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정보

춘천 여행코스

박상규 2009. 7. 13. 17:33
길은 강을 따라 뻗었다. 구불구불한 북한강변 길과 푸른 강물은 5월의 햇살 아래 반짝인다. 눈이 부시다. 짙은 초록의 강물은 산과 나무와 꽃을 담고 있다. 46번 경춘국도를 따라 강경대교를 건널 즈음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머리보다는 가슴이 먼저 춘천을 알아챈다. 아련한 기억. 청춘의 한때를 함께했던 강촌이 춘천 여행의 시작점이다. 강촌역의 촌스러운 벽화가 그려진 시멘트 플랫폼도, 녹슨 철교도 15년 전 그대로다. 방금 도착한 기차에서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반짝이는 청춘도 그대로다.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것은, 강촌 길 양옆으로 빼곡하게 늘어선 반듯한 편의점과 곳곳에 들어앉은 현대식 펜션 건물을 보고 알 수 있다. 더 새로운 광경은 신나게 페달을 밟으며 강촌 길을 달렸던 자전거 하이킹족이 안락한 모습의 스쿠터족으로 변신했다는 것이다.

강바람 맞으며 쾌감 드라이브, 의암댐~춘천댐
강촌을 지나 의암댐을 지날 즈음이면 계속 호반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갈지, 춘천시내로 들어갈지를 결정해야 한다. 파란 하늘이 있고 살랑거리는 바람과 기분 좋은 볕이 있다면 춘천댐으로 직행한다.

의암댐에서 춘천댐에 이르는 18.9km의 길은 춘천이 자랑하는 드라이브 코스다. 5월의 의암호는 온통 푸른색이다. 봄기운을 가득 머금은 물빛은 연신 바람에 일렁이며 물결을 흔들어 댄다.

잘 포장된 403번 도로는 녹음이 짙어가는 산과 푸른 호수를 끼고 굽이지기도 하고, 모내기가 한창인 작은 시골 마을을 따라 곧게 뻗기도 한다. 호수를 제대로 즐기려면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는 것이 좋다.

강변에는 기분 좋은 커피 향을 풍기는, 예쁜 정원이 딸린 전원 카페가 여러 곳 있다. ‘강으로 향하는 문’(033-244-7726)은 박물관처럼 무뚝뚝한 외관과 달리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호수 풍경이 일품이다. 주인이 오랫동안 수집한 민속품이 정원에 만발한 꽃과 기막히게 어우러진다. 카페 아래층에서 작지만 알찬 개인 박물관도 운영한다.

‘미스타페오’(033-243-3989)는 춘천 사람이 꼽는 최고의 전망 포인트 카페다. 앞뜰 잔디정원의 조각을 배경으로 흰 벽과 밤색 둥근 지붕이 시선을 끈다. 카페 내부에는 멋진 청동 난로도 있다. 강변 쪽 벽을 통유리창으로 만들어 의암호의 멋진 풍광이 한눈에 쏙 들어온다.  미스타페오의 옆집인 ‘리버스토리’(033-243-0331)는 흰색 석조 건물에 길쭉한 창을 낸 터키풍 외관이 특징이다. 김치볶음밥을 기막히게 잘한다고 소문났다. 아이와 동행한다면 ‘애니메이션박물관’(033-243-3112)에 가보자. 유명 캐릭터가 박물관을 가득 채우고  있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흥미로운 체험 프로그램도 많다.

중도와 위도를 지나 계속 북쪽으로 올라가면 춘천댐에 닿는다. 날이 가물어서인지 댐 아래쪽 강은 바닥을 거의 드러냈다. 춘천댐 바로 앞에서 왼쪽 샛길로 빠지면 ‘춘천댐매운탕촌’으로 갈 수 있고 댐을 지나 지암리 방면으로 빠져나가면 춘천시민이 매우 아낀다는 ‘집다리골휴양림’(033-243-1442)이 나타난다.

반짝이는 야경 포인트, 중도 나루터와 구봉산
춘천 최고의 야경 포인트는 두 군데다. 소양2교 앞의 상중도 나루터와 구봉산 정상. 저녁 7시 무렵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면 상중도 나루터의 소양강 처녀 동상 앞 벤치에 자리를 잡는다.

지난해 말에 조성된 소양강처녀동상공원에는 황금빛 노을이 지는 강변을 즐기러 온 젊은 연인으로 가득하다. 오리보트에 올라 열심히 페달을 밟으며 복고풍 데이트를 즐겨봐도 좋겠다.

강변 벤치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커플의 귓가에 애절한 음색의 ‘소양강 처녀’가 흐른다. 춘천시내의 전경을 발밑에 두고 싶다면 구봉산으로 가자. 정상에 있는 구봉산전망대를 중심으로 춘천의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는 몇몇 스폿이 있다.

평상과 벤치가 놓인 전망대휴게소가 공짜라 부담 없다면, 레스토랑 ‘헤븐’(033-243-1472)과 ‘산토리니’(033-242-3010)는 로맨틱한 분위기로 마음을 끈다. 산토리니는 춘천시내를 통틀어 가장 최근에 생긴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 춘천의 20~30대 오피스걸의 마음을 빼앗은 곳이다. 거대한 흰 건물에 오렌지 컬러의 기와를 얹어 이국의 멋을 더했다.

시원하게 열린 1층의 나무 데크에 놓인 테이블에 앉아 마시는 샴페인 한 잔에 여행자의 마음이 한없이 울렁인다. 하늘에 총총 뜬 별과 반짝이는 시내의 야경, 조명에 일렁이는 소양강 물결은 아무리 오랫동안 바라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이다. 맑은 날 구봉산 정상 휴게소에서는 천체 관측도 할 수 있다. 천체 관측 동호회인 ‘춘천시민천문대’(http:// cafe.daum.net/kwkaas)는 달과 별이 보이는 날 밤 8시 30분경부터 일반인을 위한 천체 관측 이벤트를 연다. 요즘은 토성과 목성이 잘 보이는 때. 망원경을 통해 달 표면도 사진 찍을 수 있어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별보기 번개’는 인터넷 카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소양강의 감춰둔 속살을 들춰보고 싶다면 소양댐으로 간다. 오봉산 자락에 꼭꼭 숨은 청평사를 만날 수 있다. 청평사는 고려시대에 창건된 사찰. 청평사까지 오르는 길은 봄을 느끼기에 더없이 좋은 코스다. 비밀스러운 분위기의 이끼 낀 계곡과 아홉 가지 소리를 낸다는 구성폭포는 청평사 길에서 만날 수 있는 보너스다.

‘공주를 사랑한 뱀’의 전설이 내려오는 청평사의 회전문도 운치 있고, 바람에 실려 들려오는 풍경 소리와 나뭇잎 스치는 소리도 근사하다. 청평사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 소양댐에서 배를 타고 청평사선착장으로 들어가는 방법과 자동차로 소양댐 입구에서 46번 국도를 타고 배후령을 넘어 오옴리에서 청평사까지 들어가는 방법이다.

▒ Infomation
금호렌트카 기차를 이용해 춘천을 간다면 현지에서 렌터카를 빌릴 것. 1588-1230  |  아반떼 7만500원(24시간), SM5 7만9500원(24시간), 내비게이션 3000원  |  www.kumhorent.com(인터넷 예약 시 20~30% 할인)  |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강으로 향하는 문 모던한 분위기와 시원한 전망의 카페. 033-244-7726  |  11:00~24:00  |  커피 5000원대, 파스타 1만2000원  |  의암호 서면 카페촌
미스타페오 야외 미술관 분위기의 전원 카페. 033-243-3989  |  10:00~24:00  |  커피 4000원대, 생과일주스 5500원  |  의암호 서면 카페촌
리버스토리 터키풍 외관이 멋진 아담한 카페. 033-243-0331  |  10:00~01:00  |  커피 4000원대, 김치볶음밥 1만원  |  의암호 서면 카페촌
애니메이션박물관 1만여 점의 애니메이션 관련 소장품과 체험 시설을 갖춘 박물관. 033-243-3112  |  10:00~17:00(월요일 휴관)  |  관람료 2000~3000원  |  의암호 서면 카페촌  |  www.animationmuseum.com
헤븐 청담동 갤러리 분위기의 모던한 테라스 레스토랑. 033-243-1472  |  11:00~02:00  |  커피 5500원, 런치정식 1만6000원  |  구봉산 정상
산토리니 58종의 와인리스트를 갖춘 분위기 만점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033-242-3010  |  12:00~02:00  |  파스타 코스 요리   1만8000원, 와인 2만2000원부터  |  구봉산 정상
구봉산 패러글라이딩 춘천시에서 11월까지 초보자를 위한 패러글라이딩 무료 강습을 연다. 033-264-5750

1박 2일 춘천 여행 Schedule
휴일 교통 정체를 피하고 제대로 된 ‘낭만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지난해 10월 춘천역이 일시 폐쇄돼 남춘천역을 이용해야 한다. 춘천역이 폐쇄됐음에도 춘천역에 가보고 싶어 하는 여행자가 많아 남춘천역과 춘천역 사이에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춘천에서는 대중교통보다 렌터카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승용차로는 46번 경춘가도를 이용해 구리~청평~가평을 지나면 된다.

Day 1 춘천에 도착해 의암댐에서 춘천댐까지 드라이브를 즐긴다. 중도나 위도(고슴도치섬)에서 휴식을 즐긴 후 저녁 무렵 구봉산이나 소양강처녀동상공원에서 일몰을 감상한다. 북적이는 거리에서 가볍게 맥주 한잔 하고 싶다면 강원대 후문 쪽으로 가면 된다.
Day 2 이른 아침 소양댐으로 이동, 물안개를 감상한 후 청평사까지 가벼운 트레킹을 즐긴다. 소양댐 아래 막국수촌에서 막국수로 점심식사를 하거나 춘천시내로 돌아와 명동에 들러 닭갈비를 맛보는 것도 좋다.

Catch Up!
Catch up! 영상 속 공간, 춘천
춘천에는 드라마 <겨울연가>의 흔적만 있는 것이 아니다. 20년도 더 된 영화 <앵무새 몸으로 울었다> 이후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속 주인공이 춘천 거리에서 숨쉰다. 드라마 <첫사랑>의 배용준과 최수종 형제의 집이 소양로 기와집골에서 촬영됐고, <꼭지>에서 사고뭉치 원빈이 기차를 타고 도망치는 장면과 <옥탑방 고양이>에서 춘천역이 등장했다.

최진실의 <장밋빛 인생>에는 춘천시내와 강변 카페가 등장했다. 영화로는 <바람의 파이터>에서 양동근이 맨손으로 빙벽을 오르던 장면이 구곡폭포에서 촬영됐고, <챔피언>에서 유오성은 사랑하는 연인과 크리스마스이브에 명동 거리를 걸었다. 또 <와니와 준하>에는 중도가 등장한다.

Stay
세종호텔 & 집다리골휴양림
춘천시내에서 숙박하려면 세종호텔이나 중도, 위도의 방갈로를 이용할 수 있다. 세종호텔은 춘천에서 제일 먼저 문을 연 호텔. 호텔 전면의 객실에서 의암호와 춘천시내가 내다보인다. 호텔 앞에 주차장 대신 잔디와 폭포를 둔 예쁜 정원을 가꾸어놓았다. 호텔 뒤편의 봉의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아카시아 향이 가득해 기분 좋은 아침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숲속의 하룻밤을 원한다면 집다리골휴양림으로 가면 된다. 계곡가에 자리한 통나무집도 좋고 최근에 새로 지은 숙소도 멋지다.
세종호텔 033-252-1191  |  7만6500원(2인 조식 포함, 6월 30일까지)  |  강원도청 부근  |  www. chunchonsejong.co.kr
집다리골휴양림 033-243-1442  |  7평형 4만~6만원, 10평형 4만~8만원  |  화천 방향 춘천댐 지나 오월리로 우회전  |  www.gang wondotour.com


연인들의 필수 여행지
중도

주말이면 춘천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중도로 모여든다. 어디 춘천 사람뿐이겠는가. 호반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니만큼 여행자에게도 필수 코스로 손꼽힌다. 중도는 의암댐이 건설되면서 생겨났다.

‘섬’답게 비록 5분간의 짧은 뱃길이지만 배를 타고 들어가야 만날 수 있다. 섬 전체가 잘 가꾸어진 숲과 잔디로 조성돼 여유로운 마음으로 휴식할 수 있다. 선착장에서 내려 중도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자전거 대여점(033-254-2516)을 찾는 게 좋다. 섬에 난 모든 길이 자전거도로이기 때문에 힘차게 페달을 밟으며 섬을 돌아보는 것은 중도가 자랑하는 최고의 즐거움이다.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배용준과 최지우가 학교 수업을 빠지고 함께 자전거를 타러 온 장면을 촬영한 곳도 바로 중도였다. 자전거 대여료는 한 시간에 4,000~6,000원 선. 연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꽃마차를 타도 좋다. 또각또각 말발굽 소리를 들으며 편안하게 섬을 한 바퀴 돌아보노라면 왠지 우쭐한 기분이 든다.

선착장 왼편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가면 선사유적지를 둘러볼 수 있다. 북한강 유역에서 발견된 2,000여 년 전의 청동기 유적을 이곳에 모아놓았다. 움집과 고인돌, 적석총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유적지를 지나면 중도 최고의 전망 포인트인 대형 파고라가 나타난다. 뜨거운 볕을 피해 잠시 쉬면서 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곳. 뺨을 간질이는 기분 좋은 강바람을 맞으며 낮잠 자기에 딱 알맞다.

파고라를 지나면 다양한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있는 레저센터(033-251-0709)가 나타난다. 커플이라면 한가롭게 노를 저으며 호수를 둥실둥실 떠다닐 수 있는 노보트(1만원)를, 친구끼리라면 스릴 만점의 바나나보트(4만원)나 모터보트(3만원)를 추천한다. 요즘 춘천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강바람과 삼각 돛대에 몸을 맡기고 호수 위를 누비는 윈드서핑이 인기. 또 수상 레포츠의 꽃이랄 수 있는 웨이크보드와 수상스키도 저렴한 비용에 배울 수 있다.

반나절쯤 데이트를 즐기고 마지막 배로 섬을 빠져나가던 사람들에게 반가운 소식은 얼마 전 방갈로 숙소가 생겼다는 것이다. 호숫가에 자리 잡은 원룸 형태의 통나무집 펜션은 총 28개가 있다. 바비큐 시설과 취사시설을 잘 갖추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주말에는 한 달 전부터 예약이 대부분 끝나기 때문에 숙박을 원한다면 일찍 서둘러야 한다. 섬 중심부에는 야영장과 취사장이 있어 캠핑도 가능하다. 대부분의 캠핑 장비는 대여가 가능하니 몸만 와도 OK.

여름이 시작되면 섬 북쪽에 있는 야외수영장도 오픈한다. 섬 건너편의 두산리조트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서바이벌게임장도 곧 오픈할 예정이다.  중도 여행은 올해까지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중도 전체가 대대적인 공사에 들어가기 때문. 춘천시에서는 캐나다 최고의 공원인 부차드 가든을 벤치마킹해 34만 평의 중도 전체를 리모델링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생태공원 조성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Din't Miss
중도에서 꼭 해야 할 것
자전거 타기 낭만 여행의 완성! 게다가 둘레 13km의 섬을 빠짐없이  다니기엔 자전거가 필수다. 방갈로 뒤편으로 2.3km에 이르는 잘 닦인 전용도로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자작나무 숲에서 사진 찍기 수영장 건물 앞쪽으로 난 길에 비밀스러운 자작나무 숲이 펼쳐져 있다. 나무 수는 많지 않지만 사진은 ‘예술’로 나온다!        
피크닉 즐기기 잔디밭과 숲속 곳곳에 마련된 예쁜 피크닉용 테이블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을 까먹는 맛을  포기해선 안 된다.

중도관리사무소  |  033-242-4881  |  입장료(뱃삯 포함) 어른 4300원, 펜션 6평 4만4000~5만5000원, 9평 5만5000~6만6000원, 주차료 2000원  |  춘천 MBC 인근 중도선착장  |  www.gangwondotour.com

자연 속에서 문화 예술의 향기를 맡는다
고슴도치섬
낮에는 자전거 페달을 밟아 호반을 누비고, 밤에는 근사한 방갈로에서 별을 헤며 낭만을 즐긴다. 의암호 고슴도치섬은 중도와 함께 춘천시민의 포근한 쉼터 역할을 자처한다.

2001년에 신매대교가 내륙과 섬을 연결한 뒤로는 24시간 언제든 시간 제약 없이 드나들 수 있게 됐다. 시내에서 10분밖에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인 것도 마음에 든다. 섬의 모양이 고슴도치를 닮았다고 해서 ‘고슴도치 위(蝟)’ 자를 써 위도라 불리다가 5년 전 소설가 이외수 씨에 의해 ‘고슴도치섬’이라는 제 이름을 얻었다.

하지만 단지 이름만 바뀐 것은 아니다. 고슴도치섬은 공원 개념의 단순한 쉼터를 넘어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 중이다. 마임을 비롯해 연극, 국악 한마당, 야외음악회, 퍼포먼스, 에어쇼 등 계절별로  毛聆?이벤트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추억 속의 자전거는 접어두고 ATV(1만2,000~3만원)를 빌려 섬을 한 바퀴 돌아본다. 체육대회를 하는 한 무리의 회사원, MT 온 대학생과 그 사이로 당당하게 팔짱을 낀 젊은 연인의 모습이 섬의 고즈넉한 풍경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그림 같은 방갈로 앞에서는 야유회 나온 가족의 바비큐 파티가 한창이다. 호수를 끼고 섬을 한 바퀴 도는 데 ATV나 자전거로 2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직선 거리 약 1.5km에 둘레 3km 가량의 아담한 규모라 천천히 걸으며 산책한다 해도 30~40분이면 족하다. 여름에는 야외수영장을 개장하고 호수에서는 수상스키와 모터보트, 땅콩•바나나 보트 등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있다. 섬 끝자락의 활공장에서는 춘천에서 유일하게 초경량 비행기가 뜬다. 일곱 대의 초경량 비행기를 보유하여 체험 비행(3만~5만원)뿐 아니라 체계 있는 교육도 받을 수 있다.

춘천시내와 의암호, 춘천댐을 하늘에서 보는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기회. 아이나 가족 단위의 손님을 위해서 도자기 만들기(1만~1만5,000원)와 염색 체험(5,000~1만원)도 마련된다. 예약만 하면 단 한 가족이 신청을 해도 체험 가능하다. 고슴도치섬에 잠깐 들렀다 가기가 아쉽다면 방갈로에 머물거나 야영을 할 수도 있다. 호숫가 주변으로 늘어서 있는 그림 같은 하얀 방갈로가 운치를 더한다.

방갈로 내부에서 취사를 할 수 있고 방갈로 앞에서 바비큐 파티를 해도 좋다. 여름에는 조금쯤 불편함만 감수한다면 텐트를 치고 야영의 낭만을 만끽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조용하게 쉬기를 원한다면 방갈로를 지나 북 카페 ‘예부룩’으로 가보자. 작년 11월에 문을 연 예부룩의 커피 맛은 커피에 문외한인 사람까지 감동시키는 힘이 있다.  

올해 ‘춘천마임축제’ 중 일부 프로그램이 6월 2일부터 4일까지 고슴도치섬에서 열린다. 5월 20일에는 야외음악회를 열고, 6월에는 ‘오페라 아리아의 밤’을, 7월에는 연극 <한여름 밤의 꿈>을 카페 예부룩 앞에서 상연할 예정이다.이 봄, 넉넉한 자연에서 문화 예술의 향기에 마음껏 취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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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섬에서 꼭 해야 할 것
다양한 문화 행사 챙겨 보기 고슴도치섬에서는 연중 저렴한 가격의 다채로운 문화 예술 행사가 풍성하게 열린다. 홈페이지를 수시로 체크하자.

ATV 혹은 스쿠터 타고 섬 한 바퀴 돌기익사이팅한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ATV로 섬을 돌아보자. 자전거와는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스쿠터 대여료 1만원.

북카페 예부룩에서 커피 마시며 책 읽기 ‘이름 없는 커피’를 주문해보자. 주인이 18년의 카페 운영 이력으로 만들어낸 깊고 진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초경량 항공기 타고 의암호 내려다보기 드라이브는 언제든 할 수 있지만 하늘에서 춘천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Hidden Place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간, 예부룩 ‘부룩’의 사전적 정의는 ‘곡식이나 채소를 심은 밭두둑 사이나 빈자리에 다른 종류의 농작물을 듬성듬성 심는다’는 뜻이다. 이것을 사람과 사람 사이의 빈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카페 주인 이상문 시인은 그 빈 공간에 예수님이 있다는 뜻의 ‘예부룩’이라는 카페 이름을 지어냈다.

이 공간은 시와 음악으로 채워지고, 무엇보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로 들어찬다. 빈 벽은 오래된 LP와 책으로 채워졌고 나머지는 모두 창문이다.  “책장에 꽂힌 책 한 권 펼쳐들고 여유롭게 시 한 편 읽는 사람을 보면 제가 다 행복해져요. 그게 예부룩을 운영하는 이유죠.” 커피 맛의 비밀을 캐내려는 끈질긴 물음에도 비결은 오로지 정성이라는 소박한 대답이 돌아온다. 날씨가 조금 더 따뜻해지면 밤에는 빔 프로젝트를 이용해 야외에서 영화도 상영할 계획이다.  


12:00~24:00 카페라테 5000원, 칵테일 6000원, 맥주 4000원  고슴도치섬 관리사무소 033-254-7650 어른 1800원, 청소년 1200원, 어린이 600원, 방갈로 5만7000~30만원 인형극장과 강원도 청소년수련관 사이에 놓인 신매대교 중간에 고슴도치섬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www.iwido.com


쇼핑과 먹을거리의 천국
명동
춘천의 명동은 서울 명동 거리의 미니어처다. 작은 골목이 실타래처럼 엉킨 서울 명동과 달리 200m 가량의 메인 로드가 전부다. 배우 배용준과 최지우의 핸드 프린팅이 일본과 대만 관광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닭갈비골목이 따로 형성되어 있어선지 군데군데의 음식점을 제외하면 옷가게가 주류. 음식점은 주로 간단히 먹고 나올 수 있는 값싼 분식 위주다.

거북당과 바라다방, 전원다실, 뉴욕제과, 학문사가 차례로 사라지고 마지막 남은 명동의 명물, 청구서적이 얼마 전 문을 닫으면서 옛것을 찾아보기 힘들게 된 것이 아쉽다. 닭갈비골목 앞으로는 패션숍이 빼곡 들어찬 지하상가가 펼쳐진다. 브랜드 숍 위주의 명동 거리에 비해 대부분 보세숍이라 부담이 적어선지 여고생들의 왁자한 수다가 끊이지 않는다. 지하상가의 칙칙한 분위기를 탈피해 깔끔한 느낌.

20~30개의 닭갈빗집이 몰려 있는 닭갈비골목은 쉬이 사라지지 않을 명동의 명물이다. 37년 된 우미닭갈비가 처음 이곳에 터를 잡았을 당시만 해도 닭갈비라는 음식은 아는 사람만 아는 생경한 것이었다. 1980년대 중반에 춘천에서 열린 전국체전을 기점으로 붐을 이뤄 이제 춘천 하면 닭갈비를 떠올리게 될 만큼 춘천의 상징이 됐다. 요즘은 맵고 짠 양념 맛이 점차 순하고 부드럽게 바뀌는 추세. 서울에서는 닭갈빗집이 사라져 가도 춘천의 명동 거리에서는 여전히 강세다.

37년 전통의 담백한 맛
우미닭갈비
닭갈비골목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다. 냉동 닭을 쓰지 않고 전날 잡은 닭을 바로 사용해 육질이 부드럽고 신선하다. 양념도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다. 새콤하면서도 시원한 동치미 국물도 별미. 닭갈비는 전국으로 택배 배달이 가능하다.
▒ Infomation
033-253-2428  |  09:00~24:00  |  뼈 없는 닭갈비 8500원, 내장 사리 7000원

표고버섯과 치즈가 듬뿍
명물 닭갈비
원산지 표시 자율 시행 음식점으로 국산 재료만 사용한다. 여주인이 개발한 표고버섯닭갈비와 치즈닭갈비, 삼겹살닭갈비, 느타리버섯닭갈비 등의 메뉴가 다른 집과 다른 차별화된 메뉴. 가게 안에서는 술과 담배가 금지되고 원두커피와 오렌지주스 등 다양한 음료가 준비되므로 가족 단위 손님이 많다.  
▒ Infomation
033-257-2961  |  10:00~24:00  |  표고버섯닭갈비 1만원, 치즈닭갈비 1만2000원, 뼈 없는 닭갈비 8500원

하얀 닭갈비 맛 좀 보세요
원조 명동 산골닭갈비
소금으로 간을 한 하얀 닭갈비 맛 때문에 항상 동남아 관광객으로 떠들썩하다. 양파즙, 무즙, 생강즙, 마늘즙 등 생즙을 이용한 양념이 특징. 60일 동안 키운다는 육계를 사용해 닭 맛이 좋다. 채소를 듬뿍 넣어주기 때문에 달착지근한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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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254-7042  |  09:00~01:00 뼈  |  없는 닭갈비 8500원, 내장 사리 7000원  

1번지 닭갈비 냉동 닭을 쓰지 않고 생닭만 사용해 육질이 신선하다. 033-256-6448
명동 진미 닭갈비 볶을 때 기름을 사용하지 않아 맛이 담백하다.  033-254-3748

복천닭갈비 열네 가지 양념이 들어간다. 춘천시민 중 이 집에 안 와본 사람이 없을 정도. 033-254-0891 원조중앙닭갈비 어머니에게서 딸로 이어지는 40여 년의 매콤한 맛이 단골이 많은 비결.  033-253-4444

또 하나의 별미
원조 샘밭막국수

37년 된 이 집 막국수 맛의 비결은 제대로 숙성된 양념장에서 나온다. 면발도 적당히 쫄깃하고 적당히 끊어져 입에 착착 감긴다. 막국수도 막국수지만 살살 녹는 돼지고기 편육의 맛이 환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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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242-1702  |  10:00~21:00  |  막국수 4000원, 편육 8000원

명가 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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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241-8443  |  10:30~22:00  |  막국수•메밀부침 각 4000원, 편육 8000원  명동

춘천의 밤 문화를 보여주마
강원대학교 후문
춘천은 대학교 후문 거리가 발달해 항상 젊은이들로 북적인다. 그중 강원대학교 후문 쪽이 가장 번화하다. 하지만 이곳 역시 명동 거리처럼 아담하다. 축협 사거리를 중심으로 뻗은 도로와 그 옆으로 술집과 닭갈빗집이 몰려 있는 150m 골목이 메인이다. 편의점 바이더웨이를 지나면 서울의 신촌 먹을거리 골목을 연상케 하는 작은 골목이 나오는데, 양옆으로 바와 소주방 등 15개 정도의 술집과 고깃집이 늘어서 있다.

‘쉐도우’와 ‘자니스바’, ‘지젤’ 등은 강원대 학생 누구에게 물어도 분위기 있고 인기 있는 술집으로 꼽힌다. 자니스바 2층에 위치한 지젤은 서비스로 나오는 캐러멜 팝콘 덕분에 곧잘 여대생의 만남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50m 가량 이어지는 술집 거리를 지나면 작은 사거리가 나오는데 백령슈퍼와 비 노래방을 경계로 그 아래쪽으로는 닭갈빗집과 실내 포장마차 등의 선술집이 몰려 있다.

하지만 앞쪽의 바 거리에 비해 그리 번화한 분위기는 아니다. 축협 사거리 쪽으로 가면 서너 개의 클럽이 있다. 클럽 ‘말보로’를 비롯해 클럽 ‘간지’와 ‘라바’ 등은 춘천의 유일한 클럽. 그중 간지가 그 이름대로 가장 물도 좋고 분위기도 괜찮다. 춘천의 젊은이는 낮에는 가까운 명동 거리에서 시간을 보내고 밤이 되면 이곳으로 몰려와 술 파티를 벌인다.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고기를!
삼겹살에 소주 한잔, 구이樂
대부분의 고깃집이 2500~3000원의 싼 가격으로 승부하는 것에 비해 삼겹살 가격을 7000원으로 유지하는 곳. 직접 도축장에 가서 고기를 선별해올 정도로 질 좋은 고기만 취급하겠다는 주인의 고집이 엿보인다. 실내는 바와 같은 분위기로 고기를 먹고 굳이 자리를 옮기지 않아도 분위기 있게 술을 마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Infomation
033-244-8563  |  11:00~02:00  |  삼겹살 7000원, 항정살 8000원  

세련되고 아늑한 강대생의 아지트
JOHNNY’S BAR
서울 강남의 바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강원대 출신의 예쁜 여주인과 잘 정리된 듯한 바의 느낌 때문에 강원대 학생뿐 아니라 주말에는 외지 손님도 많다. 오후 4시부터 8시까지는 5000~6000원에 김치볶음밥, 돈가스 등의 식사도 할 수 있어서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도 자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