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정보

대표 보양식 '닭고기'

박상규 2009. 12. 18. 18:10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닭고기 소비량은 약 13.3kg이다. 보통 즐겨먹는 조리용 닭 무게가 1kg이니 1인당 약 13마리, 전국적으로 약 6억 2000만 마리를 먹는 셈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삼복더위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즐겨 먹다 보니, 여름철 닭고기 판매량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닭고기의 인기 비결은 그 맛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접시 닭고기 요리가 우리에게 어떤 이익을 주는 걸까? 무엇보다 닭고기는 저칼로리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점이 매력이다. 닭고기는 돼지고기나 쇠고기에 비해 지방이 적어 맛이 담백하다. 가슴살에는 지방이 겨우 1% 정도로 100g당 열량이 109kcal밖에 되지 않는다. 닭고기 부위 중 지방이 가장 많은 날개도 지방 함량은 쇠고기나 돼지고기보다 오히려 적거나 비슷해 삼겹살이나 쇠고기 갈빗살보다 칼로리가 낮다.
고기는 먹고 싶은데 성인병은 걱정된다면 닭고기를 드시라. 닭고기의 지방은 다른 육류에 비해 우리 몸에 그다지 해롭지 않다. 닭고기는 전체 지방의 2/3 정도가 불포화지방산이고 다른 육류보다 필수지방산이 많기 때문. 특히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 주어 동맥경화나 심장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리놀레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닭고기는 각 부위마다 맛에도 많은 차이가 나지만 영양 조성도 다르다. 흰색 살코기인 가슴살은 지방이 가장 적고 단백질이 많아 맛이 담백해 주로 다이어트식으로 사랑받는다. 이에 비해 비교적 적색을 띠고 특유의 풍미가 있어 맛이 좋은 닭다리와 날개 등은 지방은 많지만, 비타민A와 비타민B2의 함량이 높아 피부에도 좋다.
살코기가 별로 없고 연골이 많은 닭날개는 콘드로이친황산을 함유한 콜라겐 성분이 많아 노화방지와 강장효과가 있다.
 
본초강목>, <동의보감> 등 옛 의학서적을 보면 닭고기는 따뜻한 성질을 가진 식품으로 원기를 더해주고 위장과 비장을 따뜻하게 해서 소화력을 강화시키며, 골수를 튼튼하게 하고, 기운을 나게 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그러니 병으로 몸이 쇠약해졌거나 한 여름 무더위에 지쳐 입맛을 잃었다면 몸 보신에는 닭요리가 최고다.




구이·튀김·찜·탕·볶음.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닭고기 요리를 위한 기본기는 신선하고 좋은 닭고기를 고르는 것이다.
특히 닭고기는 신선할수록 맛있다. 닭고기는 숙성시간이 짧아 8~24시간 정도면 숙성이 완료된다. 닭은 잡은 지 하루 정도 지나면 이미 맛있는 상태가 되어 있다. 닭고기는 껍질에 수분이 적당히 남아 촉촉하고 탄력이 있는 것을 고른다. 크림색으로 윤기가 있는 것이 좋다. 껍질에 주름이 잡히거나 늘어진 것, 까칠하게 메말라 보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가능하면 냉장육을 사고 섭씨 5도 이하에서 보관하는 것이 맛있는 닭고기를 즐기는 방법이다.
닭고기 요리의 가장 큰 적은 누린내. 누린내를 완벽하게 없애는 것이 맛있는 닭요리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다. 누린내를 없애기 위해서는 필요 이상의 지방을 미리 떼어낸다. 특히 냄새가 심한 꼬리부분에 붙은 노란 지방덩어리는 반드시 잘라내고 볼록한 꽁지도 잘라낸다.
닭요리를 할 때 마늘·파·생강·양파 등 향이 강한 채소나 후추·월계수잎·로즈마리 등 향신료를 적절히 쓰면 냄새를 없앨 수 있다.
손질한 닭고기를 우유에 20~30분 정도 담가두면 나쁜 냄새를 없애준다. 닭고기를 튀기거나 스테이크를 할 때 우유에 담가두었다가 조리하면 맛내기가 쉽다. 찜이나 볶음을 할 때는 손질한 닭고기에 청주나 맛술, 백포도주를 뿌려두었다가 요리하면 누린내가 한결 가신다.

삼계탕·닭볶음탕·초계탕·찜닭·버팔로윙·닭꼬치·치킨 샐러드·닭봉튀김… 닭요리의 세계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닭고기는 부위마다 독특한 맛이 있어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수많은 변신이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닭고기가 가진 최고의 매력이다.
먹으면 힘이 솟는 초강력 삼계탕의 업그레이드 버전은 어떤가. 펄펄 끓는 삼계탕에 힘 좋기로 소문난 산낙지 한 마리, 거기에 대하와 전복까지 합세하면 그야말로 육해공 합동 맛 작전이다. 삼계탕을 먹으면 열이 올라 힘든 사람은 찬 성질의 전복, 낙지 등을 함께 끓여 먹으면 중화기능을 해준다. 한 여름 더위에 지쳐 기력이 떨어졌다면 황기, 엄나무, 오가피, 구기자 등 한약재를 넣고 끓인 약선 삼계
탕도 좋다.
몸에 이로운 약재를 넣고 토종닭을 푹 끓인 외할머니표 닭백숙의 입맛 당기는 구수한 감칠맛이 그립다. 닭살을 다 뜯고 난 후 뽀얀 닭백숙 국물에 찹쌀을 넣어 끓인 닭죽은 최고의 영양식이자 소울푸드(Soul food) 아닌가!
예로부터 여름철 궁중별미로 전해져 온 초계탕으로 더위에 지친 입맛을 살려보는 것도 좋다. 초계탕은 닭육수를 차게 식혀 식초와 겨자로 간을 해 기름기 쪽 뺀 닭고기를 잘게 찢어 넣어 먹는 여름별미다.
닭가슴살과 채소만 있으면 된장 드레싱, 오리엔탈 드레싱, 파인애플 드레싱 등으로 맛을 내 다양한 치킨샐러드를 즐기는 재미도 쏠쏠하다.
자, 올여름 무더위는 맛있는 닭요리 먹고 한 방에 날려 버리자. 사랑이 듬뿍 담긴 닭요리 한 접시면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까지 챙길 수 있으니 보약이 따로 없지 않은가.