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울주/영남알프스 태극종주.2(10/30~11/1.1무1박3일)
지난밤 12시가 넘어 누웠지만 5섯시 알람 소리에 일어났다.
어젯밤엔 아침에 일어날수 있을까 산행을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어찌나 방이 뜨시고 더웠지만 그래도 몸은 개운하다.
일어나 걸어보니 다리도 이상이 없는것같고 허리 두 팔도 돌려보니 괜잖아 정말 다행이구나 했다.
숙박 산행엔 여자들은 짐이 많아 늘 걱정인데 이번엔 짐은 다 버스에 놓고 아침 점심 도시락과 물 간식 카메라만 가져가서
그나마 배낭이 가벼운 편이였는데도 장시간 배낭을 메고 다녀 어깨가 좀 아팠는데 어깨 역시 괜잖다.
아침 식사는 5섯시 반에 매식인데 나물에 불고기 알큰한 국까지 맛있었다.
커피까지 챙겨먹고 나니 정신도 맑고 기분도 상쾌하다.
점심도 호텔에서 미리 예약을 받아 맞추고 이번 산행은 혼자와도 그리 불편하지는 않는 것 같다.
오늘도 짐은 다 차에 나누고 도시락과 물만 가지고 6시반에 모여 청수골로 올라간다.
10여분 올라가니 단풍이 곱게 물들어 맞이해주지만 우리 산행 들 머리인 청수골 산장 주인이
사유지라며 길을 막아놓고 못 올라가게 하여 우측 산길을 올라가다가 계곡으로 건너와 기존 산행길로 접어든다
오늘도 어제 산행팀과 청수골입구에서 만나게 되어 반가웠고 서슴없이 뒤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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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가을이 내려진 길목은
하얀머리 휘날리는 어머니의 가슴처럼 포근하다.
말을 하지 않아도 그 내면 속에
낡은 아픔까지도 느낄 수 있는 가을의 추억처럼 정겨움이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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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바람에도 일렁이고
한결같은 현의 소리를 내며 스스로
춤사위를 연출하는 억새를 헤쳐가면 가슴 뛰던날의 그리움이 촉촉히 젖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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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가을빛이 쓸쓸하게 느껴지는 까닭은?
이미 황량한 들판에 허허로운 허수아비가 되어 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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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끔은
산행을 하면서 삶의 역정과도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산이란 하나 속에서도 계절따라 색이 다르고 높고 낮음이 또한 전율을 느끼도록 아름다움이 숨겨져 있지 않은가
고즈넉한 저 산등성이에 내 어릴 적 꿈이 피어 아롱거린다.
7
모든 사람의 얼굴 모습이 다르듯
억새를 스치며 산을 오르는 느낌들도 다 각각일것이다.
힘들다는 사람,
나이도 잊은 채 억새 속에 가을의 주인공이 되어 가슴 뜨거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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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빛 속에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빛이 감동을 주곤 한다.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수고하지 아니하고 땀 흘리지 아니하고
그 감동을 결코 맛 볼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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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에 서면 세상과는 상관없게 되고
고뇌도 사람과의 시비도 깊숙한 미움도 치유되지 않은 작은 상처도
바람이 몰고 허공으로 사라져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오롯이 산만이 친구요 산길만이 행복의 통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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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흐르도록 어느 우울한날
난, 여인의 속살처럼 저 부드러운 능선의 언덕과
폭풍도 잠시 쉬어 갈것같은 풍경을 그리워하며 미치도록 보고싶어 할것만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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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마다 정상 표지 석도 다양 하지만
정상에 오르는 묘한 기분도 누구와 오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혼자의 산행 길에선 표지 석을 어루만지는 손길이 짜릿하다.
16. 신불산과 신불공룡, 그리고 아리랑 쓰리랑 릿지
붉은 치마에 주름을 듬성듬성 잡아 입고
그 옛날 가을 새색시 그리운 친정 길 나서면
저 능선까지 마중 나온 엄마의 그림자가 온종일 서성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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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의 무게를 가늠하며
바보 같은 짓을 왜 하냐고 눈초리가 무섭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나만의 행복이 저만큼이라고 자신 있게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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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혼자보다는 둘이 함께할때 아름다워 보이듯
산 위에서 보는 풍경이야말로 많은 것들이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다.
25. 아리랑및 쓰리랑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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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를 산으로 떠 밀었다면
저 언덕의 오름이 지옥과도 같았으련만
신불산이 뜨겁게 안아 줄것만같아 가슴만 벅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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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신불산정상 표지석
" 동해의 찬란한 빛
태백의 높은 기상 품어 안은 이 빗돌
쓰다듬고 가시는 이 새천년 꿈과 희망이 이루어질지어다 "
이빗돌의 글귀가 모두에게 삶의 빛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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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신불산 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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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재로 넘어가는 능선의 길이 한눈에 들어와
늦 가을의 매력이 넘치는 아름다움에 발길이 좀체로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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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재의 도로가 자동차의 주차 행렬로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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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있든지 맑은 영혼으로
순수를 잃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은 인생이란 복잡한
정원에서 영원히 시들지 않는 아름다운 꽃 한 송이를 피어내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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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라인의 능선이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저 속에 내가 있어 또 다른 산을 가슴 져리도록 연모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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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있는 가을의 풍경,
단순한 길로 보이지않고 마음 한 자락 풀어 과거로 역행할 수 만 있다면...
어느새 황혼기에 선 서글픔으로 눈 시울이 젖어 고개를 돌린다.
가을을 몹시도 타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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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간월산 자연 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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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태극종주의 마지막인 배내봉
마지막 봉에서니 이번 산행의 태극선을
긋게 하던 어제 오늘의 많은 산마루 금이 스쳐 지나간다.
종주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내는 정신력과 인내가 필요 하지만 평소에 체력관리도 소홀하면 안될것같고,
무엇인가에 열정을 쏟으며 열심히 산다는 것은 고단한 여정길에 무지개빛 에너지가 충전 될 것만 같다.
산행을 하고 나면 며칠 못 가 허허로움에 젖어
또 다른 산을 그리워하며 품으려 하는 마음이 있어 산행을 다시 하게 되나 보다.
이제 가을을 보내고 무채색의 겨울을 외롭게 느껴가며 겨울 산의 꿈을 가져본다.
53.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계단길
주차장 내려 오는 중 발 바닥이 아프다.
산행을 모르는 사람들은 내려올 것을 왜 힘들게 올라 고생을 하느냐고 한다.
산과 자연이 주는 큰 감동을 느끼지를 못했으니 그럴 수 밖에
그 사람은 몸 편안만큼만 삶의 의미를 두고 살 것이다.
54. 주차장에서 본 풍경,
길 아랜 아직도 색동의 절절한 가을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일 시: 2009.11.1.(흐리고 맑음)
위 치: 울산 울주구 상북면과 경남 밀양군 산내면, 경북 청도군 운문면
출발지: 파래소유스호텔(6시30분)
코 스: 07시~ 청수골- 단조성터- 영축산(1,059m)- 신불재- 신불산대피소- 신불산(1,209m)- 간월재-
간월산(1,083m)- 배내봉- 배내고개- 주차장(14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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