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타령 당신 앞에서는 못해요 어순이 맞지 않는 이 편지도 찬바람이 불면 쪼르르 군불 지핀 아랫목을 찾아가듯 당신의 가슴을 찾아오지요 사람들은 낯선듯한 당신을 두렵다고도 해요 어디서 본듯한 냄새 당신의 셔츠를 만지작거리며 익숙한 호흡을 느끼면서도 더 가까이 보려 하지 않아요 그런데 제겐 2도 화상의 물집 같은 말랑한 다정 병인걸요 겨울바람 날 서고 매워도 봄 이슬을 기다리는 마음을 길러주신걸요, 아무도 나를 궁금해하지 않아도 미사여구를 부칠 줄 몰라도 코흘리개 달짝지근한 콧물을 후루룩 빨아먹으며 그윽한 속눈의 갈망인 듯 물빛보다 투명한 당신이 보이거든요 이제는 그리움이라 하지 않아요 밤마다 베갯잇에 저며 느끼는 영혼의 노래를 듣거든요 저 낙엽이 모두 떠나기에 더 섬세한 파장을 느낄 수 있어요 빨갛고 파란 두 피의 교류를 읽어요 발끝에서 목줄기까지 순식간에 튀는 연어의 꼬리처럼 내 겨울 바다에는 물고기가 된 당신이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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