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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갑산 [梧甲山 음성] : 지도, 정상석 사진, 산행코스

박상규 2009. 8. 14. 19:21

-한반도의 산하-- 국립공원 > 도립공원 > 군립공원 > 한국의 명산

 

오갑산(609m)은 경기도 여주군과 충북 음성군,충주시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삼국시대때는오압산(梧壓山)이라 불렀는데, 이곳에서 고구려와 신라가 농토를 확보하기 위해 잦은 싸움을 치러 정상에 진을 치고 군대를 주둔시키면서부터 오갑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임진왜란때는 중국 명의 이여송이 왜군과 싸우기 위해 진을 쳤으나 전투가 없어 그때부터 정상을 이진봉이라 하고 이진봉 북방 8부능선의 갈대밭은 진터라고 부르게 되었다. 삼태봉에는 봉화터가 있는데 날이 좋으면 사방 100리 길이 내다 보인다. 곳곳에 전설이 많이 전해내려 온다.  조선 인조 때 미인으로 소문난 한씨 부인이 감곡마을에 살고 있었는데 병자호란이 일어나 피신가다 오갑고개에서 오랑캐의 대장 파오차[巴五甲]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그때 파초선을 든 낯선 처녀가 나타나 몸에서 강렬한 빛을 비추었다. 그 빛에 파오차의 칼이 자신의 목을 찔러 자결하게 되었고 한씨 부인은 무사히 피신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오갑고개가 되었다고 전한다.

등산은 덕평리 버스정류장에서 뇌곡리로 들어가기도 하고 원부리에서 원부저수지 쪽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뇌곡리 계곡 끝부분의 외딴집에서 남쪽 고개를 넘어 마당재에 올라 군데군데 억새밭이 있는 능선길을 따라 정상에 오른다. 모점리 저수지 아래에 있는 저전리 마을에서 완장리를 거쳐 완장고개로 올라가서 585m봉을 지나 정상에 오르는 코스도 있다. 정상에서는 청미천과 원부저수지, 남한강과 국망산 , 질마루 고개와 보련산 등이 보이며, 주변에 억새밭과 삼각점이 있다. 하산은 정상에서 서쪽 능선을 타고 오갑고개를 지나 복성저수지 쪽으로 내려간다. 정상에서 남쪽 웃오갑으로 하산하면 계곡에서 우거진 억새밭과 웃오갑 마을에서 수백 년된 느티나무를 볼 수 있으며, 산행은 4시간 정도 걸린다.  

충북 충주 양성면에 자리한 오갑산(609m)은 산으로서 구색을 두루 갖춘 여러 가지 특색을 가지고 있다. 바위가 거의 없는 흙산이며서 이상하리만큼 우뚝하다. 기름진 흙산이라서 숲이 울창하고 닭발처럼 사방으로 퍼져 나간 산줄기도 많다. 비탈도 산자락은 순하지만 머리 부분은 매우 가팔라서 고스락에 오를 때는 매우 힘이 들고 산행의 맛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흙산인 데도 오랜 세월과 많은 비바람에 어떻게 그 우뚝함을 지키고 의연히 서있을 수 있는지 신기하다. 오갑산이 자리잡고 있는 여주 남부, 음성 북부, 충주 서부 지역은 이른 바 산도 아니고 들도 아니라는 비산비야라고 하기에는 산이 좀 높고 많으며 들이 적다.

 

그렇다고 산중이랄 수도 없다. 609m의 오갑산은 결코 낮은 산은 아니지만 또 높은 산이라 할 수도 없다. 이러한 고만고만한 산들이 오갑산 남쪽에 여러 개 자리 잡고 있다. 38번 국도 남쪽에 이 국도를 따라 보련산(765m), 국망산(770m), 승대산(567m), 원통산(645m)이 있고 원통산 남쪽으로 수리산(505m), 수레의산(679m), 가섭산(710m), 부용산(644m)이 있다. 그러나 오갑산 서쪽에는 이만한 큰 산들이 눈에 띄지 않고 북쪽으로도 여주 이천 위까지 겨우 200 - 300m 대의 산들만이 깔려 있을 뿐이다. 동북에서 동쪽에 이르는 지역에도 가까이에 큰 산들이 없다. 그래서 안성, 용인, 이천, 여주 지방에서는 웬만하면 오갑산의 당돌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중부고속도로 일죽과 호법 사이, 3번 국도의 장호원과 이천 사이, 37번 국도의 장호원과 여주 사이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오갑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감곡에서 청미천 동쪽으로 뻗은 지방도를 따라가다 어우실낚시터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오른편 길로 들어서면 저수지를 지나 어우실이 나온다. 오갑산의 산행은 어우실에서 시작하여 삼태봉을 거쳐 고스락에 오른 다음 아홉사리고개를 지나 웃오갑으로 하산하는 것이 가장 좋다. 어우실에서 산행. 기댈곳교회를 거쳐 대종교 기도원에서부터 산으로 들어가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였다. 오갑산이 뛰어나게 아름다운 산이 아니다. 수수하고 편하게 이 산에서 있었던 여러가지 옛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하루의 산행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산이다. 무성한 숲 속 맑은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며 거닐고 숨차게 가파른 비탈을 오르기도 한다. 고스락 동서에 삼형제바위와 형제바위라 이름이 붙은 바위는 오갑산의 명물이다.

정상에서 끝없이 펼쳐지는 서쪽의 들과 올망졸망한 산들이 멀리멀리 이어지는 북쪽 그리고 제법 높직한 산들이 자리잡고 있는 동쪽과 남쪽의 산하를 조망하는 재미도 좋다. 동봉(서봉은 숲이어서 조망을 할 수 없다)에 서면 맑은 날에는 멀리 백덕산, 소백산, 금수산, 월악산, 주흘산, 대야산, 속리산도 보이리라 짐작된다. 북쪽과 북동쪽에 가까이 있는 용문산과 치악산은 고스락에서는 나무에 가려 볼 수 없다. 정상 동쪽 등성이에 있는 형제바위가 나무 위로 솟은 크나큰 바위여서 그위에서 용문산과 치악산을 볼 수 있다. 삼태봉까지의 산길 가에는 영지버섯이 꽤 있었다. 삼태봉까지 또 삼태봉에서 서천고개로 내려서기까지는 가파르지 않아 산행이 수월했으나 서천고개에서 주봉으로 오르는 길과 주봉에서 아홉사리고개로 내려가는 길은 몹시 가팔랐다. 아홉사리고개에서 웃오갑까지의 골짜기도 그리 길지 않고 좋았다.

산 이름의 유래는 확실하지 않다. 또는 대부분의 기록이 오갑산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현지 주민들은 '이진봉' 이라 부르고 있고 안내판에도 '오갑산' 이라는 이름과 함께 '이진봉' 으로 되어 있다. 오갑산의 머리를 이루고 있는 두 봉우리 가운데 하나인 서봉에는 '임진봉' 이라 표기되어 있기도 하다. 여주 점동면의 산악회에서 세운 그 표석의 설명에는 이 산에 오동나무가 많아 오동나무를 뜻하는 오(梧)를 써서 오갑산이라 했다는 설명과 함께 임진왜란 때에 그곳에 적을 막는 초소가 있었다는 내용이 있다. '임진봉' 이라는 이름은 오직 그곳에만 있다. 아마 '이진봉' 이란 이름이 아리송하여 임진란과 관계가 있다 해서 '임진봉' 이라 하지 않았나 생각되었다. 또 서봉 바로 옆 동봉에는 '이진봉' 이라 표기된 표석이 있다. 음성군에서 세운 이 표석에는 별다른 설명이 없다. 오갑 저수지를 지나 산행을 마무리 할 무렵 골짜기 끝에서부터는 이곳의 특산품인 복숭아 과수원이 끝없이 이어졌다.

오갑산은 음성군(감곡면), 여주군(점동면), 충주시(앙성면)의 경계에 있는 산이어서 둘레 어디에서도 오를 수 있는 산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용하는 산행의 기점은 오갑마을(감곡면 문촌리 웃오갑), 어우실(점동면 관한리), 동막마을 (앙성면 모점리), 돌마래미(감곡면 상우리) 네 곳이다. 그 가운데서도 많이 이용되는 기점은 오갑마을과 어우실로 여기에서는 되돌이(원점회귀)산행도 할 수 있다. 이 두 개의 기점에서 오갑산에 오르는 길은 또 여러 갈래로 갈라진다.

 

[등산코스]

오갑실 코스
○ 웃오갑 - 서북계곡 - 정상 - 오갑고개 - 오갑리( 8km, 3시간)
○ 웃오갑(산행안내판) - 삼태봉(옥녀봉 493m) - 서천고개 - 삼형제바위 - 정상
○ 덕평리 정류소 - 뇌곡리 외딴집 - 계류 - 마당재 - 오갑산 - 웃오갑 - 아랫오갑 - 감곡(4시간 20분)
○ 다람쥐골(서천고개)길: 웃오갑(삼거리) -다람쥐골 - 서천고개 - 삼형제바위 -정상
○ 철탑길: 웃오갑(삼거리) - 철탑 - 공터 - 정상
○ 아홉사리고개길: 웃오갑(삼거리) - 오갑골 - 아홉사리고개 - 형제바위 - 정상
위 네 길 가운데 다람쥐골과 철탑길은 희미하다. 삼태봉 길이나 아홉사리고개 길 가운데 하나로 올라서 다른 하나의 길로 내려오거나 어우실로 내려가는 것이 가장 좋다.
38번 국도변의 오갑초등학교에서 웃오갑으로 올라가면 중부내륙 고속도로 아래를 지나면 다리가 나서고 그곳에 산행안내판이 있다. 삼태봉 길은 여기서 왼편 길로 들어서야 한다. 다리에서 조금 더 오르면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가 있다. 이정표의 지시대로 왼편 길로 들어서서 골짜기를 따라 오르면 서천고개에 이른다. 또 이 삼거리에서 주봉(철탑)을 향해 등성이 길로 들어서면 곧장 주봉으로 오를 수 있다.
오른편 골짜기로 저수지를 바라보며 복숭아과수원 사이 큰길로 오르다 골짜기로 들어서면 아홉사리고개로 오른다. 웃오갑 일대는 넓은 복숭아과수원 지대여서 길이 애매하기도 한다. 물어 가는 것이 좋다.
○ 어우실 코스
어우실 삼태봉길 들머리: 어우실 마을 앞 개울까 다리 옆에 이진봉 안내판이 있다. 이 안내판을 살핀 뒤 다리를 건너 넓은 길을 따라가면 기댈곳교회가 있고 여기서 계속 포장되지 않은 길을 따라 오르면 대종교 기도소가 있다. 이 기도소집 뒤 왼편으로 산에 들어서면 삼태봉으로 오르는 등성이길로 이어진다. 어느 길이나 산행시간은 3시간에서 4시간이면 된다.
○ 어우실 - (차도)기댈곳교회 - 대종교기도터 - 등성이 - 삼태봉 - 서천고개 - 삼형제바위 - 정상
○ 어우실 - 윗말 - 등성이 - 헬기장 - 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