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정보

감기도 울고 간다! 식탁 위 새빨간 유혹

박상규 2009. 11. 6. 18:39

 

 

올겨울, 최고의 매운 요리 맛 대 맛

 


빨간색은 여러모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가졌다. 특히 날이 쌀쌀해지는 이맘때면 나도 모르게 혀끝에서 새빨간 무언가를 찾기 마련.
홍합, 낙지, 갈비, 닭고기… 매운 요리에서 빠지지 않는 식재료 네 가지를 맛대맛으로 풀어봤다. 입소문난 매운 맛집에서 찾은 요리의 숨은 비법까지 공개.

[Round 1] 홍합
벨기에식 물 알라 또마뜨 vs 홍콩식 홍합볶음


머슬앤머글’s 물 알라 또마뜨
유럽에도 매운 국물 요리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적어도 이곳에서는 ‘예스’다. 프랑스에서 4년간 요리 공부를 하던 중 오히려 벨기에의 홍합 요리에 매료되었다는 주인은 유럽 음식에도 우리네 김치찌개처럼 서민적인 메뉴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단다. 대표 메뉴는 홍합스튜 요리 중 하나인 ‘물 알라 또마뜨’. 허브가 가미된 매콤한 마늘토마토소스의 진한 국물 요리로, 첫 맛은 상큼한데 끝 맛이 은근히 맵다. 특히 냄비에 생홍합을 그대로 넣는 벨기에식과는 달리 홍합을 한번 데쳐 염도를 낮추어야 우리 입맛에 맞다고.
secret recipe
1 소스에 들어갈 토마토는 뜨거운 물에 데쳐 껍질을 벗긴 후 다진다.
2 냄비에 손질한 토마토를 넣고 소스 재료(생토마토나 토마토홀, 토마토주스, 토마토페이스트, 다진 양파, 매운 마늘, 레드페퍼, 청양고추, 바질, 소금, 후춧가루)를 섞어 2시간 이상 졸여 소스를 만든다.
3 끓는 물에 홍합을 넣고 입만 벌릴 정도로 살짝 데쳐낸 뒤 물기를 뺀다.
4 냄비에 홍합을 가득 채우고 화이트와인과 버터를 1:1 비율로 넣는다. 와인의 양은 냄비의 1/3 정도가 적당.
5 2분 정도 끓여 와인이 충분히 졸고 버터가 다 녹아내렸을 때 다진 양파와 샐러리 등의 채소를 넣고 뚜껑을 덮어둔다.
6 뚜껑을 열고 토마토소스와 모차렐라 치즈를 얹은 후 잠시 뚜껑을 덮어둔다. 7 방울토마토와 파슬리로 장식한다.
data
가격 물 알라 또마뜨 9000원, 물 알라 피자 9500원, 물 알라 그라탱 9500원
영업시간 정오~자정
위치 신촌 현대백화점 골목 안쪽, 연대방향
문의
02-324-5919

완차이’s 아주 매운 홍콩홍합
후미진 골목 안의 청요리집 앞에 세련된 여대생들이 줄지어 서 있다. 혀를 내두를 정도로 화끈하게 매운 홍콩 홍합 요리를 맛보기 위해서다. 기다리는 동안 오픈된 주방 안에서 자유자재로 불장난(?)을 하는 주방장의 손놀림 감상은 보너스! 주인이 홍콩에서 먹어본 그 맛을 잊지 못해 그대로 재현해냈는데 하루에 홍합 100kg 이상이 팔릴 만큼 인기다. 입자 굵은 고춧가루가 홍합 껍질과 속살 안에 새빨갛게 엉겨 있는데 재채기가 날 만큼 냄새부터 확실히 맵다. 짧고 강하게 칼칼한 맛이 특징. 홍합 한 접시 볶아낼 때마다 사천고춧가루만 얼추 10국자 정도 들어갈 정도라 고춧가루를 생각보다 넉넉히 넣어야 제맛이 난다는 게 셰프의 귀띔.
secret recipe
1 홍합은 해감 없이 껍질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해 밑손질 해둔다.
2 손질한 홍합을 끓는 물에 3분 정도 데쳐 입이 벌어지면 건져내 찬물에 깨끗이 헹군다.
3 중국산 사천고춧가루와 국내산 청양고춧가루를 5:1 비율로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붉은고추를 다져 넣은 뒤 중국식 간장과 된장, 다진 마늘, 생강, 파 등을 넣어 버무린다.
4 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해물과 사골 육수를 반씩 섞은 육수를 한 컵 부은 후 홍합과 양념장을 넣고 2분간 센 불에 볶아낸다.
data
가격 아주 매운 홍콩홍합 2만원, 사천탕수육 1만3000원, 닭고기쌀국수볶음 1만1000원, 코스요리 1만8000~5만원대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첫째·둘째·셋째 월요일 휴무
위치 신촌 민들레영토 맞은편 오시리스타워 안쪽 골목
문의 02-392-7744
 
 
 

 
[Round 2] 갈비

얼큰 양푼갈비찌개 vs 매운 소갈비구이


교보통갈비’s 얼큰 양푼갈비찌개
패밀리레스토랑에서나 맛보던 ‘립’을 우리네 ‘뜯는 갈비’로 대중화시킨 교보통갈비. 이곳에는 고기를 먹은 뒤 된장찌개 대신 얼큰하게 곁들이는 또 다른 국물이 있었으니, 바로 등갈비가 듬뿍 들어간 ‘얼큰 양푼갈비찌개’다. 매주 목·금요일 퇴근시간이면 인산인해를 이루는 것도 이 깊은 맛 때문이라고. 먼저 매운 육수에 고기부터 삶아주면 고기의 잡내나 기름기 제거는 물론 고기 속속들이 마른 붉은고추의 칼칼한 맛이 잘 밴다는 게 주인의 노하우. 푹 삶은 고기를 다시 한번 졸이듯 끓여내 고춧가루 양념이 충분히 잘 배어 있으며, 너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매운맛을 낸다. 기름기를 충분히 제거해 전혀 느끼하지 않고 오히려 칼칼하다. 원한다면 더 맵게도 조리해준다.
secret recipe
1 신선한 국산 등갈비를 깨끗한 물에 담가 핏물을 제거한다. 2 뼈 모양에 따라 한입 크기로 자른 뒤 준비한 마른 붉은청양고추와 마늘, 생강, 양파, 된장을 넣어 1시간여 끓인다. 3 건져낸 등갈비는 뜨거울 때 청양고추가루, 마늘, 후춧가루, 소금으로 버무린다. 4 양푼에 버무린 등갈비를 담고 육수를 부은 후 파, 양파, 콩나물, 수제비, 들깨가루를 넣고 10분간 끓인다. 5 더 매운맛을 원할 경우 청양고추를 썰어서 넣는다.
data
가격 얼큰 양푼갈비찌개 8000원, 데리야키 양념갈비 1만원, 허브소금구이 9000원, 얼큰칼국수 4500원
영업시간 24시간 연중무휴
위치 강남 교보타워빌딩에서 리츠칼튼호텔 방향 대로변
문의 02-501-3545

말죽거리 매운 갈비’s 매운 소갈비구이
고깃집 많기로 유명한 양재역 근처도 사실 맛집은 몇 안 된다. 5년 전 ‘추억의 연탄갈비’로 아련한 향수를 자극했던 주인 내외는 2년 뒤 그 갈비를 매운맛으로 단장시켰다. 이른바 ‘매운 소갈비구이’. 간장양념에 재운 고기를 주문 즉시 매운 양념에 한번 더 버무려 숯불 위에 바로 구워 먹는 요리다. 연탄갈비 양념 맛의 노하우에 특제 매운 소스가 더해져 그 맛이 배가된다. 단, 빨간 양념에 고기를 미리 재워두면 마치 김치처럼 시큼하게 숙성되니 주의할 것. 과하게 매운맛은 아니지만 충분히 간이 밴 고기에 매콤함이 더해져 마지막 한 점까지 질리지 않게 먹을 수 있다. 특히 알싸한 카레소스에 찍어 먹으면 훨씬 풍미 있는 매운맛을 즐길 수 있다.
secret recipe
1 소갈비는 기본 갈비 양념에 하루 정도 재워둔다. 2 일반 고춧가루와 고운 태양초 청양고춧가루를 반씩 섞은 후 양파, 무, 파인애플, 청양고추를 갈아 넣어 매운 양념을 만든다. 이때 간은 하지 않는다. 3 굽기 직전에 재워둔 고기를 매운 양념에 버무린다. 기본 간은 되어 있으므로 더 매운맛을 원한다면 매운 양념을 양껏 더한다. 4 된장과 콩가루를 갈아서 다진 땅콩을 얹은 된장소스, 매운맛의 카레 페이스트에 청양고추와 마늘 등을 넣은 카레소스를 곁들여낸다.
data
가격 매운 소갈비구이(400g) 2만원, 매운 돼지갈비구이(300g) 8000원, 매운 소갈비찜 1만3000원, 돼지갈비김치찜 1만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 다음날 오전 1시
위치 양재역 6번 출구에서 직진, 주유소 안쪽 골목
문의 1566-9912
 
 
 
[Round 3] 낙지

소시지낙지볶음 vs 낙곱전골


서린낙지’s 소시지낙지볶음
‘소시지낙지볶음’이라는 독특한 메뉴로 특허까지 받은 열혈 사장에 따르면 손님들이 반찬으로 나온 김치와 콩나물무침을 낙지볶음에 넣어 먹는 것에서 이 메뉴를 착안했다고. 시중에서는 구할 수 없어 매일 아침 100kg씩 전남 여수에서 공수해온다는 바다낙지는 다 익어도 어른 엄지손가락 굵기만하다. 벽에 붙은 메뉴판에는 베이컨소시지볶음과 낙지볶음이 별개인 것처럼 적혀 있지만 실상 하나만 주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정도로 같이 주문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맛있게 맵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깊이 있는 매운맛이 특징. 특히 통통한 소시지와 굵어서 아삭한 콩나물, 김치와 베이컨의 조화가 일품이다. 주인장에 따르면 볶음용으로는 통통한 바다낙지가 제격이라고. 미리 데친 뒤 볶는 게 질기지 않게 낙지볶음을 만드는 요령이다.
secret recipe
1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물기를 뺀 낙지를 듬성듬성 썬다. 2 낙지에 볶음양념(청양고춧가루, 소금, 다진 마늘과 생강, 어슷 썬 대파)과 물을 조금 넣고 볶는다. 3 불판에 잘 익은 김치와 빨갛게 무친 콩나물을 수북이 쌓고 수제 소시지와 베이컨, 큼직한 대파와 양파를 넣는다. 4 먹기 직전 물을 부어 끓기 시작하면 볶아놓은 낙지를 넣고 조금 더 끓인 뒤 먹는다.
data
가격 낙지볶음 1만4000원, 베이컨소시지볶음 2만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11시
위치 광화문역에서 종각역 방향
문의 02-735-0670

호미낙지’s 낙곱전골
한때 고추장 CF에도 등장했던 주인의 취미는 다름 아닌 ‘양념 개발’. 최고 인기 메뉴인 산낙지철판과 낙곱전골, 불낙전골 등은 양념부터가 확실히 다르다. 낙지철판볶음용 양념장에는 고춧가루만 쓰지만 전골에는 구수한 맛을 내기 위해 고추장도 들어간다. 또한 고추씨를 따로 분리해 빻은 뒤 별도로 넣어주면 칼칼한 맛을 더할 수 있다. 여기에 바다 냄새가 느껴지는 다시마가루를 넣어주면 마치 부둣가에서 먹는 맛을 즐길 수 있다. 매일 아침 전남 영암에서 올라와 수족관에서 힘차게 헤엄치고 있는 200여 마리의 낙지도 바로 이 양념을 더하면 맛의 화룡점정을 이룬다. 찬바람 불 때는 오동통한 산낙지 한 마리가 통째로 익어가는 ‘낙곱전골’이 특히 맛있다.
secret recipe
1 낙지는 소금에 바락바락 문질러 닦아낸다. 2 소곱창은 손가락 한 마디 크기로 썰어 소금에 주물러 씻는다. 양파, 무, 생강을 넣고 2~3시간 푹 삶는다. 3 삶은 곱창은 고춧가루와 후춧가루에 버무려 밑간을 해둔다. 4 통북어와 내장 제거후 볶아낸 국물용 멸치, 무, 양파, 파뿌리 등을 넣고 1시간 정도 끓여 육수를 만든다. 이때 채소는 30분 먼저 건져낸다. 5 전골냄비에 당면과 갖은 채소를 담고 양념장(고춧가루 3큰술, 고추씨 1/2큰술, 고추장 2큰술, 간장, 소금, 마늘, 생강, 다시마가루 등)과 육수를 넣은 후 산낙지를 올리고 뚜껑을 덮는다.
data
가격 낙곱전골 1만3000원, 산낙지철판 1만4000원, 낙지연포탕 3만5000원, 세발산낙지 2만5000원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1시
위치 강남역에서 역삼역 방향, 국기원 사거리 안쪽으로 직진하여 사거리에서 좌회전
문의 02-566-7779 www.homie.co.kr


 
 
 
[Round 4] 닭
단호박매운닭 vs 닭볶음탕

홍초레드스테이션’s 단호박매운닭
매운맛 열풍의 중심에는 언제나 불닭이 있었다. 불닭 하면 또 잊지 못하는 집이 바로 홍초불닭. 최근 상호를 ‘홍초레드스테이션’으로 바꾸었음에도 눈물 쏙 빠질 정도로 맛난 매운 맛만큼은 변함없다. 입안 가득 얼얼한 매운 닭은 촉촉한 조청까지 바른 단호박으로 달랠 수 있다. 매운 닭 한 조각에 수저 가득 담은 단호박을 같이 먹어주면 매운맛이 충분히 달래지면서도 두 가지 맛 모두가 입안을 즐겁게 해준다. 호박을 좀더 예쁘게 담아내고 싶다면 반드시 중불에 찔 것. 찐 호박은 식힌 후 냉장 보관해두었다가 먹기 전에 오븐에 다시 구우면 된다. 차가운 상태로도 매운 닭맛과 잘 어울린다.
secret recipe
1 손질한 닭 다리살은 찜통에 13분간 찐다. 2 양념장(청양고춧가루, 고추장, 설탕, 물엿, 생강, 파등)은 찐득거릴 정도의 질감이 되도록 준비한다. 3 단호박은 반 갈라 씨를 모두 제거하고 찜통에 넣어 중불에서 15분 정도 쪄낸 후 5분간 뜸을 들인다. 4 닭을 굽기 직전에 붓으로 찐 호박에 조청을 골고루 바르고 220℃의 오븐에 3분간 구워준다. 5 뜨거운 냄비에 닭과 양념장을 넣고 잘 섞어준다. 양념이 고루 묻은 닭을 석쇠에 올리고 직화불과 연기로 단시간에 타지 않게 구워준다. 6 구운 닭을 뜨거운 철판에 올리고 오븐에서 꺼낸 호박을 둘러준다. 6 호박 위에 허니머스터드소스를 뿌리고 닭 위에는 파슬리가루를 뿌린다.
data
가격 단호박매운닭 1만5000원, 해물달래탕 9000원
영업시간 오후 3시~오전 3시 위치 사당역 5번 출구(사당점)
문의 02-581-1150(사당점) www.hongcho1.co.kr

하회마을’s 닭볶음탕
지난 14년간 닭매운탕 하나로 인근 지역을 ‘닭 거리’로 변화시킨 홍대 하회마을. 이 집의 닭매운탕은 물을 전혀 넣지 않았는데도 빨간 국물이 자작하다는 것이 특징. 넉넉한 채소, 특히 큼지막한 무에서 나온 수분 덕분에 국물 맛이 깊고 시원하다. 지나치게 달지도, 짜지도, 맵지도 않으면서 허전할 틈 없이 꽉 찬 맛이 특징. 다른 채소는 양념에 푹 익어서 맛있다면 날숙주는 상큼하고 씹히는 맛이 좋아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매운탕에 쓰이는 양념간장은 감초와 사과, 양차, 대추를 넣어 달인 간장을 여름에는 3일, 겨울에는 일주일 정도 숙성시킨 것. 전라도 정읍산 태양초 고춧가루 역시 이 집만의 자랑.
secret recipe
1 닭은 적당한 크기로 토막내어 끓는 물에 보성말차(가루녹차)를 한 수저 풀고 잠시 담갔다가 기름이 빠지고 닭이 초록빛을 띠면 건져낸다. 2 청양고춧가루와 일반 고춧가루를 4:1 비율로 섞어 마늘, 생강을 넣고 양념간장으로 간을 맞추어 고춧가루가 잘 불도록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숙성시킨다. 3 압력솥 바닥에 큼직하고 두툼하게 썬 무를 10개 정도 깔고 감자와 당근, 양파, 가래떡 등을 닭과 거의 동량으로 넣는다. 4 ③에 닭과 양념장을 얹어 중불에 30분간 쪄낸다. 이때 물은 절대 넣지 않는다. 5 쪄낸 닭에 양념장이 골고루 잘 묻게 팬에서 한번 더 섞어주면서 익힌다. 6 미리 데운 뚝배기에 옮겨 담은 뒤 날숙주와 부추, 깻잎 등의 채소를 얹고 붉은고추로 장식한다.
data
가격 닭매운탕 2만1000원(대), 1만5000원(중), 치즈계란말이 8000원
영업시간 오후 4시~새벽 4시, 매주 둘째·넷째주 월요일 휴무
위치 홍대입구역 6번 출구, 걷고 싶은 거리 쪽
문의 02-334-2234
여성조선
기획_문영애 기자 진행_손혜린(프리랜서)
사진_김맑음, 김석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