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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여름낭만 속으로 풍덩

박상규 2009. 7. 13. 15:45
▲ 진도 관매도 등 남도의 바다에서는 모처럼의 여유와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 전남도
장대비를 쏟아 붓던 지루한 장마도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이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더위가 득달같이 달려들 것이다. 그러나 그까짓 더위가 대수인가. 일상에서 벗어나 모처럼 여유와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여름휴가가 기다리고 있는데….

'떠나면 고생'이라고 볼멘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상을 벗어나는 휴가는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다. '여유' 하나 둘러메고 어디라도 가보자. 피서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뭐래도 섬과 바다다.

눈부시게 파란 하늘을 벗한 푸른 바다가 있다면 발길 닿는 그 곳이 바로 천국일 터. 일상에 찌든 몸을 바다에 던지고 모래사장 위에 누워 시원한 바람과 우렁찬 파도소리를 들으며 보내는 여름휴가, 생각만으로도 즐겁고 유쾌해진다.

반도의 서남해안에 자리한 남도에는 '알토란' 같은 해수욕장들이 해안선을 따라 점점이 박혀 있다. 아름다우면서 오염되지 않은 해수욕장의 바닷물에는 게르마늄, 마그네슘 등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전국 어느 지역보다 높다는 게 증명되고 있다. 면역력 강화, 피부노화 방지, 노폐물 제거 등 피부미용에 탁월한 효능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

크고 작은 48개 전남도내 해수욕장은 이미 편의시설을 말끔히 정비하고 개장, 피서객을 기다리고 있다. 뿐만 아니다. 완도 신지명사십리 등 15곳에는 몽골식의, 이색적인 텐트촌이 들어서 있다.

텐트촌이 설치된 해수욕장은 신지명사십리 외에 ▲목포 외달도 ▲고흥 대전·남열 ▲장흥 수문 ▲해남 사구미·송평 ▲함평 돌머리 ▲영광 가마미·송이도 ▲완도 금일명사십리 ▲진도 가계·관매도 ▲신안 대광·우전해수욕장 등이며 모두 560동이 설치돼 있다.

▲ 지난 달, 올 여름 피서철을 맞아 전국에서 처음 개장한 완도 신지 명사십리해수욕장. 연도교가 놓여 있어 자동차로 해수욕장까지 찾아갈 수 있다.
ⓒ 이돈삼
완도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은 섬이지만 연도교가 놓여 있어 자동차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고운 은빛 모래밭이 파도에 쓸리면서 내는 소리가 십리 밖까지 퍼진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드넓은 백사장과 쪽빛바다에서 불어오는 상큼한 바다내음이 막힌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백사장 뒤 소나무숲도 자랑거리.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얕아 가족해수욕장으로 인기다.

고흥 남열해수욕장은 고운 모래가 깔린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 기암괴석과 해안절벽이 절경이다.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아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인심을 만날 수 있다. 50년생 소나무 숲이 시원한 휴식공간을 제공해 준다. 남해의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어 일출도 장관이다. 또 영남면 양사리부터 남열해수욕장을 거쳐 우암 마을까지 지나는 해안도로는 다도해의 환상적인 풍광을 조망할 수 있다.

고흥 대전해수욕장은 순수한 자연과 어촌마을의 훈훈한 인심, 탁 트인 드넓은 바다, 완만하고 길게 드리워진 모래사장이 있다. 길이 1.9㎞, 폭 100m의 은빛 백사장을 따라 수령 100년이 넘는 소나무 500여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해변의 경사도 완만해 가족 단위 피서지로 제격이다. 주변에 오랜 세월 비바람과 파도에 깎이고 씻긴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뤄 사진작가들의 발길도 잦다. 바다낚시꾼들의 발길도 사철 끊이질 않는다.

▲ 텐트촌이 설치돼 있는 해남 사구미해수욕장. 소나무숲이 드리운 적당한 그늘이 바다의 신선함을 그대로 선사한다.
ⓒ 이돈삼
해남 사구미해수욕장은 땅끝과 송호리 해수욕장의 유명세에 눌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1.5㎞의 백사장과 소나무숲이 드리우는 적당한 그늘이 바다의 신선함을 그대로 선사한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일몰. 백사장에서 땅끝 사자봉 왼편으로 떨어지는 석양은 다도해의 작은 섬들을 붉게 물들이는데 가는 모래를 밟으며 우수에 잠겨볼 만도 하다. 다도해의 절경을 끼고 도는 해안도로는 서남해안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해남 송평해수욕장은 유난히 아름다운 해안선과 깨끗하고 고운 모래사장이 끝없이 펼쳐져 있어 가족 단위 피서객이 한가롭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오랫동안 군부대 훈련장으로 이용돼 왔기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선착장 해안가를 따라 낚싯줄을 드리울 수도 있다.

함평 돌머리해수욕장은 확 트인 서해안을 마주하고 은빛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수천 평의 소나무숲이 어우러진 천혜의 절경을 자랑한다. 간만의 차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풀장을 자연스럽게 해변가 백사장에 조성했다. 게, 조개, 해조류가 많은 갯벌은 아이들의 자연학습장으로 인기다. 시원한 원두막과 침목다리도 설치돼 있다.

▲ 함평 돌머리해수욕장은 해수욕보다는 갯벌체험을 하는 곳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여기에도 텐트촌이 들어서 있다.
ⓒ 이돈삼
영광 송이도해수욕장은 조약돌 해수욕장. 맨발로 다녀도 발이 전혀 아프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몽돌로만 이뤄졌다. 다정한 연인이나 가족끼리 한가롭게 거닐면서 휴식을 취하기에 맞춤이다. 주변에 팽나무군락 숲과 기암괴석이 많고 야영이 편리하다. 마을 너머 갯벌은 썰물이 되면 신비의 바닷길이 인근 각이도까지 이어진다. 갯벌을 조금만 뒤집으면 바지락과 노랑조개가 지천에 깔려 있다.

완도 금일명사십리해수욕장은 해풍에 살찐 유자나무 숲 사이로 눈부시게 투명한 금빛 백사장이 펼쳐진다. 모래가 유난히 곱고 백사장이 넓다. 경사가 완만하며 조개 줍는 재미도 쏠쏠하다. 바로 옆 해변에는 300년 된 소나무 2500여 그루가 상록수림을 이루고 있다. 섬도 구경하고 해수욕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진도 관매도해수욕장은 섬 전체가 하나의 천연해수욕장이다. 깨끗한 백사장, 3만여 평에 달하는 해안송림 그리고 기암절벽들이 절경이다. 특히 100m를 들어가도 목이 차지 않을 정도로 완만한 경사를 이룬다. 검게 그을린 기암괴석이 신비를 자아내고 울창한 송림이 아름답다.

신안 우전해수욕장은 증도면에 있다. 지도읍 송도 지신개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5분쯤 가면 된다. 해수욕장은 천일염 생산지인 태평염전 사잇길로 한참 가다보면 남동쪽 바닷가에 있다. 길이 4㎞, 폭 100m의 백사장에 서면 크고 작은 섬들이 떠있는 앞바다의 풍광이 매우 아름답다. 울창한 소나무 숲에서 야영을 하며 피서를 즐길 수 있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이국적인 정취 속에서 야영을 하며 바캉스를 즐길 수 있는 이 텐트촌은 전라남도가 피서객들의 편의를 위해 지난 2005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것. 대여섯 명이 함께 쓸 수 있는 크기로 장판과 창문, 전기시설 등이 돼 있다. 선풍기와 모기장도 갖추고 있다. 지붕은 자외선 차단 및 방염 처리가 돼 있다. 벽면은 창문형과 레일식 개폐가 가능한 두 가지 형태로 돼 있다. 사용료 또한 1박2일 기준 2만원 안팎으로 부담도 없다.

몽골식 텐트에서 보는 청자빛 바다와 조약돌 해변, 파도가 밀려왔다 물러가면서 깔아놓는 비단결 모래사장은 한여름의 낭만과 멋진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감칠 나는 싱싱한 회는 특별보너스. 몸도 마음도 호강하면서 금세 아름다운 여름추억 한편 만들어질 것이다.

▲ 완도 보길도에 있는 예송리해수욕장도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차분한 휴가지로 제격이다.
ⓒ 이돈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