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시,문학

그대에게 쉬임의 가슴이고 싶다

박상규 2009. 8. 17. 13:10
 
그대에게 쉬임의 가슴이고 싶다/동목 지소영
잎마저 짐이 되어 떨어지는 이름을 버린 숲 세상 노여움은 소란히 꿈틀거려도 전설처럼 번지는 향수에 나는 꽃이 되고 마는 것을
흙을 애무하고 걸러며 하나의 열매가 맺히기까지 깊은 어둠의 수고가 당신께 닿기까지 얼마나 버리고 부딪혀야 하는지
건조한 가지에서 뿌리의 사랑을 느끼기까지 질척인 삶의 무게를 견딘 떨림을 기억하려는지
당신을 닮은 바람은 그 곁을 서성이고 옷을 벗어 낸 나무는 목이 메이는데 늪은 결코 향기를 잃지 않는다
살아남은 사람들 속에서 긁히며 깨지며 질그릇은 구워 지고 녹슨 언어는 비를 맞아도 지워지지 않는 흔적들
아 , 당신께 나는 쉬임의 가슴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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