른쪽 골짜기

안으로 접어들어 20분쯤 오르면 이윽고 약 100m 길이의 긴 암반을 따라 흐르는 와폭인 십이폭에 이른다. 좁은 바위틈새를 따라 세차게 흐르는 물줄기가

이곳의 볼거리다.오후 2시가 지나면 그늘이 지는 곳이어서 한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이 가득하다. 단, 좋은 단풍빛을 만나기는 어렵다. 현재 이곳 위로는

자연휴식년제를 적용, 출입이 금지돼 있으므로 이곳에서 발길을 돌려야 한다.

 

다시 오색약수터로 돌아가기까지 왕복에 소요되는 시간은 3시간이면 된다. 오색약수터부터 걸어들어가지 않고 한계령 도로 중간에서 곧바로 주전골

최고의 경관지인 용소폭으로 내려서는 길도 있다. 오색약수지구의 남설악 호텔로 드는 길목에서 2km쯤 한게령쪽으로 차를 몰고 올라가면 금표교 다리를

지나자마자 도로 왼쪽에 매표소가 보인다. 이 매표소 옆에는 승용차 30여 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닦아 두었다. 이곳 매표소 아래로 300m만 내려가면

용소폭포가 나온다. 노약자를 동반, 가벼운 운동을 겸해 단풍탐승을 하려면 이 길을 택하도록 한다.

 

진동리 설피밭 코스

점봉산(點鳳山·1,424.2m)은 산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산이다. 겨울 설경, 봄철이면 온 산을 뒤덮는 야생화와 산나물, 여름에는 하늘을 볼 수 없는

수림지대 아래 시원한 계곡, 그리고 가을단풍 등이 너무나 수려하기 때문이다. 점봉산 산행은 오지(奧地) 기분이 나는 진동리 설피밭을 기점으로 하는

코스가 인기 있다. 설피밭에 이르면 큰 돌배나무 한 그루가 버티고 선 삼거리가 있다. 삼거리에 있는 산적(山籍)매점에서 북으로 직진하면 왼쪽 너른이골

입구가 나타난다. 35분 가량 올라가면 백두대간상의 단목령에 닿는다. 단목령에서 서쪽으로 난 뚜렷한 백두대간 길을 따르면 간간이 단풍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른쪽 단풍나무들 사이로 대청봉이 보이는 능선길로 40분 가량 올라가면 왼쪽 너른이계곡 방면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 안부에 닿는다. 삼거리 안부에서

계속 뚜렷한 능선길을 따라 1시간20분 거리(약 2km)에 이르면 천연보호림 안내판이 나타난다. 이 안내판 남쪽 아래가 너른이골 최상류이자 샘터도 있는

홍포수막터다. 안내판에서 계속 직진 35분 올라가면 점봉산 정상이다. 삼각점(설악 26)과 정상비석이 있는 정상에서 휘둘러보는 조망은 막힘이 없다.

이곳에서 북으로 보는 귀때기청봉, 끝청, 중청, 대청봉 풍광은 웅장하기만 하다. 대청봉에서 오른쪽으로는 양양과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터진다.

 

하산은 남릉을 탄다. 조망을 즐기며 1시간 10분 가량 내려서면 수천 평 초원지대를 이룬 곰배령에 닿는다. 곰배령에서 북동쪽 강선리계곡으로 발길을 옮겨

50분 내려서면 강선리 서래굴(암자)에 닿는다. 강선리를 뒤로하고 오솔길을 따라 40분 내려서면 설피밭 삼거리 매점 앞이다. 설피밭 삼거리를 기점으로

단목령 - 백두대간을 경유하여 정상에 오른 다음, 작은 점봉산 - 곰배령 - 강선리 - 삼거리로 내려서는 산행거리는 약 15km로, 7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상기 코스를 역으로 해서 즐기는 방법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