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정보

내 장은 얼마나 건강한가?

박상규 2009. 11. 12. 16:19

 

 

 

 



‘당신의 장(腸) 건강은 몇 점일까’. 만일 방귀 냄새가 지독하고, 변의 색깔이 ‘황금색’이 아니라면 낙제점이다. 문제는 장이 건강하지 못하면 속이 편하지 않을뿐더러 피부가 거칠고, 만성 피로에 시달린다는 것. 특히 병든 장은 대장암 발생과도 무관하지 않다. 장내 세균 관리를 통해 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장의 위험신호=한국인의 장이 위협받고 있다. 최근 대항병원이 대장내시경을 받은 7만여 명을 분석한 결과, 대장에 용종(폴립)이 나타난 사람이 39%에 이르렀다. 더 심각한 것은 이들 중 65.8%가 대장암과 관련이 있는 선종이라는 것.

 대장암이 늘어나는 것은 장내 환경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불규칙한 식생활과 육류 중심의 편식이 주요 원인. 이 병원 내시경센터 육의곤 박사는 “육류나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대변이 장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담즙산 같은 독성물질의 분비가 촉진돼 장점막 세포의 손상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장내 세균집단의 균형이 깨지는 것도 장의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다.

 대장을 중심으로 우리 몸에는 100여 종, 100조 이상의 세균이 살고 있다. 균은 성향에 따라 크게 세 종류로 분류된다. 유산균ㆍ바실러스균ㆍ낙산균 등 장에 좋은 균, 그리고 웰치 균으로 대표되는 나쁜 균, 장내 상태에 따라 변하는 기회주의균이 그것이다.

이들은 서로 세력을 넓혀가며 장 속에서 공생한다. 좋은 균이 득세하면 장내 환경이 산성으로 바뀌며 배 속을 편하게 만들지만, 나쁜 균이 늘어나면 알칼리로 변하면서 갖가지 질병 발생 경고를 한다. 부패가 진행돼 역한 대변과 방귀 냄새ㆍ복통ㆍ복부팽만ㆍ피부 트러블 등이 나타나는 것이다.

 

◆똥이 장 건강의 바로미터=유해균은 육류 등 단백질을 분해해 황화수소나 암모니아를 만든다. 이들 부산물이 설사나 변비, 거친 피부를 만든다. 변비로 인해 변이 계속 부패하면 발암성 물질이 발생한다.

 들여다볼 수 없는 장을 자가진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변을 보는 것이다. 건강한 사람의 변은 굵고, 황색을 띤 변을 본다. 이는 장내를 좋은 균이 지배하고 있다는 증거. 반면 나쁜 균이 많으면 변은 검은 색을 띤다. 또 냄새는 악취가 아닌 적당히 자연스러워야 한다. 변비가 심하면 변이 부패돼 심한 냄새가 난다. 또 변이 가는 것은 식이섬유가 부족한 상태를 의미한다.


 방귀 냄새와 소리도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 장내에 나쁜 균이 많으면 장에 가스가 잘 차고, 속이 거북하며, 냄새가 역하다. 반대로 장내에 좋은 균이 많으면 방귀 소리는 큰데 악취는 거의 없다.

 문제는 식생활의 서구화로 장내 세균총이 유해균 쪽으로 활성화된다는 점이다. 30세 이하 일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30%에서 장내 유익균인 비피더스균이 격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이런 유익균이 거의 검출되지 않는 여성도 있었다.


◆장이 나쁜 사람은=장을 건강하게 하려면 우선 식생활을 점검해야 한다. 지방이 많은 육류는 나쁜 균의 좋은 먹이가 된다. 반면 채소나 콩류는 좋은 균이 번식하는 좋은 토양이다. 장내 건강을 지키는 데도 전통식이 최선인 것이다.

 장내 유익균을 의도적으로 기를 필요도 있다. 나이를 먹으면 유익균은 줄고, 유해균이 증가한다. 실제 어린아이의 장엔 좋은 균이 가득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기회주의균이 늘어가고, 어른이 되면 좋은 균은 15% 정도 유지된다. 이런 균형이 노년기에 이르면 한 자릿수까지 준다.


 콩가루를 뿌려 유산균을 먹으면 장내 건강을 높일 수 있다. 콩가루에는 좋은 균의 영양소가 되는 올리고당이 풍부하다. 올리고당은 콩 이외에 우엉ㆍ양파에도 많다.

 낙산균의 일종인 미야이리균을 장내에 촉진해 보자. 유산균이 장의 상부에 산다면 미야이리균은 장의 하부, 즉 변의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부위에서 생존한다.


 중앙대 약대 최병철 겸임 교수는 “미야이리균은 병원균ㆍ식중독균ㆍ부패균 등 장내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비피더스균 등 각종 유익균의 증식을 촉진한다”며 “특히 아포라는 보호막이 있어 위액ㆍ담즙에도 파괴되지 않고 장에 도달할 정도로 생착력이 우수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항생제 등으로 장내 세균총의 균형이 깨진 사람에게 권장할 만하다.

 지나친 음주ㆍ흡연도 삼가야 한다. 장내 유익균의 활동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도 장의 건강을 해치는 원인 중 하나이므로 즐겁게 사는 방법을 찾아보자.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율신경의 조화가 깨져 위산 분비가 억제되므로 나쁜 균을 제대로 격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